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스토리텔링을 앞세운 동양 판타지
현재 그라비티 국내 사업팀 차장으로 있으면서, 요지경의 PM을 맡고 있다. 예전에는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사업 PM을 했었고, 이후 시장 변화에 따라 모바일로 이전, 최근에는 미라클뽀로로를 론칭 하는 등 모바일 게임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 선검기협전: 환리경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콘텐츠이다. 원작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고, 게임에서는 어디까지 수용하고 있는가?
내용이 조금 잘못 전달됐는데, 정확하게 말씀 드리면 클래식 PC 게임인 선검기협전(1995년작)의 IP를 활용해서 만들어진 작품들 중 선검기협전: 환리경이라는 모바일 게임이 올해 6월 중국과 대만에 론칭 되었고, 이를 한국 상황에 걸맞게 로컬라이즈 한 것이 요지경이다.
선검기협전에는 여러 시리즈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무협 느낌에 요괴들의 세계와 신계가 융합된 동양 판타지이다. 가장 히트 했던 1편에는 남자 주인공과 두 명의 여성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양쪽이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지만 한 쪽을 선택하면 다른 한 명은 죽게 되어 있어서, 지금까지도 누구를 선택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문제를 놓고 토론이 벌어지고 있을 정도다. 그 이후 영화, 드라마, 소설, 만화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중화권 최고의 IP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됐다. 중국 내에서 게임 원작을 드라마로 만든 것은 선검기협전이 최초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드라마 역시 총 4억회, 누적 시청자 5억명의 기록을 세울 정도로 인기였다. 유역비가 스타로 부상한 것도 이 드라마 덕분이었다.
● 중국에서는 어느 정도의 인기를 누렸는지?
IP 자체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CBT 시점부터 기대감도 높고 입소문이 퍼져서 론칭 직후 곧바로 애플 앱스토어와 수많은 로컬 마켓에서 상위권에 랭크 됐다. 당시 왕자영요의 위세가 워낙 강해서 1위는 못 했으나, 왕좌를 위협할 정도로 기세가 있었다.
[당시 중국 애플 앱스토어 순위]
탄탄한 스토리와 이를 풀어나가는 애니메이션적인 연출, 그리고 애니메이션 같은 비주얼이 특징이다 보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분들께 어필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 그런 분들이 많이 모이는 부산 코믹월드에서 선보이게 됐다. 다행히 현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내주셨고, 송준석 성우(청산 역)의 팬 사인회에도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셔서, 서울 코믹월드 같은 행사 참여도 고려하고 있다.
● 국내 성우가 50명이나 참여했다고 하던데, 분량은 얼마나 되는가?
스토리가 강점인데다 풀 더빙을 한 게임이라 이를 살리기 위해 양정화(설영 역), 박지윤(채홍 역), 최한(대연 역) 등 국내 유명 성우들을 대거 기용, 한국 버전도 풀 더빙을 진행했다. 음성 파일만 14,000개를 넘더라.
당시 그라비티 부스에 많은 분들이 와주셨는데, 일단 플레이 시간이 타 모바일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길었고, 그래서 주말에는 시연대를 한층 더 늘렸다. 유저 분들로부터는 ‘스토리 연출이 좋다.’, ‘게임과 스토리의 구성이 마음에 든다.’, ‘드래그 액션 스킬이 재미있다.’는 말씀을 들었다.
● 게임에 등장하는 3인의 주인공이 지닌 특색은?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것은 물론이며, 요괴들을 가두는 환리경에 갇힌 이들이 탈출하려 한다는 점은 같지만 동기가 각각 다를 뿐 아니라 게임 도중 서로 만나기도 하는 등 스토리가 교차한다. 또 이들의 파트너에 해당하는 요괴가 존재하는데, 이들에 대한 사연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왼쪽부터 대연, 단설, 청산]
스토리가 진지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본작의 슬로건이 ‘슬프도록 아름다운 요괴들의 이야기’로 결정된 것도 이를 반영한 것이다. 장르 자체는 액션 RPG이지만 비주얼 노블에 견주어도 될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를 제공한다. 비단 담당자라서가 아니라, 대본을 읽으면서 반전에 감탄하여 개발사(소프트스타)에 이를 전했을 정도로 잘 되어 있다. 이는 원작인 선검기협전이 스토리로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라서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참고로 게임 내 애니메이션은 한국의 재미스튜디오에서 만들었고, 게임과 별개로 환리경 스토리에 기반한 20분 분량의 애니메이션 6편도 제작 중이다. 아마도 이는 한국과 중국에 동시 론칭 될 것이며, 중국에서는 웹툰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들 모두에 소프트스타가 관여하고 있다.
● 그렇다고 해도 한국에서는 IP 인지도가 낮다. 어떻게 승부해나갈 것인지?
우리 내부에서는 IP의 인지도를 빌리지 않아도 충분히 승부를 겨룰 만한 게임성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스토리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동양 판타지에 어울리지만 중국색이 강하지 않은 카툰 랜더링 그래픽, 컨트롤 하는 재미를 주는 드래그 조작에 기반한 필살기, 화려한 스킬 연출에 의한 시각적인 재미, 다양한 콘텐츠 등이 준비되어 있어서 스토리를 읽지 않는 분들도 즐길 거리가 많다.
[카툰 랜더링]
[스킬 연출]
[드래그 조작]
론칭 시점에는 타 유저와 비동기 방식으로 1:1 대결을 하는 시련장이 있어서, 랭킹 및 보상을 제공하며, 친구들과는 친선 경기도 가능하다.
[시련장]
[석등수호]
미니 게임은 게임 내 이벤트로, 특정 시간에 열리는 이벤트 존을 의미한다. 보물 상자가 생기면 이를 클릭하여 바가 움직일 때 타이밍에 맞춰 상자를 여는 것이며, 게임 내 재화를 보상으로 받게 된다.
AR 시스템은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요지경 로고를 비추었을 때 게임 내 주인공 캐릭터 및 펫에 해당하는 영물이 증강현실 방식으로 로고 위에 나타나서 이를 촬영하는, 보너스 성격이 강한 콘텐츠이다.
[AR 시스템]
게임 내에 원보라는 화폐 단위가 존재하는데, 이를 구입한 뒤 아이템이나 콘텐츠를 입수하는 방식이다. 선물함에서는 장비, 영물, 환화 등의 조각을 랜덤하게 뽑을 수 있고, 상점에서는 롤링 되는 아이템의 조각을 개별 구매할 수 있다. 선물함은 확률로 나오는 대신 조각의 수량이 많으며, 상점에서는 확정인 대신 수량이 적고, 성장 아이템 구매가 가능하다. 이 외에 특정 레벨에 도달하면 살 수 있는 레벨 패키지가 존재하며, 과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련한 월정액이나 평생 정액 시스템을 이용하면, 한층 저렴한 가격에 원보를 입수할 수 있다.
● 향후 업데이트 일정과 계획은?
12월 14일 OBT 후 한 달 안에 길드전 업데이트부터 우선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 때 길드전을 포함한 길드 시스템 강화가 이루어지며, 그 이후 적당한 시기에 실시간 2:2와 3:3 PvP가 추가될 것이다. 메인 스토리는 초기에는 6장까지 오픈 되는데, 한 달 주기로 꾸준히 업데이트 할 계획이다.
배경적으로는 같은 동양 판타지에 해당하는 음양사와 비교가 될 것 같고, 스토리적으로는 강력한 원작의 IP를 기반으로 한 페이트/그랜드 오더가 떠오른다.
● 끝으로 한 말씀 부탁 드린다.
국내 유저 분들께는 생소한 IP의 게임이겠지만, 스토리를 중시하는 분들께 좋은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그래서 스토리 스킵 기능도 제거하고 싶었지만… 일단 스킵 기능은 존재하는데, 이를 누르지 않고 스토리를 보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스킵을 누른 경우 회상 기능을 통해 입수 가능) 이 외에도 액션과 게임성 모두 부족함 없이 준비했으니, 직접 플레이 하면서 캐릭터의 매력에 빠져 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