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의 모든 게임 시리즈를 오픈 월드로 만들고 싶어 하는 유비소프트의 야욕은 어디까지일까요? 뭐 사실 삐딱하게만 볼 일은 아닙니다. 어쨌든 유비소프트의 게임들은 평균적으로 괜찮은 퀄리티를 갖추고 있는데다가 오픈 월드 장르의 특성상 상당히 긴 플레이 타임을 보장한다는 점도 상당한 메리트니까요. 현지화에 목말라 있는 우리나라 콘솔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매 작품마다 꼬박꼬박 한글화를 해준다는 점도 무시 못 할 요소일 겁니다. 게다가 유비소프트라고 매번 오픈 월드 게임만 찍어내는 건 아닙니다. 가끔은 '레인보우 식스 : 시즈'나 '포 아너' 같은 작품을 통해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는 의외의 면모를 보여주는 회사이기도 하죠. 그래서 누군가는 말합니다. 믿고 구입하는 유비 게임이라고.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말하죠. 믿고 거르는 유비 게임이라고. '어쌔신 크리드 2'와 '파 크라이 3'는 상당히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게임들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유비소프트식 오픈 월드'라 불리는 공장제 게임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대본소용 작품을 마구 찍어내는 만화 공장마냥 똑같은 패턴에 장르만 달리해서 단시간에 만들어내는 유비소프트의 게임들은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측면이 있습니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경우엔 그래도 시대극의 분위기를 잘 살린 매력적인 배경 스토리에 힘입어 꽤 오랜 생명력을 이어왔으나 그것도 어느 순간부터 한계에 봉착했고, '파 크라이' 시리즈 역시 최고의 완성도를 보여주었던 3편의 평가를 넘어선 후속작은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이제 오픈 월드 말고 다른 방식도 고려해볼 만한데, 공장제 게임이 그래도 팔리기는 잘 팔리나 봅니다. 기존의 타이틀뿐만 아니라 '와치 독스', '더 디비전', '더 크루' 등등 새로이 내놓는 AAA급 타이틀 대부분을 죄다 유비소프트식 오픈 월드의 공식에 따라 만드는 걸 보면 말이죠. 오늘 리뷰에서 다룰 '고스트 리콘 : 와일드랜드(이하 와일드랜드)' 역시도 새로이 유비소프트식 오픈 월드의 대열에 합류한 작품입니다. '고스트 리콘' 시리즈는 본래 미션 클리어 중심의 택티컬 슈터 게임이었지만, 오픈 월드라는 새로운 무대를 택하면서 기존의 시리즈와는 성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쯤 되면 고스트 리콘의 후속작이라기보다는 그냥 새로운 유비소프트식 오픈 월드 게임 중 하나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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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자연을 무대로 펼쳐지는 야생적인 첩보 작전. |
와일드랜드는 남미의 내륙국인 볼리비아를 배경으로 마약 카르텔의 분쇄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특수부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정의로운 서방의 군인들이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개도국을 찾아 치외법권을 휘두르면서 나쁜 놈을 처단하고 겸사겸사 그 나라의 평화도 되찾아준다는, 이런 장르 내에서는 지극히 보편화된 스토리를 충실히 따라갑니다. 다소 비꼬듯이 서술하긴 했습니다만, 와일드랜드의 스토리는 그렇게까지 나쁜 수준은 아닙니다. 수많은 카르텔 간부들이 숨기고 있는 속사정을 파헤치다 보면 은근히 깨알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다소 뻔한 도입부와는 달리 게임의 마무리는 생각보다 흥미롭습니다. 적어도 이런 방식의 택티컬 슈터 게임의 스토리로서는 그럭저럭 합격점이라고 볼 수 있죠.
이 모든 것이 이놈을 잡기 위한 개고생. |
진짜 주인공은 보우맨 요원일지도. |
하지만 게임 플레이는 정말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평범한 리뷰라면 본격적인 평가에 앞서 게임에 대해 간소하게나마 설명하고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게임은 그럴 필요가 있을지조차 의문이 듭니다. 그 이유는 본작의 게임 플레이가 말 그대로 '공장제 게임'이 지니고 있는 평이함을 고스란히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문에서 언급한 '유비소프트식 오픈 월드'와 '택티컬 슈터', 그리고 '협동 플레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만 있으면, 본작을 한 번도 플레이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어떤 게임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짐작은 아마 실제 게임과 최소 70% 이상은 일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와일드랜드의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은 각 지역에 존재하는 카르텔 간부들을 하나씩 처리하는 것입니다. 일정 머릿수 이상의 간부를 처리하면 더 높은 등급의 보스를 상대할 수 있고, 최종적으로는 카르텔의 최고 수장인 엘 수에뇨를 잡는 것이 목표입니다. 각 지역마다 일정 개수 이상의 수집물이 있고 수집물을 모을 때마다 새로운 장비와 능력치를 획득할 수 있으며, 볼리비아 저항군을 서포트하는 미션을 수행할 경우 차량이나 병력 등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됩니다. 메인 미션 사이사이에 반복적인 서브 미션과 수집물 탐색이 혼재하는, 전형적인 유비소프트식 오픈 월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죠.
맵만 봐도 어떤 게임인지 딱 감이 온다. |
탈것과 빨리 친해지는 것이 좋다. |
마약 카르텔의 분쇄를 위해 삥 뜯으러 다니는 소년가장들. |
사실 와일드랜드의 경우엔 기존의 유비소프트식 오픈 월드 게임들 중에서도 단점이 크게 극대화된 면이 있습니다. 잘 만들어진 유비소프트식 오픈 월드 게임의 경우엔 수집 요소가 많긴 했어도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요소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게임의 주가 되는 메인 미션만큼은 잘 짜인 스토리와 몰입도 높은 연출력, 그리고 정교한 레벨 디자인을 갖추고 있었기에 반복적인 게임성의 결점을 상당 부분 가릴 수 있었죠.
그런데 본작은 메인 미션이나 서브 미션이나 본질적으로 크게 다른 점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미션이 정찰 후 섬멸이라는 아주 간단한 프로세스를 따르고 있으며, 그사이에 잠입이라는 선택지가 주어진 것이 전부입니다. 일부 메인 미션의 경우 발각되면 안 된다든지 적을 미행해야 한다든지 하는 제약이 붙긴 하는데,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이런 제약 플레이마저도 반복되는지라 쉽게 질리는 감이 있습니다.
여기 얘네 보이지? |
싹 다 죽었어. |
이런 결점을 해소하기 위해 와일드랜드가 택한 방식은 '높은 자유도'와 '협동 플레이'입니다. 똑같은 미션을 수행하더라도 다른 방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은 와일드랜드가 지니고 있는 최대의 강점입니다. 일단 월드맵이 상당히 넓은 편이고 후반으로 갈수록 이동 방식의 제한이 없어지는데다가 갖가지 방법으로 유저 편의성을 높여놨기 때문에 게임이 허용하는 범주 내에서 다채로운 방식으로 적들을 요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협동 모드는 이러한 게임 방식에 의외성을 더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발휘하는데, 이 점은 나중에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기본기'에 충실한 슈팅 게임이라는 점도 강점 중 하나입니다. 공장제 게임이라는 소리를 듣는 유비소프트의 작품들이 그래도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반복의 지루함을 상쇄하는 본질적인 재미를 갖추었기 때문이었죠. 와일드랜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TPS 방식으로 구현된 택티컬 슈팅은 밀리터리적인 느낌을 잘 살렸고 다채로운 장비 사용과 커스터마이징의 재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반복적이니 뭐니 해도 결국 슈팅 게임의 본질은 슈팅의 손맛 그 자체에 있는 것이죠. 더욱이 와일드랜드는 워낙 넓은 맵과 수많은 미션을 갖추고 있다 보니 제약 없는 총질을 원하는 유저에겐 분명 좋은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배경 그래픽도 꽤 괜찮은 편입니다. 게임의 특성상 맵을 이동할 때 헬리콥터를 주로 이용하게 되는데,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와일드랜드의 환경 그래픽은 꽤나 구경할 맛이 납니다. 고지대에 위치한 볼리비아의 지리적인 특징이 잘 구현되어 있고 소금사막과 밀림, 공장 지대 등 다채로운 콘셉트의 배경이 등장해서 게임 플레이에 한층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다만 이런 장점과는 별개로 PC 버전의 경우 최적화가 그리 잘 된 편은 아닙니다. 실사 지향적인 그래픽의 특성상 다소 개성이 없어 보인다는 문제도 있고, 원경은 봐줄 만하지만 정작 가까이서 보면 허술한 점이 많이 드러난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캐릭터 모델링과 모션도 유비소프트의 기존 게임들과 비교해보면 많이 어색한 편이고요.
환경 그래픽은 꽤 봐줄 만하다. |
슈팅의 손맛이 좋은 것도 장점. |
앞서 언급한 부분들만 놓고 보면 와일드랜드는 유저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재미난 오픈 월드 게임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조금 다릅니다. 좋은 슈팅감의 토대 위에 넓은 맵과 자유도라는 달콤한 미끼를 얹어놓긴 했지만, 와일드랜드에 구현된 요소들은 대부분 깊이가 너무 얕고 1차원적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적군의 인공지능의 수준부터 너무 떨어집니다. 로밍 구역은 지극히 좁은 반면 유저의 행동에 대한 반응은 예측 가능한 범주를 벗어나질 않아서 게임의 몰입도와 긴장감을 떨어트릴 때가 많습니다.
미션의 구성이 지나치게 단순한 것도 문제입니다. 인공지능의 수준이 좀 낮아도 레벨 디자인만 잘 갖춰져 있으면 공략하는 맛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본작의 메인 미션은 서브 미션과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을 보여줍니다. 메인 미션만을 위해 공들여 만들어진 레벨 디자인은 거의 없고 대부분의 미션은 수행 범위가 좁은데다가 템포마저 너무 짧습니다. 나중에 가면 수십 개에 달하는 메인 미션들 중 어떤 게 재밌었는지, 어떤 게 잘 만들어졌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고 달성률은 몇 %인지, 레벨은 얼마나 올렸는지 하는 수치적인 가치만이 남습니다.
농락하기 쉬운 인공지능. |
이것도 결국 맵에 색칠하러 다니는 게임이다. |
사실상 레벨 디자인이라는 개념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 |
실상이 이런데도 유저에게 주어진 행동의 권한은 지나치게 넓어서 미션의 단순함을 더욱 가중시킵니다. 드론을 이용한 정찰은 편리하긴 하지만 다소 지나칠 정도로 제약이 없어서 게임의 긴장감을 떨어트리는 데 일조합니다. 와일드랜드와 비슷한 정찰 시스템을 지니고 있는 파 크라이 시리즈의 경우, 애초에 드론 같은 편리한 도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갖가지 지형지물로 시야를 막아뒀기 때문에 단순히 정찰을 하는 데에도 꽤 많은 수고를 들여야 했습니다. 반면 와일드랜드는 일부 기지에만 존재하는 재밍 시스템만이 유일한 방해 요소인데다가 그마저도 저항군의 정찰 능력 앞에선 무력해집니다.
이 밖에도 와일드랜드에는 유저가 통제 가능한 변인이 꽤 다양한 편인데, 반면 게임 난이도는 적들의 공격력과 방어력, 머릿수, 인식 가능 범위와 같은 1차원적인 방식으로만 높아질 뿐입니다. 은신 플레이를 하든 돌진 플레이를 하든 게임을 손쉽게 만들어주는 요소들이 너무도 많고 아군 인공지능의 싱크샷은 절대 빗나가지 않는 명중률을 자랑합니다. 만약 본작이 정교한 인공지능과 깊이 있는 레벨 디자인을 갖춘 게임이었다면 유저가 통제 가능한 변인이 많은 점은 긍정적인 시너지가 되었겠지만, 현재로썬 안 그래도 부족한 부분이 많은 인공지능을 더 쉽게 농락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 뿐입니다.
활용할 수 있는 요소는 참 많은데, 정작 게임 플레이는 단순의 극치를 달린다. |
맵 사이즈를 좀 줄이는 대신 미션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
물론 이런저런 결점을 감안해도 유저 선택에 따라 다양한 플레이 방식을 제공하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와일드랜드에 등장하는 여러 기믹과 공략 방식엔 '창의성'이라는 요소가 결여되어 있습니다. 본작에서 제시하는 '공략의 다양성'은 동서남북 어느 방향으로든 쳐들어갈 수 있는 지리적인 자유와 전투 방식의 자유가 있을 뿐, 기능적인 자유는 없습니다. '히트맨'이나 '코만도스', '디스아너드' 같이 인공지능의 패턴과 지형지물의 위치까지 정교하게 계산되어 만들어진 게임들에 비하면 너무나도 깊이가 부족하고, 같은 유비소프트의 게임인 파 크라이 시리즈와 비교해도 더 나은 점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결국 와일드랜드는 '의외성'을 잃어버린 게임이 되고 말았습니다. 의외성을 부여하는 미션이 아예 없는 건 아닌데 그 빈도가 매우 낮습니다. 지나치게 손쉬운 정찰, 수준 낮은 인공지능, 단순한 레벨 디자인이라는 요소가 더해져서 게임 플레이의 대부분이 부처님 손바닥 들여다보듯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그렇다고 해서 여타 AAA급 게임들처럼 화려한 영화적 연출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소 단순 무식한 방법이긴 하지만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적들을 쏟아 부어서 스릴 넘치는 교전을 유도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이런 점은 본작의 싱글플레이를 매우 지루하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너무나도 외롭고 지겨운 싱글플레이. |
MO 게임인 더 디비전보다도 싱글플레이가 재미없는 건 솔직히 문제가 있다. |
이쯤에서 한 가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원래 유비소프트의 게임들이 다 그렇지 않느냐고 반문하기엔 와일드랜드의 게임 구성은 기존의 것들보다 훨씬 더 반복적이고 소위 말하는 '공장제 게임'의 향기가 짙게 납니다. 저는 그 해답으로 '협동 플레이'를 꼽습니다. 진행 상황이 일치하는 플레이어끼리만 같이 협동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더 디비전 같은 게임과 달리, 와일드랜드는 플레이어의 달성률과 상관없이 어떤 유저와 파티를 짜더라도 무리 없이 협동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대부분의 미션이 템포가 짧고 난이도가 고만고만한 것도 '오픈 월드 환경 내에서의 제약 없는 협동 플레이'을 위해 의도된 결과였다고 볼 수 있죠.
이 때문에 와일드랜드의 협동 플레이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지니게 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의외성'의 문제도 협동 플레이를 하면 어느 정도 보완됩니다. 칼 같은 명중률과 절대 발각되지 않는 은신 능력을 자랑하는 인공지능 분대원도 실제 플레이어로 대체되는 순간 예상치 못한 상황을 불러오는 의외의 요소가 되기 때문이지요. 게임을 같이 할 지인이 없더라도 언제든 매치 메이킹으로 모르는 사람들과 팀을 짜서 협동 플레이를 즐길 수 있으며, 이 경우 정교한 팀플레이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혼자서 지루하게 게임을 즐기는 것보단 훨씬 낫습니다. 한마디로 이 게임은 협동 플레이를 위해 만들어졌고 협동 위주로 밸런싱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관점에서 봐도 얕은 레벨 디자인의 문제는 여전히 아쉽게 느껴집니다. 일례로 'GTA 5 온라인'의 습격 미션의 완성도를 보면 오픈 월드 협동 모드에서도 충분히 좋은 레벨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게다가 엄밀히 말하면 협동 플레이의 재미는 와일드랜드의 장점이라기보다는 협동이라는 요소 그 자체의 장점으로 봐야 옳습니다. 협동 플레이에는 제아무리 재미없는 게임이라도 의외의 재미를 부여해주는 마력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내세우자면, '에일리언 콜로니얼 마린즈'와 '바이오하자드 : 오퍼레이션 라쿤 시티' 같이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게임들마저도 지인들과 협동으로 즐기니 꽤 재미있게 느껴졌을 정도니까요.
언제 어디서든 어떤 미션이든 협동으로 즐길 수 있는 건 장점. |
협동이라서 재미있는 걸까? 와일드랜드라서 재미있는 걸까? |
물론 완전히 개방된 오픈 월드 환경에서 제약 없는 협동 플레이 환경을 조성해뒀다는 점은 분명히 와일드랜드만의 장점이긴 합니다. 애초에 이런 방식의 협동 게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지인들과 자유롭게 놀 수 있는 환경을 원하는 유저에겐 최고의 게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교한 레벨 디자인을 만들려는 일말의 노력도 없이 싱글플레이의 부족함을 협동 플레이로 메우려는 시도는 솔직히 좀 안일해 보입니다. 협동과 싱글플레이 양쪽 다 재미있는 게임들이 많은 판국에, 혼자 하면 지루하고 같이 하면 재밌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건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을까요?
결국 이 게임에서 개발자들이 직접 구축해놓은 장점이라고는 반복적인 슈팅의 원초적인 쾌감과 달성률을 높여가는 성취감이 전부입니다. 협동 플레이가 가능한 자유로운 환경과 넓은 맵을 제공할 터이니 그 안에서 알아서 재미를 찾으라는 것은, 캠페인 클리어 위주의 게임이 아니라 '개리 모드'나 '마인 크래프트' 같은 샌드박스 게임들이 추구해야 하는 방식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와일드랜드가 저런 게임들과 비견될만한 상호작용 요소를 갖추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많은 고민과 연구를 거쳐 구성된 미션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분명 개발사의 몫이어야 할 창의적인 플레이의 구현은 유저의 자율성에 떠넘기고 있습니다. 그나마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넓은 맵은 비주얼만 그럴싸할 뿐 밀도가 낮고 생동감이 없습니다.
제약 없는 협동 플레이라는 점 하나만 놓고 보면, 분명 가치 있는 게임이다. |
지인들끼리 컨셉 잡고 놀면 재밌긴 하다. |
문제는, 왜 유저가 그래야 하냐는 것. |
창의적인 콘텐츠의 창출은 유저가 아니라 개발사의 몫이다. |
유비소프트의 게임을 즐기다 보면 공들여 만든 흔적이 짙게 묻어나는 작품이 있는 반면, 다소 힘을 빼고 만든 듯한 작품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와일드랜드는 명백히 후자에 속하는 게임입니다. 오픈 월드 코옵 TPS로서 평균 이상의 완성도를 갖추긴 했지만, 더 잘 만들 능력이 되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은 흔적을 너무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도 팔리니까'라는, 지극히 안일한 생각의 결과물인 거죠. 그나마 여타 유비 게임들과 달리 슈팅의 재미가 보장되는 TPS 장르인데다가 협동 플레이까지 지원하다 보니 이런 단점들이 어느 정도 상쇄되는 것뿐입니다.
서문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와일드랜드는 정말 딱 만화 공장에서 찍어낸 대본소용 만화책 같습니다. 그것도 분량이 아주 많은 만화책입니다. 그럭저럭 읽을 만하긴 한데 내용이 딱히 특별한 것도 아니고 엉성한 구석도 많아서 열심히 정주행하다 보면 '내가 이걸 왜 읽고 있나' 싶은 순간이 여러 번 찾아옵니다. 그럼에도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 보니 어쨌든 계속 읽긴 합니다. 결국 다 읽고 나면 킬링 타임용으론 나쁘지 않았지만, 이걸 두 번 볼 이유는 절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다음으로 고를 만화책은, 분량이 많든 적든 확실한 감흥과 여운을 남겨 줄 수 있는 작품이 되겠죠.
물론 이런 평가는 모두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자유로운 협동 플레이 환경을 구현한 와일드랜드의 특징은 다른 누군가에겐 단점들을 모조리 상쇄할 수 있는 최고의 강점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더욱이 본작은 난이도 설정 여부를 떠나서 유저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 게임이기 때문에 복잡한 걸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꽤나 먹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자신도 워낙 수월한 게임 진행 방식 덕분에 어떻게든 엔딩을 보긴 했으니까요. 하지만 현재로선, 그토록 오랜 시간 플레이했음에도 게임 속 세계는 이토록 드넓은데 마음 둘 곳 하나 없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안타깝게 느껴질 뿐입니다.
가능성은 보여줬으나 깊이를 구현하는 데에는 실패한 고스트 리콘 : 와일드랜드. |
이 넓은 세계가 생동감으로 가득 차길 기대해본다. |
편집 : 이상원 기자 (petlabor@ruliweb.com)
(IP보기클릭)59.1.***.***
여러모로 다른 분들의 의견과 비슷한 리뷰인듯. 다만 유비소프트라서 까기에는 못 만든 게임은 아닐뿐. 항상 그렇지만 명작은 아니지만 평작은 되는 유비소프트의 법칙이 적용된 게임이라고 생각함.
(IP보기클릭)222.98.***.***
그래도 유비 게임은 뭔가..할게임 없을때 하면 기본은 하고, 어떤 게임인지 알고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거 같아요. 동네 괜찮은 카페를 모를때 브랜드 카페를 가는 기분...
(IP보기클릭)116.127.***.***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재미있고 몰입감 있게 즐겼습니다. 뭐랄까.... 유비식 오픈월드라는 부분은 다른 게임들은 안해봐서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고스트리콘 팬으로써는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 했습니다. 대충 75시간 정도 걸려서 앤딩 보고, 그후로 도전과제 다 채울동안 정말 재미있게 했는데, 해야할 것을 다 해놓고 나니 뭐랄까.... 싱글을 즐길만한 요소는 정말 딱 끝나더군요. 1km 이상의 적에게 스나이핑 하기 같은경우도 적이 보이는게 아니라 적들이 있는 방향 쪽으로 그냥 하늘보고 얻어걸리는 형국이다보니 그닥 하고싶지 않고, 나머지 적들 소소히 소탕하고 다니긴 하지만 말 그대로 무의미한 살육일 뿐 목적이 상실 되어서 큰 재미도 없고, 점점 후반으로 치달을 수록 스킬이 올라가면서 헬기같은 경우도 그냥 대구경 저격총 한방이면 쉽게 격파 가능하고.... 그래서 요즘은 지인들 중 아직 클리어 안한 지인들과 협동임무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단 싱글은 진득하게 혼자 보는것이 이해도 빠르지만, 앤딩 후의 싱글은 확실히 의미가 사라지네요.... 빨리 pvp나 나왔으면...
(IP보기클릭)220.76.***.***
싱크샷이랑 드론이 밸런스를 너무 하락시키는 면이 있죠 마치 디 워커를 탄 채 DD랑 콰이어트를 동시에 데리고 미션나가는 빅보스같음
(IP보기클릭)59.3.***.***
정보에 오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난이도 별로 머릿수가 달라지거나 하지 않습니다. 정예나 쉬움이나 적 스폰 수는 똑같았습니다. 일단 한 번 실험 해봐서 덧글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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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다른 분들의 의견과 비슷한 리뷰인듯. 다만 유비소프트라서 까기에는 못 만든 게임은 아닐뿐. 항상 그렇지만 명작은 아니지만 평작은 되는 유비소프트의 법칙이 적용된 게임이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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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말이 다 맞음. 고로 호갱이 되기 싫다면, 유비겜은 거른다 | 17.04.07 11: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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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샷이랑 드론이 밸런스를 너무 하락시키는 면이 있죠 마치 디 워커를 탄 채 DD랑 콰이어트를 동시에 데리고 미션나가는 빅보스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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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재미있고 몰입감 있게 즐겼습니다. 뭐랄까.... 유비식 오픈월드라는 부분은 다른 게임들은 안해봐서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고스트리콘 팬으로써는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 했습니다. 대충 75시간 정도 걸려서 앤딩 보고, 그후로 도전과제 다 채울동안 정말 재미있게 했는데, 해야할 것을 다 해놓고 나니 뭐랄까.... 싱글을 즐길만한 요소는 정말 딱 끝나더군요. 1km 이상의 적에게 스나이핑 하기 같은경우도 적이 보이는게 아니라 적들이 있는 방향 쪽으로 그냥 하늘보고 얻어걸리는 형국이다보니 그닥 하고싶지 않고, 나머지 적들 소소히 소탕하고 다니긴 하지만 말 그대로 무의미한 살육일 뿐 목적이 상실 되어서 큰 재미도 없고, 점점 후반으로 치달을 수록 스킬이 올라가면서 헬기같은 경우도 그냥 대구경 저격총 한방이면 쉽게 격파 가능하고.... 그래서 요즘은 지인들 중 아직 클리어 안한 지인들과 협동임무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단 싱글은 진득하게 혼자 보는것이 이해도 빠르지만, 앤딩 후의 싱글은 확실히 의미가 사라지네요.... 빨리 pvp나 나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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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데스다는 애초에 제작사측에서 오픈월드에 컨텐츠를 밀도 높게 꽉꽉 채워놓았죠.. 그래서 고티도 받고 높은 평점과 함께 많이 팔리는거고... | 17.04.12 14: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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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에 오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난이도 별로 머릿수가 달라지거나 하지 않습니다. 정예나 쉬움이나 적 스폰 수는 똑같았습니다. 일단 한 번 실험 해봐서 덧글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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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느낌이 강해요 확실히 요새 유비겜은. | 17.04.06 16: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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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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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유비 게임은 뭔가..할게임 없을때 하면 기본은 하고, 어떤 게임인지 알고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거 같아요. 동네 괜찮은 카페를 모를때 브랜드 카페를 가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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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ㄱㄹㅇ ㅋㅋㅋㅋㅋㅋㅋ엄청공감돼네요 | 17.04.04 04: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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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비겜 롯데리아설 ㅋㅋ | 17.04.04 09: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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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군 AI 수준 전혀 뿅뿅이 아니구요 스텔스로 플레이하신다면 택티컬 슈터 느낌 분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 전 미션 스텔스로 클리어했는데 충분히 느껴졌어요 싱크샷 잘 활용하면 느낌 확 삽니다. AI 3기가 유기적으로 모든 상황에 적응해서 각자의 판단을 할 정도라면 현행 CPU로는 원활한 플레이가 아마 불가능할겁니다...귀찮은게 싫으니 사람들이랑 하실 때도 그냥 시밤쾅 하면서 하시니 그냥 액션 슈터로 느껴지는거겠죠....모든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 입니다 | 17.04.05 20: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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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AI 3개 못돌리는 컴퓨터가 세상에 어딨음.. | 17.04.18 10: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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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하시고 말씀하시는거 맞죠? AI 하나하나 다 따라다니면서 적들 한테 들키게 설게 돼서 그걸 다 피하고 유저의 움직임에 따라 알아서 다 계산하고 안 들킬 위치 숨고 만약에라도 들키면 인디케이터 레드 뜨기 전에 소음 무기로 사살하고 위치를 유저 중심으로 옮기는 행동을 세 AI가 유기적으로 해야되는데 그게 가능하겠나요? 사람 끼리도 힘든거 같은데요..그런 전술적인 선택 가능해 봐야 쓸거 같지도 않으신데.. 예전 자품 처럼 레일 슈터 느낌의 스크립트 짜여진 직선형 게임도 아니고 로밍NPC에 시간 마다 달라지는 행동에 증원 시스템 까지 있는데 그걸 어떻게 쓰시려구요?...그리고 스텔스가 아닌 이상 전략이 어딨음? 전략이란거 자체가 판 다 짜놓고 그걸 최대한 실현 시키는 행동인데 대놓고 팡팡 쏴갈기면서 마음대로 되길 바라면 그건 뭐 닥터 맨하탄인가요?ㅋㅋ | 17.04.19 17:23 | |
(IP보기클릭)103.73.***.***
그냥 총만 팡팡 쏴제끼는 AI야 상관없지만 전술 교범과 같은 행동하면서 적에게 들키지 않으면서 유저 중심으로 자리 잡으며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하려면 단순한 AI로는 안되겠죠? 뭐 시리 한테 영화표 예매 시키는거도 아니고 사람들이 원하는 수준 보면 내 행동 예측해서 내가 원하는 대로 알아서 움직여주길 바라는거 같은데 그럼 AI도 적이 포착할 수 있어야 난이도가 할만해지지 알아서 다 하면 유저가 할게 없을겁니다...그 정도를 딱 맞춰야되는데 그게 쉽겠나요 | 17.04.19 17:26 | |
(IP보기클릭)115.23.***.***
다른건 모르겠고 루리웹 유저놈들 수준이라니 ㅋㅋㅋㅋㅋ 말은 그럴싸하게 해놓고 나같은 눈팅유저까지 싸잡아놓고 욕하는거보니 인간성이 덜되보이는건 나뿐인가? 댓글한마디도 생각하고 달아 니 비공감 수 보면 느낌이 올텐데? 에휴.. ㅉㅉ | 17.04.23 21: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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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말에 반대한다고 싸잡아 유저놈들 수준 운운 하는거보소...ㅉㅉ | 17.04.27 08: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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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 18.11.28 09: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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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앵간히 못쓰시나부다... 부들부들의 댓글. ㅎㅎ | 18.11.28 09:1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