라그나로크M, 가장 ‘라그다운 라그’를 꿈꾼다
최근 ‘검은사막 모바일’이 ‘리니지’ 형제의 독주를 깨고 급부상한 가운데 또 하나의 강력한 도전자가 등판을 준비 중이다. 상하이드림스퀘어와 심동네트워크가 공동 개발하고 그라비티가 서비스하는 ‘라그나로크M: 영원한 사랑’은 2000년대 초 선풍적인 인기를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충실히 계승한 모바일 MMORPG다.
무엇보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이미 ‘선경전설RO’라는 제목으로 게임성과 흥행력을 검증 받은 터라 더욱 기대가 크다. 오는 14일 그랜드 론칭을 앞둔 ‘라그나로크M’이 국내 시장에 다시금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 서비스 준비가 한창인 그라비티 사업팀 이재진 팀장 및 손지원, 이경미 PM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 대형 퍼블리셔와 손을 잡지 않고 직접 서비스를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재진: 여러 퍼블리셔가 접촉한 것은 사실이다. 다른 게임이었다면 고민했겠지만 그라비티가 직접 개발하고 서비스해온 ‘라그나로크’이기에, 이 작품만큼은 다른 업체에 준다는 발상 자체가 불가능했다. 당연히 우리가 직접 서비스해야 한다고 본다.
● ‘선경전설RO’를 ‘라그나로크M’으로 현지화하며 무엇을 바꿨나
이재진: ‘라그나로크M’ 서비스를 준비하며 유저들로부터 많이 받은 피드백이 원작에 손을 대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바람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콘텐츠나 BM(수익화 구조)은 규제상 어쩔 수 없는 부분 외에는 최대한 그대로 들여왔다. 대신 한글 번역에 힘을 많이 썼으니 기대해달라.
● 현재까지 정확한 사전예약자 수와 심의등급, 기기 사양이 궁금하다
이경미: 3월 6일 기준 사전예약자는 176만 명 가량이다. 자체 등급은 12세 이용가로 넣은 상태이고 기기 사양은 안드로이드 기준 갤럭시 S5, iOS 기준 아이폰 6S 정도면 원활할 것이다.
● 여타 모바일 MMORPG와 비교해 ‘라그나로크M’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이재진: 직접 즐겨보면 곧바로 차별화된 점이 보일 거다. 요즘 게임은 전체적으로 전투와 퀘스트 등이 자동화에 최적화돼 손 댈 것이 거의 없다. 반면 ‘라그나로크M’은 그런 편안함 보다는 게임 본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경미: ‘라그나로크M’의 강점이자 약점일 수 있는 부분이다. 원작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커뮤니티성을 강조한 콘텐츠가 주를 이뤘는데, 모바일 또한 시나리오 전개를 이해하고 파티원들과 협력해야 공략할 수 있는 퀘스트가 많다. 물론 파티플레이를 원치 않는 유저를 위해 ‘용병’과 같은 편의 기능이 마련돼 있긴 하다.
● 원작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라그나로크M’은 어느 정도 닮았나
손지원: 전체적인 그래픽과 용어 등이 원작과 매우 유사하다. 다만 모바일 특성상 처음부터 스킬이 너무 많으면 플레이가 어려울 수 있어 이런 부분은 룬으로 추가 스킬을 개방하거나, 기존 스킬을 강화하는 식으로 풀어냈다. 또한 모험가 수첩을 통해 감정표현과 생활 스킬을 익히는 점, 그리고 소유한펫을 혼자 여행보내 아이템과 경험치를 얻는 요소 등이 추가됐다.
● 이미 서비스 중인 국가들과 콘텐츠 분량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데
이경미: 이미 중국에서 1년, 대만에서 반 년 가까이 서비스한 만큼 콘텐츠 분량은 차이가 난다. 이를 유저가 소화할 수 있도록 순차적으로 업데이트해 향후 3개월 내에 따라잡는 것이 목표다. 지속적인 대규모 패치는 물론 매월 소규모 업데이트로 즐길 거리를 확충하겠다.
● 그렇다면 정확한 론칭 스펙은 어느 정도인가
이경미: 중국 기준으로 2.6 버전이다. 직업으로는 ‘몽크’까지 나왔고 레벨 상한은 95. 길드전 업데이트 바로 이전 까지다.
● PC 앱플레이어에 대한 별도 지원도 준비 중인가
이재진: 블루스택과 공식 계약을 체결하고 그쪽에 가장 최적화된 상태다.
● ‘라그나로크M’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이재진: 한 마디로 ‘사랑’이다. 3월 14일에 론칭하는 이유도 마침 화이트데이이기 때문이고.
이경미: ‘사랑’은 곧 커뮤니티성을 의미한다. ‘라그나로크M’에서는 룬을 통해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는데 이건 길드에 가입해서 특정 퀘스트를 완수해야만 개방되는 요소다. 이외에도 직관적이고 개구지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이모티콘, 우아하게 앉기와 손잡기 등 감정표현이 많이 담겼다.
● 그 손잡기 보니까 괜히 옆구리 시리더라.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손지원: 모험수첩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특수한 액션이다. 이를 활성화하면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다니며 각종 버프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결혼 시스템도 준비 중인데 일단 중국부터 조만간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 근래 여러 기대작이 너도나도 서버문제에 시달렸다. 대책은 마련됐나
이재진: 클라우드 서버 2개군을 함께 구축해서 한쪽이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연동 가능한 구조다. 여러모로 만전을 기한 타 게임도 문제를 겪었기 때문에 100% 괜찮다고 확답은 못하지만, 이 문제로 중국 심동네트워크 기술자와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 인원도 QA, 운영을 포함해 60명 정도로 증원한 상태이며 당분간 24시간 체재로 근무할 예정이다.
● 요즘은 사전 오픈을 많이 하는데 ‘라그나로크M’은 계획이 없나
이재진: 사실 아직 공지하진 않았는데 사전 오픈할 예정이다. 다만 아주 짧게 진행될 것 같다.
● 해외 서버를 이미 플레이 중인 유저들을 끌어들일 만한 보상이 있나
이경미: 직접적인 보상안은 없다. 나도 중국 APK로 ‘선경전설RO’을 즐기고 있긴 하지만 언어의 장벽이 너무 높다. 한글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라그나로크M’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 BM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확률형 아이템은 어느정도 비중인가
손지원: 주요 상품은 캐시 ‘고양이 코인’ 판매와 정액제 패키지이며, 여기서 ‘고양이 코인’으로는 의상과 장비, 카드를 구입할 수 있다. 카드는 모험수첩에 등록하거나 장비에 부착하면 각종 능력치를 올려주는 용도. 물론 꼭 과금을 하지 않아도 게임플레이를 통해 충분히 획득 가능하다. 확률형 아이템은 ‘고양이 가챠’라고 해서 코스튬 뽑기에만 들어간다.
● 12세 이용가인데 거래소 시스템도 포함돼 있나
손지원: ‘리니지M’과 비슷한 형태다. ‘라그나로크M’에서는 경매소라고 부르는데 캐시 ‘고양이 코인’으로 구입한 장비는 등록이 불가능하다. 인게임 재화 ‘제니’를 통해 거래를 하게 된다.
● 게임 매출에 대한 내부 기대치가 어느 정도인가
이재진: 이미 해외에서 검증된 게임이라 내부 기대치는 당연히 높다. 목표는 앱마켓 1위이며 그저 잠시 안착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유지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궁극적으로는 한국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전세계로 나아가고자 한다.
● ‘라그나로크 온라인’도 참 오래된 IP인데, 타겟 연령대는 어디로 잡았나
이재진: 10~50대까지로 폭넓게 잡았다. 과거 ‘라그나로크 온라인’ 유저로 한정한다면 20~40대 정도지만 ‘라그나로크’ 특유의 매력이 젊은 세대에게도 여전히 먹혀들 것이라 판단했다. 광고 모델로 서강준과 윤아를 쓴 것도 보다 넓은 유저층에 게임을 소개하자는 의도였다.
● 기대치에 비하면 운영 인력 60명도 너무 적은 것 아닌가
이재진: 인력이 부족한다는데 통감하며 필요하다면 타 게임 담당자들까지 투입한다는 각오다. 앞서 서비스한 게임들에 운영 이슈가 있긴 하지만 ‘라그나로크M’은 또다른 장르, 새로운 플랫폼이기에 구분을 짓고 싶다. 운영 이슈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에 개발사와 충분히 소통하고 열심히 준비하겠다.
●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M’ 퍼블리싱 권한은 어디까지 인가
이재진: 중국을 제외한 전부다. 양사 합의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는 있어도 기본적인 원칙은 그라비티가 서비스한다는 것. 다만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국내 서비스부터 안정화된 후에 다시금 논의할 부분이다.
● 지난해 발표보다 일정이 많이 늦어졌다. 국내 서비스를 놓고 상하이드림스퀘어와 심동네트워크 사이에 이견이 나온다는 얘기도 돈다
이재진: 콘텐츠가 굉장히 많다 보니 현지화 과정에서 물리적으로 일정이 늦어 졌을 뿐이다.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이해해주기 바란다. 우리는 ‘라그나로크M’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딱히 다른 게임을 피하지는 않는다. 또한 상하이드림스퀘어와 심동네트워크의 이견은 들은 바도 없고, 국내 서비스는 그라비티가 주도적으로 진행하기에 문제될 것도 없다.
● ‘라그나로크 제로’, ‘라그나로크 R’, ‘포링의 역습’ 등과 크로스 이벤트가 있을까
이경미: ‘라그나로크 제로’와는 아직 얘기해보지 않았지만 ‘포링의 역습’은 같은 팀이기에 곧장 준비 중이다.
● 끝으로 게임을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포부를 밝힌다면
이재진: 정말 많은 분들이 ‘라그나로크M’을 기대해주고 계신다. 유저 여러분과 함께 소통하고 고민하고자 오프라인 행사도 계획 중이니 앞으로도 많은 사랑을 부탁한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