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제법 주변에서 많이 들리는 단어가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가상현실(VR)'은 그리 가깝게 느껴지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가상현실과 게임과의 결합은 더욱 멀게 느껴집니다. 짧은 시간 독특한 체험을 하기엔 괜찮아 보이지만 쾌적하게 오랜 시간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실용화의 단계는 앞으로도 한참 먼 미래의 이야기이며, 흥미로운 기술이지만 게임이라는 콘텐츠에서는 가상현실 기술이 대세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게 불안해 보이고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 할 수 있는 가상현실 게임 개발에 한발 먼저 도전한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개발해온 인피니티 워드 출신 한국인 개발자가 만든 개발사인 리로드 스튜디오입니다. 가상현실 플랫폼의 비전을 믿고 새롭게 회사를 차려 남들보다 빨리 가상현실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오태훈 대표와 제임스 정 대표는 앞으로 게임 산업 전체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성장 동력으로 가상현실 기술을 꼽았으며,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던 매력적인 기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루리웹은 지난 10월 한국을 방문한 오태훈 대표와 제임스 정 대표를 만나 가상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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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로드 스튜디오의 오태훈 대표(좌)와 제임스 정 대표(우). |
루리웹 : 안녕하세요, 먼저 새롭게 회사를 만드신 것 축하드립니다.
제임스 정 대표 : 감사합니다. 개발자들끼리 모이면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회사를 차리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합니다. 어떻게 보면 개발자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10년 이상 일해온 회사에서 나와 새롭게 도전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오태훈 대표는 인피니티 워드에서 10년 이상 근무했었고, 저는 콜 오브 듀티 1편 출시 후 입사했습니다. 당시에 팀원이 22명 정도였습니다. 오태훈 대표와 함께 액티비전에서 콜 오브 듀티 2편 개발에 참여한 후 저는 액티비전에서 퇴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회사에 들어가서 미술 감독도 하고 증강현실(AR) 게임 개발에도 참여했습니다. 또 다른 회사에서는 마케팅 쪽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초에는 오큘러스 코리아를 도와 콘텐츠를 찾는 컨설팅 일을 하면서 가상현실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루리웹 : 이번에는 어떤 일로 한국을 방문하게 되셨나요.
오태훈 대표 : 서강대학교에서 교수 위촉을 받아서 가상현실에 대해서 강연을 진행하고 학생들과도 가상현실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프로젝트 점검을 위해서 미국과 한국을 오가고 있으며, 한국에 있는 개발사와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한국에 왔을 때 저희 회사에 대해서 한국분들에게 소개드리고 가상현실 기술에 대해서도 말씀해드리고 싶어서 인터뷰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루리웹 : 인피니티 워드 출신의 개발자들이 만든 두 개발사가 한 곳은 '리로드', 다른 한 곳은 '리스폰'이라는 FPS 게임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를 사명으로 사용한 것이 이채롭습니다. 사명을 리로드로 정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오태훈 대표 : 의도한 것은 아니고 회사 이름을 짓다보니 우연찮게 그런 이름이 되었습니다. 개발사를 만들면서 이름을 정하는 데 꽤 고생했는데, 수많은 단어들 중에서 뭘로 정할까 하다가 기왕 새로 시작하니까 리셋, 리스타트, 그런 내용의 단어를 고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우리가 그 동안 총을 만들던 사람들이니 리로드 스튜디오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설마 그 많은 회사 중에서 리로드 스튜디오란 이름이 없을까 하고 검색해보니 진짜 그 이름으로 등록된 회사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리로드 스튜디오로 이름을 정했습니다. 인피니티 워드에서 나온 사람들이 만든 회사가 총 세 개 있는데(Respawn, Robotoki, Reload), 모두 같은 도시에 함께 있습니다. 같은 동네인데다 친한 동료들이라 가끔 점심을 같이 먹기도 하지만, 이름이 비슷한 것은 그냥 우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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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인피니티 워드 개발자들이 설립한 다른 두 회사인 리스폰 엔터테인먼트와 로보토키. |
루리웹 : 가상현실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만든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임스 정 대표 :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하거나 SCE가 모피어스를 발표하기 전부터 가상현실용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관련 업무를 했었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가상현실용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었고, 사실 지금도 가상현실용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개발하는 회사가 별로 없는 상황입니다. 서양에서도 아직까지는 가상현실이 이런 것이다 하고 짧게 보여줄 수 있는 데모 정도만 만드는 곳이 많은 편입니다.
결국 현재 가상현실용 콘텐츠에 대해서는 대규모 개발 인력이 아니라 한두 명의 소규모 개발 팀이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모바일 쪽 콘텐츠에 몰려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조금 덩치가 큰 개발사도 기존에 자신들이 개발하던 콘텐츠를 단순 포팅해서 시험삼아 돌려보는 정도입니다. 가상현실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견인할 수 있는 전용 콘텐츠는 아직 마땅히 찾아보기 힘듭니다.
지금은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하고 SCE가 모피어스를 공개하고 삼성도 가상현실 사업에 뛰어들면서 예전에 비해서 관심도는 많이 올라간 상황이지만 여전히 콘텐츠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봤을 때 새로운 플랫폼이 하나 공개되고 초창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서 콘텐츠 제공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치 않습니다. 정말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태훈 대표 : 저희들은 개발 경력이 부족한 초보도 아니고, 그동안 꾸준히 FPS 게임을 만들어온 경력이 있습니다. 게다가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40대 게임 개발자 입장에서 이런 좋은 타이밍을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희들은 가상현실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충분히 비전이 있다고 판단했고, 새롭게 회사를 구성하면서 이전 직장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도 함께 불러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루리웹 : 현재 리로드 스튜디오의 팀원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오태훈 대표 : 액티비전에서 8년 동안 콜 오브 듀티 시리즈 개발에 참여했던 프로듀서도 있고, 마찬가지로 콜 오브 듀티 시리즈에서 시니어 멀티 플레이 프로그래머와 멀티 플레이 디자이너로 근무했던 동료들도 저희 팀의 리드 프로그래머와 리드 디자이너로 합류한 상태입니다. 지금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게임은 멀티 플레이 슈터 게임이기 때문에 멀티 플레이 파트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일단 게임 플레이 자체의 핵심은 인피니티 워드 출신 개발자가 담당하고 있으며, 디즈니에서 25년 동안 근무했던 베테랑 애니메이션 디렉터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루리웹 : 그런 분들을 신생 개발사에서 모셔오긴 정말 힘드셨을 텐데요.
제임스 정 대표 : 유비가 삼고초려하던 것처럼 모셔왔습니다(웃음). 팀원 중에는 그동안 알고 지내면서 10년 가까이 계속 같이 일하고 싶어서 조르던 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희 게임에서 이펙트를 담당하는 분은 블리자드와 디즈니에서 일하던 분이신데, 이 분이 겨울왕국에서 눈 이펙트를 만들었고 개봉을 앞두고 있는 빅 히어로 6 제작에도 참여하셨는데, 빅 히어로 6 제작을 마치고 저희 팀에 합류했습니다.
오태훈 대표 : 가상현실의 비전에 대해 설득을 했고 그 분들도 새로운 플랫폼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참여하겠다고 하셨습니다.
루리웹 : 본격적인 개발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오태훈 대표 : 스튜디오의 처음 시작은 차고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올해 5월 세 명으로 시작했다가 7월 14일부터 본격적인 사무실을 차렸습니다. 그 뒤로는 현재 있는 팀원들이 하나 둘씩 채워졌습니다. 정식 개발사가 된 것은 이제 4개월인 셈이죠. 얼마 전에 새로운 사무실로 옮겼는데, 전에 있던 사무실은 에어콘도 안 나와서 선풍기 틀어놓고 열 명이 넘는 팀원들이 좁아 터지는 곳에서 땀 뻘뻘 흘리면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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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 : 공식 보도자료를 낸 후의 반응은 어땠나요.
오태훈 대표 : 리로드 스튜디오 설립 보도자료(바로가기)가 전 세계 50군데가 넘는 매체에서 기사화되었고, 정말 많은 회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플랫폼 회사에서도 축하해주기도 하고 함께 일하고 싶다고 찾아온 회사도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저희 회사 티셔츠를 만들어 입고 돌아다니니까 알아봐주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인피니티 워드 개발자 출신이라는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되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제임스 정 대표 : 높은 퀄리티를 위해서 에픽 게임즈의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하고 있는데, 새로운 엔진이다 보니 아직 성숙 단계는 아니어서 에픽 게임즈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 외에 가상현실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여러 테스트를 해오던 회사와도 협력하고 있습니다. 오태훈 대표가 말했던 것처럼 플랫폼 회사와도 계속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루리웹 : 현재 제작하고 있는 타이틀은 가상현실 전용 게임인가요.
오태훈 대표 : 가상현실 버전과 일반 버전을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해서 개발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가상현실 게임이나 데모를 만들 때는 이미 만들어놨던 콘텐츠를 가상현실 버전으로 포팅하는 방식을 사용하곤 합니다. 저희들은 그와는 반대로 처음부터 가상현실 버전을 개발하고 일반 버전으로 포팅해서 두 가지 모두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리로드 스튜디오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설립된 개발사이며, 현재 제작하고 있는 게임은 가상현실 버전을 우선시해서 제작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정 대표 : 예를 들어 기존에 발매되었던 슈터 게임을 억지로 가상현실 버전으로 만들면 실제로 플레이할 때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냥 가상현실 방식으로 구동 된다뿐이지 직접 플레이해보면 가상현실 방식에 최적화되지 않아서 답답하기도 하고 어지러움도 느껴집니다. 결국 가상현실을 체험한다 그 이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가상현실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것을 감안해서 최적화해서 만든 게임을 일반 버전으로 포팅하면 문제가 없지만, 그 반대로 개발하게 되면 플레이하기 힘들 정도로 게임이 이상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리로드 스튜디오는 단순히 가상현실용 데모를 만드는 개발사가 아니라, 제대로 된 플레이가 가능하고 재미있는 가상현실 게임을 만들기 위한 개발사입니다.
루리웹 : 발매 플랫폼은 정해진 것이 있나요?
오태훈 대표 : 저희들은 현재 모든 메이저 플랫폼에 게임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상현실 버전을 우선시하고 있지만, 일반 버전도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에 굳이 가상현실 기능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만 한정 짓지는 않습니다. PC에서부터 모바일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입니다. 그리고 현재 개발 중인 버전은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이상 없이 구동되고 있는 수준입니다.
루리웹 : 발매 형태는 패키지 방식인가요, 아니면 다운로드 전용인가요.
오태훈 대표 : 아마 다운로드 전용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미국 같은 경우는 패키지 시장이 많이 줄어든 상태이고, 그 중에서도 PC 버전은 예전에 비해 거의 전무한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콘솔 시장도 예전에 비하면 상당히 줄어들어서 패키지를 구입해서 소장한다는 개념이 많이 옅어졌습니다. 예전에는 미국 대형 마트에 가보면 한 세션이 콘솔 패키지 타이틀로 가득했었는데 말이죠.
루리웹 : 모바일 버전도 고려 중이신가요.
오태훈 대표 : 예, 지금 모바일 플랫폼으로 돌아가는 가상현실 버전도 구동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단순히 일반 버전을 스마트폰으로 포팅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가상현실 버전이 스마트폰으로 구동되게끔 개발하고 있습니다.
루리웹 : 가상현실 게임에 대해서 아직은 부정적이거나 시큰둥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분들이 많은 듯한데요.
제임스 정 대표 : 작년에 가상현실 플랫폼의 첫 버전을 사용해본 적이 있습니다. 해상도도 낮고 고스팅 현상에 고글은 투박하고 거추장스러운 등 문제가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실제 정식 판매 버전이 이 정도 수준에 머무른다면 어디까지나 재미있는 장난감에 불과하지 비전은 보이지 않는 물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올해 초 플랫폼 관계자와 만났을 때 왜 그 플랫폼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 이유를 정리해서 이야기했습니다. 단순히 가상현실이라는 요소 하나만 믿고 환상에 빠져 있는 업체라면 저도 시간 낭비하기 싫었으니까요.
해상도나 고스팅 현상 등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본체의 경량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사용하기 거추장스러우면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플랫폼 관계자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랬더니 다음날 다시 와달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비밀 유지 계약서를 쓰게 한 뒤 새로운 모델의 프로토 타입을 사용하게 해주었습니다. 직접 신형 모델을 사용했을 때 느낀 것은 이미 플랫폼 개발사는 초기 버전의 문제점을 모두 알고 있었고, 착실히 해결해나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가상현실 관련 업무를 돕기 시작했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오태훈 대표 : 현재 가상현실과 관련한 문제점은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가 아니라, 힘들지만 뛰어넘을 수 있는 허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상현실이라는 아이디어 자체가 몇 가지 불편한 문제점 때문에 포기할 산업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몇몇 문제에 관해서는 많은 해결책이 나온 상황이고, 앞으로도 문제점은 개선될 것입니다. 지금도 가상현실과 관련된 모임이나 포럼에 가보면 이와 관련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고,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생겨나는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만드는 것이 개발사의 역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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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E3 2014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았던 모피어스(좌)와 오큘러스 리프트(우). |
루리웹 : 가상현실 플랫폼을 위한 슈터 게임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태훈 대표 : 그동안 저희들이 만들어온 것이 슈터 장르이고, 가상현실이라는 요소와 결합되었을 때 가장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장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상현실이 어떤 것인지를 체감할 수 있는 장르는 그 외에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들이 만들 수 있는 게임 장르 중에서 가상현실 방식을 통해서 유저들에게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해드릴 수 있는 것은 역시 슈터 장르입니다.
지금은 많은 문제를 해결해서 오래 플레이해도 괜찮지만, 만약 가상현실 고글을 사용할수 있는 한계 시간이 5분이라고 한다면, 그 5분 동안 최고로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단순히 신기한 경험 그 이상을 넘어서 정말 재미있게 즐겨서 다시 하고 싶도록요. 그러기 위해선 기존 슈터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믹을 생각해야 하고 때로는 가상현실 게임에 불필요한 요소를 빼기도 해야죠.
루리웹 : 슈터 장르와 가상현실과의 결합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작업일 듯한데요.
오태훈 대표 : 어지럽거나 조작감이 무거운 등 슈터 장르에서는 여전히 문제가 있지만, 그 부분을 잡지 못하면 결국 아무 것도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슈터 장르 개발 경험이 없는 소규모 개발사가 해결하거나 대기업이 해결하기는 힘들 겁니다. 결국 슈터 게임을 꾸준히 만들던 사람들이 독립해서 차린 작은 개발사이기에 이러한 문제 해결에 도전하고 문제가 생기면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고 많은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끊임 없이 연구하고 실패하면서 하나의 표준을 만들어내는 것이 저희들의 목표입니다.
제임스 정 대표 : 아직은 어지러움 때문에 가상현실과 슈터 게임과의 결합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결국 콘텐츠 생산은 수요를 따라가게 됩니다. 하드웨어를 만드는 측이 콘텐츠까지 지정할 순 없어요. TV를 만드는 회사가 호러 영화가 싫으니 콘텐츠 생산자에게 호러 영화를 만들지 말라고 강요할 순 없습니다. 결국 해당 장르의 팬이 있으면 해당 콘텐츠가 개발되는 것입니다.
여전히 슈터 장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장르이고, 저희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반드시 만들 장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기왕 만들 것이라면 그동안 슈터 장르를 꾸준하게 만들어오던 저희들이 만드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동안 만들어오던 형식의 슈터 게임 스타일을 가상현실에 억지로 끌고 오려는 것은 아닙니다. 굉장히 많은 연구를 하고 있고, 새로운 조작에 대한 제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주에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두 번째 테스트를 했는데, 40~50분씩 플레이해도 어지러움을 호소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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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기술은 다양한 주변기기와의 결합도 진행되고 있다. |
슈터 게임 외에도 가상현실 기술은 여러 장르에 도전 중. |
루리웹 : 가상현실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게임에 비해 퍼포먼스도 상당히 중요한데요.
제임스 정 대표 : 최적화 작업에 집중해서 저희 게임을 모든 플랫폼에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이전 직장이었던 인피니티 워드의 철학은 퍼포먼스와 게임성이었습니다. 항상 60 프레임을 유지하고 게임도 재미있어야 했습니다. 리로드 스튜디오 역시 그 철학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되도록 많은 플랫폼에서 게임이 최적화된 형태로 돌아가도록 하고 있으며, 멀티 플레이 모드에 집중했습니다.
오태훈 대표 :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슈터 게임에서는 60 프레임만 잡으면 될 것 같은데, 가상현실 게임은 그게 끝이 아닙니다. 최소한 90 프레임은 맞춰야 어지러움을 느끼지 않고 쾌적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오큘러스 리프트의 경우 현재 개발 킷은 75 프레임이 최대 표현 프레임인데,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게임도 최적화를 거쳐서 현재 빌드로도 75 프레임까지 돌아가는 상태입니다.
제임스 정 대표 : 그런데 그 75 프레임도 90 프레임으로 돌아가는 것과 비교하면 또 느낌이 다릅니다. 결국 90 프레임은 유지해야 하는데, 최신 버전의 오큘러스는 95프레임까지 지원합니다. 게다가 입체감을 나타내기 위해 렌더링 작업을 두 번 해야 하는데, 그런 고해상도의 게임에서 90 프레임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성능이 필요합니다. 참고로, 삼성의 기어 VR 시작 모델의 해상도는 1440p부터 시작합니다.
오태훈 대표 : 저희가 리서치 과정에서 발견한 경우는, 일반 PC에서 250 프레임 이상은 표현해줘야 가상현실 버전에서는 75 프레임 정도를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만들고 있는 게임은 일반 PC 버전은 250 프레임, 가상현실 버전은 75 프레임의 퍼포먼스로 돌아가는데, 이런 프레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지금까지 FPS 게임을 만들던 것과 달리 최적화에 만전을 다해야 합니다.
루리웹 : 게임 제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오태훈 대표 : 퍼포먼스였습니다. 프레임 수치 하나로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유저 분들이 게임을 플레이할 때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는 모든 것을 퍼포먼스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게임에서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게임 자체도 재미있어야겠지요. 맵도 재미있게 구성되어야 하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 모드도 재미있어야 합니다.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퍼포먼스와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성 두 가지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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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로드 스튜디오의 멤버들. |
루리웹 : 큰 규모의 개발사는 가상현실 게임에 어느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을까요.
제임스 정 대표 : 제가 보기엔 아직까지는 크게 신경쓰지 못하고 있을 겁니다. 물론 규모가 큰 개발사에서도 내부적으로 개발킷을 받아서 작업은 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아직은 정식으로 가상현실 플랫폼은 런칭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비즈니스가 성립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은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애매한 타이밍입니다. 덩치가 크면 클수록 방향 전환을 하기 힘들어지니까요.
예를 들어 콜 오브 듀티 시리즈 같은 경우 총 세 개의 팀이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한 팀에 300명 정도의 규모죠. 그렇게 세 개의 팀이 돌아가면서 1년에 하나씩 타이틀을 꼬박꼬박 출시하고 있습니다. 정말 고생하고 철야를 해가면서 일을 해야 밀리지 않고 타이틀을 출시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직 정식 플랫폼도 런칭 되지 않은 가상현실 게임에 개발 인력을 집중시킬 수는 없는 게 현실입니다.
저희처럼 소규모 개발사라면 대규모 개발사에 비해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지금 게임 빌드가 3개월 동안 만든 초기 버전인데, 다른 회사와 미팅을 할 때 보여주면 대부분 깜짝 놀라시더라구요. 큰 개발사에서의 경우 개발 착수 3개월 정도라면 기획서만 주고받는 기간이니까요. 전체 인원이 겨우 15명 정도인 저희가 콜 오브 듀티 시리즈와 대적하는 게임을 만들 수는 없지만, 반대로 액티비전에 있을 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만들면서 시도하지 못했던 것을 이제 리로드 스튜디오에서 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루리웹 : 가상현실 게임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로 힘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시나요.
제임스 정 대표 : 가상현실은 어쩌면 주변기기가 하나의 플랫폼이 되는 첫 케이스라고도 할 수 있으며, 가상현실 하나로 부가 산업이 굉장히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동안 PC용 콘텐츠의 수준이 어느 정도 평준화된 상태여서 PC 부품 산업의 성장도 폭발적으로 치솟지 않았는데, 지금 시장에서 돌아가는 평균적인 PC 사양으로는 제대로 된 가상현실 콘텐츠를 구동하기가 어렵습니다.
인텔이나 엔비디아, 삼성과 같은 기업에서 가상현실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가상현실의 등장으로 인해 더 높은 사양을 원하는 잠재적인 수요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저희 같은 콘텐츠 제공자뿐만 아니라 하드웨어를 만드는 쪽에서도 가상현실이 침체된 시장을 살릴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는 겁니다. 그동안 PC 사양의 업그레이드를 이끌어온 것이 하드 코어 게이머였던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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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하게 가상현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구글의 카드보드. |
삼성의 가상현실 헤드셋인 기어 VR. |
루리웹 : 장기적으로 어떻게 스튜디오를 운영하실 계획이신가요.
제임스 정 대표 : 현재 리로드 스튜디오는 장기적인 프로젝트까지 합쳐서 총 세 개의 타이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 만들고 있는 타이틀은 2015년 출시 예정으로, 첫 타이틀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출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두 번째-세 번째 타이틀은 아직 진행 초기 단계인데, 서두르지 않고 좀 더 전략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계획입니다. 두 번째 타이틀은 퍼블리셔와 계약을 맺고 제작하는 형태가 될 듯하고, 세 번째 타이틀은 아직 자세하게 말씀드릴 수 없지만 꽤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준비 중입니다.
루리웹 :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개발자여서 주목을 받기도 하셨는데요.
오태훈 대표 :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나라에서도 아직은 가상현실에 대한 관심도 그리 크지 않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개발사들도 큰 움직임이 없는 듯합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가상현실이 다음 세대의 메인 스트림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서 저희들도 충실히 합류하고자 합니다. 저희들은 한국에서 콘텐츠를 개발하시는분들에게 에너지를 드리고 싶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혹시 이 인터뷰를 보시는 한국인 개발자 분들 중에 가상현실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저희 스튜디오(공식 홈페이지)에 연락을 주시면, 개발자들을 위한 하나의 통로가 되고 싶습니다. 아마 소규모 개발팀이 많으실 텐데 함께 가상현실의 분야를 발전시켰으면 합니다.
루리웹 : 마지막으로 루리웹 분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제임스 정 대표 : 저는 게임을 1980년대에 애플 IIe와 오락실을 통해 처음 접했고 닌텐도의 8비트 시스템부터 최근 시스템까지 접해온, 어떻게보면 1세대에 가까운 게이머입니다(아타리 쇼크는 피했습니다). 플랫폼 세대가 바뀌면서 발전은 하지만 뭔가 새로운 경험에 목마름이 커지고, 게임성과 재미보다는 지루함만을 상대로 하는 게임들을 보면서 그런 목마름이 더 커져가고 있던 찰나에 가상현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가상현실 플랫폼에는 개선해야 할 요소들도 많지만 그 충격은 제가 어렸을 때 애플 IIe를 처음 사용해 본 것 같은 그런 신선함이었습니다. 저희 팀원들은 편하게 있을 수 있는 직장 환경을 뿌리치고, 이 비전에 동의하며 새로 시작하는 저희 팀에 올인했습니다.
리로드 스튜디오는 전설급 팀원들이 모인, 아직은 작은 규모의 팀입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한 개발자로서, 게이머들 앞에 저희 첫 작품을 몇 개월 안에 공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리며 부족한 점이 있으면 꼭 루리웹을 통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에 계신 유저 분들의 의견에는 항상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오태훈 대표 : 저는 루리웹이 한국의 게임 유저들의 허브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에서 한국 게임 산업의 트랜드도 엿볼 수 있고, 솔직한 게이머들의 의견들도 듣게 되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가상현실의 발전과 리로드 스튜디오에 대한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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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필요없고 가상 ㅅㅅ 언제 나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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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의 장점을 살린 재밌는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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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런회사라면 진짜 월급 안받고 그냥 심부름이라도 괜찮으니깐 어깨 넘어라도 배우고싶은 회사네요 ㅠㅠ 잡일꾼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대표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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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ㅆ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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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전 주식 사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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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분들이 얼마나 대단한 게임을 만들었는지 서강대 대딩들은 알기나 할까요? 그저 온라인게임이 최고라는 착각만 하지는 않을지 우려스럽습니다 | 14.11.22 20: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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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능 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다능 | 14.11.23 13: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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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의 장점을 살린 재밌는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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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런회사라면 진짜 월급 안받고 그냥 심부름이라도 괜찮으니깐 어깨 넘어라도 배우고싶은 회사네요 ㅠㅠ 잡일꾼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대표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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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필요없고 가상 ㅅㅅ 언제 나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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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ㅆㅂ | 14.11.22 13: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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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전 주식 사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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