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레드 데드 리뎀션 2 | 출시일 | 2018년 10월 26일 |
개발사 | 락스타 게임즈 | 장르 | 액션 어드벤처 |
기종 | PS4, XONE | 등급 | 청소년 이용불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PforP |
저 거대한 산줄기를 건너는거야. 모자 챙겨서 어서 올라타. 신부도 만들어 아이들도 데리고 강가로 와봐.
젊었을 때 목표가 있었지. 유서마저 쓸 뻔했어. 하지만 더 나은 걸 위해 마음을 바꿨어.
난 막다른 길에 몰려있고, 지쳤고, 너무나 잘 어울려.
-The Band, 'Across the Great Divide' 중
(The Great Divide: 로키 산맥을 비롯한 북미 대륙에 있는 대분수령. 숙어적으로는 생사나 선택의 기로로도 쓰인다.)
*PS4판을 기준으로 리뷰를 했으며, [레드 데드 리뎀션] 1과 2의 강력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How The West Was Won
모든 것의 시작인 에드윈 S. 포터의 [대열차강도].
평소보다 도입부가 길어지는 건 이해 바란다. 게임에 대한 글을 읽고 싶다면 넘겨도 좋을 내용이다. 서부극은 영화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다른 장르보다도 영화라는 매체와 거대한 시너지를 일으키고 영상 문법의 기초를 만든 장르일 것이다. 그리고 그 장르는 미국이라는 나라와 관련 있었다. 홍콩과 일본이 각각 무협과 사무라이 활극을 만들었듯이, 미국 영화의 출발 중 하나는 서부극이었다. 1903년 에드윈 S. 포터의 대열차강도는 미국 영화 첫 번째 서부극이었다. 그가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직업 소방간 다음에 미국의 신화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에드윈 S. 포터는 그 점에서 미국의 정신이 무엇인지 영화로 드러낸 감독일 것이다. 하여튼 대열차강도의 성공은 대중들은 서부극 영화를 원했고, 영화는 무대가 아닌, 새로운 영토를 발견했다. 곧 이어 서부극을 정의한 세 사람이 등장했다. 먼저 프로듀서였던 토머스 H. 인스가 있다. 그는 단순히 나가서 서부극을 찍는 데 만족하지 않고, 하나의 세계를 만들고 싶었다. 1912년 인스는 비어있던 오렌지밭을 사들여 스튜디오를 만들었고, 때마침 도착한 300명의 와일드 웨스트 쇼 공연단과 계약을 맺고 20분짜리 영화 평원의 전쟁을 찍었다. 이 영화는 영화와 서부극의 관계를 정립하는 중요한 한 편으로 남았다. 인스는 곧 자신의 영화에 스타 배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마침 막 이름을 알리던 배우 메리 픽포드를 발견한다. 픽포드와 인스가 영화를 찍으며 자리 잡는 동안, 3년 뒤 동부에서 아일랜드계 남자가 캘리포니아로 건너온다. 바로 존 포드다.
존 포드가 이 장르에 어떻게 자리 잡고 거장으로 성장했는지를 설명하려면 책 한 권을 써야 하기 때문에 생략한다. (관심이 있다면 태그 갤러거의 책이 있다) 다만 이 성격 더러운 아일랜드계 미국인은 자신의 주장과 달리 서부극에서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그의 방대한 작품 목록 중 세 작품만 주마간산으로 살펴보는 수준으로 서부극 영화가 어떤 세계와 주제를 추구했는지 보자. 우선 역마차부터 시작해보자. 유성 영화 이후 첫 번째 존 포드의 걸작인 역마차는, 서부의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시했다. 자연과 문명 간의 대립, 공동체 속에 자리 잡은 편협함과 휴머니즘, 악덕과 숭고함의 관계가 1시간 30분이라는 놀랍도록 간결한 러닝타임에 펼쳐진다. 특히 여정 도중 황야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할리우드의 영원한 꼴통 무법자 존 웨인은 곧 서부극의 원초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포드는 이후부터 서부라는 세계를 꾸준히 탐구했다. 헨리 폰다가 등장하는 황야의 결투, 기병대 삼부작 등등…. 놀라운 것은 포드의 서부극은 단순히 서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명백한 비 서부극이면서 서부 공동체의 미덕과 어둠을 신화화에 끌어들인 청년 링컨 같은 영화가 대표적이다. 포드는 이 영화에서 헨리 폰다의 에이브러햄 링컨을 서부의 한량처럼 만들어, 민주주의가 시험받는 법정 변호대에 세운다.
포드의 두 번째 변곡점은 수색자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돌아온 존 웨인은, 동생 부부와 함께 지내려고 하지만 마을이 아메리카 원주민의 습격을 받고 조카딸이 납치당한다. 존 웨인은 다시 거친 자연을 탐색하는 기나긴 여정을 떠나게 된다. 포드는 여기서 역마차에도 보였던 신경증적인 어둠과 대립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전쟁으로 반쯤 미쳐버린 존 웨인은 조카딸이 "인디언화"되었다면 죽여버릴 생각까지 하고, 이는 서사를 불안한 한계선까지 밀어붙인다. 조카딸을 납치한 아메리카 원주민은 그에게 당신은 나와 다른점이 없다고 말하는 지경까지 이른다. 그 사실을 깨달은 집으로 돌아온 존 웨인은 다시 떠난다. 수색자는 그 점에서 앞으로의 서부극이 총잡이/무법자가 가지고 있는 위험성과 그들이 왜 집을 두고 떠나야만 하는지를 다룰 것이라고 선언하는 영화가 되었다. 그리고 떠난 무법자는 죽음을 맞이한다.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는 미국 동부의 법이 서부의 총잡이가 서로를 도우면서 무법의 악덕을 몰아내는 과정을 그린다. 포드는 한 국가의 법이 들어서기 위해서, 위법이 개입한 뒤 은폐되는 아이러니를 극명하게 그려낸다. 그렇기에 그들은 헤어질 수밖에 없다. 총잡이 역시 법안에 들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는 일종의 장례식의 애도가였다. 포드는 이후로도 몇 편의 서부극을 만들었지만, 일종의 회고 업으로 남았던 것도 이 영화의 이미지가 크다.
존 포드는 대서양 건너 프랑스 감독 장 르누아르와 영국 감독 앨프레드 히치콕과 함께 영화의 근원을 만들었다. 존 포드가 영화에 남긴 유산은 개인과 공동체, 도덕이라는 인간사에 대한 단순하고도 핵심을 찌르는 질문과 자연과 문명의 대립하는 풍경이었다. 사실 훌륭한 서부극 감독들은 많다. 팀업을 내세운 전문가 공동체를 그려낸 하워드 혹스가 있고, 폭력에 물든 무법자의 심리를 날카롭게 파고들면서 일종의 셰익스피어 비극처럼 만든 안소니 만도 있다. 로버트 알드리치, 돈 시겔, 델머 데이브스, 버드 보티커, 니콜라스 레이 같은 고전기부터 시작해 샘 페킨파나 몬테 헬만, 시드니 폴락 같은 70년대 감독들, 심지어 웬만한 영화광이나 평론가들도 언급하지 않는 감독들도 훌륭한 서부극을 만들었다. 하지만 결국 이들은 포드가 완성한 우주에서 훌륭한 서부극 영화를 만들었을 뿐이다. 이는 이탈리아 서부극이나 1970년대 "수정주의" 서부극들도 그렇다. 세르지오 레오네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스타 아우라를 오페라의 과장된 감성이 끌어들여 멋들어지게 그려냈어도, 그 역시 훌륭한 변주라는 전제에서 이뤄졌다. 무엇보다도 클린트 이스트우드 본인이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 서로 관련 없는 영화들이 서부극과 존 포드로 연결될 수 있다면 믿겠는가?
마틴 스코세이지 [택시 드라이버], 제임스 맨골드 [로건], 페드로 코스타 [행진하는 청춘], 아오야마 신지 [유레카].
이 모든 이야기가 과장처럼 느껴진다면, 서부극이 어떻게 영화 전반에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는 게 빠를지도 모른다. 1970년대 이후 북미 영화감독들은 존 포드, 나아가 그가 일구고 다른 감독들이 꽃피운 서부극을 인용해 자신의 영화를 만들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마틴 스코세이지, (존 포드를 귀찮게 했던) 피터 보그다노비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가 대표적이다. 마틴 스코세이지는 택시 드라이버를 만들면서 수색자의 신경증적 어둠과 구원이라는 주제를 가져와 뉴욕의 밤거리에서 진행했다. 제임스 맨골드는 3:10 투 유마를 리메이크하는데 그치지 않고 더 울버린과 로건을 통해 서부극을 슈퍼히어로 장르에 혼합했다. 켈리 레이처드는 믹의 지름길로 서부극의 원초적 풍경에 매혹되면서도, 여성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하고자 했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는 폭력의 역사에서 현대에 다시 태어난 무법자의 어두운 과거와 심리를 공동체 사회학과 임상학적인 과정을 통해 전개되는 섹스, 신체 훼손이라는 수술 도구로 해부했다.
미국 바깥에서도 영향력은 여전하다. 우선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무협과 사무라이 활극은 서부극의 화술을 공부했고 다시 서부극에 영향을 미쳤다. 쇼브라더스 무협 영화들부터 구로사와 아키라의 요짐보와 7인의 사무라이는 미국 총잡이와 동아시아의 협객들 간의 장르적 우애가 어떻게 이뤘는지 보여주고 있다. 영향력은 단순히 장르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린제이 앤더슨, 일일이 언급하려면 장황해져 많은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들, 빔 벤더스, 구로사와 기요시, 아오야마 신지, 박찬욱, 심지어 홍상수까지 (홍상수는 존 포드의 청년 링컨을 자신의 베스트로 꼽은 적이 있다. 링크) 서부극을 만들지 않는 감독들도 서부극의 영향력을 인정했다. 장-마리 스트라우브와 다니엘 위예, 페드로 코스타 같은 실험적인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도 서부극과 존 포드의 방법론을 받아들였다.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은 다른 감독이 된다면 청년 링컨을 찍던 존 포드가 되고 싶다고 고백했으며, 독일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존 포드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윤리적 관점에서 서부극이 제일 흥미로운 영화 장르라 지적했다. 이쯤 되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으로 이상으로, 서부극과 이 장르의 대가인 존 포드의 영화들이 인류의 무의식에 깊게 자리 잡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왜 사람들은 서부극에 매혹되는 것일까? 페드로 코스타의 답은 다음과 같다. "어떻게 존 포드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나? 광활한 대지, 웅장한 산맥의 풍경처럼 누구나 좋아할 법한 것들이 거기에 있다. 단순하고 전통적인 방식의 삶이 주는 아름다움. 반동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존 포드의 영화에는 그런 단순한 것들의 가치가 담겨 있다." 서부극을 본다는 것은 그 단순함 속에 있는 세상의 법칙과 미덕을 느끼는 것이다.
내 영웅들은 언제나 카우보이였다
비디오 게임에 서부극을 끌어들인 최초의 게임, [오레건 트레일]과 [골드러시!].
서부극 게임은 무수히 많지만, 서부 그 자체를 재현하려는 게임은 없었다. [더스트: 테일 오브 와이어드 웨스트]와 [콜 오브 후아레즈].
당연하겠지만 서부극은 1970년대부터 비디오 게임계에도 손을 뻗기 시작했다. 1971년 [오레건 트레일]은 비디오 게임판 [대열차강도]일 것이다. 보드 게임과 전략 게임에 기반해 개척 여정을 관리하고 대처하는 텍스트 게임인 [오레건 트레일]은 초창기 비디오 게임을 설명하는 중요한 게임이자, 미국의 국민 게임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후 오락실에서는 닌텐도의 [와일드 건맨]이나 캡콤의 [건.스모크] (이 이름은 기억해두기 바란다.)을 위시해서 서부의 총싸움을 이식한 게임들이 발매되었다. 하지만 두 번째 이정표는 시에라 AGI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의 대미를 장식한 [골드러시!]다. 시뮬레이션적 요소 같은 부분에서 [오레건 트레일]의 영향을 명백히 받았지만, 제작자인 맥닐 형제는 그래픽 어드벤처의 혁명을 서부의 세계를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이 게임은 선택지의 자유를 어느 정도 부여한 게임으로도 유명한데, 어떤 지점에서는 [레드 데드 리뎀션]의 머나먼 선조로 꼽을수도 있을 것이다. 곧이어 불운한 FMV 수작 [더스트: 테일 오브 와이어드 웨스트], 루카스아츠의 FPS 건맨 복수극 [아웃로], 변종 SF 서부 RPG [와일드 암즈], 폴란드에서 만든 FPS 게임 [콜 오브 후아레즈] 같은 서부 소재 게임들이 나왔다. 각자 장점이 있었지만, [골드러시!]처럼 서부 세계를 재현하는 시도라 보긴 힘들었다. 일단 기술적인 문제도 있었고, 세계를 재현한다는 개발 디자인 자체가 지극히 최근에야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서부 세계를 게임으로 재현하려는 시도는 일본인들의 도움을 받아 이뤄졌다. 먼저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가 있다. 판타지 장르였지만, 이 게임은 존 포드가 이뤄냈던 업적을 비디오 게임계에서 도입한 걸작이었다. 닌텐도는 3D 그래픽을 통해 공간에 대한 인식을 혁파했고 풍경과 모험의 매력이 비디오 게임에서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 두 번째는 [완다와 거상]이다. 우에다 후미토는 [시간의 오카리나]가 구축한 오픈월드적 3D 세계를 일종의 선으로 구성된 리듬처럼 단순화해 밀어붙였고, 말과 사람, 거상의 몸짓과 풍경의 광활함만으로도 게임이 성립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이 두 게임 사이에 락스타 게임즈는 [GTA 3]로 21세기 게임을 새로 발명해냈다. [GTA 3]는 RPG적 미션 구조와 자유도를 영화적 컷 신을 포함한 어드벤처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게임을 만들었다. 이때 세 번째 일본 조력자가 등장하는데 바로, 캡콤이다. [완다와 거상]이 발매되기 1년 전인 2004년, 락스타 스튜디오는 캡콤에서 [레드 데드 리볼버]라는 게임을 인수하여 발매했다. 그 자체로는 [건.스모크]의 후계자를 자처하며 스파게티 서부극에 영향을 흡수한, 괜찮은 3D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었지만 락스타가 이 프랜차이즈를 인수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발매 직후 락스타 샌디에이고에서 새로운 프로젝트팀이 결성되었고, [레드 데드 리볼버] 후속편 제작에 들어갔다. 당시에도 이미 잘 나가고 있었던 락스타의 대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5년간의 제작 기간 끝에 [레드 데드 리뎀션]이 발매되었다.
주지하다시피 [레드 데드 리뎀션]은 신기할 정도로 [레드 데드 리볼버]에서 멀어져 있는 게임이다. 일단 서사 노선이 다르다. [리볼버]는 만화적 과장도 불사하는, 명쾌한 복수극이었다. 하지만 [리뎀션]은 만화적 과장은 싹 사라지고 복잡한 드라마가 맞물려 전개된다. 믿기지 않는다면 [레드 데드 리볼버]에 등장하는 악역을 [레드 데드 리뎀션]의 악역, 비슷하게 과장되었지만 일단은 "고전기 서부극"인 니콜라스 레이의 [자니 기타]하고 비교해보기 바란다. 캡콤에서 인수한 게임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리볼버]의 만화적 묘사는 락스타보다는 캡콤의 영향력이 컸다고 봐야 할 것이다. [리볼버]는 만화와 아니메를 좋아하는 일본 창작자가 스파게티 서부극을 보고 상상한 세계라면, [리뎀션]은 서부극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영미권 창작자가 만든 세계다. 게임 디자인 역시 선형적인 3D 액션 어드벤처였던 [리볼버]랑 달리, [리뎀션]은 락스타가 정립한 오픈 월드 어드벤처를 대대적으로 차용하고 있다. 오히려 [리볼버]가 [리뎀션]에 영향을 미친 부분이라면 공간과 액션을 묘사하는 부분이다. 스토리와 상관없이 NPC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대화 시스템, 광활한 대지를 달리며 탈 것 위에서 전개되는 몇몇 전투, 현상금 사냥꾼 미션은 제작진이 캡콤의 유산과 락스타가 개척하고 있던 오픈 월드 사이에서 자신의 화법을 고민하고 있었다는 걸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리볼버]는 그 유명한 데드아이 시스템을 발명한 게임이다. 비록 양태는 달랐지만, 락스타 샌디에이고가 [레드 데드 리볼버]를 인수한 것도 이 데드아이 시스템에 매료를 느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발매된 [리뎀션]은 상당한 성공을 거둬들였다. 하지만 이 게임을 클리어한 사람이라면, 후속편을 쉽사리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리뎀션]은 너무나 자기 완결적인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2016년에 신작이 공개되었을 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여기다 밝혀진 전일담이라는 사실은 불안하게 만들었다. 차라리 [GTA] 시리즈가 그랬던 것처럼 주인공들을 바꿔 가는 게 훨씬 이상적인 속편이었을 것이다. 프랑스 영화 평론가인 앙드레 바쟁은 우수한 서부극에 대해 "심오한 통찰보다는 서부극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를 얼마나 잘 배합하고 논리적으로 배열해, 심오한 통찰에 도달하는지에 달렸다."라고 말한 바 있다. [레드 데드] 시리즈도 전작과 연결점을 신경 쓰지 않되 서부극적 요소를 노련하게 배치하는 방식으로, 우수한 서부극 게임 프랜차이즈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여기서 굳이 전일담을 내놓은 이유는, 상업적 이유일 가능성이 높다. 전작의 주인공 존을 등장인물로 내세워 전작을 플레이한 게이머들을 끌어들이면서 신규 유저들도 끌어들이는 전략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기나긴 기다림 끝에 [레드 데드 리뎀션 2] (이하 2)가 발매되었다.
아무것도 바꾸지 마라 Ne Change Rien
게임 디자인 면에서 보자면,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익숙하면서도 대담한 게임이다. 우선 이 게임은 락스타 게임즈가 만든, [GTA 3]에서 출발하는 오픈 월드 게임이다. 거대하게 펼쳐진 세계에 치밀하게 직조된 선형적인 미션과 세부적인 할 것을 배치하고, 간단한 능력치와 무기 성능, 아이템에 기반한 육성 기능을 도입해 큰 틀을 만드는 게임 말이다. 플레이어는 미션을 진행하다가도 멈추고 아이템이나 돈을 수집하거나 미니 게임을 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이 오픈 월드 게임을 만들려면 락스타가 정립한 세계를 무시할 수 없었다. 유비소프트가 대표적이며, 그나마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가 락스타와 또다른 법칙의 우주를 만들었을 뿐이다. [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 역시 락스타 게임즈의 오픈 월드 디자인에 충실하다. 샘 페킨파의 '피비린내 나는 슬로 모션' 기법과 맥스 페인의 불렛 타임을 멋들어지게 소화한, 타겟 조준/격추 시스템인 데드아이 정도가 시리즈만의 개성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 자체로 놓고 보면 지극히 평범한 새 프랜차이즈 만들기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레드 데드 리뎀션]이 선택한 전략은, 쉬운 전략은 아니다. 전작을 플레이한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가 취한 디자인은 이 이상 더 발전하기 어려웠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락스타식 오픈 월드 게임 디자인 자체가 도시 문명에 기반해 있다는 점이다. 믿기지 않는다면 [GTA 5]를 [레드 데드 리뎀션]의 문법을 그대로 이식 가능한지 생각해보자. 당연하게도 불가능하다. [GTA] 시리즈엔 우리에게 친숙한 화려한 네온사인과 자동차 경주, 오락실, 인터넷, 고층 건물 같은 현대 도시의 쾌락이 즐비하다. 반대로 서부 세계는 만약 현대 한국인이 서부 시절에 가서 살라고 하면 심심해서 미쳐버릴 것이라는 얘기도 있을 정도로 즐길 거리가 많지 않았던 시대다. 범죄를 제외하면 고작해야 사냥이나 모여서 카드 게임 하기, 술 마시기, 보드빌 쇼 보기 정도였을 정도다. [레드 데드 리뎀션]은 그 점에서 서부극이라는 장르에서 가장 게임에 걸맞은 부분을 최대한 압축해 락스타식 오픈 월드에 이식한 게임이다. 완벽한 결말과 더불어 그 누구도 차기작을 예상하지 않았고, 실제로 상당히 긴 기간을 두고 나온 것도 어느 정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그 점에서 상당한 모험을 감행했다. 그들이 선택한 방법론은 크게 두 개로 나눠진다. 우선 세부 묘사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상호작용의 풍부함으로 따지면 사상 최고급이라 할 수 있다. 전작에도 있었던 NPC 인카운터 시스템도 그렇지만 일과를 위해 동원되는 환경 요소, 대사, 애니메이션의 수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를 위해 스크립트를 얼마나 만들고 엮었을지 가늠도 되지 않을 정도다. 동시에 그 엮음의 이음새가 보이지 않게 치밀하게 가공하는 방식 역시 일종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봐야 할 정도다. 이 태도가 어딘가 익숙하다고 느꼈다면, 얼마 전 리마스터로 발매된 [쉔무]하고 동일하다.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멀리 있는 길을 돌아와 스즈키 유의 마음가짐으로 게임을 만들고 있다. 다만 거의 맨바닥에 헤딩하듯이 들이대다가 상처뿐인 영광으로 남은 쉔무랑 달리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이 문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NPC 스케줄러를 세분화하고, 인카운터 NPC 같은 경우 배경 서사에 따라 움직이게 하도록 유도하면서 반복되는 느낌을 줄이고 있다. 이 스크립트들이 엉키면서 발생하는 각양각색의 버그들도 있지만, 이런 거대한 게임에서 그 정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니 큰 단점은 아니다.
두 번째로 편의성을 포기하면서까지 번거로움을 도입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2018년 발매된 게임 중에서 가장 논쟁적으로, 현실 세계의 일부인 번거로움을 한계점까지 게임에 도입한다. 가히 '옛날의 번거로움을 시뮬레이션하는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다. 세간의 인식과 달리 게임의 세계는 현실의 법칙을 다 반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현실의 법칙은 지나치게 복잡하고 피곤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잠입 액션 게임이 있다. 이 장르는 어느 순간 활력을 잃거나 캐주얼화 된 모양새로 버티고 있는데 현실적인 요소를 통해 잠입을 살리자니 지나치게 복잡해지고 반대로 플레이어를 배려하면 게임이 재미없어지는 난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호작용을 중시하는 매체인 게임에서, 번거로움은 기피되거나 최대한 배제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그 점에서 서부 세계의 느린 매력과 게임에 기대하는 편의성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시도하는 게임이다. 능력 게이지의 세분화, 체중과 건강 상태, 이동 수단의 제한, 게임 플레이 도중 시점을 고정해 영화풍 카메라 움직임을 재현하는 영화적 카메라 모드가 대표적이다. 이 점에서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정신은 [쉔무]가 그랬던 것처럼 역행적이다. 같은 락스타 게임 중에서는 학교 다니는 10대를 주인공으로, 학교생활에 맞춰 성인의 범죄를 막아버린 [불리]와 맞닿아있다고 볼 수 있다.
일련의 비판들과 달리,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조작법은 UI 디자이너가 실력이 없어서 그렇게 완성된 게 아니다. 오히려 각 조작법에 만능키로 합치지 않으려고 개별 키에 배당하려는 고집에서 나온 산물이라고 봐야 한다. 튜토리얼을 하면서 느낀 것이라면, 패드 버튼이 게임이 요구하는 조작법들을 전부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였다. 어느 정도 개별 분류로 묶여 있긴 하지만,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각 행동을 플레이어가 최대한 체감하도록 버튼 조작을 최대한 분산해버렸다. 그 결과 플레이어는 일일이 분산된 버튼 조작을 체득해야 한다. 올라오는 플레이 영상 중, NPC를 인사하려고 했다가 쥐어패고 현상금이 걸려버리는 영상이 많은 것도 이 뿐이다. 모션 배율도 느린 편이라 2의 템포는 전반적으로 느린 편이다. 엄청난 예산을 쏟은 게임이 이렇게 느린 템포를 지녀도 되나, 걱정될 정도다. 제작진도 이를 고려했는지 조작 세팅을 배치하는 것으로 단점을 해결하려고 했지만, 근본적인 디자인에 관련된 문제라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 고집이 과연 의도대로 성공했는지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 실제로 필자 역시 이 방법론에 회의적인 구석이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의도를 존중해야지 비판할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락스타 게임즈와 프로듀서인 하우저 형제는 게임의 편의성을 세계 재현에 큰 장애물이라 보고, 최소한의 편의성만 남겨둔다. 다만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랑 달리, 세계를 퍼즐로 만들지 않고 모형처럼 만든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살펴보자.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완다와 거상]에서 세계를 둘러싼 미스터리와 퍼즐 풀기를 배웠다. 닌텐도는 하이랄 왕국이라는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거대한 퍼즐이자 미스터리로 만들어, 답에 도달하는 과정을 플레이어가 추리하고 제시하도록 유도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대답에서 마술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반대로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미스터리와 퍼즐, 자유로운 풀이 과정에는 관심이 없다. 대신 서사를 장악하는 풍경과 서사를 진행하는 등장인물 간의 배치와 작동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 점에서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쉔무]가 갔던, 주인공마저 거대한 풍경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로 생각했던 방법론을 다시 꺼내 들고 있다. 일종의 디오라마적인 게임 만들기라고도 할 수 있다. 2에 대한 비판 중 세부 묘사가 과시적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역설적으로 이 디오라마스러움을 제대로 찌른 평가라 할 수 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서부극의 법칙을 체험하기 위해 편의성을 포기하면서까지, 세계의 방향성과 미학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집중한다. 그리고 이 집중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기는 가히 영화 역사의 대작들과 꿀리지 않는다.
전체적인 맥락을 살펴봤으니, 세부적인 콘텐츠들 분석해보자. [레드 데드 리뎀션 2]에서 가장 강화된 콘텐츠를 꼽으라면 당연히 사냥 및 낚시일 것이다. 사실 1에서도 동물이나 사냥 콘텐츠가 있긴 했지만, 그렇게 비중이 크진 않았다. 일단 게임 내내 돌아다닐 수 있는 지역이 대체로 사막이라 사냥을 즐기기엔 미묘한 구석이 있었다. 2는 처음부터 다시 자연을 재구성하고 확장하기 시작한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자연을 다룬 오픈 월드 게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파 크라이] 시리즈와 [어쌔신 크리드 3], [호라이즌 제로 던],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다. 이중 가장 가까운 게임이라면 [파 크라이] 시리즈와 [어쌔신 크리드 3]'일 것이다. 얄궂게도 [어쌔신 크리드 3]는 사냥 콘텐츠를 도입하면서 사실상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전일담이나 다름없는 내용을 들려줬고, [파 크라이] 시리즈 역시 올해 초 [파 크라이 5]를 통해 미국 산악 지방을 배경으로 한 낚시와 사냥 콘텐츠를 대폭 강화한 바 있다. 하지만 [어쌔신 크리드 3]은 지정된 장소에서 이뤄졌고, [파 크라이 5]는 몬태나를 떠나지 않았던 걸 생각해보면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도전은 무모하기 그지없다. 제작진은 작위성을 감수하면서까지 아메리카 대륙 그 자체를 게임 내 세계에 욱여넣고 (이게 어떤 효과를 불러일으키는지는 스토리 부분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다양한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아메리카 대륙의 축소판을 구축하려고 한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0종의 생물과 43종의 식물이 등장한다.
사냥 콘텐츠는 흔적 추적-접근-사냥-가죽 벗기기-판매 이런 식으로 이뤄진다. 우선 플레이어는 자연 주변에 널려있는 흔적을 매의 눈으로 찾아낼 수 있다. 이 흔적을 찾으면 자동으로 흔적 집중에 들어가며, 이 흔적을 따라가야 한다. 추적이 끝나면 동물이 등장하는데, 쌍안경으로 살펴보면 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몇몇 지역에는 전설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유니크 야생동물이 있는데, 사냥이 까다롭긴 하지만 대신 등급이 높아 좋은 품질의 가죽과 고기를 얻을 수 있다. 얻은 가죽은 캠프 내 피어슨이나 덫 사냥꾼에게 찾아가 공예가 가능하며, 얻은 고기는 요리에 쓸 수 있다. 사냥 자체는 기존 사냥 콘텐츠를 도입한 오픈 월드 게임들하고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제작진은 이 과정을 철저하게 그려내고 있다. 제일 대표적인 변수가 가죽 상태 시스템이 있다. 무기 화력이나 피격된 부위, 동물 등급에 따라 최종적으로 가죽의 품질이 결정되는 시스템이다. [어쌔신 크리드 3]에서도 똑같은 개념이 도입되긴 했지만 암살검과 활을 이용하면 별 어려움이 없는 간단한 수준이었던걸 생각해보면 2의 가죽 손상은 번거롭다 싶을 정도로 철저하게 적용된다. 우직하게 총과 활에 기대 사냥해야 하는지라 완벽한 가죽 얻기가 상당히 힘든 편이다. 심지어 작은 동물은 일반 활로 쏴도 가죽이 손상되기 때문에, 전용 화살을 사용해야 한다. 전설 등급은 가죽 손상이 없지만, 약점을 노려야 하므로 빨리 대응하지 못하면 사냥당할 수도 있다. 사냥에서 파생된 낚시 역시 찌를 선택하고 잡은 물고기와 힘겨루기를 하는 과정까지 집어넣고 있다.
서부극에서 말은 언제나 총잡이의 든든한 발이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 역시 말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 게임 내 캐릭터 상황 메뉴에서 보면 주인공 옆에 말이 있을 정도다.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말 시스템은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하고 유사하다. 야생마 길들이기라던가, 말 친밀도와 능력치 시스템, 마구간이 대표적이다. 좀 더 세밀해진 수준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다만 말 자체의 성능을 중시하고 나머지는 부차적인 것으로 다뤘던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와 달리,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친밀감을 통한 능력치 해금부터 말 안장 인벤토리까지 말과 관련된 능력치 강화나 부착물 시스템이 전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먼저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말 안장을 또 다른 인벤토리로 취급하고 있으며, 총이나 옷, 음식을 위시한 다양한 아이템을 보관할 수 있다. 대신 말에 보관된 총이나 아이템을 쓰려면 말에 타고 있거나, 말 근처에서 뽑아야 한다. 이 중에서 장총류가 자주 말에 보관되기 때문에, 쓰려면 미리 뽑아놓고 내려야 한다. 장거리 전 전투도 제법 있는 편이기 때문에 미리 꺼내두지 않았다면, 좀 고달파진다. 주변에 장총이 배치되어 있어도 그렇다.
말 자체에도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먼저 말 종류에 따른 능력치가 훨씬 세분되어 있다. 말에게는 주인공처럼 체력과 기력 게이지가 있으며, 추가 게이지를 소모하면 기본 게이지를 소모하기 시작한다. 종류는 표준, 무거움, 경주마, 엘리트로 나뉘며 종류별로 조작감이 달라진다. 커스터마이징에 관여하는 수준이었던,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랑 달리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친밀도는 조작 해금이나 성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친밀도가 끝까지 차오르면 행동이 해금되는데, 해금되는 행동엔 휘파람, 앞발 들기 묘기, 급정지 및 방향전환, 드리프트 (사실상 옆걸음)이 있다. 그 때문에 말이 죽으면 피눈물 나는 건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보다 심한 편이다. 소생하지 못하면 처음부터 말을 사서 친밀도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제때 약을 먹여 살리지 못하면 영구히 사망 처리되기 때문에 조심히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 이외 청결 상태에 따른 버프/디 버프라던가, 마구간에 말 장비를 장착해 성능 향상 시스템도 있다. 말에는 캠핑 장비가 있기 때문에, 마을 바깥에서 캠프를 하면서 공예를 하거나 요리를 할 수 있다. 다만 현상 수배 상태라면 캠프 도중 현상금 사냥꾼들이 들이닥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마을을 살펴보자. 마을 상점 같은 경우, 장물아비나 덫 사냥꾼처럼 범죄/크래프팅 시스템의 발전에 따라 재정비된 상점들이 먼저 눈에 띈다. 특이하게 말을 전담하는 장물아비가 따로 또 있어서, 말이나 역마차를 훔쳐 와 팔 수가 있다. 여기다 커스터마이징 시스템 강화로 인해 옷 구매나, 이발, 자화상 사진 찍기 같은 상점들이 대폭 추가되었다. 물론 1편에서도 찬사를 받았던 마을 구석구석 숨어있는 서브 미션이나 인카운터들도 건재하다. 특이하게 이번 작에서는 상점 부수입이나 농가 약탈이라는 범죄 특화 인카운터가 추가되어 자유로운 범죄 활동(?)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개별 마을들의 개성을 부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마을이 커질수록 상점이 분업화되며 반대로 마을이 작을수록 통합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 바로 숙박 시설이다.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숙박 시설은 마을마다 판이하게 제공된다. 호텔이 따로 있거나 (발렌타인), 살롱에 같이 있다던가 (생 드니), 심지어 총포점과 겸하고 있는 경우도 (앤즈버그) 있을 정도다. 보통 이런 오픈 월드 게임에서 숙소는 적당히 통일했다는 걸 생각해보자. 멀리갈 것 없이 1편이 그랬다. 도시 비중이 적고 조그마한 마을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지라, 크게 눈에 띄진 않았지만 말이다. 마을 구조를 재탕하지 않고, 개성을 부여하겠다는 시도처럼 보인다.
2에서는 본격적인 갱단 캠프로 대표되는 기지 육성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시스템 자체는 [어쌔신 크리드 2]에서 등장한 암살단 기지 경영 시스템을 생각하면 좋다. 다만 경영 시스템 자체는 [어쌔신 크리드 2]보다는 한정적인 편이다. 설정상 새로운 갱단원 포섭 시스템이나 도시 성장 개념은 당연히 없고, 갱단이 거주하는 캠프에 기부하거나 업그레이드를 하는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기부 같은 경우, 잡일 거들기와 더불어 명성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업그레이드 같은 경우 숙소 개조처럼 명예 상승 위주의 개발도 있지만, 마차로 총알이나 음식 보급을 하거나 빠른 이동이 가능한지도 같은 편의적인 요소들이 제일 눈에 띈다. 이외 캠프 내에 있는 잡일을 거들어 명성을 쌓거나, 피어슨이 만드는 스튜와 커피를 마시고 기초 체력과 데드 아이를 보충할 수 있다. 한편 미션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갱단원은 캠프에 머물기 때문에, 캠프는 미션 이외의 드라마가 전개되는 장소기도 하다. 그 때문에 캠프에 가면 갱단원들이 플레이어를 불러세워서 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대화를 음미하는 것도 게임을 즐기는 방법이다.
락스타 게임즈는 [GTA 3] 이후 범죄와 관련된 명예/현상금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게임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오픈 월드 게임이 아니었던 [L.A. 느와르]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아이러니하게도 동작이나 총격전에서는 L.A. 느와르의 영향력도 조금 찾아볼 수 있다) 락스타 게임즈가 범죄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도, 범죄의 일탈적 쾌감과 동시에 긴장감을 추구하기 위해서였다. [레드 데드 리뎀션 2]에도 당연히 도입되었다. 하지만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1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나온 락스타 오픈 월드 게임 중에서도 이 시스템을 작정하고 한계선까지 밀어붙이는 게임이다. 기존 락스타 오픈 월드 게임들과 달리,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수배 도중 사망해도 지불하는 비용은 거의 같다. 대신 목격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처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목격자 처리는 말 걸거나 죽이는 수준으로 단순한 편이지만, 여기서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범인 인식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우선 2에서는 정체 숨기기가 가능하다. 개념 자체는 [어쌔신 크리드]의 후드 쓰기랑 닮았지만, 그것하고는 방향성이 미묘하게 다르다. 반다나를 쓰면 범죄를 저질러도 시민들은 익명의 범죄자로 생각하게 되고, 보안관들 역시 현장에 도착해 수사만 할 뿐이다.
이 말을 거꾸로 뒤집자면 반다나로 정체를 숨기지 않고 범죄를 저지르면 시민들 머릿속엔 아서 모건의 인상착의가 남게 된다. 참고로 현장에 도착한 보안관에겐 반다나가 적용되지 않고 무조건 정체가 들킨다. 이렇게 인상착의가 남게 되면 현상금을 낸 뒤에 범죄 저지르기 다소 고달파진다. 반다나를 쓰고 범죄를 저질러도 자동으로 범인이 아서로 특정되어 현상금이 붙게 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반다나를 쓰고 복장도 종종 바꿔주고 범죄가 끝났다면 빠르게 범죄 현장을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 현실적인 긴장감을 살린 인상적인 디자인이지만,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범죄 적용 기준이 상당히 빡빡한 편이라 멀쩡히 가던 도중에 접촉 사고가 나면 수습할 새도 없이 보안관들과 총격전을 벌이거나 잡혀가는 사태가 자주 터지는 단점이 생기고 말았다. 착하게 살려고 해도 착하게 살기 힘든 세상살이를 이렇게 잘 반영한 게임이 있나 싶을 정도다. 작정하고 범죄를 저지를 경우도 빡빡한 기준은 다르지 않다. 특히 규모가 큰 도시인 생 드니 같은 경우 강도 대상 상점들이 대체로 좁은데 경찰 리스폰은 다른 도시보다 빠른 편이기 때문에 탈출하기가 상당히 어렵기로 악명 높다.
한편 명예 시스템은 [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에서만 등장하는, 현상금 시스템을 파고드는 [GTA]보다 훨씬 플레이어의 도덕적 행동을 권장하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 서부극 장르에서 도덕이 큰 테마 중 하나였다는걸 생각하면 흥미로운 부분이다. 시스템 자체는 현상금보다는 단순하다. 착한 일에 해당하는 행동을 하면 명예가 올라가며, 반대로 범죄나 나쁜 짓을 하면 명예가 내려간다. 명예 랭크가 어떠냐에 따라, 상점 이용 혜택이 주어진다. 다만 1과 다르게 2는 단순히 게임 내 상점 이용에 그치지 않고, 서사와 연계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전반부에는 명예 점수를 올리려고 해도 느릿하게 올라가다가 후반부부터 갑자기 잘 올라가는데, 이걸 서사랑 연계시켜보면 의미심장해진다. 적어도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게임 시스템과 서사 간의 유기적인 연계라는 점에서 점수를 따고 들어간다. 다만 몇몇 행동은 이걸 선행이라고 해야 하나 싶은 부분이 있다는 게 흠이다. 물고기를 풀어주거나 누군가에게 인사를 해서 명예가 상승하고, 나아가 상점 혜택을 받는다는 상황은 아무래도 도덕적 고뇌와 실천을 표현하기보다는, 지나치게 시스템이 앞선다는 느낌이 강하다.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현세대에서 다시 볼 수 없는 거대한 야심으로 밀어붙이는 게임이지만, 명백한 단점도 보인다. 일단 미션 구조 자체는 다채롭다고 하기 힘들다. 이를 염두에 두고 미션 내 부가 목표를 부여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구조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한데, 명징한 서사와 미션 구조의 다채로움은 생각보다 양립하기 힘들다. 그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도 명징한 서사와 미션 구조 사이에서 끙끙거리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말 타고 가서 멈춰서 총 쏘기에 그치지 않고 좀 더 다양한 걸 시도해볼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전투 자체도 데드 아이 시스템을 제외하면 다소 단조롭다. 장르 특성상 적들에 차별을 둘 수 있는 부분이 없다. 하긴 레어급 수식어가 붙은 오드리스콜 갱단 이런 건 플레이어들도 바라진 않을 것이다. 대신 총기 성능이나 개조, 관리 상태를 통해 변수를 두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개조 역시 그냥 강화라고 보는 게 좋을 정도로 조합의 다양함은 없다고 봐야 한다. 한편 자동 조준 시스템은 빠른 전투 템포 상 편한 편이기 때문에, 콘솔 TPS 게임이 고질적으로 겪고 있는 떨어지는 조준 순발력을 완전히 커버했다고 보기 힘들다. 데드 아이 시스템이 여전히 훌륭하지만, 약점 표시 시스템이 추가된 것 이외에는 전작과 같아서 더더욱 눈에 뜨인다.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단점 대부분은 야심이 통제를 넘어설 때 생긴다. 차기작이 나온다면 이 야심을 어떻게 통제를 해야 할지 고심을 해야 할 것이다.
나의 모습 그대로, 내 영혼에 검은 얼룩을 떨치길 기다리네
아비게일: 우리 말을 훔칠 거죠?
웨스: 내 알 바 아닙니다. 치안부 놈들이 잘못이에요.
아비게일: 이건 옳지 않은 일이에요.
웨스: 옳다는 건 뭐요? 사람들 매달아 죽이는 것? 말해 봐요. 내 소중한 친구를 죽이는 것?
-몬테 헬만, [바람 속의 질주] (1966) 중
이제부터 서사를 살펴볼 생각이다. 먼저 1편부터 분석하자면 댄 하우저와 마이클 언스워스, 크리스티안 칸타메사가 쓴 1의 서사는 명백히 샘 페킨파의 [관계의 종말] (추가로 [와일드 번치])에게 바치는 오마주나 다름없었다. 실제 서부 무법자 중에는 유명한 이름을 꼽으라면, 빌리 더 키드와 팻 개럿는 분명 꼽힐 것이다. 샘 페킨파는 이들의 무법 시대 그 이후를 보여준다. 팻 개럿은 무법자로서 삶에 지쳐 갱단을 떠나 평범하게 살려고 하지만, 과거의 악행은 팻 개럿이 빌리 더 키드와 그 동료들을 제거하는 여정을 떠나도록 몰아붙인다. 결국 팻 개럿은 빌리 더 키드를 죽이지만, 자신 역시 편하게 눈감지 못한다. 페킨파는 서부 시대의 종말을 자포자기한 폭력과 로맨티시즘의 여정으로 그려냈다. 여기서 팻 개럿을 존 마스턴으로, 빌리 더 키드를 더치 반 더 린드로 바꿔보라. 놀랍도록 비슷해진다. 요컨대 시대의 종말과 과거의 속죄라는 주제가 1부터 자리 잡고 있었던 셈이다. 댄 하우저와 각본진은 사소하게 시작한 여정을 조금씩 키워나가며 다양한 군상들이 얽히고설킨 거대한 황혼을 그려낸다.
물론 다른 영화들도 언급해야 할 것이다. 먼저 샘 페킨파가 만든 [와일드 번치]가 [관계의 종말] 옆에 같이 서 있다. 다만 1편에서는 [와일드 번치]는 [관계의 종말]보다는 한 발짝 물러나 있는 상태다. 그다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만든 [평원의 무법자]와 [용서받지 못한 자]가 있다. 이스트우드는 [평원의 무법자]에서 마치 복수를 위해 되살아 난 원귀처럼 행동한다. 이 원귀는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늙은 채 저물어가는 서부에서 모든 걸 마무리하고 떠난다. 존이 죽음에서 회생해 복수의 화신처럼 행동하면서도, 일상과 구원을 갈구하는 부분은 이 영화들의 영향이 클 것이다. 고전기 서부극으로 돌려보자면, 안소니 만의 [서부의 사나이]가 있다. 손을 씻은 무법자가 옛 갱단 동료들을 다시 만나면서 어두운 과거와 맞서 싸운다는 필름 누아르적 전개도 그렇지만, 시대를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자멸의 길로 치닫는 폭군 닥 토빈은 더치 반 더 린드의 뿌리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그 때문에 1의 전일담을 내세운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서부의 사나이]의 전일담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어느 평행우주에는 닥 토빈에게 질려서 도망가는 존 마스턴이라던가 더치 반 더 린드랑 다시 얽히게 된 링크 존스가 분명 있을 것이다.
고전기 서부극를 하나 더 언급해야 한다면, 로버트 알드리치의 [베라 크루즈]가 있을 것이다. 멕시코 내 혁명군과 정부군 다툼을 주 전개로 삼았다는 점이라던가, 알드리치 특유의 과잉된 연출이 안겨주는 쾌감과 신념에 대한 대결 구도가 대표적일 것이다. 또 영화 속 혁명파 여성 니나는 [레드 데드 리뎀션]의 루이사하고 상당히 닮아있다. 최근 영화로는 존 힐코트의 2005년작 [프로퍼지션]이 있다. 이 영화는 살인마의 동생이 사형당하는 걸 막기 위해 형을 죽이러 오지로 떠나는 우울한 여정을 다룬 호주 서부극이었고, 존 힐코트를 주목받는 감독으로 만들었다. 댄 하우저와 각본진은 이 영화를 좋아했고, 존 힐코트를 1편 홍보용 머시마니아 연출자로 끌어들이기까지 했다. 존 힐코트는 [레드 데드 리뎀션] 발매 후, [로우리스: 나쁜 영웅들]을 만들었는데 그리 뛰어나진 않았지만, 남동부 버지니아를 맴돌며 진행되는 가족 갱단 범죄물이라는 점에서 (서부극은 아니지만) 2의 방향성과 연관성을 보인다. 스파게티 서부극의 영향력도 언급해야 할 것이다. 몇몇 시퀀스에서 등장하는 감정을 과장하는 오페라적인 감수성이라던가 사운드트랙은 명백히 세르지오 레오네와 엔리오 모리코네 콤비의 영향도 크다. 시대상의 종말이라는 주제를 놓고 본다면 레오네의 야심이 분명해진 [석양에 돌아오다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나 [옛날 옛적 서부에서]를 들어야 할 것이다.
2의 서사는 위의 영향력은 유지하면서도 방향성을 달리했다. 1과 달리, 2는 아서를 중심으로 여러 갱단원의 이야기가 가지를 치고 뻗어 나가고, 엉키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그 점에서 2의 서사는 차라리 상술한 [와일드 번치]나 [서부 개척사], 월터 힐의 [롱 라이더스], 앤드루 도미니크의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 같은 다양한 캐릭터들을 내세운 서부극에 가깝다. [롱 라이더스]나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는 서부 시절 갱단의 범죄와 몰락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하게 연결점이 있다. 심지어 [롱 라이더스]의 도입부와 절정부의 은행 강도 시퀀스는 생 드니 은행 강도 시퀀스에다 붙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물론 1편의 모티브를 제공한 [와일드 번치]의 영향력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와일드 번치]의 영향력은 1보다 2에서 더욱더 강해졌다. 실제 와일드 번치를 모티브로 삼은 것도 그렇지만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와일드 번치]가 그랬듯이 지저분한 범죄자들이 끝없이 도주하면서 하향선을 그리는 서사를 취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선의 끝은 종말이다. 이건 누설이 아니다. 모든 것이 끝나버린 1의 전일담이라는 점에서, 2는 발매되기도 전에 끝이 정해진 얘기다. 이 몰락의 과정을 집착과 중독, 판단 감각의 상실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마약 중독 서사와 닮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약이 마이카와 '계획'으로, 중독자가 더치로 바뀌었을 뿐이다.
레오네 서부극 3부작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가 '정체불명'임 상기하면, 전일담이 왜 재미없는지 알 수 있다.
미국 지명이 언급됨에도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세계는 실제로 있는 지형보다는 신화를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우주에 가깝다.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최대 아킬레스 건은 바로 1이다. 솔직히 전일담이라는 소식을 듣고 필자는 실망했다. 이미 올해 초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비포 더 스톰]이 증명했듯이, 전일담은 보기와 달리 그리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아니다. 빈칸 채우기는 매우 따분한 작업이고, 잘해도 전편을 뛰어넘기 힘들다. 사실 1편에서 존과 동료들이 어떤 악행을 저지르고 다녔는지 전혀 궁금하지도 않았고, 실제로도 작중에서 중요하지도 않았다. 존은 명백히 나쁜 짓을 저질렀고 속죄하기 위해 옛 동료를 죽여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서사가 성립했다. 그리고 댄 하우저와 각본진은 존에게 남겨진 빈칸을 플레이어의 선행 또는 악행을 통해 채워지는 실로 훌륭한 구조로 이미 제시한 바 있다. 솔직히 이 시리즈가 더는 후속작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이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댄 하우저와 각본진은 기어이 원점으로 돌아간다. 다시 말하자면 상업적 계산 말고도, 그 빈칸을 채우면서까지 지금 해야 할 이야기가 있었다는 뜻도 된다.
전일담을 선택한 결과는 어떤가? 절반은 함정에서 탈출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는 야심에서 비롯된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펼쳐지는 설원에서 놀랄 수 밖에 없다. 설원 서부극은 생각보다 숫자가 적다. 대부분의 독자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헤이트풀 8]을 생각할 것이고, 영화광들은 여기다 로버트 올트먼의 [맥케이브와 밀러 부인]을 추가할 것이고, 누군가는 왜 앙드레 드 토스의 [무법자의 날]나 세르지오 코르부치의 [거대한 침묵]을 빼놓을 것이냐고 항의할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설원에서, 초원으로, 다시 늪지대로, 열대섬으로 (참고로 해안가 서부극은 설원 서부극보다 더 희귀하다) 옮겨가는 동안 확신이 들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서부극의 집대성을 만들려는 야심으로 거대 서사를 만들고 있다. 상술했던 작위적일 정도로 아메리카 대륙 전반의 생태계를 욱여넣은 디자인 역시 이 거대 서사를 만들기 위해서 선택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현실성을 추구하면서도 이상할 정도로 세계를 구성하는 방식엔 노골적인 작위성을 도입하고 있다. 북쪽에서는 눈이 내리는 산맥이 있고, 남쪽에서는 악어가 돌아다니고, 서쪽에선 모래가 흩날리고 동쪽엔 탄광과 항구가 있는 '지역'의 연합이라니 아무리 아메리카 대륙이라도 불가능한 이미지다. 그런데 이 불가능한 작위성이 서부극의 신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하면 믿겠는가? 미국사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실제 서부 개척사에서는 우리가 흔히 상상하고, 영화가 그려내는 서부 풍경 같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미국이라는 국가를 형성하기 위해 존 포드를 위시한 영화인들이 만들어낸 풍경이고 신화인 셈이다.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압축된 아메리카 대륙은 과격한 게임적 허용이 어떻게 서부의 우주에서 벌어지는 신화를 그려내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 안에서 벌어지는 반 더 린드 갱단의 여정은 동부 정착민, 남부 고딕, 폭압적인 초기 자본주의, 이탈리아 마피아, 아메리칸 원주민 탄압, 중남미 혁명사라는 19세기 말 아메리카 대륙의 문화와 역사를 관통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솔직히 더치가 계획 타령하고 있을 때마다 "너 때문에 이야기가 늘어지고 있잖아, 책임져!"라며 뒤통수를 때리고 싶었다.
대안 가족적 공동체로 서부 세계와 현시대의 문제를 연결하려는 시도가 인상적이다..
다시 방향을 돌리자면, 이 거대한 야심은 많은 부분에서 서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서사의 리듬이 그렇게 좋은 게임은 아니다. 문제 대부분은 다 알고 있거나 예상했던 내용을 거대한 틀을 맞추면서 생기고 있다. 한마디로 더치와 마이카가 싸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 불장난을 싸질러대고, 나머지 갱단원들이 수습하느라 끌려다니는 내용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 어느 정도는 후반부의 몰락을 묘사하기 위해 필요했겠지만, 그 과정에 끌려다니는 주인공과 나머지 인원들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1에서 등장한 더치에 대한 존의 분노와 냉소가 절로 이해가 갈 정도인데, 이걸 노린 거라면 나름 신박한 전략일 것이다. 어떻게든 레드 데드 온라인 튜토리얼을 병행하려는 시도 역시 늘어짐에 한몫하고 있다. 게다가 추가된 행보 때문에 기존 인물들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마스턴 가족이 대표적일 것인데, 에필로그에서 이들은 1에 정해진 결말에 지나치게 얽매여 답답한 판단을 하는 경향이 보인다. 그 때문에 2는 1을 하고 하는 게 훨씬 이치에 맞다. 2를 먼저 하게 된다면, 1을 하면서 느낀 벅참과 반가움이 없어지고 결점이 더 눈에 잘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부분도 많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와일드 번치]와 달리 공동체의 문제가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은 확실히 샘 페킨파나 [와일드 번치]하고 선을 긋는 부분이기도 하다. 와일드 번치는 남성 전문가 집단에 가까웠고, 페킨파는 아이들을 싫어했던 감독이다. 하지만 각본진이 그려내는 반 더 린드 갱 (이하 더치 갱)는 전문가 집단에다 대안 가족에 가깝다. 비전투원이나 여성 비중이 높은 데다 아이인 잭 마스턴이 멤버로 끼어있는 점이 그렇다. 이 점은 차라리 존 포드의 [3인의 대부]나 [태양은 밝게 빛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하고 닮았다. 더치 갱 역시 당연하게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아이를 아끼고 차별받는 소수인종들을 동등한 일원으로 여긴다. 이와 대비해 정당한 권력이 품고 있는 사회적 모순과 편견을 드러내는 아이러니는 고전적이면서도 매우 동시대적인 날카로움이 느껴진다. 후반부의 [늑대와의 춤을] 같은 어두운 아메리카 원주민 역사에 대한 반성적 회고와 비판도 이런 날카로움의 연장선에 있다. 댄 하우저와 각본진은 정중한 태도로, 백인들의 위선적인 착취와 선한 개인들의 무력함, 원주민들의 철학이 한 사람을 어떻게 바꿔놓는지 담백하지만 강렬하게 그려내고 있다. 더치 갱은 그 점에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있던 미덕과 단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흥미진진한 집단이다. 댄 하우저와 각본진은 어두운 지금 이 시대에서 서부극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으며,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2는 그 점에서 1과 다른 방식으로 종말을 얘기한다. 개인에서 공동체로 시야를 넓혀가는 1과 달리 2는 공동체에서 점점 개인으로 좁혀가는 얘기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세한 부분은 건드리지 않겠지만, 중반부에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반전은 그 점에서 소박하면서도 효과적이다. 이상을 꿈꿨던 공동체는 무너져가지만 반대로 아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구원과 속죄에 헌신하기 시작한다. 공동체의 이상은 사라졌을지도 몰라도, 이 노련한 무법자의 속죄는 서부극 애호가로서 감동적인 구석이 있다. 아서는 몰락을 막을 수는 없었지만 댄 하우저와 각본진은 서부극이 가지고 있는 오래된 미덕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고, 본격적으로 무너지는 후반부부터 그 역량을 총동원해서 보여준다. 상술한 명예 시스템이 빛을 발하는 부분에도 이 서사의 반전과 결부되어 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셰익스피어 비극이나 아서 왕 신화에서 볼 수 있었던 결함과 혼돈 속에서도 미덕을 찾고자 하는 이들의 고뇌와 갈망을 서부극에 끌어들인다. 특히 아서 왕 신화 인용은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서 왕 신화가 존 F. 케네디 정부의 이상주의와 허무한 종말을 은유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이는 파블로 라리안의 [재키]에서도 언급된다), 본작의 아서 왕 신화 인용은 조지 로메로의 [나이트라이더스]가 그랬듯이 지극히 현대 미국에 대한 관점과 연계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거의 1장을 소모하는 에필로그 역시 그 점에서 괜찮다. 안소니 만이 만든 서부극이 그랬듯이 구원과 미덕, 탐욕과 질시를 앞에 두고 벌어지는 서부 총잡이의 어둡고 격렬한 내면과 갈등, 결말을 자연의 풍광에 녹여낸다. 결국 승자는 긍지를 지닌 자와 그를 존경하고 믿었던 했던 이들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헌신하려는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숙연해질 수 밖에 없다. 만약 1편을 기억하고 있다면 1에서 몇몇 캐릭터들이 존에게 내뱉었던 대사들이 얼마나 초라하고 허망한지 깨달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자신이 주창했던 이상을 끝내 저버리고 탐욕에 취해 허무하게 사라져버린다. 이들과 비교하면 아서나 존은 참 행복하고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았구나 싶기도 하다.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그 점에서 플레이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라는 긍정적인 미덕을 지닌 게임이다. 다만 더 이상 더치와 호제아의 과거를 다루겠다고 나서지 않으면 좋겠다. 어디까지나 주인공인 아서가 훌륭했기에 이런 성취가 가능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사운드트랙에 대해 언급을 해야 되겠다. [레드 데드 리뎀션]도 모리코네에 대한 존경심으로 가득한 우디 잭슨 휘하에 호세 곤잘레즈와 제이미 리델, 아스타 커맨드, 윌리엄 엘리엇 위트모어 같은 인디에서 유명한 블루스/컨트리 가수들을 섭외해 좋은 음악을 들려준 적이 있다. 전작의 성공에 힘입어 다시 우디 잭슨이 주도권을 쥔 2의 사운드트랙은 1보다 더 화려해졌다. 일단 편곡과 추가 작곡에 고용된 음악가들 이력만 읊어도 밤을 새울 지경이다. 본 아이버와 2018년 최고의 공포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유전] 사운드트랙 작곡자, 아웃로 컨트리의 대부 자니 캐시 엔지니어로 일했던 사람, 그래미 수상 음악가 벡 세션 연주자이자 트루 디텍티브 시즌 2 사운드트랙 세션, 보니 프린스 빌리와 이기 팝 세션 연주자, 비요크와 카녜 웨스트 프로듀서…. 공식 보도 자료에 따르면 편곡과 추가 작곡에 110명이나 참여했다고 한다.
보컬 곡을 제공한 음악가 목록들도 화려하다. 일단 보컬 곡 총괄 프로듀서가 U2, 닐 영, 밥 딜런 프로듀서로 활동한 데다 컨트리계의 큰 손인 다니엘 라누아다. 그 다음 동시대 힙합과 네오 소울을 이끄는 제이 지와 디안젤로가 게임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고 있는데다, 아웃로 컨트리의 거장 윌리 넬슨, 스토너 록의 강자인 퀸스 오브 더 스톤 에이지 리더 조시 호미, 그래미 수상자 리애넌 기든스까지 멤버 진만으로도 세계를 정복할 기세다. 그야말로 돈은 이런 데 쓰라는걸 제대로 보여준다. 자세한 참여 음악가 목록은 링크를 확인하기 바란다. 다만 음악을 배치하는 방식은 지나치게 전작을 의식하다가 기시감을 종종 드러내는 부분이 있다. 1편의 귀환을 연상케 하는 순간에 삽입된 디안젤로의 노래가 대표적인데, 이건 음악의 잘못이 아니라 연출의 문제긴 하다. 또한 곡들 역시 질과 별개로 전반적으로 절충적인 성향이 강한 편인데, 아예 작정하고 컨트리나 블루스로 밀고 갔으면 어땠을까 싶은 부분도 있다. 비록 투덜거리긴 했지만, 사운드트랙이 발매된다면 당장 살 의향이 있긴 하다.
용감한 자는 고독한 법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상당히 이상하고 무모한 기획이다. 사실 영화계에서 서부극은 블록버스터에서 중저예산 시장으로 밀려난 상태다. 가끔 블록버스터 서부극이 나오긴 하지만 [매그니피센트 7]처럼 스타 이미지를 내세우거나 [카우보이 대 에일리언]처럼 혼종 장르를 노려야 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자크 오디아르의 서부극 [시스터스 브라더스]도 중저예산임에도 흥행 참패를 맛봐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정공법적인 서부극을 엄청난 예산을 때려 넣은 블록버스터 게임으로 만들었고, 한술 더 떠 서부 세계를 철저히 재현하기 위해 번거로움을 적극적으로 도입해버렸다. 이 정도면 성공을 믿고 광기에서 비롯된 기행에 가까울 정도다. 이 게임은 만인의 취향을 만족하는 게임이 아니다. 장르가 락스타식 오픈 월드에 완벽하게 압축된 1편과는 달리, 야심이 통제를 넘어서는 부분도 있고 전일담이라는 함정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부분도 있다. 이 게임은 완벽한 걸작보다는 결함 있는 걸작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린다. 그런데도 쉽사리 바닥을 드러나지 않고 기어이 몰입케 한다는 점에서 확실히 락스타 게임즈의 테크닉이 굉장한 수준이라는 걸 드러내고 있다.
때문에 [레드 데드 리뎀션 2]에 대한 열광적인 찬사와 흥행 돌풍은 다소 기이한 구석이 있다. 서부극이 비록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공감받고 만들어지는 장르라지만, 별 관심 없는 사람들도 앞다퉈 사는 현상은 상당히 놀라웠다. 아무래도 이 부분은 게임 그 자체보다는 락스타 게임즈가 구축한 스타 개발사의 아우라와 노련한 홍보 전략, 평단의 하이프가 많은 대중의 관심을 동하게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바꿔 말하자면, 락스타 게임즈 같은 기반이 확고한 회사나 가능한 전략이지 다른 회사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전략이라는 점이다. [GTA 5]부터 락스타 게임즈가 과작에 가까워졌다는 점도, 그들이 선택한 전략의 위태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발매 직전 터진 초과근무 논란 역시 이런 연장 선상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사람과 돈을 갈아 넣어 만드는 게임 제작 방식은, 부작용도 심한 데다 한번 삐끗하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기에 십상이다. 비디오 게임 업계는 그 점에서 새로운 개발 방법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레드 데드 리뎀션 2]는 그 점에서 AAA 게임의 성취와 극단적인 명암을 동시에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이며, 비디오 게임이라는 매체를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잡아볼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행해지고 말해진 것을 계속 주시해주시고
때로 길을 벗어날 때 나를 바로잡아주세요
앞에 늘어선 길고 어두운 길로 나를 이끌어주세요
거대한 산줄기을 향해 위쪽으로 쭉 뻗은 그 길로
찰스 "배져" 클라크, '카우보이의 기도 A Cowboy's Prayer' 중
편집: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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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모건 역대급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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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에 어울리는 리뷰네요 영화적 지식이 장난 아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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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린만큼 일독할 의미가 있는 리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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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OST는 역대급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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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에 안맞다고 까놓고 지 취향은 존중해달라? 이런 XX를 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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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안나오네
1편 OST 제목이기도 합니다... | 18.11.30 17: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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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가요??? 그럼 지워야지 | 18.11.30 17: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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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모건 역대급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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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예술이 뭐라도 되는 듯 말하네, 문장력은 똥이면서 조금 다른 방식을 추구한 게임이기에 호불호가 갈리는 건 리뷰어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 18.12.02 00: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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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의 의도와 매체가 시사하는 바를 탐구하는 접근법을 이야기하는데 레데리가 예술이란 얘기는 한번도 안 한 부분이고요ㅎㅎ 주댕이 시궁창에 한 번 담그고 오신 말투로 말씀하시니 무릎 한번 탁 치고 가는 부분이네요ㅎㅎ | 18.12.02 00: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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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댓글이 왜 욕을 먹는지 모르겠네 | 19.01.22 22: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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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OST는 역대급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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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에 어울리는 리뷰네요 영화적 지식이 장난 아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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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신인가 | 18.12.02 02: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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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레데리2 극초반에 게임이 불편한시스템이 많아서 오디세이만 했는데 한번 빠져드니까 오디세이가 오징어로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오디세이 버림 ㅠㅠ | 18.12.05 18: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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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rP 님과 Eclaire님은 이전부터 문화 전반에 대한 식견이며, 문장력 등 리뷰가 전문적이었습니다. | 18.12.02 00: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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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별로 | 18.12.05 14: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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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이 게임 자체가 게임성을 버리더라도 시대극, 서사에 지나치게 몰빵해서 나온 게임이라 리뷰도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옜날 영화 몰라도 대강 읽어가며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맥락을 어느정도 캐치할 수 있는데, 영 모르겠다면 본인의 문해력을 탓하시길.. 리뷰 맘에 안 들면 밑에 어크 오디세이 리뷰랑, 예전에 올라온 어크 오리진 리뷰를 비교해가며 읽어보세요 님은 오디세이 같은 리뷰를 정말로 원하십니까? 유저가 그냥 블로그에 느낀점 올리는 수준의 리뷰를 보러 전문웹진을 들락날락거리나요? | 18.12.02 00: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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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면한방
취향에 안맞다고 까놓고 지 취향은 존중해달라? 이런 XX를 봤나 | 18.12.02 08: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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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한마디로, 레데리2는 서부라는 세계를 재현한다는 수준이 아니라 창조했다는 단계에 까지 이른 게임이었다 그런 말임 | 18.12.04 21: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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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부분을 모르겠어요? 좀 심각하게 상식이 부족한 거 아님? 외노자이심? 이해가 어려운 글이 전혀 없는데 | 18.12.05 17: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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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이구 ㅋㅋ | 18.12.06 01: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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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저학년이라면 이해합니다만... 혹시 어엿한 청년이라거나 성인이라면 스스로의 문해력이 좀 부끄럽지 않으신지? | 18.12.07 01: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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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히 공감.. 상당히 벅차더군여...할게 너무 많아서 패스한것도 많네여.. 시간이 없는게 가장 큰 이유였지만.... | 18.12.02 06: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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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만약 레데리3가 이런식으로 나온다면 안살려고요. 아니 저로선 이제 GTA속편도 벅찰거라 예상됩니다 ㅜㅜ 악영향으로 짧고 빠른 게임만 하고 싶어짐... | 18.12.02 09: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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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재미있게 즐겼는데 말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요.한번 돌은길은 순간이동 할수 있게하는게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 | 18.12.05 19: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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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초반에 감정적으로 케릭터에 몰입하기전엔 약간 지루한 느낌이 있어서 졸면서 했습니다 그러다가 쳅터6쯤 가니까 뭔가 주인공에게 가슴 먹먹한 안타까움이 가슴에 차올라서 레어말 관심도 없던거 찾아다니고 보물지도 찾아다니고 그러네요 | 18.12.06 01: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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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이동중에 잠든 경헙이 몇번 있어요. 꾸벅꾸벅..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을 처음 접하고 이동이나 불편한 점에서 느꼈던 단점들이 점점 익숙해지고 나 자신이 게임에 녹아들은 느낌이라서 요즘은 마음 편하고 느긋하게 즐기고 있습니다. | 18.12.06 12: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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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루 몇 시간을 쪼개서 사냥감을 찾는데 결국 원하는 걸 얻지 못하고 날린 시간들을 생각하면... 그래도 '까짓거 며칠 돈 안 번다 생각하고 버리자'고 마음 먹고 일을 미룬 뒤 본격적으로 달려들어 많은 걸 즐기고 엔딩을 보고 난 뒤의 먹먹함은 정말...역대급 게임이었습니다... | 18.12.09 07: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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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하고 있는데 오딧세이도 한심한 부분이 있고 레데리도 짜증나는 면이 있다. ㅇㅋ? | 18.12.02 13: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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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하고 레데리2 하고 제작 지향점이 너무 달라서, 이건 비교가 가능하긴 한가? 라는 생각이 자꾸 듦. 차라리 오리진하고 비교한다면 모를까 | 18.12.04 21: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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