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 제리치. 프로축구연맹 제공
장신 골잡이 제리치(27)가 대폭발하면서 경남FC가 강등권 탈출 희망가를 부르고 있다.
경남은 지난 23일 창원 축구센터에서 열린 K리그1 27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을 2-0으로 꺾었다. 경남은 전반 27분과 전반 44분에 터진 제리치의 멀티골을 잘 지켜 홈에서 승리를 맛봤다. 지난 10일 성남FC를 2-0으로 물리치며 20경기 무승(10무10패)의 기나긴 사슬을 끊었던 경남은 최근 3경기 2승1패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강등권에서 치열하게 경쟁중인 인천, 제주에 한걸음 더 달아났다.
제리치의 해결사 본능은 대단했다. 전반 27분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왼발로 강하게 때려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강력하게 감아찬 킥은 정확히 골문 구석에 그대로 꽂혔다. 제리치는 전반이 끝나기 전 추가골을 넣었다. 이번에는 머리였다. 전반 44분 이광진이 오른쪽 측면에서 길게 올린 크로스를 성큼 뛰어올라 가볍게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제리치의 압도적인 높이에 수원 수비진은 역부족이었다.
경남 김종부 감독과 선수들은 제리치의 맹활약에 활짝 웃었다. 제리치는 발과 머리 모두 위협적인 능력을 보였다. 박스 근처에서 다양한 루트로 결정지을 수 있는 장점을 확실히 선보였다. 경남은 제리치의 부활 멀티골로 강등 경쟁에서 앞서나갈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달 중순 강원에서 경남으로 이적한 제리치는 초반 2경기 연속 득점을 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후 3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했다. 강등권 경쟁 한가운데에서 제리치가 침묵하면서 경남의 순위 경쟁도 버거웠다. 하지만 수원을 상대로 고감도의 멀티골을 터뜨리면서 승리는 물론 팀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함께 불어넣었다.
경남 이적 후 6경기에서 4골을 터뜨린 제리치는 팀 동료들과 호흡이 점점 잘 맞아가고 있다. 전방에서 김승준과 김효기·룩 등의 도움을 받으며 기회를 만들고 있고, 중원에서는 쿠니모토의 정확한 패스를 공급받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장신 스트라이커 말컹과 함께 좋은 성적을 냈던 경남은 제리치와 함께 1부리그 잔류를 꿈꾼다. 경남 김종부 감독은 “제리치가 제 역할을 해줬다. 제리치로 인해 선수단 전체가 자신감을 찾았다”면서 “수원전 무실점 승리를 통해 앞으로 하나씩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