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바일 게임의 발전은 무서울 지경이다. 휴대용 게임기의 퀄리티를 따라잡는가 싶더니 이젠 콘솔이나 PC 게임의 경계선까지 넘보고 있다. 그 와중에 넷마블의 모바일 신작 레이븐이 출시되었다. 레이븐은 출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게임인 데다 스스로 '블록버스터'라는 수식어를 달고 나온 작품인 만큼, 이 게임을 통해 현재 모바일 RPG의 발전상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시원하고 박진감 넘치는 비주얼
레이븐은 임팩트 넘치는 비주얼로 초반부터 게이머를 사로잡는다. 대부분의 모바일 게이머들은 게임을 시작함과 동시에 눈이 호강하는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요즘 쉽게 접할 수 있는 '콘솔 급의 그래픽'이란 어구는 레이븐을 나타내는데 딱 맞는 말이다.
레이븐이 자랑하는 다양한 보스 몬스터의 모습. |
화려한 영상미가 플레이어의 눈을 사로잡는 레이븐의 액션 씬. |
레이븐은 3D 그래픽 자체도 높은 수준을 자랑하지만, 더 큰 비주얼적인 장점은 밝고 화사한 색감, 그리고 세련된 화면 구성에 있다. 레이븐은 인물의 형태나 동작이 뚜렷하게 보이도록 시점을 맞춰 박진감을 극대화하였고 카메라 떨림 등의 멋진 연출을 더하고 캐릭터의 동작이나 이펙트에서도 파워가 넘쳐 그 호쾌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레이븐에서 제공하는 세 가지 카메라 시점 중 근거리 카메라와 원거리 카메라. |
얼핏 PC 온라인 게임을 보는 듯한 3D 그래픽의 퀄리티. |
QHD 등의 초고해상도 기기를 가졌다면 레이븐을 플레이해봐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다른 작업을 할 때는 굉장히 좋지만 3D 게임을 할 때는 심각한 프레임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3D 모바일 게임은 AP의 성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해당 기기의 최대 해상도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갤럭시탭 프로 8.4(2560 X 1600)에서 프레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실망한 게임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반면 레이븐은 최대 해상도를 제한하여 쓸데없는 AP 성능의 낭비를 줄이고 초고해상도 기기에서도 원활한 프레임이 나오도록 했다. 이것은 대단한 장점이다. 조그만 화면에 2560 X 1600의 해상도를 1900 X 1200으로 낮추는 건 별로 두드러지지 않지만 초당 프레임이 30에서 60으로 증가하는 것은 게임의 느낌까지 확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갤럭시탭 프로 8.4에서 레이븐은 비슷한 게임인 블레이드, 태극팬더보다 훨씬 움직임이 부드럽고 역동적이다. 각 게임의 스샷을 비교해보면 레이븐만 최대 해상도에 제한을 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비슷한 장르의 다른 게임에서 같은 크기의 영역을 떼어내어 3D 해상도를 비교해 보자. |
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레이븐만 계단현상이 두드러지고 다른 세 게임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
컷 씬의 적절한 활용도 레이븐만의 비주얼적 장점이다. 레이븐은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패키지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컷 씬을 간간이 보여주며 플레이어의 눈을 즐겁게 한다. 비록 그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모바일 게임에서 리얼 타임 3D 컷 씬을 도입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PS2 게임을 즐기는 듯한 레이븐의 이벤트 연출. |
■ 직접 조작을 지향하는 레이븐의 전투
최근의 모바일 RPG, 특히 온라인 게임은 자동 전투 기능이 대부분 탑재되어 있다. 조작이 까다로운 모바일 기기의 특성상 자동 전투 기능의 탑재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자동 전투 기능이 너무나 출중한 나머지 플레이어의 개입이 전혀 필요 없다면 어떨까? 그건 이미 사람이 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이 게임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무리 편한 게 좋다지만 최소한 자동 전투와 수동 전투에 어느 정도 차이점은 두어야 한다.
결투장을 비롯한 거의 모든 모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동 전투 기능. |
그런 점에서 레이븐은 추천할 만한 게임이다. 레이븐은 자동 전투 기능을 탑재하되, 수동 조작과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자동 전투는 평타만 구사할 뿐 스킬은 사용하지 못한다. 만약 스킬까지 자동으로 쓰고 싶다면 2500의 골드를 추가로 내야 한다. 다만 이 시스템은 블레이드 등 기존 모바일 게임에도 있었기 때문에 딱히 놀랍지는 않다.
스킬을 자동으로 사용하는데 돈을 내라고 할 줄이야~~!! |
레이븐만의 독보적인 특징이라면 '회피'와 '스킬 캔슬'이 전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 두 기술은 타이밍이 생명인데, A.I는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자동 전투와 수동 전투는 이미 적지 않은 차이가 생긴다. 게다가 레이븐은 블레이드와 마찬가지로 마나의 개념이 없어서 스킬을 난사하면서 쿨타임이 돌아올 때까지 도망만 다녀도 엄청나게 유리한 전투를 펼칠 수 있다. A.I.는 그런 꼼수를 구사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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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븐의 대표적인 전투 시스템인 스킬 캔슬로 보스의 스킬을 무력화 시키는 장면. |
■ 아이템 파밍의 재미는 어디로?
RPG의 가장 큰 재미는 캐릭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키우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레이븐은 아이템의 종류도 비교적 적을 뿐 아니라 좋은 아이템이 나올 확률은 더더욱 낮으며 게다가 캐릭터 성장과 관련된 다른 특별한 시스템이 전혀 없다.
비교적 단출하게 구성된 레이븐의 메인 메뉴. |
레이븐에서는 캐릭터 능력을 올리는 시스템이 장비 하나뿐이다. 덕분에 아이템의 종류도 적어졌고 캐릭터 육성 전략의 폭도 좁아져 버렸다. 결국, 이 게임에서 캐릭터를 키우는 방법은 장비와 돈을 모으는 것뿐인데 문제는 좋은 장비 획득 기회가 적어서 엄청난 반복 사냥을 하지 않으면 창의성을 발휘할 여지도 많지 않다는 것이다.
예컨대, 레이븐은 모든 방어구가 세트 아이템으로 만들어져 있고 스킬도 무기에 따라 달라지는 등 플레이어에 따라 여러 색다른 방향을 추구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추구하는 스타일에 따라 자신의 캐릭터를 특화하는 것은 무척 재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도 막대한 반복 전투를 통해 고급 재료가 많이 갖추어졌을 때나 가능하다.
등급에 상관 없이 모든 방어구가 세트 아이템으로 구성 되어 있는 것이 특이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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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에 의해 바뀌게 되는 캐릭터의 공격 스킬. |
■ 그래도 보상은 많다
일반적인 던전에서 얻는 아이템은 한숨이 나올 정도지만 대신 레이븐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임무와 업적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였다. 단순히 업적만 따져도 그냥 업적과 기간 업적 두 가지로 나뉘어 있을 정도니 레이븐이 얼마나 보상에 관대한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임무와 업적은 유저 이탈에도 절대적 역할을 한다. 레이븐은 캐릭터 성장 시스템이 단순하고 던전 아이템 파밍의 효율이 낮기에 단순 반복적 전투만 하다가는 쉽게 지겨워질 수 있다. 이때 임무와 업적은 플레이어가 목표의식을 가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다만 기본적인 보상 시스템이 블레이드와 너무 닮은 게 흠이라면 흠일까.
다단계 보상으로 플레이어를 유혹하는 게임 시스템. |
■ 레이븐의 멀티 플레이 요소
레이븐은 TPS 비슷한 시점으로 진행되는 레이드 모드와 2.5D 액션 게임 스타일로 펼쳐지는 길드전 등 파격적인 형태의 팀 플레이 모드를 제공하는 게임이다. 그런데 외견상 화끈한 멀티 플레이의 매력이 폭발할 것 같은 이 모드들은 알고 보면 모두 단순한 싱글 플레이 모드다. 레이드에 참가하는 파티원은 모두 CPU가 조정하는 봇이고 길드전은 아예 플레이어마저 A.I. 전투로 이루어진다. 드디어 모바일 게임에서도 혁신적인 멀티 플레이를 즐길 수 있나 했더니 결국 신기루였다.
던전을 클리어할 때 랜덤으로 등장하는 레이드 모드. |
9 대 9의 대규모 태그 매치로 진행되는 길드전. |
그렇다면 레이븐에서 멀티 플레이 모드는 PVP 즉, 결투장 하나뿐일까? 결투장의 상대 플레이어는 회피기를 구사하거나 도망을 치는 등 자동 전투의 A.I.와는 확실히 다른 움직임을 보여준다. 얼핏 보면 영락없는 실제 사람의 플레이다. 하지만 확인 결과 결투장 상대 역시 A.I.였다. A.I.가 아니었다면 자동 전투만으로 무려 40연승 이상을 거두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고 상대방을 대기실에서 30분 이상 기다리게 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마치 실시간 온라인 PVP인 것처럼 교묘하게 포장해 놓은 결투장 모드. |
결론적으로 레이븐은 멀티 플레이 모드를 단 하나도 탑재하지 않았다. 최근 출시된 모바일 RPG가 거의 PC 온라인 게임 급의 실시간 멀티 플레이 모드를 지향하고 있음을 볼 때 레이븐의 이와 같은 역 행보는 실망스럽다.
레이븐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었지만 다양한 멀티 플레이 모드를 자랑하는 태극팬더. |
■ 바람직한 부분 유료화 게임
레이븐은 현금을 쓰지 않더라도 플레이에 큰 장애물은 없다. 주요 콘텐츠는 저랩부터 제한이 없으며 던전 역시 비슷한 형태가 반복될 뿐 레벨이 바뀐다고 그 내용까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일정 이상의 레벨과 스펙이 있어야만 즐길 수 있는 것은 메인 스토리모드인 '왕국' 뿐이다.
부분 유료 게임의 가장 큰 장애물인 스태미나(이 게임에서는 행동력이라고 한다) 또한 레이븐에서는 별로 지장을 주지 않는다. 레벨 20까지 키우면서 행동력이 모자라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으며 오히려 행동력이 넘쳐나 어떻게 써야 할지가 더 고민이었다. 물론 던전 난이도가 높아질 수록 행동력 소모량도 많아지지만 틈틈이 게임을 즐기는 일반적인 모바일 게이머라면 시간 제한 때문에 애로사항을 겪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결정적으로 이 게임은 게임 진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장비를 무료로 제공한다. 그냥 대충 하다가 접을 생각이었어도 어느 순간 쓸만한 아이템이 보상으로 등장하면 자신도 모르게 계속 플레이하게 된다. 물론 과금을 유도하는 요소도 있다. 그런데 그 방법이 모두 간접적인 것에 불과하다. 예컨대 랭커들의 장비를 보게 해서 목표의식을 생기게 한다거나 길드전의 패배를 통해 경쟁심을 촉발하는 것 등등. 사실상 이 게임에서 인 앱 결제는 자기만족을 위한 투자일뿐 반강제적인 필수사항이라 보기는 힘들다.
■ 리뷰를 마치며
따져보면 레이븐의 장비 시스템은 CCG와 거의 흡사하다. 카드의 내용이 캐릭터에서 무기와 장비로 바뀌기는 했지만, 획득, 성장, 합체, 진화 등의 기본 시스템은 판박이다. 다른 관점에서는 레이븐을 장비 카드 게임에 3D 액션이 부가된 게임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는 것이다.
점점 자신의 카드(착용 장비)가 업그레이드되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 |
그렇다면 지금까지 거론한 단점도 이해가 된다. 카드 수집에 목숨을 건 게임이라면 카드 외에 잡다한 서브 시스템이나 여러 아이템이 있을 필요도 없고 또 굳이 멀티 플레이 모드가 존재할 필요도 없다. 어디까지나 게임의 목적은 좋은 카드 덱을 구성하는 것일 뿐 나머지 요소는 수단에 불과하다. 단지 레이븐은 그 수단의 퀄리티가 너무 높은 나머지 '부'에 해당하는 것이 '주'로 보였을 뿐이다.
레이븐은 온라인 액션 RPG로써 몇몇 한계를 지니고 있는 데다 시스템에서 기존 게임을 그대로 베낀 듯한 부분도 있지만, 모바일 게임이라는 기준을 두고 평가했을 때 월등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적어도 한 번쯤 내려받을 가치는 충분한 작품이다.
CCG에서 최고의 카드를 얻는 궁극의 방법인 상점 뽑기(가챠). |
상점 뽑기에서 전설 방어구가 나온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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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전투 는 정말 게임역사상 최악입니다 엔딩없는 게임이 마구잡이로 발매되는 지금 대한민국 게임사중 지금이 암흑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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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보통 과정[스토리]이나 컨트롤, 머리써서 돌파구를 찾아내는거 아니었나요? 자동으로 돌아가면 벽걸이 시계랑 다른게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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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암흑기 x 지금도 암흑기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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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검은, 공격력과 공격속도가 높아, 참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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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인간들이 너무 많아서 혀를 내두르게 하네요. 앵그리버드, 식물 대 좀비, 최근에 나온 하스스톤까지... 자동 뭐???? 에라이 ㅂㅅ들아! 그딴거 없어도 게임만 제대로 만들면 꿀잼에 대박치는거임. 순 죄다 카피켓으로 비슷한거나 양산해대고 아이디어도 개뿔도 없으면서 한국 허접 MMO하면서 지들이 꿀잼이라며 했던거나 양산해내니 그따구지.. 어이구..ㅉㅉㅉ 심지어 프로라면 재미를 느껴도 그 사이의 과정을 캐내서 더 완성도 높고 본질적인 문제를 없애야 하는데.. 이놈들은 대부분 일류 제작자가 만든 전체는 못보고 지가 몹 잡는 그 순간이 너무 재밌던것만 기억하고 무뇌같이 무한 사냥 시스템만 파고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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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보통 과정[스토리]이나 컨트롤, 머리써서 돌파구를 찾아내는거 아니었나요? 자동으로 돌아가면 벽걸이 시계랑 다른게 뭔가요? | 15.04.18 11: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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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암흑기 x 지금도 암흑기 o | 15.04.18 12: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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