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율형사립고 학부모 연합회가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 ‘청소년 가족문화 축제 한마당’에 참여한 학생들이 자사고 지정 취소에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정근 선임기자
이번주 서울 지역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의 청문 절차와 전북 상산고의 지정 취소 심의를 앞둔 가운데 자사고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어 지정 취소 철회를 요구했다. 교육단체들은 “학교가 학부모와 학생을 여론전에 이용하고 있다”며 정부가 자사고 일괄 폐지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 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는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소년 가족문화축제 한마당’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서울 18개 자사고 학부모와 학생, 교직원 등 주최 측 추산 5000여명이 참석했다. 자학연은 “자사고 학생들이 입시 공부만 한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자사고 학생들이 댄스, 난타 등 공연을 선보인 2부 행사 전 1부 행사로 ‘자사고 지정 취소 반대 집회’가 열렸다.
발언에 나선 이대부고의 한 학생은 “자사고나 특목고에 진학한 학생들은 공부가 취미나 특기인 학생들로 꿈을 이루기 위해 모인 것”이라며 “의사가 꿈이고 판검사가 꿈인 학생들에게는 심화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장훈고의 한 학부모는 “지금 상태에서는 일반고에 가서 공부하고 싶은 아이라 해도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영등포, 구로 쪽에는 자사고가 장훈고 한 곳뿐이라 학교 유지가 더욱 절실하다”고 밝혔다.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행사를 비판했다. 협의회는 “학교와 자학연이 행사에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를 반강제적으로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정부는 하루빨리 자사고 및 특권학교 폐지와 일반고 살리기 정책을 발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숭문고는 지난 20일 “내일 열리는 행사에 각 학급 담임 선생님들과 부장 선생님들이 모두 참석한다. 학부모와 학생도 꼭 참여해 힘을 실어달라”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모 자사고의 경우 22일부터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사흘간 개최 예정인 자사고 지정 취소 반대 집회에 학생들을 강제동원하고 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에서 학생들의 집회 참여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