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대은. 이석우 기자
KT 마무리 이대은(30)이 2.1이닝 완벽한 투구로 KT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대은은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서 3-3으로 맞선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김민수의 초반 투구 모습이 좋지 않자 KT는 3.2이닝 만에 교체를 결정하고 불펜을 조기 가동했다. 전유수(1.1이닝)와 김재윤(2이닝)이 투입돼 잘 막았고 1-3으로 뒤지던 KT는 6회초 박경수의 적시타로 추격한 뒤 8회초 황재균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3-3에서 맞게 된 8회말 이대은이 마운드에 올랐다. 마무리지만 지난 11일 한화전에서 1.1이닝을 던진 뒤 닷새를 쉰 이대은은 KT가 승산을 세울 수 있는 상황이 되자 긴 이닝을 각오하고 투입됐다.
이대은은 쾌투했다. 4번 최형우를 맞아 시작한 8회말을 공 11개로 삼자범퇴 처리했고, 9회말에는 7번 이창진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했으나 바로 8번 김민식을 1루 땅볼로 유도해 병살 처리한 뒤 9번 김선빈을 투수 앞 땅볼로 직접 처리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9회에도 양 팀은 득점하지 못하고 연장전에 접어든 뒤 10회초 KT가 득점했다. 선두타자 배정대가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오태곤의 2루 땅볼로 진루했다. 황재균이 자동고의 4구로 출루한 뒤 2사 1·2루에서 9번 심우준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만루를 만들었다. 결국 1번 김민혁이 바뀐 투수인 좌완 임기준의 3구째에 중전 안타를 때려 4-3으로 역전했다.
2루주자 황재균도 홈으로 쇄도했으나 태그아웃 되면서 연장 10회말, 1점 차 리드를 지켜야 하는 임무가 이대은에게 주어졌다. 이대은은 선두타자 터커를 내야 플라이로 처리했으나 2번 박찬호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어 등판한 주권이 유민상과 최형우를 모두 외야플라이로 잡아내 KT는 1점차 승리를 거뒀고, 이대은이 승리 투수가 됐다.
이대은은 마무리지만 1이닝 이상 던지는 경기가 꽤 있다. KT가 올시즌 박빙 승부를 많이 치르면서 마무리지만 등판 간격이 길어질 경우에는 긴 이닝을 소화한다. 6월12일 SK전부터 불펜으로 전환한 이대은은 이날까지 6경기에서 2이닝 이상을 던졌고 잘 소화해내며 그 중 3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뒤 “선발 김민수의 페이스가 좋지 않다고 판단해 조기 교체했다. 추가 실점을 허용했지만 불펜 투수들이 잘 막아줘 역전할 수 있었다”며 “특히 김재윤과 이대은이 평소보다 많은 이닝을 버텨준 것이 큰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선발 김민수의 컨디션을 경기 초반 파악하고 일찍 투수 교체를 결정해 불펜을 가동한 KT의 승부수에서 이대은의 2.1이닝 호투는 결정적인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이대은은 “팀 승리에 기여해 기쁘다. 마무리가 된 뒤 3이닝 소화한 적도 있다. 오랜만에 등판해 부담은 전혀 없었다. 내 등판이 팀 승리와 연관되기 때문에 자주 던지고 싶다”며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5강 이야기를 하기는 이르지만 매경기 최선 다하다보면 5강이 꿈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