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게임 회사 온 신예지, 앞으로의 WEGL
WEGL에서 신규사업본부에 소속되어 있다. 방송 진행과 리포팅은 물론이고, 리그 운영 전반의 계획을 세우는데 참여할 뿐 아니라 스트리머와 마인크래프트 리그 관리까지 맡고 있다.
● 기상캐스터에서 아이덴티티 신규사업본부 과장으로의 변신,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은데?
당시 방송을 7년 정도 한 상황이었는데, 오래 하다 보니 나만의 색깔을 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나한테 색깔이 있긴 한가 하는 고민이 들 때쯤 내가 좋아하는 게임도 하면서 방송에도 참여할 수 있는, 좋은 제의가 와서 공중파 시스템 경험자로서 새로운 회사에서 활동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 같았다.
● 개인 방송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다른 방송사로 갈 기회도 있지 않았나?
여기 와서 개인 방송을 처음 해봤는데 정말 어렵더라. 처음부터 하나하나 전부 다 직접 손을 대야 하다 보니... 게다가 회사에서 퇴근을 늦게 시켜주다 보니 기획을 하기가 쉽지 않다. 시간만 있으면 좀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웃음) 그래도 요즘 채팅창에 '신예지 [롤 스트리머]'라는 문구가 뜨는 걸 보면 묘한 기분이 든다. 방송사는... 공중파의 경우 전에 KBS에 있었는데, 가장 스탠다드 한 방송사이다 보니 내가 갈 수 있는 길이 연예계 뿐인 듯했지만,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WEGL은 SBS와 협약을 맺고 게임스타 코리아를 준비 중인데, 이쪽에서도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 같고.
● WEGL의 의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WEGL은 엔터테인먼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모두를 위한 이스포츠'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으며, 이를 위해 스트리머나 방송 등을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자 한다. 내가 여기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 및 영상에 집중하려 하며, 이를 위해 협약을 맺어서 정기적으로 영상 프로그램을 송출하려 한다. 단순히 이스포츠 대회를 진행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대회 기간에도 취재를 나간다거나 WEGL 전용으로 제작된 마인크래프트 맵을 일반 유저들이 즐기게 하는 식으로 말이다. 실제로 마인크래프트 일반인 대회의 경우 4명을 선발하는데 무려 3030명(757:1)이 지원해서 깜짝 놀랐다. 부스에 체험존을 많이 설치한 점이나 특별 이벤트 존을 상시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고.
● 계열사에서 자체 제작 게임을 서비스 하는 입장에서, 타사 게임을 종목으로 선정하는데 있어 어려움이나 에피소드는 없었나?
IP를 보유한 업체와 협약을 맺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선전 등의 일정이 조금 늦어진 부분이 있다.
● 코스프레 콘테스트 같은 볼 거리도 인상적이다. 앞으로의 WEGL에서도 이런 이색적인 재미 요소를 만날 수 있을지?
물론이다. 이번 반응을 보고 추후 판단을 하겠지만, 코스프레 콘테스트는 계속 운영할 계획이고, 아마추어 코스튬 플레이어와 인디 게임처럼 기존에 주류가 아닌 분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지속할 생각이다.
● 향후 WEGL은 어떤 방향으로 나가게 되는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다. 프로 종목은 상금을 지금보다 더 늘릴 예정이고, 페스티벌이나 인디 게임은 크기를 키워서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예를 들어 WEGL 페스티벌 같은 형태로 진행하고 싶다. SBS랑 협약을 맺은 것도 이 때문이며, 그래서 앞으로 제 활약도 더 커질 것 같다. (웃음)
그건 솔직히 잘 모르겠다. 우리가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다 보니... 변수도 많고.
● 이번 WEGL의 12개 종목 중 개인적으로 좋아한다거나 자신 있는 게임이 있나?
잘 하지는 못하지만, 직접 섭외도 하고 리그 기획도 한 마인크래프트가 가장 정이 간다. 1차 예선 때 시청자가 6만 5천명이었는데, 그만큼 WEGL을 외부에 알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나 자신이 마인크래프트를 잘 하지는 못해도, 마인크래프트 선수들이 다른 게임도 랭커인 걸 보면 보통 게임이 아닌 듯하다. (왜 자꾸 못 한다는 것을 강조하느냐는 질문에) 얼마 전에 이영호 선수에게 스타 중계를 잘 하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느냐고 물으니 "일단 스타 잘 한다는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충고하더라. (웃음)
● 타 인터뷰에서 배틀그라운드에 대해 알려달라며 친추를 부탁한 적이 있는데, 이후 어떻게 됐는가?
그 후 에버모어 선수로부터 게임을 배웠는데,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 같다. 열심히 노력은 하고 있는데 샷발이 안 되서... 항상 숨어 있다 발각되서 죽게 되더라. (웃음)
● 주로 PC와 온라인 게임을 많이 하는 것 같던데, 콘솔 게임 중에도 좋아하는 것이 있는지?
플레이를 많이 하지는 못 하지만 풍월량님 같은 분들의 콘솔 게임 스트리밍 영상을 보면서 대리 만족을 하고 있다. 요즘 콘솔 게임의 발전이 엄청나서 언챠티드 같은 경우는 정말 한 편의 모험 영화 같더라. 그런데 퇴근이 너무 늦다 보니 직접 플레이 하기는 어렵다.
● 끝으로 루리웹 이용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린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 드리고, 콘솔 게이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스포츠의 장을 만들고자 하니 많이 참가해주셨으면 한다. 향후 콘솔 게임 종목도 더 늘리고 싶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