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젠킨스-게임센트럴(GC)은 새 울펜슈타인 작품의 감독과 함께, 나치를 도축하는 희열과 비디오 게임은 예술이 될 수 있는가 없는가를 논했다.
울펜슈타인: 더 뉴 오더는 우리가 리뷰했고 후속작이 잇달아 나와 증명됐지만, 아직도 저평가를 받은 면이 없지 않다. 더 뉴 오더는 우리에게 2014년 최고의 슈터였으며, 스토리텔링과 고전적인 총싸움을 잘 버무린 훌륭한 예시였다. 울펜슈타인만의 고유 요소만이 아닌 클래식한, 007 골든아이의 요소까지 참고한 결과물이었다.
뉴 오더와 이번 후속작의 감독은 머신 게임즈의 'Jens Matthies'이며, 시리즈의 공동작가이기도 하다. JM은 언제나 우리가 제일 이야기 나누기 좋아하는 감독이었으며(우리의 이전 리뷰를 읽어봐도 좋다), 일찍이 리딕 연대기와 더 다크니스를 제작하기도 했다. 우리는 일찌감치 E3가 열리기 전에 일찌감치 달려가, 우연히도 함께할 기회를 정말 우연찮게 얻었다.
우린 20분 동안 스토리 캠페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거머쥐었지만, 게임 얘기를 하기 전에 잠시 짚고 넘어가자. 전작 엔딩에서 꼼짝없이 죽은 줄 알았던 B.J. 블라즈코윅즈가 되살아는 걸 보고 놀랐을 거다. 당연히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휠체어에 신세를 져야 했지만. 쿨쿨 자던 이 남자가 일어난 이유는 본거지인 레지스탕스의 잠수함에 나치가 쳐들어왔기 때문이다. 프라우 엥겔과 그 일당 말이다.
전작 더 뉴 오더는 1960년, 나치 독일이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하여 세계를 정복한 뒤의 대체역사를 다뤘다. 싸구려 B급 냄새가 풍기는 SF 셜록에서 진지한 개인사 드라마를 넘나들며, 전체주의 제국인 나치의 악행을 직설적인 수사법으로 까버리는 게임이다. 이렇게 뒤죽박죽인 스토리는 보통 먹힐 리가 없다. 올바르게 작동이 안 된단 말이다. 하지만 머신 게임즈는 해냈고, 이 모든 것을 한데 잘 섞어 물흐르듯 정갈하게, 스토리'텔링'과 액션을 절묘하게 봉합했다.
B.J.가 일어나자마자 휠체어에 타고 싸우는 걸 보면, 이번작에선 그 절묘한 표현력이 잘 안 작동하는 걸지도 모른다. 나치를 잠수함 층층마다 승강기를 타고 돌아다니며 족치고 작살낼수록, 재밌게 즐길수록 그런 의구심은 더 들 것이다. 얘네 제정신인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는 머신 게임즈의 상징이다. 어느 게임이든 첫 번째 레벨은 그리 어렵지 않고 신나지 않기 마련이나, 이들의 게임은 다르다. 맵 상의 모든 적을 해치울 것 없이 관대하고 비선형적이며 널찍한, 그러나 절제된 곳을 돌아댕기며 그에 따른 보상을 얻기만 해도 된다.
전임자인 더 뉴 오더처럼 더 뉴 콜로서스 또한 고전적인 총질에 초점을 맞췄으며, 제한된 체력 재생과 응급제, 철판떼기를 주워 활용하여 체력과 방어력을 채우는 것 또한 여전하다. 그러나 이전에도 그랬듯, 이 게임은 깽판쳐서 다 부셔버릴 기회와 그럴 건덕지를 충분히 주지만, 그럼에도 요즘 나오는 FPS와 달리 게임의 호흡이 느리다. 골든아이 처럼, 당신이 원하는 만큼 주변에서 은엄폐하여 잠입할 수 있다는 거다.
울펜슈타인Ⅱ: 더 뉴 콜로서스-일반적인 슈터는 아니지
첫 레벨에서 극초단파 함정으로 나치를 엿먹일 수 있는 구간이 나온다. 뭐, 잠입하다 나치에게 걸리지만 않는다면 그냥 차선책으로 냅두고 지나가도 되지만. 이 부분에서 이동할 때-플랫폼 구간은 기묘하게 웃기다. 정말 요상하게 웃긴다. 비단 휠체어를 타고 구간을 넘나들 때마다 무릎 사이에 끼워넣는 기관단총이 욜라게 큰 거시기처럼 보여서 그런 것만도 아니다. 하지만 이는, 어머니인 프라우 엥겔에게 케이크 좀 작작 쳐먹으라고 욕을 먹는 뚱뚱한 딸이 재촉당해 당신 전우인 캐롤라인의 목을 치려는 순간처럼, 희극과 공포를 넘나들며 플레이어의 멱살을 잡았다 놨다 하는 절묘한 순간 중 하나이기도 하다.
더 뉴 콜로서스 데모판은 우리가 '못해도 전작만큼만 해라', 했던 우리의 의구심을 싹 해소해줬다. 올해 나올 이 게임의 최종판을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벌써부터 감질난다.
발매 기종: PC(PC로 데모 플레이), XBO, PS4
유통: 베데스다 소프트웍스
개발: 머신 게임즈
발매일: 2017년 10월 27일
GC: 뭐, 마지막으로 뵌 뒤에 쭉 무슨 작업을 하셨는지 말할 것도 없겠죠.
JM: [웃음]
GC: 어떻게 베데스다가 후속편 제작 허가를 이렇게 빨리 해줬죠? 전작이 잘 나갈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좀 우려가 있었잖아요.
JM: 잘 됐으니까요. 걱정 안 해도 잘 됐을 거예요. 배수진을 치고 임했으니까. 왜냐하면 이건 회사의 도박이고, 전작에서 벌여놓은 일들을 해결해야 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우린 고전에 충실하게 만들어 돌아왔으니 여러 면에서 성공한 거죠.
GC: 그런 위험부담은 그 프랜차이즈 자체가 매우, 피칠갑을 하는 괴상한 게임이니까 어쩔 수 없죠.
JM: [웃음] 하지만 우리 고객들은 기꺼이 사주셨어요. 그래서 뭐...모든 게 잘 흘러간 거예요.
GC: 베데스다가 후속작에 직접 개입한 건 없었나요? 게임을 좀 더 합리적인 방향으로...
JM: 아뇨! [웃음]
GC: 하긴 그렇겠죠. 제가 해봐서 아니까요.
JM: 그럼요! [웃음] 왜냐하면...일리있는 말씀인 게, 그 당시 우리는 불확실한 가능성으로 시작한 스튜디오였거든요. 스튜디오를 차린 것도 더 뉴 오더를 만들면서 했어요. 하지만 결과물을 딱 내놓으니 사람들은 마음에 들어했죠. 더 뉴 오더의 성과 여부를 베데스다가 매우 깊게 주시했지만, 이번엔 아예 신경도 안 쓰고 풀어주더군요.'하고 싶은 거 하세요. 우린 다 알고 있으니까.' 같은 방임주의였어요.
GC: 무거운 얘길 하려는 건 아니지만, 3년 전의 우리와 오늘날 다시 만난 우리는 참 다른 세상을 맞이했어요.
JM: 맞습니다.
GC: 이 게임이 다루는 주제와 맞물린다는 생각이 막 들더라구요. 후속작도 그런 관점에서 접근했나요?
JM: [잠시 말을 멈추며] 오늘날의 시사를 아주 주의 깊게 다루다 보면,-거 참 잘난 척하는듯 들릴지 모르겠지만요-당신이 정말 창의적인 사람이라면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을 다루며 이걸 들려주고 싶다고 어느 순간 느껴요. 모름지기 게임이란 그런 영원불멸할 것을 주제로 다룬다고 생각합니다.
GC: 정말이지 영원불멸할 것들이죠.
JM: [웃음] 온갖 입방아거리가 이 세상에 넘쳐 흘러도 우리를 바꿀 수는 없어요. 우리가 이 게임으로 그려내는, 미래를 향한 전망을 바꿀 순 없습니다.
GC: 그럼 일종의...책임감을 갖게 한다는 뜻인가요? 사람들에게 나치즘을 이런 방식으로 환기시키기란 영리한 생각이 아니죠. 특히나 오락인-'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표현하고자 한다면 더더욱이요. 역사의 교훈을 굳이 게임으로 배워야 하나? 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 아니에요.
JM: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스토리텔링으로 사람들에게 이를 우겨넣지 않습니다. 지금 이 세상이 그러하듯 게임에서도,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이란 무엇인가, 하고 우리만의 이야기로 펼쳐 들려주고 싶었어요. 당신의 창의적인 사상과 그로 하여금 행동하는 것이, 나에게 무엇을 뜻하는가 스스로 묻게 하는 것...그렇게 사람들에게 환기할 수 있다면 이거야말로 가장 강력한 방법이죠.
게임 프리뷰: 울펜슈타인Ⅱ: 더 뉴 콜로서스는 이 세상에 필요한 후속작이다. 올해에 나치를 족칠 게임은 COD:WWⅡ뿐만이 아니다.
GC: 이 후속작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데모를 해봤는데 시작부터 전작보다 막나가더군요. 첫 5초 동안 저는 '남근 은유'를 알아봤죠. 훌륭했습니다.
JM: [웃음]
GC: 의도한 거였나요?
JM: [웃음] 아뇨, 아닙니다. [또 웃음] 휠체어를 타며 총질을 하려면 어쩔 수 없으니까 그렇게 해놓은 거예요.
GC: 어이쿠...그럼 순전히 우연이었다 이거죠? 그런데도 제가 뜻하는 바를 알아채셨네요?
JM: [웃음] 정정해드리자면, 그런 우연은 이 게임에 얼마 없어요. 우리는 초창기에 많은 시간을, 정말 많은 시간을, 이 게임을 정교하게 구축할 발상을 떠올리는 데 할애했어요. 스토리텔링과 게임 플레이가 어떻게 좋은 궁합을 맺을지-우리는 그것만을 생각하고 매달렸죠. 그래서 우린 초기에 많은 결정을 내려뒀습니다.
우린 어떻게 작업물을 다듬을지 많은 시간을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함께, 모두가 무엇을 하는지 중간중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죠. 그럴 기회는 우리에게 얼마 없기에 이건 낭비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게임을 다듬고 다듬을 뿐 아니라, 몇 번이고 끝없이 다듬습니다. 다만, 우리 모두가 한 가지 목표만을 위해 다듬을 뿐이죠.
GC: 스토리부터 먼저 구상합니까? 아니면 스토리텔링과 게임 플레이를 먼저 정합합니까?
JM: 우리 계획 방식은 세 가지로 나뉘는데...이번 건 우리가 처음으로 만들어낸 후속작이죠. 19년 비디오 게임 개발자 인생에서, 프랜차이즈에서 첫 후속작을 만든 거에요. 언제나 우린 후속작으로 이야기를 더 들려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울펜슈타인을 삼부작으로 기획했고, 이는 우리의 완전한 전환점이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각 게임이 상, 중, 하로 나뉘어 끝맺길 원했죠.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바란 덕에, 첫 번째 작품에서 씨를 뿌려 원하는 바를 거뒀으니까 두 번째에서 더 많은 씨를 뿌릴 수 있게 된 거예요.
더 뉴 오더를 시작할 무렵엔 이미 수많은 발상을 떠올려 목록으로 적어놨죠. 제 작업 파트너인 토미 [Tordsson Björk]도 그랬고요. 수많은 구상안이, 엄청나게 많은 구상안이 있었는데 개중엔 아주 수준급의 구상안이 몇 개 있었어요. 그 무렵의 우린 언제나 스토리를 구축함에 따라 배경을 설정했으니까, 이번엔 반대로 배경부터 구상하고, 그 다음에 플롯을 개쩌는 챕터와 함께 합쳐 개발하는 거죠.
더 다크니스를 예로 들자면, 스토리가 어찌 되먹은 게 창고로 시작해서 창고로 끝났다고요[웃음]. 그런 작업 방식은 영 아니었죠. 그래서 이 프랜차이즈에서 접근법이 다른 겁니다. 우린 브레인스토밍을 끝없이 했고, 모든 팀원이 머리를 싸매고 각자 발상을 떠올려 그 중에서 최고를 꼽아,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내놓으면 거기서 또 다른 발상이 떠올랐어요.
본편에서 로스웰을 예로 들자면...진정한 미국다운 중심가죠. 이 부분을 플레이해보면 여러분은 말 그대로 '느낄' 거예요. 나치 치하의 미국 중산층이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실감할 거라고요. '내가 돈 쳐발라 만든 게임에서 이걸 알고 싶었던 건 아닌데' 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요. [웃음], 물론 그렇겠죠.
하지만 이건 여러분이 눈여겨 봐야 할 게임 스토리의 진가예요. 오늘날 박물관에서 역사를 배우며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이렇게 흘러갈 수도 있구나, 하는 대체역사를 경험하게 해줘요. 우리는 이걸 기조로 삼아 모든 것을 구상하고 만들고 다듬고 큰 주제를 스토리에 담아요. 그래서 이 게임의 주제는 바로 희열입니다.
모든 등장인물이 이 희열이란 개념 속에서 행동할 것이고, 게임도 그렇게 흘러갈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천천히 시작하죠. 사소한 문제부터 조금씩 해결하며 크게 나아가는 거예요. 그리고 이건 매우 기나긴 과정입니다.
GC: 이러한 과정이, 게임을 만드는 과정이 얼마나 걸리나요? 당신이 몇 달간 구상에 투자하는 동안 다른 팀원들은 게임 플레이를 살피는 게요? 게임 플레이 팀원들이 협업하기 힘들 것 같은데요?
JM: 맞아요. 그래서 우리는 암묵적으로 협의를 맺었죠. 바로 그겁니다. 제 역할은 스토리텔링을 책임지는 거고, 제 동료들은 게임 플레이를 책임지죠. 더욱이 우리는 한 배에 탔기 때문에 협치가 정말 중요합니다. 물론 우리의 마지막 목표는 저마다 다 다르지만요. 이런 식으로 개발하다보면 의견이 어긋나기 마련인데, 우린 그러나 서로 잘 알고, 이해하기 때문에, 함께 오래도록 일했기 때문에 서로 깊이 존중해요. 그래서 우린 최종결정을 내릴 때 서로 의견이 어긋나더라도, 이를 조율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작업 취지에 더 적합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GC: 휠체어를 타고 나치를 사냥하는 우스꽝스런 발상은 당신 발상이었나요, 아님 게임 플레이 팀원들 거였나요?
JM: 솔직히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웃음] 하지만 아마도 스토리 측면에서 비롯됐다고 봐요. 플롯이 말이 되게 하는 장치로 작용하도록 말이죠. 왜냐하면 전작에서 아주 만신창이가 됐거든요 주인공이. 너덜너덜해졌잖아요. 그래서 우린 존중하기로 했어요. 몸이 그 지경이 됐어도 B.J.는 나치를 죽여 없애야 하니까, 그의 정신력을 돋보이도록 말이에요. 나치는 죽이고 또 죽여야하니까. 안 그래요? [웃음]
그래서 그런 맥락은 당위성을 갖고 그 레벨에서 먹혀요. 이걸 두고 전 팀원들과 어떻게 요리할지 상담했어요. 다들 환호하면서 난리도 아니었죠. 끝내준다고. 하지만 아무도 시도해 본 적 없는 기상천외한 발상이었어요. 당신도 모르겠죠? 그 와중에 우린 컷신 녹화를 위해 모션 캡처를 진행했고, 결론이 났어요. 이걸 구현해보고 싶긴 한데 이게 될까 모르겠네? 그때 떡하니! 우리 재능이 화수분처럼 솟아오르는 1인칭 시점 조율 부서가 해냈어요.
GC: 게임을 만들 때 골든아이와 아무런 연관성을 안 맺은게 정말 감명깊었죠. 분명히 안 해보셨다고 했던가요?
JM: 아뇨, 한 번도 안 해봤어요. 하지만 해본 셈이라 쳐야죠. 왜냐하면 우린 종이에다 발상 협정을 맺고 구상하거든요. 그때 한 마디로 통한 거예요. 그 매우 기나긴 과정과 조율하는 와중에 모션 캡처까지 다 찍었죠. 저도 매우 깊게 관여했고요. 제작을 위한 데이터가 결과로 나오니까: 성공이라 판명됐어요. 우린 서로 함께, 너무나 오래도록 함께 일하며 무엇이 옳고 그르며 딱 맞을지 본능으로 알았던 거예요. 그 와중에 잘 가다 삐끗할지 모를 요소가 있었지만, 스토리 면에서 잘라낸 건 거의 없습니다.
GC: 베데스다가 말하길 전작에 비해 두 배 이상 컷신이 늘었다던데, 구체적으로 말하면 얼마나 되나요?
JM: 세 시간 가량 돼요. 전작은 한 시간 반이었죠.
GC: 왜 그렇게 늘어났죠? 스토리에 더 할애했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게임 분량 자체가 커졌기 때문인가요?
JM: 사실, 계획대로 된 게 아니었어요. 우린 언제나 적정 수준을 찾으려 했는데 말이죠.
GC: 베데스다가 끝끝내 확신하지 못할거라 생각해요. 갑자기 이렇게 게임의 분위기가 바뀌는 걸 사람들이 받아들일까, 하고 말이죠. 그래서 말인데 혹시 베데스다가, "멱살 잡고 죽빵을 확 갈겨서 절망을 안겨주는 건가요?" 하지 않았나요?
JM: 아뇨...뭐, 굳이 말하자면 그런데. 말씀드렸듯이, 우린 무제한에 가까운 창작의 자유를 가졌죠...그래서 전 그 부분을 등장인물들이 전작을 딛고 일어나 성장하는 발판이라 생각해요. 전작에서 게임을 끝마치고 수많은 등장인물과 떡밥을 남겼잖아요? 그럼 당연히 게임이 진행될수록 그들은 성장하고 구르죠. 그런 인물들을 상황으로 내몰고 각각의 개성적인 내면여행기(Character arc)를 구성하기란 정말 흥미로운 과정이라 보는데요...
GC: 인물의 내면여행이요? 그런 게 있어요?! 미쳤나요? 요즘 나오는 영화들은 그딴 거 신경도 안 쓰는데!
JM: [웃음] 그래요, 그럼요, 암요! [웃음] 그러니까 전, 이런 과정은 우리로 하여금 본질에 다가가게 해요. 그러면 알다시피 소위 우리, 창작가들은 자신의 분신에게 집착하고 그들에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기 마련이죠.
GC: "정신나갔다"느니 "미쳤다"느니 하는 말까지 쓰고 싶진 않은데, 이번 신작의 마케팅은 정말이지 기묘하더군요. 좋은 의미로요.
JM: [웃음] 말이 되니까 괜찮죠 뭐.
울펜슈타인Ⅱ: 더 뉴 콜로서스-좋은 나치란?
GC: 작업하다 '아, 이거 망했다' 하는 순간을 어떻게, 언제 깨닫나요? 특히나 그게 작품의 저변에 중요하게 흐르는 문제일 때? 위험부담이 클 텐데요.
JM: 그렇죠. 그리고 그럴 땐 별 방도도 없어요. 하지만 우리는 미리 닦아놓은, 일찌감치 마련해둔 길을 걸어가기에 괜찮아요. 모두가 하나 되어 동의했는데 방향을 나중에 틀어버리면 모를까, 창의적인 사람들에겐 그럴 일이 없죠. 그래서 전 제 동료들에게 맡깁니다. 친구들과 함께하면 그저 뭐든지, 믿을 수 있거든요. 어떤 것이든 우리는 함께 대처할 수 있어요. 동료들이 제게 게임 플레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그리고 내가 함께한다면...
(홍보담당자가 슬슬 끝마쳐달라 요구한다)
JM: 조금만 더, 좀 더 기다려주세요!
PR: 10분 뒤에 끝날 거라 말씀드리러 온 겁니다.
JM: [웃음] 적어도 한 시간 정도 계획을 잡았어야죠!
GC: 사실 저분이 이 만남을 주선하는데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하지만 마지막 날의 마지막 기회니까 걱정했죠. 이 무렵엔 아무 대답을 못해줄 식물인간이 되시진 않았을까, 했어요.
JM: [웃음] 당신은 정말이지 재밌는 인터뷰어예요. 될 수 있는 한 게임 얘기 좀 길게 했으면 좋겠네요
GC: [당황하며] 이런, JM.
JM: 그나저나, 우린 그런 방식으로 게임 개발 과정에 접근한다고 봐요. 아니면 우린 자신을 전적으로 믿어주는, 다정한 사람이며 진실만 말해주는 사람과 함께 작업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이건 우리가 저마다 져야 할 가장 큰 책임입니다. 일이 잘못됐을 때 책임을 지도록 말이죠.
GC: 홀로코스트와 같은 문제를 다룰 때에도, 작업하는 동료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줄 때도 있었겠죠.
JM: 네, 예를 들자면 셋 로스 역의 Mark IvanirWell이 그래요. 그 분이 맡은 배역을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으로 일궈내면 우린 할 수 있는 게 없죠. 그 모든 이디시 계열의 감정 표현과 생각-그런 것들은 그 분의 즉흥연기거든요. 그래서 첫 대본에는 그 분만의 대사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이디시어를 못하거든요!
GC: 저도 셋이 B.J. 보고 '삼손'이라 했을 때 저게 무슨 호칭이지, 하고 생각했죠.
JM: 맞아요. 그래서 물어봤어요. "삼손이라니 그게 무슨 뜻인가요?" 그랬더니 '삼손이죠. 이 근육덩어리 원시인을 보면 삼손이라 할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삼손이라 부르는 겁니다.' 라더군요. 그 분은 뻔한 걸 물어보느냐며 한심하게 느껴졌겠지만, 그때부턴 모든 게 다 잘 됐죠. 그 다음부턴 물론! 난 삼손이 뭔 뜻인지 아니까 후속작에서도 맘껏 대본을 쓸 수 있어. 그런데 그러면 이제, 그 분은 또 새로운 단어를 읊으시죠!
이렇듯, 언젠가 제한없이 창의적으로 나아가고 싶거든 여러분은 그 뒤의 결과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해요. 그래서 내가 동료들과 함께하는 거고, 그래서 내가 동료들을 깊게 믿는 거예요. 우리가 이렇게 한 배를 탔으니, 다른 사람들이 뭐라하든 알 바 아닙니다.
GC: 상처를 줄 의도도 없고 그런 적도 없다 이거군요.
JM: 그래요, 맞아요. 하지만 살다보면 서로 상처입기 마련이죠. 다른 것도 마찬가지에요. 전 모든 일에, 그렇게 일어날 일이었다, 하고 정확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사람이 되려고 해요. 그래서 누군가 생각지도 못한 스토리를 들고 오면, '오호, 그건 생각 못했네.' 또는 '내가 스토리 구상을 참 개같이 빡세게 안 해서 그 생각을 못해봤구나!' 하고 스스로 질책합니다. 모든 것을 생각해보고 이해하기란 곧 스토리의 1분 1초와 게임 플레이가 실제로 게이머에게 어떤 것을 보상해주는가, 하는 대명제로 귀결되거든요.
GC: 일찍이 이 시리즈는 삼부작 예정이라 하셨는데, 그러면 이 시리즈로 10년 가까이 작업하는 게 되는 거네요? 기나긴 헌신이네요.
JM: 네, 그렇죠. 비디오 게임 개발자라면, 특히나 AAA급 게임을 오래도록 기나긴 세월 동안, -아, 물론 인디 게임도 마찬가지로요- 개발하다 보면 시간 관념이 중요해져요. 어느 순간 지난 세월을 돌아보니까 '나 벌써 사십줄이야!' 하는 거라고요.[웃음] 베데스다에 입사했을 무렵에 제가 제작할 게임은 은퇴하기 전에 앞으로 9개나 남아 있었죠. 그래서 그런, 모든 게 제겐 중요합니다.
GC: 전 그 누구도, 특히 E3가 끝날 무렵에, 2020년이 되기까지 후속작이든 뭐든 만들고 싶다며 행복해하는 개발진을 본 적이 없어요. 왜냐면,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가 그러니까...
JM: [낄낄대며] 모르겠어요. 저도 가끔 그래요. 내가 지금 올바르게 내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건가? 하고요. 내 시간을 여기에 쓰는 것이 맞는 건가? 하고 그래요. 더 나아가, 내가 예술가로써 살아가는 게 의미있는 것인가? 라는 큰 질문을 나 자신에게 물어봐요. 물론 모든 창작가들은 그게 의미없는 일이라고 인정할 수 없죠. 하지만, 우리의 예술은 예술이란 범주의 가장 밑바닥에 있어요.
GC: 예술의 측면에서 게임은 과소평가됐다고 봐요. 하지만 전...
JM: 저도 그래요. 저는 게임이야말로 예술의 총합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모든 예술을 이 한가지 매체에 담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죠.
GC: 전 게임 개발자들이 개발하면서 '영화같은' 소리를 들먹이는 거, 자기가 무슨 영화를 좋아한다느니 하는 거 못들어주겠어요. 당신이 뭔 영화를 좋아하는지 난 알 바 아냐. 게임 얘기를 하라구!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게임이 예술의 총합이 아니라면, 가장 즐겁고, 가장 잠재력이 풍부한 예술이 아니라면 왜 당신들은 게임을 만드는 건데?
JM: [웃음] 그거예요. 제게 게임이란 오늘날 예술의 정점이에요. 하지만 동시에...당신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은 나보고 그럴 시간에 공부해서 의사나 되라고 할 수도 있죠. 하지만 난 그럴 수 없었어요...
GC: 저도 지난 밤에 깨달았죠...
JM: 아뇨, 아뇨! 이건 정말이지 명확한 이유 때문이었어요. 오늘날 의학 기술의 대분은, 특히 진단의학 측면에서...
GC: 아, 전 또 정말 의사가 되지 못해서 후회하는 얘긴 줄 알았죠. 게임 개발자보단 의사가 되볼까, 하는 말씀인 줄 알고...
JM: 뭐, 조금은 그랬어요. 하지만 그런 생명을 되살리는, 의학 기술을 논하려면 비디오 게임의 공헌은 부정할 수 없어요. 그저 아니꼬와서 말 안 할 뿐이죠. 종양을 진단하는 모든 기술이 그렇듯이, 그런 기술은 기기에 탑재된 그래픽 카드로 가능하다고요. 이는 어떤 게이머가 '난 더 많은 폴리곤으로 이뤄진 모델과 부드러운 프레임을 원해!' 하고 요구해서 어떤 개발자는 그 요구에 부응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혁명이 일어나는 것도 보세요. 인간보다 더 효율적으로 종양을 진단하는 걸 보라구요-최고 권위를 가진 의사를 제외하면-이것들은 N당 카드로 돌아가요.
GC: 우와, 알았어요. 그러니까 나치의 뼈와 살을 발라내면 발라낼수록 인류의 발전에 공헌한다는 거군요.
JM: [웃음] 자율주행차도 마찬가지죠.
Tannoy: 신사숙녀 여러분, 2017년 E3가 곧 폐막됩니다. 퇴장 준비를 해주십시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울펜슈타인Ⅱ: 더 뉴 콜로서스-전작은 독일에 초점을 맞췄다
GC: 만약 좋은, 스토리가 훌륭한 비디오 게임을 만든다면, 그건 훌륭한 거죠. 사람들로 하여금 무언가를 생각하게 해요. 수준 높은 예술입니다. 자율주행차가 어떻게 운전할진 고민할 것도 아니죠.
JM: 네, 맞아요. 인간이 행하는 다른 모든 행위만큼, 게임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GC: 사실 이 주제는 COD 개발진과 이야기로 나누려고 했었어요. 그 훌륭한, 억눌린 가능성을 가진 비디오 게임으로 다른 인생을 잠시나마 겪어보는 게 얼마나 멋진가 하는.
JM: 맞는 말이죠.
GC: 하지만 당신은 그 친구들보다 더 조예가 깊어요.
JM: 네, 아직도 많은, 해금되지 않는 가능성이 남았어요. 비디오 게임이 이룩할 게 말이죠.
GC: 이제 곧 끝날 텐데, 아직 개발할 게임이 9개 남았다 하셨죠-앞선 울펜슈타인 시리즈도 포함됩니까?
JM: 네.
GC: 그럼 나머지 여섯개는 다른 거군요.
JM: 65살에 은퇴한다면 그렇게 되겠죠.
GC: 뭘 만드실 건가요?
JM: 생각해둔 게 좀 있죠.
GC: 창의적인 창작가로서 벌써 생각해둔 게 있군요?!
JM: 사실, 전부 다는 아니고 10년 단위로 계획을 짜놨어요.
GC: 뭐가 있는지 말해주실 수 있나요?
JM: 글쎄요, 뭘하든 우린 FPS만 만들 겁니다. 게임과 여러분 자신이 하나되는 궁극의 게임은 FPS라고 생각하니까요. 분명히 말씀드리건대, 전 한 작품을 끝날 때마다 다른 사람이 되어서 오래도록 작업할 겁니다.
GC: 어떻게요?
JM: 그야, 나이를 먹으면 현명해지고 뭘 해야할지 더 명확해지는 법이죠. 아직은 아니지만...더 현명해졌으면 좋겠어요. 부디. [웃음]
GC: 먼 훗날 결과물을 돌아볼 때 뭐가 남았을지 상상이 가시나요.
JM: 우리 모두는 늘 후회해요. 하지만 우리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하면서 그러죠. 우리가 내놓을 것이 정말이지 사랑스럽다면, 그 과정은 중요하지 않아요. 하지만, 게임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는 끝없는 교훈만은 남을 겁니다.
GC: 비디오 게임을 만들며 배우면 배울수록 후회가 많으실 거예요.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 이렇게 만들걸, 하고.
JM: 당연하죠. 그럼요.
GC: 게임은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태어났지만, 이젠 갈수록 느리게 진화하고 있어요
JM: 맞는 말이에요. 사람들은 직감으로 게임을 판별하죠. 누군가가 개발해서 내놓으면 게이머는 그 즉시 흥하는지 망하는지 판가름 해요. 고민할 것도 없어요. 그러고나서 이틀 뒤에 당신은 그 판단이 맞다고 왜 그리 생각했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죠. 어찌됐든 이건 습관이 돼요. 머리 이전에 몸이 판단하는 겁니다, 이건 망겜이구나, 하고.
GC: 좋아요, 이제 폐막이니 더는 여쭐 것도 없게 됐군요. 이렇게 다시 함께 해서 즐거웠습니다.
JM: 언제나 그랬듯이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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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가 아닌 우리 게이머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인터뷰입니다.
그럼 다음에 또.
P.S: 제작진의 계획은 삼부작이라 했으나, 더 뉴 콜로서스의 판매성과에 따라서 후속작 추가 제작 여부가 결정된다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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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 스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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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들인 세계관과 스토리텔링, 케릭터 덕분에 더 몰입해서 나치를 처죽일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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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성도 좋지만 진짜 사람 감정을 다룰 줄 아는 게임...전작 병원 씬만 해도 나찌를 쳐죽여야겠다는 동기부여를 그렇게 잘하는 게 놀라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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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펑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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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진부한 마이클베이 영화처럼 되어가는 콜옵 시리즈가 참고해야할 게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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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펑크랍니다~ | 17.06.28 23:5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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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들인 세계관과 스토리텔링, 케릭터 덕분에 더 몰입해서 나치를 처죽일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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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입니다. 얘네는 빼도 박도 못하는 낙지니까 죽여도 된다고 ㅋㅋㅋㅋㅋ | 17.06.28 23:5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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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성도 좋지만 진짜 사람 감정을 다룰 줄 아는 게임...전작 병원 씬만 해도 나찌를 쳐죽여야겠다는 동기부여를 그렇게 잘하는 게 놀라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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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쉽지만 사실 가장 어려운 일이었죠. | 17.06.29 00:0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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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요! 재밌어요 XD | 17.06.29 00:1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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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진부한 마이클베이 영화처럼 되어가는 콜옵 시리즈가 참고해야할 게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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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옵도 마찬가지고 배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콜옵은 날이 갈 수록 식상해지고 배필은 아직도 싱글 플레이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죠 울펜이나 둠 같은 게임이 많이 나왔으면 하네요 (하이퍼 fps게임이되 달라는 말이 아님) | 17.06.29 00:3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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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프랜차이즈 후속작이 많이 나오고, 그에 영향을 받은 게임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 17.06.29 00:38 |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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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미코♡토코♡유미♡사치코
둠(2016)에 활용한 id Tech 6를 쓰니까 괜찮을 거예요. 아마도... | 17.06.29 00:4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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