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데빌 메이 크라이 5 | 출시일 | 2019년 3월 8일 |
개발사 | 캡콤 | 장르 | 액션 어드벤처 |
기종 | PC, PS4, XONE | 등급 | 청소년 이용불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Eclaire |
필자는 사실 PS2 시절부터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를 즐겨온 팬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스타일리쉬 액션’이라는 장르명은 익히 들어왔는데, 단어의 맥락만으로도 어떤 게임인지 금세 알 수 있는 파격적인 네이밍 센스 덕이 아닐까 합니다. 만드는 게임마다 철저히 B급 감성을 추구해온 디렉터, 카미야 히데키의 성향과 게임이 추구하는 화려함을 생각하면 비록 중2병의 기운이 풀풀 풍기기는 해도 매우 적절한 장르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상 액션 게임의 계보는 ‘데빌 메이 크라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도 있으니까요. 2편 이후부터는 후임들이 개발을 맡아 3편에서 한 단계 더 발전된 액션을 선보였고, 이에 질세라 원작자인 카미야 히데키는 플래티넘 게임즈로 적을 옮겨 ‘베요네타’라는 정신적 후속작을 개발, 한층 업그레이드된 게임성으로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얻었습니다. 두 게임 다 ‘데빌 메이 크라이’ 1편에 기초를 두고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기에 장르의 다양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매우 긍정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는 장르의 원조라는 명성이 무색하게도 4편 이후 근 10년간 후속작의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스타일리쉬 액션 게임이 이제는 비디오 게임계에서 마니아의 영역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장 현실적일 겁니다. 사실 장르의 침체는 비슷한 게임성을 추구하는 다른 작품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례로 ‘베요네타’ 시리즈의 경우 1편의 미묘한 판매량 때문에 닌텐도 독점으로 옮긴 후에야 2편이 출시될 수 있었습니다. 하드코어한 액션과 무자비한 난이도로 유명했던 ‘닌자 가이덴’ 시리즈의 주인공 류 하야부사는 이제 ‘데드 오어 얼라이브’에서가 아니면 얼굴을 구경하지도 못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3편의 실책이 크긴 했지만 시리즈의 명성을 생각하면 그렇게 쉽게 묻힐 작품은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본래 ‘데빌 메이 크라이’ 풍의 전투 시스템을 채용했던 ‘갓 오브 워’ 역시도, 기존 장르를 버렸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최신작에서 많은 변화를 꾀한 바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지만요.
‘갓 오브 워’의 흥행사례는 오늘날 비디오 게임계가 어떠한 트렌드로 흘러가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슈팅 게임은 총질만, 액션 게임은 칼질만, RPG 게임은 스토리만 재밌어도 충분하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게임 내에 많은 장르적 요소를 담을수록(물론 서로 잘 어울린다는 전제하에) 고평가를 받는 복합장르의 시대입니다. FPS 장르에서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더 이상 전통적인 레일 슈터 게임이 나오지 않는 것만 봐도 이는 자명한 사실입니다. ‘닌자 가이덴’ 시리즈의 경우 비록 정식 넘버링의 명맥은 끊겼지만, RPG 개념과 온라인 협동 모드를 도입한 복합장르 게임인 ‘인왕’을 통해 하드코어 액션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전적인 요소에 기반을 둔 ‘닌자 가이덴’의 정식 후속작을 보는 것이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라 짐작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를 역행하는 게임사가 하나 있으니, 바로 캡콤입니다. 즐길 거리는 늘어났지만 게임의 깊이와 재플레이 가치는 점차 부족해지는 현세대 게임에 대한 반발심리 때문일까요? 최근 캡콤이 잇달아 내놓는 작품들은 대중성은 부족할지 몰라도 게임성의 측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다는 찬사를 받으면서 한때 낡은 IP로 취급받던 일본 게임들의 부활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발매된 ‘바이오하자드 RE:2’만 봐도 그래픽과 조작성만 현세대적으로 일신했을 뿐, 게임이 추구하는 본질은 철저히 과거지향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습니다. 본 리뷰에서 다룰 ‘데빌 메이 크라이 5’ 역시, 그러한 기류를 따르고 있는 작품입니다. 탐색이나 퍼즐 요소들은 전작보다 줄어들었고 액션 파트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장르의 본질로 회귀를 꾀하고 있죠. 그렇다면 복합장르 시대인 지금, ‘데빌 메이 크라이 5’가 추구하는 뚝심 있는 외길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요?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데빌 메이 크라이 5’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바이오하자드 RE:2’와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고전 IP의 부활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일단 외양적으로 비슷한 콘셉트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년만화 스타일이었던 기존 작품들과 달리 5편은 좀 더 실사 지향적인 그래픽을 추구하고 있으며, 본래 단테의 미소년 버전에 가까웠던 네로는 짧은 헤어스타일에 각진 이목구비를 갖춘 서구형 미남으로 완전히 탈바꿈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각은 호오가 갈리겠지만, 기존의 디자인은 약간 부담스러운 면도 있었던 만큼 개인적으로는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가 좀 더 많은 게이머들에게(특히 서구권 게이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방편의 일환이었다고 봅니다. 물론 ‘바이오하자드 7’ 이후 캡콤 게임의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RE 엔진이 실사적인 그래픽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도 디자인의 변화에 영향을 끼쳤을 겁니다.
그래픽 콘셉트의 대대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시리즈 고유의 분위기가 여전히 잘 살아 있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전작들이 추구해왔던 진한 B급의 향기 그대로, 막 나가는 상황 설정과 정신 나간 연출, 겉멋이 잔뜩 든 액션이 가득 등장하여 게임플레이에 감초 같은 역할을 하죠. 그래픽이 실사 지향적으로 바뀌었음에도 게임이 지향하는 B급 정서는 여전히 만화적이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입장에서는 이 또한 ‘데빌 메이 크라이’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래픽 퀄리티 자체만 놓고 보면 하드웨어 성능이 제한적인 콘솔 환경에서도 뛰어난 디테일과 멋진 모델링을 감상할 수 있을 정도로 최적화가 뛰어납니다. 전 기종에서 안정적인 60프레임으로 돌아간다는 점이 특히 놀랍죠. 하지만 그만큼 희생된 부분도 있는데, 일단 레벨 디자인이 대체로 좁고 폐쇄적이라 다소 갑갑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미술적인 관점에서 보면 캐릭터 디자인은 좋은데 배경 디자인은 반복적이라는 점도 아쉽습니다.
스토리는 시리즈의 주역인 단테와 네로, 그리고 5편에서 새로 추가된 캐릭터인 V까지 총 3인방의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나중에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각각의 캐릭터가 보유한 능력이 다르고 전투를 풀어가는 방식도 상이하기 때문에 그에 맞춰 게임에 적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스토리의 큰 줄기는 그다지 특기할 부분은 없습니다. 초반부에 등장하는 의문의 악마, V의 정체 등 몇 가지 숨겨둔 떡밥들이 있긴 하지만 시리즈의 팬이라면 대부분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좋게 보면 ‘데빌 메이 크라이’의 전형이고 나쁘게 보면 큰 감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다만 별다른 비중 없이 소모되어버리는 캐릭터가 일부 있고 몇몇 부분은 개연성보다는 극적인 연출에 치중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본작에 이르러 새로이 추가된 캐릭터인 니코가 상당한 매력 덩어리라는 점만큼은 긍정적입니다.
전작인 ‘데빌 메이 크라이 4’가 같은 지역을 너무 자주 오가는 지지부진한 레벨 디자인으로 비판받아서인지, 5편에서는 전투 위주로 게임을 풀어가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투만 주구장창 이어가는 게임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엄밀히 말하면 액션의 비중을 늘렸다기보다는 불필요한 레벨 구성을 많이 쳐냈다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곳곳에 숨겨진 아이템 탐색과 시크릿 미션 공략 등,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의 전통적인 미션 구성 방식은 5편에도 고스란히 계승되어 있습니다. 시크릿 미션의 경우 단순히 숨겨진 위치를 찾아내는 것을 넘어 일정한 시점 조작을 요구하는 등 접근법에도 약간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올바른 진행 방향을 알려주는 시스템도 생겨서 길을 헤맬 일이 없으며, 반대로 말하면 진행방향을 역으로 탐색하면 숨겨진 요소를 찾아낼 수 있다는 뜻이라 여러모로 게임플레이가 직관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시스템적으로는 전작보다 일부 간소화된 부분이 있습니다. 일단 소모품 개념이 아예 사라졌기 때문에 체력을 채우려면 전투 도중 드롭되는 회복 아이템을 습득하거나 데빌 트리거 모드를 발동해야 합니다. 따라서 난이도를 올릴수록 한정된 피격 횟수 내에 적을 모두 정리해야 하는 긴장감이 좀 더 높아졌습니다. 다만 사망하더라도 레드 오브나 골드 오브를 소모하여 바로 부활할 수 있고, 랭크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별다른 패널티도 없기에 공략 난이도 자체가 높아진 것은 아닙니다. 골드 오브는 온라인 협동 모드나 지역 탐색, 로그인 보너스 등을 통해 많이 습득할 수 있어서 초보자를 위한 배려도 충분히 마련된 셈입니다. 다만 협동 모드의 경우 다소 무작위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데다가 플레이 조건도 매우 제한적이라 존재 의의가 희미하게 느껴집니다. 차라리 협동 모드 전용 미션을 따로 만들던지, 아니면 스토리 전체를 협동으로 진행할 방법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겁니다.
그럼 본작의 핵심인, 전투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사실 필자는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는 4편 정도만 해봤기 때문에 시리즈 전반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전작과의 비교보다는 5편 그 자체만 놓고 평가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필자가 지금껏 중점적으로 즐겨왔던 액션 게임인 ‘베요네타’나 ‘닌자 가이덴’ 시리즈에 대한 언급도 가끔 들어갈 것인데, 서로 우열을 가린다기보다는 동종 장르 내에 다른 게임과의 차이점을 통해 이 게임의 개성을 부각시킨다는 느낌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데빌 메이 크라이’와 비슷한 전투 시스템을 갖춘 게임으로는 PS4 세대 이전의 ‘갓 오브 워’ 3부작도 있고 ‘다크사이더스’도 있지만, 그 게임들은 전투 자체의 깊이는 간소화하고 다른 방식으로 콘텐츠를 채우고 있기에 논외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데빌 메이 크라이 5’ 전투는 공격 지향, 콤보 중심, 복잡성에 가까운 다양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끊임없는 공방의 연속인 ‘닌자 가이덴’ 시리즈와 비교하면 지향점이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 플레이어에게 비교적 많은 공격의 기회가 부여되는 편입니다. 적을 공중에 띄울 경우 완전한 무방비 상태로 만들 수 있는데다가 플레이어 역시 공중에 있는 동안에는 다른 적들의 공격으로부터 대체로 안전하기 때문에 끊임없는 공세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게임이 마냥 쉽다는 것은 아닙니다. ‘닌자 가이덴’의 경우 무적 판정의 기술이 많고 ‘베요네타’는 모든 위기 상황을 위치 타임 하나로 무마할 수 있는 반면, ‘데빌 메이 크라이 5’는 회피기의 성능이 약간 부실하기 때문입니다. 난이도를 높일수록 적들의 공격 패턴이 매서워지고 대미지도 늘어나는데다가 깎아야 할 체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에 작은 실수 한 번이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데빌 메이 크라이 5’의 전투는 한정된 교전 시간 동안 가능한 빨리 적을 제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스타일리쉬 액션 장르 전반에 걸친 공통점이긴 하지만, 전술했듯이 본작의 경우 무적 판정 기술이 많지 않고 위치타임 같은 기술로 프리딜 구도를 만들 수도 없기에 상대적으로 공격의 중요성이 증대되는 것입니다. 같은 기술만 남발할 경우 기술 간의 약간의 딜레이가 생겨 대미지 효율이 떨어지기에 여러 가지 기술, 다양한 무기, 그리고 캔슬기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데빌 메이 크라이 5’에서 높은 랭크는 단순히 전투를 화려하게 펼쳤다는 뜻이 아니라, 단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적을 해치웠다는 일종의 증표와도 같습니다. 생존이 우선인 ‘닌자 가이덴’과 피격 횟수만 적어도 높은 랭크가 보장되는 ‘베요네타’와 달리 콤보를 쌓는 능력이 곧 실력으로 직결되는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데빌 메이 크라이 5’의 특징은 각각의 캐릭터들이 지닌 다양한 능력과 맞물려 전투에 깊이를 부여합니다. 공격 수단과 연계의 방식이 매우 다양하기에 여타 액션 게임과 달리 전투에 쓰이는 버튼이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단순히 버튼을 이것저것 누른다고 콤보가 나가는 것도 아니고, 무기 각각의 특성과 판정 등에 대해 어느 정도 꿰고 있어야 화려한 전투가 가능합니다. 기술과 무기가 워낙 많이 준비되어 있는 만큼 가능한 콤보 조합도 많은 편이며, 따라서 콤보를 오래 연습할수록 더 많은 재미와 깊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많은 기술을 전부 다 마스터할 필요는 없고, 가능한 높은 랭크를 따는 한도 내에서 자신의 손에 맞는 콤보를 연구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각각의 무기가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밸런스적으로 치우쳐져 있지 않다는 점도 다양한 콤보가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개성적으로 디자인된 주인공 3인방 캐릭터와 보스 및 전투 디자인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네로의 기본 능력은 전편과 비슷하지만 본작에서는 ‘데빌 브레이커’라는 새로운 기술이 추가되어 공방에 더 많은 다양성이 부여되었습니다. 단테의 경우 늘 그래 왔듯이 여러 가지 무기와 포메이션의 전환을 통해 변화무쌍한 방식으로 전투를 풀어갈 수 있습니다. 신규 캐릭터인 V는 함께 다니는 악마들에게 전투를 맡기고 자신은 서포트와 최후 일격에 주력하는 소환사 콘셉트의 캐릭터입니다. 기존에 없던 방식인 만큼 상당히 신선한 느낌을 주고 전투 매커니즘의 완성도도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작 방식이 간접적이다 보니 교전의 긴장감을 느끼기 어려운데다가 A.I.의 성능에 의존하는 감이 있어서 원하는 대로 전투를 이끌어가기 어려운 것이 아쉽습니다. 높은 난이도에서 플레이할 경우 적들의 대미지는 강해지는 반면 아군 악마들의 체력은 그대로라 밸런스적인 결함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전투 매커니즘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갖고 노는 재미가 조금 부족한 편입니다.
그래도 주인공 3인방 중 V의 분량이 가장 적어서인지 이 문제는 크게 드러나진 않는 편입니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데빌 메이 크라이 5’의 전투는 전술했듯이 기술과 무기의 조합에 따른 수많은 경우의 수를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콤보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며, 더 많이 연구하고 연습할수록 화려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체계적인 보스 디자인과 적절한 난이도 상승 곡선, 무려 6단계로 세분화된 난이도, 초보 유저를 위한 오토 모드 등, 게임플레이에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고수와 하수 모두가 재미나게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것도 특징입니다. 그 밖의 장점을 꼽자면 전작들에 비해 더 빨라진 게임의 템포와 부드러워진 조작감 덕분에 액션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것, 네로의 경우 익스-액트의 판정이 다소 후해져 플레이 감각이 화끈해졌다는 것, 넉넉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적당한 볼륨과 게임에 시너지를 불어넣는 BGM,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다회차 보상 시스템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대로 ‘데빌 메이 크라이 5’는 시리즈 본연의 액션성을 더욱 강화하는 방식으로 게임에 깊이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에는 약간의 문제가 있는데, 스타일리쉬 액션 장르의 가장 큰 맹점인 대중성에서 한층 더 멀어졌기 때문입니다. 일단 조작 방식 자체가 입문자의 입장에선 적응하기 다소 힘든 편입니다. 사용되는 버튼이 너무 많은데다가 고난이도를 돌파하려면 복합적인 액션이 강요되기 때문이죠. 네로의 경우 검 공격의 기본 대미지가 낮은 편이라 익스-액트를 자유자재로 쓸 줄 알아야 하고, 교전 도중에도 사격 버튼을 눌러 컬러 업을 쌓아둬야 하는 등 한 번에 두세 개의 버튼을 동시에 눌러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 와중에도 눈치 봐가면서 적의 공격을 피해야 하고 랭크가 떨어지지 않으려면 도발까지 써줘야 하니 손 꼬이기 딱 좋은 환경입니다. 단테의 경우엔 콤보 도중 십자키를 눌러 포메이션을 바꿔야 하는, 여타 액션 게임이라면 거의 쓰이지 않을 상당히 난해한 조작법을 지니고 있습니다.
스타일리쉬 액션 장르가 원래 조작법이 복잡하지 않느냐, 라고 반문하기엔 다른 게임의 사례와 비교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액션 게임은 ABXY로 구성된 기본 버튼과 트리거 정도면 충분하고, 쓰는 버튼이 적다고 해서 콤보의 깊이가 뒤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다른 게임은 입문자도 게임에 쉽게 빠져들 수 있도록 게임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요소를 마련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베요네타’의 위치타임, ‘메탈 기어 라이징 리벤전스’의 쳐내기 후 참격, ‘닌자 가이덴’의 절단 및 착지 절기 등이 대표적입니다. 제아무리 콤보 구사에 약한 유저라 할지라도 전술한 기술들만 대충 익혀두면 무리 없이 게임에 적응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고수 유저라면 거기서 더 나아가 한층 어렵고 화려한 고위 콤보를 연구하는 것도 가능하고요.
반면 ‘데빌 메이 크라이 5’는 콤보의 숙달도가 곧 게임의 재미로 직결됩니다. 자동 모드를 쓰면 게임이 너무 밋밋해지니 결국 본인이 죽어라 연습하는 길밖에 없다는 것이죠. 캐릭터가 셋이나 되는데다가 전투 방식이 전부 다르다는 점도 입문 장벽을 높이는 원인이 됩니다. 조작법을 간소화할 방법이 없지는 않았을 텐데 오히려 전작들보다 더 복잡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게임에 깊이를 추구했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심지어 1회차 엔딩을 보기 전까지는 개방되지 않는 무기나 기술이 있는데다가 언락에 소모되는 레드 오브 개수도 만만치 않은지라 콤보를 연습하기에 앞서 거쳐야 하는 난관이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좋게 보면 재플레이 가치가 충분하다는 뜻이지만, ‘데빌 메이 크라이 5’의 경우 사실상 2회차부터가 본 게임에 가깝도록 디자인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같은 회사에서 만든 게임인 ‘바이오하자드 RE:2의 경우도 재플레이 가치가 높은 게임이긴 하지만, 2회차부터는 그냥 자기만족 혹은 기록도전에 가까웠던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죠.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데빌 메이 크라이 5’의 장점과 단점은 모두 폼에 살고 폼에 죽는 화려함 그 자체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갖가지 무기와 기술로 적들을 도륙할 수 있는 게임이지만, 다양성이라는 장점이 지나쳐 복잡성이 되었다는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한국 정발판 한정으로는 번역의 질이 다소 들쭉날쭉하다는 문제점도 있고요. 다만 복잡한 조작체계 문제는 플레이어의 성향과 실력, 연습 여하에 따라 희석시킬 수 있으니 경우에 따라서는 장점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입문이 어려운 게임이 반드시 마스터하기도 어려우리라는 법은 없지만, ‘데빌 메이 크라이 5’의 경우에는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만큼 그것을 넘어서기만 하면 다른 게임에서는 맛보기 힘든 성취감과 만족감을 가져다주는 게임임에 분명합니다. 특히나 장르적인 깊이보다는 복합적인 요소를 통해 게임성을 구축하는 경우가 많은 요즘 같은 세태에, 스타일리쉬 액션이라는 조금은 낡은 장르를 꺼내와 한층 발전시키고 가다듬어 좋은 결과물을 냈다는 것은 분명 대단한 성과입니다. 현대적인 재료를 가지고 흘러간 옛 가치를 복원하는 캡콤의 행보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편집: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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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il Trigger ㄹㅇ 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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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엔진이 리얼 신의 한수 최적화도 좋고 그래픽도 개좋음... 게임 중간중간 슬로우모션 연출 볼때마다 영화 보는줄 근 10년 가까이 되는 기다림이 헛된 기다림이 아닌 작품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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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비쥬얼이 뛰어나고 액션성이 시리즈 역대급이었습니다. 더 업그레이드된 콤보 설계로 다채로운 연출은 물론 무궁무진한 콤보를 만들어낼수있어 정말 재밌게 했네요. 파고들기 요소도 많고 블팰 또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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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의 정체성이라고는 하지만,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지 못하는 레벨디자인 덕분에 숨겨진 오브 조각이나 시크릿 미션 같은 특정한 요소들은 반복플레이로 얻어야 한다는 점은 살짝 아쉽더군요. 그래도 이렇게 오랜만에 DmC와는 다른 데메크의 본질을 느낄 수 있는 정식 넘버링 작품이 나와줘서 얼마나 반가운지 모릅니다. 그래픽은 진보했지만 특유의 분위기는 여전한데다가, 시리즈 팬들을 위한 많은 배려들이 엿보여서 플레이하는내내 만족감을 주더군요. 또 부활시스템 같은 요소도 액션게임을 잘 못하는 유저들에겐 정말 단비같은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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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즐겼네요 노래도 너무 좋아서 ost도 구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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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의 정체성이라고는 하지만,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지 못하는 레벨디자인 덕분에 숨겨진 오브 조각이나 시크릿 미션 같은 특정한 요소들은 반복플레이로 얻어야 한다는 점은 살짝 아쉽더군요. 그래도 이렇게 오랜만에 DmC와는 다른 데메크의 본질을 느낄 수 있는 정식 넘버링 작품이 나와줘서 얼마나 반가운지 모릅니다. 그래픽은 진보했지만 특유의 분위기는 여전한데다가, 시리즈 팬들을 위한 많은 배려들이 엿보여서 플레이하는내내 만족감을 주더군요. 또 부활시스템 같은 요소도 액션게임을 잘 못하는 유저들에겐 정말 단비같은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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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il Trigger ㄹㅇ 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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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 Qualia도 ㄹㅇ명곡 | 19.07.04 21: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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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엔진이 리얼 신의 한수 최적화도 좋고 그래픽도 개좋음... 게임 중간중간 슬로우모션 연출 볼때마다 영화 보는줄 근 10년 가까이 되는 기다림이 헛된 기다림이 아닌 작품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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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엔진은 진짜 하면서 감탄했습니다. 왜 월드는 이 엔진을 쓰지 않았을까요. ㅠㅠ | 19.03.29 02: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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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엔진을 활용하는게 최적화에 좋을거라 생각했었댔나 뭐 그랬던걸로 기억하네여 | 19.03.29 12: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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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비쥬얼이 뛰어나고 액션성이 시리즈 역대급이었습니다. 더 업그레이드된 콤보 설계로 다채로운 연출은 물론 무궁무진한 콤보를 만들어낼수있어 정말 재밌게 했네요. 파고들기 요소도 많고 블팰 또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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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dmc입니다 | 19.04.02 13: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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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서비스가 너무 듬뿍담겨 있어서 신규입문자들이 좀 혼란스러워 할 정도더군요. | 19.03.28 23: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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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넘 게임즈의 작품들을 기대하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메탈기어 라이징도 참 재미있었는데 | 19.03.30 20: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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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가는 소울류보다 더 어려울걸요ㅋ 화려한 액션이 비주류가 되는건 아무래도 액션을 연습해서 써먹어야 한다는게 크죠. 직관적이라기 보다는 반복숙달 연습을 해야된다는 거라서요. 몇회차를 하면서 그래야 하는데 요즘 워낙 직관적으로 재밌는 게임들이 많다보니 아무래도 주류가 되긴 어렵죠. 베요네타 같은것도 예전 데메크 시스템이 비주류가 되는 걸 캐치하고 그게 좀 직관적이고 더 화려하게 바꾼느낌이거든요. 앞으로 더 직관적이고 화려해진 액션이 나올 수 있긴 하겠죠. | 19.04.03 22: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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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폼하나에 죽고살고 | 19.04.02 07: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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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이가 가는~ | 19.04.02 23: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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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fLimit
노잼이라 비추 드렸어요 | 19.03.29 18: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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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그냥 3처럼 한가지 스타일만 쓰면 되는거 아닌가요..? | 19.04.03 11: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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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래서 한두가지 스타일만 써서 클리어하는 걸로 끝냈고 더이상 안팠습니다 | 19.04.03 16: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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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의 케르베로스하고는 다른 놈입니다. 종족은 같은데, 이번에 나오는 건 케르베로스 킹이라는, 좀 강한 축에 속하는 놈. | 19.04.08 13: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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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이상하게 어떻게 해야 깰까보다 어떻게 해야 멋지게 깰까 고민하게 만드는 겜이죠 ㅋㅋㅋㅋㅋㅋ | 19.04.08 23: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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젝스키스 | 19.04.09 22: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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