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가 내린 지난 16일 오전 강원 춘천시 소양강 위로 철새가 무리지어 날아가고 있다. | 연합뉴스
오늘부터 다시 장맛비가 시작된다. 서해바다를 향해 올라오고 있는 올해 5호 태풍 ‘다나스’가 장마전선을 밀어올리면서 당분간 비소식이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17일 낮부터 제주도에서 장맛비가 시작돼 저녁에는 전라도와 경남 지방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18일에는 남부지방, 충청지방, 경기남부, 강원남부지방까지 장맛비가 내리는 지역이 확대된다. 19일에는 충청남부는 새벽까지, 전북과 경북은 낮까지, 전남과 경남 그리고 제주도는 밤까지 장맛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 기간 동안 장맛비가 내리지 않는 지역에도 낮 시간에 소나기가 쏟아질 수 있다.
지난 16일 필리핀 북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5호 태풍 다나스가 장마전선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17일 오전 9시 기준 필리핀 마닐라 북동쪽 약 480㎞ 해상에 위치한 이 태풍은 18일 대만을 지나서 20일 오전 중국 상하이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서해상을 따라 북상해 22일 오전 9시 백령도 남쪽 약 120㎞ 부근 해상까지 올라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 태풍이 장마전선을 밀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태풍은 반시계방향으로 돌기 때문에 따뜻한 남풍을 끌어올려서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게 되는 것이다. 그에 따라 장마전선도 북상하면서 변칙적으로 많은 장맛비를 뿌릴 가능성이 있다.
장마전선이 한반도에 가까워지면서 일요일인 21일 서해상에서 장마전선이 활성화 가능성이 있다. 중기예보에선 21~22일 서울 등 중부지방과 경북, 24일은 전국에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북한 지역은 21일부터 27일까지 계속 비가 내리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선 태풍 발생 초기라 경로가 유동적이다. 태풍이 힘을 유지하면서 서해상까지 올라오면 강한 비바람이 몰아칠 수 있고, 올라오다 힘이 빠져도 많은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은 “필리핀을 통과하면서 태풍의 상하층 분리와 강도 변화가 크게 일어나고 있어 앞으로 태풍의 경로나 강도, 지속 여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필리핀과 대만을 지나는 과정에서 변화를 살펴봐야 앞으로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맛비에 의한 예상강수량은 18일까지 남해안과 제주도에는 50~100㎜, 많은 곳은 150㎜를 넘을 수 있다. 그 밖의 남부지방은 30~80㎜이며, 충청도와 경북북부는 10~40㎜로 예상됐다. 경기남부와 강원남부는 5~20㎜이다. 태풍이 수증기를 보내오면서 내리는 비의 양이 늘어날 수도 있다.
소나기에 의한 예상강수량은 17일 중부내륙과 전북내륙은 5~30㎜, 18일 경기동부, 강원영서, 충북북부는 5~30㎜이다.
잦은 비 때문에 꿉꿉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내일 경기동부, 모레는 중부내륙을 중심으로 낮기온이 33도 이상 올라 덥겠다. 이들 지역에는 폭염특보도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낮 최고기온은 24~33도, 19일 낮 최고기온은 26~34도로 예보됐다.
17일 오전 10시 기준 5호 태풍 다나스의 예상 이동 경로. 다나스는 필리핀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경험’이라는 뜻이다. | 기상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