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 모바일, 모바일 게임 한계점 넘겠다
[왼쪽부터 하석호 PM, 허진영 COO, 이호준 PM]
허 : 판호 문제 때문에 한국에 론칭한 이후 파트너와의 협의를 거쳐 진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파트너 사에 빌드를 공개한 적은 없고, 의향만 타진하는 중이다. 중국은 일단 검은사막 온라인을 서비스 하는 것이 먼저다.
● 직접 서비스를 위한 준비는 얼마나 했나?
허 : 올 하반기부터 실시해왔고, QA 외에도 사업팀, 운영팀, 마케팅팀의 세팅이 마무리 되어 현재는 론칭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 듀랑고, 로열블러드 등 내년 1월에 나올 경쟁작들과 어떤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지?
허 : 온라인과 마찬가지로 모바일에서도 한 차원 높은 퀄리티를 선보이려 한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그래픽, 타격감, 액션, 콘텐츠의 양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 : 다른 회사 게임도 살펴야겠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잘 하면 되는 게 아닐까 싶다. 경쟁작을 신경 쓰느라 서비스 일정을 조율하거나 게임을 변경하는 일은 좀 아닌 것 같다.
● 원작은 생활 콘텐츠에 강점이 있었는데 쇼케이스에서는 딱히 공개된 것이 없는 것 같다. 영지 외에 강조할 만한 콘텐츠가 있다면?
하 : 검은사막 모바일은 PC 원작을 기반으로 한 만큼, PC에 없는 것을 만들기보다는 PC에서 서비스 했던 것을 재해석하고, 튜닝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영지를 강조한 이유는 PC의 생활 콘텐츠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면서, 부가적인 부분까지 느끼게 하고 싶어서이다. 모바일 만의 새로운 콘텐츠를 탑재하는 형태와 PC 콘텐츠를 탑재하는 형태, 양쪽 모두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긴 하지만, 어느 쪽에 더 비중을 실어 서비스 할 지는 결정되어 있지 않으며, 아이디어 차원에서 여러 가지를 협의하고 있다.
허 : 날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게임 개발 외에도 론칭에 필요한 절차가 많다 보니… 일단 12월 중에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한 후 1월 초 비공개 테스트를 완료하면 대충 날짜가 나올 것 같다. 론칭은 1월 내에 어떻게든 하려 한다.
● 대만에서의 서비스 경험이 있다고는 해도, 모바일 게임을 국내에 퍼블리싱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어려운 점은 없는지?
허 : 다음게임에서 검은사막 온라인의 해외 론칭을 총괄했었지만 모바일 게임에 대한 경험은 없고, 타 회사와 달리 기 구축된 플랫폼이 없다는 것이 약점인 듯하다. 그래서 외부 인재 영입에 힘쓰고 있으며, 자체 플랫폼이 없는 부분은 외부 플랫폼을 이용하는 식으로 극복하려 한다. 이번 경험을 잘 살리면 해외 론칭 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 플랫폼 연동이라면 어떤 플랫폼을 말하는 것인가?
허 : 통계나 마케팅 분석 등을 위한 플랫폼 연동 작업을 진행 중이다.
● 현재 검은사막 모바일의 개발 인력은 얼마나 되는나?
허 : 검은사막 온라인의 경우 처음에 50-60명으로 시작해 론칭 직전 100명 남짓까지 늘어났는데, 모바일 역시 50명 정도가 주력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나 플랫폼 연동 등의 작업을 위해 인력을 계속 충원하고 있다. 아마 론칭 시점에는 100명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사전 예약 2주 만에 150만을 넘었다. 예상했던 반응인가?
허 : 솔직히 말하면 기대했던 것보다 좀 빠른 속도인 것 같다. 그래서 서버 팀이 굉장히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주: 사전 예약 20일 만인 14일 200만 돌파)
허 : 게임성으로만 승부하고 싶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현실인 만큼 여느 대작 MMORPG에 뒤지지 않는 비용을 책정했다. 이미 사전 예약 150만을 모집했지만 아직 25% 정도의 비용만 지출한 상황이라 나름 효과적으로 지출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오픈 이후에도 당분간은 마케팅을 유지할 계획이다.
● 원작은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았는데 모바일은 어떻 것 같나?
허 : 검은사막 원작은 고르게 성과를 거두었지만, 모바일은 IP의 힘 뿐만 아니라 단말기의 성능, MMORPG에 대한 시장의 수용 등도 중요하기 때문에 타 게임의 선례를 따라 한국 다음은 북미와 유럽, 그리고 온라인에 대한 수요가 높은 대만과 일본을 주요 지역으로 생각하고 론칭 계획을 짜고 있다.
● 쇼케이스 이후 유저들로부터 주목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내부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지?
하 : 쇼케이스에서 언급한 것처럼 가챠 최소화, 게임 플레이를 통한 성장 구조 등이 이미 내부 정책으로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유저들의 반응을 면밀히 살피면서 최대한 적정선을 지키기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
이 : 자동 사냥에 대한 고민도 치열하게 하고 있다. 왜냐하면 국내 MMORPG를 플레이 하는 유저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동 사냥 자체는 모바일이라는 환경의 특성 상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지만, 액션이나 조작성을 해치지는 않도록 할 것이며, 수동 조작이나 스킬 커스터마이즈 등을 지원하려 한다.
● 그럼 과금 요소는 편의성 위주가 될까?
하 : 게임에 탑재할 수 있는 과금 요소는 다양하게 연구하고 있는데, 편의성에 관한 부분의 비중이 50% 정도 된다.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를 보다 쉽게 얻도록 하는 식으로 말이다. 별 뽑기 가챠 시스템은 최대한 배제하고 있으나 아예 탑재가 안 된다는 의미는 아니고, 유료 재화만이 아니라 게임 내에서 얻는 재화로 병행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 쇼케이스에서는 과금 유저가 과금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토의를 많이 했다고도 말했다. 어떤 대책을 세웠나?
하 : 내부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고,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많았지만, 결론만 말씀 드리자면 돈을 쓴 데 대한 효과를 충분히 느끼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확률로 지급하는 가챠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쇼케이스 때부터 별 뽑기나 등급 뽑기, 유료 가챠에서 유료 가챠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배제하겠다는 이야기를 강조한 것이며,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으로만 낮춰도 과금 유저의 만족도가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본다.
하 : 이 자리에서 이런 상품이 있다고 공개하기는 어렵다. 아직 개발팀과도 협의 중이고, 상품 구성도 매일 시뮬레이션을 돌리면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허 : 확률형 아이템 뽑기와 유료 의상이 개발사 입장에서는 가장 쉽게 취할 수 있는 과금 모델이긴 하지만, PC 온라인에서도 이 선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논의를 한다. 비과금 유저가 유료 의상에 대한 차별성을 크게 느끼지 않도록 하면서, 과금 유저가 돈을 소비한 데 대한 메리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 국내 사업을 위한 인력 구성은 어떻게 되나? 그리고 해외 서비스 인력은 결정했는지?
허 : 해외 서비스는 검은사막 온라인을 통해 확보한 인력이 꽤 많고(20-30명), 동남아 서비스를 통해 영어가 가능한 인력도 많이 확보했다. 국내는 사업 전담 인력 10명 외에도 CS를 포함해서 총 60명 가량을 세팅 할 것이다. 다만,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사전 예약 증가 속도가 기대 이상으로 빨라서 좀 더 늘리려 하며, 내년 중반 정도가 되면 서비스 관련 인력이 10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초와 비교하면 벌써 2배 이상 늘었고, 내년에는 콘솔과 모바일 서비스도 본격화 되기 때문에 인력이 2배 이상 증가할 것 같지만 성과는 그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 검은사막 모바일의 성과는 어느 정도가 될 것으로 보는가?
허 : 물론 상위권에 오르는 것이 좋겠지만, 특정 순위를 노리기보다는 오랜 기간 롱런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 원작을 모르는 사람과 원작을 잘 아는 사람, 이들이 모바일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낄 것으로 보나?
하 : 어느 쪽이든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다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고, 별 뽑기를 넣지 않겠다는 것도 그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일단 시작하면 조작감과 타격감, 비주얼, 시스템, 다양한 성장 방법 등으로 인해 원작 플레이 여부에 관계 없이 재미를 느낄 것으로 생각한다.
허 : 3년 동안 원작을 플레이 해왔고, 모바일도 테스트 했던 입장에서 덧붙이자면, 일반적인 모바일 게이머에게는 최고 퀄리티의 MMORPG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이고, PC 원작 유저에게는 접근성을 개선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이 : 김대일 의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검은사막 모바일의 개발 목표 중 하나가 ‘모바일 게임의 한계점을 뛰어 넘는 것’이다. 그래서 원작과 관계 없이 이 게임은 무조건 해봐야 할 게임으로 인식되기를 바란다.
하 : 론칭 스펙에 대해서는 최소 3-4개월을 업데이트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고, 그 뒤에는 2-3개월 주기로 업데이트 하게 될 것 같다. 즉 론칭 스펙으로는 4개월, 1차 업데이트를 포함해 6개월 분량의 콘텐츠를 준비했으며, 론칭 이후의 신규 지역과 3개 클래스도 마련된 상태다.
● 야근도 많이 하나? 모바일 게임의 경우 특성 상 야근이 불가피할 것 같은데?
허 : 초기에는 야근을 완전 근절했는데, 직무 특성에 따라 일부 부서는 야근을 하고 있으며, 특히 모바일 쪽은 정말 바빠서 법정 시간 내에서 야근을 하고 있다. 하지만 포괄임금제를 채택하는 대신 야근 수당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계속 인력을 충원하는 것도 대량의 일을 추가 인력 투입 없이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현재 직원 수는 350명 가량이다.
● 1월 출시 후에는 원작과 모바일이 공존하게 되는데 향후 마케팅 비중은? 그리고 협업은?
허 : 이전에도 카니발리즘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우려의 말씀도 들었으나, 지금 원작을 즐기는 분들은 온라인 만이 갖는 장점 때문에 쉽게 게임을 떠나지는 않으실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모바일과 온라인이 병행 성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우리 생각이며, 사전 예약에서도 크로스 프로모션을 실시 중이다. 여담이지만 검은사막 온라인 쪽은 겨울 업데이트 및 프로모션 덕분에 론칭 이후 최고의 수치를 보이고 있다.
● 모바일 출시 소식이 알려지면서 원작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고 보나?
허 : 그런 부분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 모바일 사전 예약을 한 신규 유저가 출시 전 온라인 게임을 플레이 해보는 식으로 말이다.
● 구체적인 해외 진출 순서 및 일정은?
허 : 사업 계획을 상세하게 외부에 공개할 수는 없지만, 주요 국가에는 연내에 진출할 생각이며, 원작의 인지도가 높은 북미와 유럽의 경우 아직 코어한 모바일 게임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아 환경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자체 서비스도 가능한 대만이 중요할 것 같고, 북미, 유럽, 일본 순으로 생각하고 있다.
● 그런 국가들에서 어필 하기 위해 게임쇼에 출전할 생각이 있는지?
허 : 다른 국가에 대해 지금 당장 무언가를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1월 대만에서 열리는 TGS에는 부스를 세우고 홍보 영상을 공개할 계획이다.
● 검은사막 온라인의 겨울 광고는 게임 광고의 클리셰를 부순 것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데, 모바일에서도 그런 식의 광고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
하 : 사실 이전에는 그쪽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모바일의 경우 1차적으로 실제 게임 영상만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데, 온라인 광고에 대한 반향을 보고 내부에서도 의견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이 없어서 뭐라 말하기는 어렵다.
허 : 게임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이 현재 검은사막 모바일 광고의 콘셉트이다.
허 : 한국은 퍼블리셔가 서로 다르다 보니 크로스 마케팅 정도만 논의하고 있는데, 라이브 이후에는 좀 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다.
● 원작에는 포탈이 없어서 말을 타고 이동하는데, 모바일에서는 이것이 어떻게 구현되는가?
하 : 원작과는 좀 다르다. 말은 검은사막 온라인의 아이덴티티이기도 해서 배제할 수 없으나, 이를 그대로 옮겼다가는 불편할 수 있어서 적절히 믹스 하는 형태로 적용했고, 포탈도 존재한다. 하지만 타 게임처럼 무조건 포탈로 이동하는 것은 아니고, 존과 존을 구분해서 같은 존에서는 말을 타고 이동하며, 존을 벗어나면 포탈로 이동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했다.
이 : 원한다면 지역 간 이동도 말을 타고 뛰어갈 수 있으며, 마을 간 이동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 한다.
● 타 모바일 게임의 과금은 욕은 먹어도 성과는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마디 한다면?
하 : 모바일 게임 초기보다 확률형 아이템으로 수익을 얻는 게임이 많아진 상황에 대해 사업 PM 입장에서 좋다 나쁘다를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지만, 가챠 형태의 과금이 아닌 게임을 찾기가 매우 힘들어진 시대라 오히려 소녀전선 같은 게임이 인기를 얻었다고 본다. 그래서 과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장기적으로는 사용자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도록 패러다임에 변화가 와야 하지 않나 싶다. 검은사막 모바일에서는 이를 미리 경험해보기 위한 시도를 하는 것이며, 그런 때가 오면 보다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허 : 게임을 만드는데 있어 고민의 방향이 다른 것 같다. 검은사막 온라인에서는 처음에 각 국가의 빌드 별로 상품성이나 재화의 구성을 조금씩 다르게 했으나, 지금은 거의 원빌드화 된 상태이며, 이를 위해 게임의 기본 시스템 중 하나인 BM이 글로벌에서 통용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중요했다. 가챠를 잘 받아들이는 나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도 있기에 내부에서도 그러한 부분을 감안해 제작하는 쪽으로 방향성이 잡혀서, 이제는 역으로 한국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게임들을 보고 놀라게 되기도 한다.
● 끝으로 한 말씀 부탁 드린다.
하 : PC 원작 이상의 성과를 내고 싶다는 사업팀의 욕심과 정말 좋은 게임을 서비스 하고 싶다는 개발팀의 욕심이 합쳐져서, 게이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게임으로 완성시키고 싶다.
이 : 사전 예약 달성 수치도 예상보다 빠르고, 카페도 아직 서비스를 오픈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활발하다. 이런 것들이 모두 유저 여러분의 응원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
허 : 기대도 크지만 그만큼 부담도 많고, 성공시켜야 한다는 의지도 강해서 다들 열심히 하고 있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기술적, 인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니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내년 한 해도 잘 부탁 드린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