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왼쪽)이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9일 정부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것과 관련해 “중단한 것이 아니다. 조금 더 검토할 사항이 있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다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일 ‘화이트리스트 일본 배제’ 결정을 예고했지만 8일 관계장관회의 및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김 실장은 “한국과 일본 사이에 서로 카드들을 많이 들고 있는데 대충 어떤 카드를 들고 있는지는 이미 대부분 다 안다”며 “모르는 건 양측이 어떤 카드를 먼저 꺼내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방이 꺼내놓는 카드에 따라 우리도 카드를 선택하고 이런 과정들을 아마 상당 기간은 반복해나갈 것”이라며 “사실 지금 상황을 경제학의 게임 이론에 비유하면 전략게임이자 반복게임”이라고 했다.
그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전날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 이후 처음으로 규제 품목 1건의 한국 수출을 허가한 배경을 두고 “우리가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을 때에 대비해 명분을 축적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대만이나 중국 등에도 통상 4주에서 6주 만에 수출 허가를 내준다. 한국에 지금까지 줬던 특혜를 거둬들이고 정상적 절차에 들어갔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시행 시기를 오는 28일로 설정한 것에 대해서도 “그 앞에 우리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이 어떻게 하는지 보겠다는 뜻”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