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건의 동화들 Fables of the Reconstruction
1989년 맥시스의 '심시티'와 1990년 '시드 마이어의 레일로드 타이쿤'으로 경영 시뮬레이션 붐을 일으킨 이후 게임 업계에는 여러 후발 주자가 등장했다. 그 후발 주자 중에는 스코틀랜드에서 온 '트랜스포트 타이쿤'이 있었다. 레일로드 타이쿤에 영향을 받은 교통 경영 시뮬레이션 트랜스포트 타이쿤은 크리스 소이어를 일약 경영 시뮬레이션 계에서 유명 인사로 만들어줬다. 확장판 발매 후 한동안 조용하던 1999년 소이어는 '롤러코스터 타이쿤'이라는 게임을 내놓는다.
놀이공원 경영 시뮬레이션을 내세우고 있는 롤러코스터 타이쿤은 실은 독창적인 게임은 아니다. 경영 시뮬레이션 계의 터줏대감이었던 불프로그는 1994년, 피터 몰리뉴가 지휘하고(후일 알파고를 만들게 되는) 데미스 허사비스가 참여한 '테마 파크'라는 게임을 내놓은 적이 있다. 대부분의 평자들은 역사적 가치로 따지면 테마 파크의 손을 들어줄 것이고 소이어 역시 롤러코스터 타이쿤을 만드는 동안 테마 파크를 의식했을 것이다. 하지만 크리스 소이어의 노련함은 죽지 않았다. 그는 테마 파크가 세워놓은 기틀과 현실의 디테일을 열심히 공부한 뒤, 기술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건설/경영 시뮬레이션의 기틀을 세운 심시티와 레일로드 타이쿤. |
그 결과 롤러코스터 타이쿤은 선구주자라는 타이틀은 얻지 못했지만 테마 파크와의 차별화와 더불어 인기를 끄는 데 성공했다. 먼저 종류도 하나인데다 디자인 자체도 단순했던 테마 파크의 롤러코스터 제작과 달리, 롤러코스터 타이쿤의 롤러코스터 제작은 당시로는 현실적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게임 제목처럼 '롤러코스터의 제왕'이 되기엔 충분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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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파크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겠지만, 롤러코스터 타이쿤 시리즈는 이 장르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
비단 롤러코스터 제작뿐만이 아니라 공원 조경을 위한 도구 역시 테마 파크보다 다양했다. 특히 지형 조절 툴을 이용한 지형 변경과 조경 아이템은 테마 파크 개발 당시 기술로는 어려워서 포기해야만 했던 부분을 훌륭하게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엔 소이어가 트랜스포트 타이쿤을 만들면서 얻은 노하우도 잔뜩 배어 있다. 전반적인 인터페이스나 롤러코스터 제작 툴이 트랜스포트 타이쿤에서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이를테면 롤러코스터 타이쿤은 후발주자이기에 가능했던 치밀한 디테일과 자유도를 적극적으로 실현시킨 게임이었고, 그 결과 놀이공원 경영 시뮬레이션 장르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것에 성공했다. 실제로 테마 파크 시리즈가 후속작 '테마 파크 월드'와 '심 코스터'로 일찌감치 3D로 영역을 옮겼지만 괜찮은 완성도임에도 불구하고 롤러코스터 타이쿤의 장점을 흡수하지는 못한 채 묻혀버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롤러코스터 타이쿤 시리즈는 풀 3D로 구현된 막강한 자유도라는 장점을 가지긴 했지만 좋지 못한 최적화와 다소 중구난방인 콘셉트라는 단점을 가진 '롤러코스터 타이쿤 3' 이후로 정지해버렸다. 때마침 터진 소이어와 아타리 간의 로열티 분쟁으로 롤러코스터 타이쿤 시리즈는 한동안 후속작이 나오질 않았다. 그나마 3DS 버전과 모바일 버전 4편은 처참한 퇴보라는 평과 함께 잊혀졌다. 놀이공원 경영 시뮬레이션 장르 역시 '노리미츠'나 '스크림라이드' 같은 변종 게임들을 제외하면 딱히 이렇다 할 게임이 나오질 않았다.
확장팩을 통해 워터파크와 사파리와 놀이공원 세 개를 다 잡으려고 하는 시도는 좋았으나 |
그 점에서 2014~2015년은 놀이공원 경영 시뮬레이션 계에 있어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었던 시기다. 롤러코스터 타이쿤 시리즈가 오랜 침묵 끝에 '롤러코스터 타이쿤 월드'라는 신작을 내놓겠다고 발표했고 뒤이어 텍셀 랩토르라는 인디 제작사에서 롤러코스터 타이쿤 오마쥬를 표방한 '파키텍트'의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해서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얼마 안 있어 롤러코스터 타이쿤 3의 제작사였던 프론티어 디벨롭먼트에서 '플래닛 코스터' 개발을 발표했다.
당장 롤러코스터 타이쿤 이름 떼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처참했던 롤러코스터 타이쿤 월드(좌)와 반대로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는 인디 게임 파키텍트(우). |
세 작품 모두 어떻게든 선을 보인 지금 시점에서 정리해보면, 파키텍트와 플래닛 코스터의 승리로 결론 난 상태다. 난산 끝에 나온 롤러코스터 타이쿤 월드는 얼리 액세스라는 변명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의 역량 부족에서 비롯된 엄청난 버그와 처참한 퀄리티로 사실상 프랜차이즈의 생명력을 끝내버렸고, 반대로 파키텍트는 저예산의 한계에도 열심히 공부하고 피드백 하는 성실한 태도로 꾸준히 발전하면서 정식 발매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남은 건 이번 리뷰의 주인공인 플래닛 코스터다. 사실 파키텍트와 플래닛 코스터가 윈-윈이 가능했던 것은 둘이 추구하는 영역이 달랐기 때문이다. 파키텍트가 롤러코스터 타이쿤 1편과 2편 특유의 2D 시뮬레이션으로 돌아가고자 한다면, 플래닛 코스터는 롤러코스터 타이쿤 3에서 멈췄던 영역에서 다시 한 번 더 개척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준 게임이다. 바로 '풀 3D로 구현된 놀이공원 경영 시뮬레이션' 말이다.
"My life is just an image of a rollercoaster anyway." |
■ 일단 만들어! (부수진 마!)
플래닛 코스터의 기초는 롤러코스터 타이쿤 3에서 비롯된다. 이미 롤러코스터 타이쿤 3에서 프론티어 디벨롭먼트는 코브라 엔진을 이용해 크리스 소이어식 디자인에서 탈피해 독자적인 디자인을 구축한 바 있다. 풀 3D 그래픽에 동서남북식 방향 개념 폐지, 갈아엎은 인터페이스, 초중급식 도전 과제 세분화, 손님 분류 및 단체 손님 개념 추가, 직원 훈련, 물리 엔진 교체, 폭죽 디자인, 발전된 인공지능 등…. 롤러코스터 타이쿤 3는 이름과 시리즈 특유의 인장을 떼면 사실상 다른 게임이었다. 크리스 소이어의 게임 세계는 결국 2D에서 넘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시대의 변화를 쫓아가기 위해서는 소이어식 게임 디자인을 버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롤러코스터 타이쿤 프랜차이즈에서 자유로워진 플래닛 코스터는 훨씬 과감하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롤러코스터 타이쿤 3에서 손을 뗀 이후로도 프론티어 디벨롭먼트는 스릴빌이나 코스터 크레이지, 스크림라이드 같은 롤러코스터 소재 게임들로 애정과 실력을 갈고 닦고 있었는데 플래닛 코스터는 그 긴 시간 동안 갈고 닦은 노력이 총출동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일단 12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하지 않게 그래픽 부문에서 엄청나게 발전했다. 3편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3등신 인물은 본격적으로 8등신으로 변해 감정 표현과 모션이 풍부해졌으며, 놀이기구와 상점을 비롯한 인공물부터 지형이나 나무 같은 자연물 까지 각종 디자인 역시 유려하게 세공되어 있다. 후술할 복셀 엔진을 이용한 지형 그래픽도 뛰어나다. 카툰풍 그래픽과 현실의 디테일 사이에서 접점을 잘 찾아낸 데다 텍스처나 광원 효과도 뛰어난 편이다. 때문에 손님 시점으로 완성된 공원을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금방 갈 정도다. 물론 프레임 드랍 등 사양을 타는 부분이 꽤 있긴 하지만, 장르 특성상 유려함과 방대함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모두가 만족할 정도로 최적화하기 까다롭기에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세부 묘사가 굉장해서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눈 호강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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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이 게임의 컬러리스트를 칭찬하고 싶다. 올해 나온 게임들 중에서 색감을 제일 잘 뽑아낸 게임이라 생각한다. (공원 및 건물 출처: Silvarret, Brad) |
인디 게임 디자이너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인디 게임'의 사운드트랙을 담당한 캐나다 인디 록 뮤지션 짐 거스리와 JJ 입센의 사운드트랙도 뛰어나다. '테어어웨이'나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처럼 포크트로니카 풍 사운드트랙을 생각하면 좋다. 주제가 격인 'The Light in Us All'의 귀에 쏙 들어오는 코러스와 브라스, 퍼커션과 맑은 기타 스트로킹이나 'Sink Cat'의 가벼운 보사노바 리듬 위에 펼쳐지는 어쿠스틱 기타와 현악 세션의 조화는 따로 감상해도 매력적이다. 전반적으로 산들바람처럼 산뜻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이며 존 브라이온나 배들리 드로운 보이즈 같은 포크와 팝, 일렉트로닉의 융합을 추구하는 뮤지션들을 떠올리게 한다.
게임 디자인을 살펴보면 먼저 트랙 설계 유저 인터페이스의 디자인이 크게 바뀌었다. 트랙 설치가 트랙이 놓인 자리를 클릭하는 것으로 가능해졌고 트랙 높낮이, 커브, 트랙 길이, 뱅킹 설정 버튼을 트랙이 놓일 자리에다가 배치하게 되는 등 상당히 직관적으로 작업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렇게 완성한 트랙의 실시간 수치 및 수치 변화를 트랙 위 계조로 표현해 어느 트랙에서 수치가 올라가는지 바로 알아볼 수 있게 한 '히트 미터' 기능이나 지나치게 격렬한 트랙을 부드럽게 수정할 수 있는 스무드 기능이 추가되어 롤러코스터 및 트랙 놀이기구 설계에 편의성을 더했다. 다만 운송 놀이기구 트랙은 롤러코스터랑 달리 만들 수 있는 최소 커브가 지나치게 커서 만들기 까다롭다.
트랙 설계 부분이 완전히 달라졌다. |
그러나 플래닛 코스터로 오면서 가장 크게 변한 부분은 바로 지형 개념이다. 롤러코스터 타이쿤 3은 풀 3D로 넘어오긴 했지만 1,2편식 정사각형 타일 개념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하지만 플래닛 코스터은 (도트 픽셀을 3차원 형태로 구현한) 복셀 엔진을 이용해 온갖 조형이 가능한데다, 정사각형 타일 개념을 폐기했다. 건설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지형 타일' 개념이라는 걸 생각하면 게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뀐 셈이다.
롤러코스터 타이쿤 3의 지형 툴은 은근히 까다로운 부분이 있는데다, 정사각형 타일 개념 때문에 기껏 원하는 지형을 만들어도 정렬된 인상을 지우기 힘들었다. 하지만 플래닛 코스터에선 그런 작위성과 까다로움이 사라졌다. 마우스를 클릭해 원하는 방향으로 드래그 하는 것으로 터널을 만들거나 언덕 나아가 산, 호수를 쉽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복셀을 이용한 지형 만들기가 상당히 직관적이다. 조금만 익숙해지면 온갖 조형이 가능해질 정도. |
지형 툴뿐만 아니라 놀이기구와 상점/편의 시설, 도로, 조형물 설치 방식도 많이 달라졌다. 먼저 도로를 비롯한 조형물을 그리드 없이 유연하게 놓을 수 있게 되었다. 도로는 클릭과 드래그로 경사와 방향을 정할 수 있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오브젝트 배치에 제약이 많이 없어져 오브젝트를 겹쳐 새로운 조형물을 만들거나 도로 위에 장판 같은 걸 깔아 길처럼 보이게 한다거나 도로 한복판에 분수를 놓고 그 주변에 벤치를 놓아 쉼터를 만든다는 식의 꾸미기도 가능하게 되었다. 상점이나 화장실 같은 것도 기본 모듈만 제공하고 모듈을 감싸는 외장 디자인은 플레이어에게 맡겨서 온갖 조형의 건물을 만들 수 있다.
도로 놓는 게 자유로워졌지만 반대로 까다로워진 부분도 있는 게 흠. |
이를 위해 플래닛 코스터가 제공하는 건축/조형물 도구는 정말 한계가 없다. X·Y·Z 축 회전 및 이동(단 일부 조형물은 회전이 불가능)부터 시작해 색 지정 같은 겉모양 설정부터 연기 및 분수 같은 특수 효과의 지속 시간 지정 및 트랙에 동기화시키기, 완성한 건물을 한 세트로 저장하기 같은 상호작용 및 전체적인 관리까지 다양하다. 플래닛 코스터는 롤러코스터 타이쿤 시리즈는 물론이고 건설/경영 시뮬레이션 장르 전체를 통틀어서도 보기 드물 정도로 막강한 도구들을 가지고 공원의 미관을 훨씬 현실적이고 실감나게 꾸미는 것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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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도구와 관리 툴이 강력하기 때문에 제대로 달려들면 엄청난 퀄리티의 건물과 조형물을 뽑아낼 수 있다. (공원 및 건물 출처: Silvarret) |
다만 플래닛 코스터의 이런 무지막지한 자유도는 맹점을 안고 있다. 한마디로 자유도가 지나치게 높은 나머지 게임을 처음 플레이하는 초보자들은 적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젠 기본 모듈을 감싸는 건물 설계가 필요해진 상황인데 설계 과정을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 그지없다. 심지어 막막함 역시 주어진 조각들을 어떻게 정확하게 배치할 것인가 같은 기초적인 고민부터 시작해 '어떤 조합으로 꾸며야 멋있게 꾸밀 수 있을까'라는 미적 센스를 요구하는 문제까지 다양하다. 어찌 보면 자유도 대신 편의성을 희생한 셈이다. 멋진 공원들에 반해 무턱대고 시작했다가는 좌절감을 맛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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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많이 해야 하긴 하지만 그래도 완벽하게 터득하면 이런 것도 만들 수 있다. |
■ 그리고 운영한 뒤,
먼저 이전까지는 독립된 인터페이스였던 재정/손님/직원/마케팅/연구 같은 공원 관리 툴을 '공원 관리'라는 이름으로 모두 통합했다. 통합 자체는 좋은 아이디어였고 유저 인터페이스 디자인 자체는 깔끔하다. 다만 3편과 달리 창이 고정되어 있고 유기적이지 못해서 번거로운 부분이 있다. 특히 직원 관리 탭은 다뤄야 할 부분들이 따로따로여서 불편하다. 적어도 '관리 영역 설정'과 '직원이 담당할 영역 설정'은 중복을 감수하더라도 붙여놓을 필요가 있었다.
기본적으로 플래닛 코스터의 공원/놀이기구 운영은 롤러코스터 타이쿤 3에서 확립된 틀을 승계하고 있지만 관리해야 할 세부 부분이 많이 늘어났다. 일단 공원 관리는 많이 변하지 않았다. 변한 부분을 짚어보자면 공원 개장/폐장 시간 개념이 도입되었으며, 연구 개발 같은 경우 시간과 자금이 허락한다면 복수의 연구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대출 시스템은 원금 일부 상환이 불가능해진 대신 좀 더 현실적인 할부 납금으로 변했다.
직원들을 개돼지처럼 마구 혹사시키면 금세 그만두니 주의. |
전반적인 관리 내역을 개요로 보기 좋게 정리한 건 좋으나 창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건 단점. |
반면 직원 관리는 상당히 많이 변했다. 상점 직원이 드디어 관리 대상이 되었으며 진급 시스템 역시 한 번 진급 하면 일정 기간이 지나야 다시 진급할 수 있도록 제약이 걸렸다. 활동 가능한 직원 담당 구역을 지정해주는 방식도 마우스 드래그로 오브젝트 및 건물을 영역 선택해 저장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담당 구역 관리 자체는 전작보다 직관적으로 변했지만 미화원처럼 구석구석 돌아다녀야 하는 유형의 직원들에겐 어울리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건물과 조형물로 담당 구역을 정하는 시스템은 수리공에겐 괜찮지만 미화원에겐 다소 안 맞는 느낌이 있다. |
손님 관리 부분은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많은 혜택을 입었다. 단적으로 롤러코스터 타이쿤 시리즈에서 운송 시설은 말만 운송 시설이지 소이어의 인공지능 프로그래밍 실력 한계로 인해 사실상 얌전한 놀이기구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플래닛 코스터의 손님들은 운송 시설을 진짜로 이동 수단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활용도가 상당히 올라갔다. 손님 범주도 세분화되어 10대 손님이 새로이 추가되었으며, 이에 따른 마케팅 개념 역시 세분화되었다. 여기다가 특정 표를 구입하면 빠른 놀이기구 입장이 가능한 프라이어리티 패스 개념이 추가되었다.
이번 작품에서의 손님들의 인공지능은 소이어 시절에 비하면 많이 향상되었다. (공원 출처: Funrir Woulfe) |
놀이기구 관리엔 크게 운행 시퀀스랑 내구도 시스템이 추가되었다. 먼저 운행 시퀀스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바이킹이나 회전목마 같은 일반적인 놀이기구도 어떻게 운행할지 세세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으로 놀이기구 내구도 시스템과 부품 교체 기능이 추가되어 현재 내구도를 쉽게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사용자 음악을 넣는 과정도 3편보다 훨씬 간편해졌다.
게임 구성을 살펴보자면 샌드박스 모드와 시나리오 모드인 캐리어 모드는 여전히 건재하다. 일단 캐리어 모드는 롤러코스터 타이쿤 3처럼 시나리오 내 초중급식 도전과제를 고수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도전과제는 어렵진 않다. 시간 제한이 걸린 도전과제는 거의 없다시피 하고 실패 조건도 없기에 부담 없이 깰 수 있지만 반대로 1, 2편식의 하드코어한 플레이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특이점으로는 롤러코스터 타이쿤 3와 시나리오 세 개를 한 묶음으로 해서 그 묶음에다 특정 콘셉트와 그 콘셉트에 맞는 캐릭터를 부여하고 있는데, 괜찮은 시도였다고 본다. 캐리어 모드와 샌드박스 모드 이외엔 목표와 제약을 추가한 챌린지 모드도 새로 추가되었다. 샌드박스의 넓은 땅과 캐리어 모드의 목표 의식 모두 필요한 플레이어에겐 괜찮은 모드다.
아쉬운 점도 있다. 전작과 달리 지하를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어서 지상 시점에서 지하에 도로나 놀이기구 만들기 까다로운 구석이 있다. 입장/퇴장 과정에 문제가 있어 대기줄 설치나 대기 시간 설정을 잘못하면 손님이 제대로 타기도 전에 놀이기구가 시작하는 등 패치로 개선해야 할 부분도 보인다.
롤러코스터 타이쿤 시리즈 전통의 트랙 디자인 모드와 건물 디자인 모드가 지원되지 않는다는 점도 아쉽다. 이 외에도 자세히 뜯어보며 DLC나 확장팩을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도 보이는데 시리즈 전통의 날씨 개념이 등장하지 않으며, 부동산을 확장할 수 없다거나 다양한 특성의 놀이기루를 갖춘 롤러코스터와 달리 얌전한 놀이기구(시리즈 전통의 귀신의 집이 등장하지 않는다!) 등 운송 수단과 트랙 놀이기구는 가짓수가 부족한 편이다.
3편이 그랬듯 캐리어 모드 자체는 빡빡한 구석은 없다. |
트랙 디자인 모드나 전작에 있었던 요소들이 빠진 게 눈에 보여 아쉽다. |
■ 어이 너, 공유해라!
롤러코스터 타이쿤 시리즈가 추종자를 끌어 모을 수 있었던 큰 이유는 바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유저 제작 콘텐츠 공유 문화였다. 심 시리즈 팬덤이 그랬듯이 롤러코스터 타이쿤은 인터넷 커뮤니티 바람과 게임 장르가 맞물려 잠재된 매력을 폭발시켰던 게임이었다. 롤러코스터 타이쿤을 좋아하던 사람들이라면 한국에도 무수히 널려 있던 자작 공원과 건물, 롤러코스터 설계도를 올리는 사이트들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롤러코스터 타이쿤 3로 그 열기를 체험했던 프론티어 디벨롭먼트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힘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테어어웨이가 그랬듯이 플래닛 코스터는 게임 제작사가 유저 제작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공식적으로 장려하는 게임이다. 다만 플래닛 코스터는 스팀 창작마당을 통한 유저 제작 콘텐츠 교류가 게임 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테어어웨이보다 훨씬 체감 효과가 크다.
이 스팀 창작마당을 통해 개인이 만든 시나리오부터 시작해 롤러코스터를 비롯해 다양한 오브젝트 청사진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프론티어 디벨롭먼트는 한술 더 떠 훌륭한 청사진을 만들어내는 개인 개발자를 게임 시작 화면에 우수 창작자(Featured Creator)라는 개념으로 우대하고 있다. 이쯤 되면 인터넷 커뮤니티라 할 수 있는데, 실제로 게임 내에서 개인 아바타를 만드는 등 커뮤니티적인 요소도 함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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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서 괜히 Create, Manage, "Share"를 강조했던 게 아니었던 셈. |
창작마당 연동은 플래닛 코스터가 가진 맹점을 보완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상술했듯이 플래닛 코스터는 초보자에게 친절한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이 스팀 창작마당 연동을 통해 마음에 드는 디자인 청사진을 가져와 건축 도구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들도 쉽게 공원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청사진에 없는 원하는 건물이나 조형물을 직접 만들고 싶다면 결국 도구를 익혀야 한다는 근본적인 단점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이 기능이 진입장벽을 확 낮추는 데 성공했다.
형광등 100개를 켜 놓은 듯 한 게임의 아우라에 그만…. |
또한 플래닛 코스터 자체가 "공유하라" 라는 정신에 충실한 게임이다. 알파 시절부터 따라온 유저들이라면 알겠지만 플래닛 코스터 제작진은 상당히 유저 친화적이었다. 그들은 게임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SNS와 포럼을 통해 자신들이 뭘 만들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공유했고, 유저들이 내놓은 의견을 반영하는 데 충실했다. 그 결과 플래닛 코스터는 유저들의 말을 귀담아 듣는 성실한 이미지를 얻게 되었다(이는 앞서 언급한 파키텍트도 비슷하다). 롤러코스터 타이쿤 월드가 유저들이 원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하고, '정말 간절히 바라면 전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고 믿다가 시리즈의 혼이 비정상이 되어버린 것과 대조된다.
이러려고 롤러코스터 타이쿤 월드 만들었나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로워…. |
고심 끝에 롤러코스터 타이쿤 프랜차이즈 해체하기로. |
■ 프론티어 디벨롭먼트: 헤헤헤. 너한테 기대가 크구나
플래닛 코스터는 '시티즈: 스카이라인'에 이어 다소 잠잠했던 건설/경영 시뮬레이션 장르에 등장한 구세주 같은 게임이다. 권장 사양이 높고 개선해야 할 결점들이 있지만, 프론티어 디벨롭먼트는 플래닛 코스터라는 타이틀을 통해 무지막지한 자유도와 안정된 게임 디자인, 깔끔한 모양새로 자신들이 장르 전문가라는 것을 입증했다. 롤러코스터 타이쿤 시리즈를 떠난 게 오히려 제작진에게는 이득이 된 셈이다. 프론티어 디벨롭먼트는 꽤 어려운 과제를 해냈고 마땅히 칭찬받아야 한다. 플래닛 코스터는 그 점에서 올해의 게임 리스트 한 구석에 오를 만한 자격이 있다.
다만 한 가지 불안한 점이 있다면, 프론티어 디벨롭먼트는 이미 '엘리트: 데인저러스'를 통해 체계적인 계획과 투명한 정보 공개로 호감을 얻고 기틀도 잘 만들어놓았지만 사후 콘텐츠 개발 실패와 운영 미숙으로 게임을 반쯤 사장시킨 전력이 있다. 아직 사후 관리에서 미숙한 부분이 많은 회사인데, 그때 저지른 실수들이 플래닛 코스터에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잘해왔지만 앞으로 사후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편집 이상원 기자 petlabor@ruliweb.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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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기 브릴리언트 파크 인 줄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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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기 ㅂㄹㄹㅋ 파크
(IP보기클릭)175.223.***.***
아마기가...아냐?
(IP보기클릭)121.64.***.***
롤코를 1부터 쭉 해온 유저로서 롤코 월드가 똥망했다는 사실은 정말 슬프기 그지 없었습니다. 마치 어렸을적 함께 모래성을 쌓고 지내던 친구가 어느날 소식을 들으니 암 말기에 걸려 죽게 생겼다는 소식을 들은거같은 기분이였죠. 아니야! 아직 초기버전이니 개선의 여지가 있어! 라고 맘대로 생각해도 게임의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갔습니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롤코는 망했다는걸 인정할수밖에 없었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플래닛 코스터는 저에게 있어서 상당히 기대작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어렸을적 친구와 함께 놀았던 추억과 기분을 100% 되살릴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그걸로 위안삼아 재미있게 즐길수 있겠죠.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르고요! 전역한 다음에 반드시 사서 해야겠습니다. 전역후 즐길 게임의 목록이 또 하나 늘어난다는건 매우 기쁜 일입니다.
(IP보기클릭)14.51.***.***
플코 진짜 갓입니다. 최고에요. 다만 옵션에서 인터페이스 크기 300% 늘린 뒤 확인 누르면 노답이 되니까 조심 ㅋㅋ 왜 노답이냐면... 재설치를 해도, 폴더 다 지우고 재설치 해도, 인터페이스 300% 가 유지되서 ㅋㅋㅋ 아무것도 못함 ㅠ 듀얼모니터가 아니면 복구 불가능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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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코를 1부터 쭉 해온 유저로서 롤코 월드가 똥망했다는 사실은 정말 슬프기 그지 없었습니다. 마치 어렸을적 함께 모래성을 쌓고 지내던 친구가 어느날 소식을 들으니 암 말기에 걸려 죽게 생겼다는 소식을 들은거같은 기분이였죠. 아니야! 아직 초기버전이니 개선의 여지가 있어! 라고 맘대로 생각해도 게임의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갔습니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롤코는 망했다는걸 인정할수밖에 없었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플래닛 코스터는 저에게 있어서 상당히 기대작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어렸을적 친구와 함께 놀았던 추억과 기분을 100% 되살릴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그걸로 위안삼아 재미있게 즐길수 있겠죠.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르고요! 전역한 다음에 반드시 사서 해야겠습니다. 전역후 즐길 게임의 목록이 또 하나 늘어난다는건 매우 기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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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메이지 사토리
플코 진짜 갓입니다. 최고에요. 다만 옵션에서 인터페이스 크기 300% 늘린 뒤 확인 누르면 노답이 되니까 조심 ㅋㅋ 왜 노답이냐면... 재설치를 해도, 폴더 다 지우고 재설치 해도, 인터페이스 300% 가 유지되서 ㅋㅋㅋ 아무것도 못함 ㅠ 듀얼모니터가 아니면 복구 불가능 ㄷ | 16.11.23 01: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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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유저인포 아래에 저장된 정보가 있어서 그래요. 숨김 폴더라 나오지도 않고.. 그부분만 삭제하면 정상적으로 될거에요. (레지스트리에 저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미련한 짓은 안했을 듯) | 16.11.25 16: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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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가 정말 찰져서 ㅊㅊ | 16.11.28 09: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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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롤코 1떄부터 하던사람입니다 롤코 3하다가 자괴감을 느끼고 괴로워서 그만둿는데 이번 플코는 넘나혜자스럽더라구요 하마터면 지를뻔... 나중에 할인들가면 사려구하네여 | 16.12.03 22: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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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앤화이트 후속작, 아니면 플코처럼 계승작 나왔으면 ㅠㅠㅠㅠㅠㅠㅠ 엉엉... 블랙앤화이트 날 가져요 엉엉 | 16.11.23 01: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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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기 ㅂㄹㄹㅋ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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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려고 플래닛 코스터 샀나 자괴감 들어... | 16.11.27 16: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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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구 에디션은 아바타 모자 하나랑 디지털 스케치북, 사운드 트랙 추가가 전부라서 일반 게이머들에겐 매리트가 없을텐데...정 구하고 싶다면 나중에 제작사에서 내놓을때까지 기다리거나 G2A같은 리셀러 사이트에서 구하는 방법밖에 없을것 같네요 | 16.11.23 21: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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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하긴 그렇긴해요. 디럭스 에디션같은 개념인데 구성물은 그닥 엄청 메리트가 있진 않죠.. 아직까지는 파는곳이 없으니 천천히 여유있게 생각해봐야겠네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16.11.23 21: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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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기 브릴리언트 파크 인 줄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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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생각했습니닼ㅋㅋㅋㅋ | 16.11.25 14: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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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기가...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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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afe.naver.com/rollco3/23027 한글패치 베타 나왔어요 ㄷㄷㄷㄷ 쩌.. 쩔어.. | 16.11.28 17: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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