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노동부의 ‘삼성 무노조 서비스’-이정신 기자 · 곽동건 기자
▶ 노동부, 삼성의 ‘노무관리 대행사’?
지난 2013년 가을과 2014년 봄, 삼성전자서비스의 하청 노동자 최종범 · 염호석, 두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원들이었다. 이들은 표적 감사와 일감 끊기 등 삼성의 노조파괴 공작으로 괴로워하다 결국 세상을
등졌다. 고 염호석 씨의 통장에는 월급으로 41만원이 입금돼 있었다. 21세기 대명천지에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지난 2013년 7월, 삼성전자서비스는 하청 노동자, 즉 삼성 수리 기사들을 ‘불법 파견’ 형태로 고용하고 있다는 논란이 커짐에
따라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을 받았다. 하지만 2달에 걸친 조사 결과는 ‘불법 파견이 아니다’라는 것. 삼성은 노동부의
조사 결과가 나온 뒤 노조와해 공작을 본격화했다.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노동부가 삼성의 노조탄압 행태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었다.
▶ “삼성 얘기 잘 들어주라”…노동부의 삼성 편들기
<스트레이트>가 단독 입수한 노동부의 삼성전자서비스 근로감독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감독관들은 당초 삼성의 하청 노동자
고용 형태가 불법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런데 노동부 고위 관료들이 참석한 긴급회의 뒤 결론이 바뀌었다. 한 노동부의 고위
관료는 근로감독 실무자들에게 “삼성전자서비스 담당자 등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 (삼성의) 불만”이라며
‘삼성전자서비스 본사의 임원 및 담당자 등의 설명을 직접 들어보시라’는 내용의 서한까지 보냈다. ‘불법’ 결론을
뒤집으라는 압박으로 풀이할 수밖에 없는 정황.
노동부는 삼성에게 불법 요소를 알려주며 개선을 요구하는 등, 삼성과 일종의 흥정을 시도했다.
법률과 원칙에 따라 삼성을 제재하기는커녕, 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고 삼성의 입장에서 해법을 추구했던
것이다. <스트레이트> 취재진은 정현옥 전 노동부 차관, 권영순 전 노동정책실장, 권혁태 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 등
당시 관련자들을 추적했다! 삼성에게 ‘무노조 경영 서비스’를 제공했던 노동부 전 · 현직 고위 관료들, 이들의 해명은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