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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유니티가 강남구에 위치한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유나이트 서울 2019’를 개최했다. 행사에 앞서 유니티 코리아 측은 김인숙 대표와 준보 장 유니티 중화권 대표, 칼 캘러워트 유니티 글로벌 에반젤리즘 최고 책임자, 존 엘리엇 유니티 기술 이사, 울라스 카라드미르 유니티 코어 부문 부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 간담회를 실시했는데, 이 자리에서는 ‘게임 개발자를 위한 유니티 엔진 발전 방향과 지원 정책’을 주제로 유니티 엔진 로드맵, 개발자의 콘텐츠 배포를 지원하는 플랫폼 UDP, 삼성전자와의 협력에 대한 내용 등이 소개됐다.
“올해는 ‘게임 크리에이터의 상상력이 실현되는 순간’이라는 주제로 오롯이 게임에만 집중하려 한다.”고 말한 김인숙 대표는 “최근에는 유니티 2019.1도 공개했는데, 최신 기술이 집약된 영상 ‘더 헤러틱’으로 그 위용을 알 수 있다. 2017년 말에는 개발자 운영 지원을 위해 멀티플레이를, 올 초에는 비복스를 인수했고, UDP 베타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게임 개발자를 위해 힘쓰는 유니티를 기대해달라.”고 주문했다.
칼 캘러워트 역시 “15년 전 유니티가 설립된 이후로 개발자가 많아질수록 게임의 미래가 밝아진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어려운 문제는 우리가 해결하여 개발자가 콘텐츠 제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우리의 철학이고, 우리가 직접 게임을 만들 생각은 없다. 오직 개발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2017년 12월 기준 650만 명의 개발자가 사용하는 유니티 엔진은 2019년 1분기 기준 전 세계 모바일 게임 TOP 1000개 중 45% 이상(전 세계 신규 모바일 게임의 50%)에서 활용되었다. 또한 국내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TOP 50 중 유니티 엔진을 이용해 만들어진 게임은 56%에 달하고, TOP 100에서는 그 비율이 64%로 늘어난다. VR 콘텐츠의 경우 홀로렌즈 91%, 기어 VR 87%, HTC 바이브 74%, 오큘러스 69%로 과반을 점하고 있다.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된 모바일 게임으로는 야생의 땅 듀랑고, 라그나로크M, 벽람항로, 뮤 오리진 2, 카이저, 헌드레드소울, 스피릿위시,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등이 있으며, 출시 예정작으로는 서머너즈워 MMORPG, 마비노기 모바일, BTS 월드, A3 스틸 얼라이브가 대기 중이다. 이외에 PC 게임에는 인 더 밸리 오브 갓,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 콘솔 게임으로는 언룰리 히어로즈, 오리 앤드 더 윌 오브 위스프, VR/AR 게임에는 고스트 버스터즈 월드, 영화에는 레디 플레이어 원, 정글북, 블레이드 러너, 베이맥스 드림즈가 있다.
“현재 유니티는 모바일을 위한 최적의 엔진이지만 미래에는 PC, 콘솔의 하이엔드까지 아우르게 될 것”이라고 장담한 칼 캘러워트는 유니티 엔진의 발전 방향을 제작, 운영, 수익화의 3개 분야에 걸쳐 제시했다. 개발자가 최고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 사용한 엔진에 관계 없이 모든 개발자가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 게임을 통해 수익 창출, 신규 사용자 확보,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솔루션을 제공해 더 많은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유니티 엔진의 최신 버전인 유니티 2019.1은 대역폭 소모를 줄이는 셰이더와 랜더링을 개선한 경량 렌더 파이프라인, 고성능 멀티 스레드 기능을 활용한 버스트 컴파일러, 실시간 드래그 앤 드롭 인터페이스로 콘텐츠 내 각 요소의 표면을 손쉽게 조정하는 셰이더 그래프를 비롯한 300 여 개의 신기능을 선보인 바 있다. 칼 캘러워트는 여기에 고해상도 랜더 파이프라인(HDRP), AR 파운데이션 등 차세대 엔진이 가져올 신기능을 발표, 다양한 부분에서 고 퀄리티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요소들이 조만간 추가될 것임을 예고했다. 엔비디아의 지포스 GPU로 빛의 작용을 시뮬레이션 하는 레이 트레이싱의 실시간 적용 사례도 선보였다.
엔비디아 GPU에서 HDRP로 랜더링(왼쪽)
C#, 버스트 컴파일러, 엔티티 컴포넌트 시스템(ECS)을 이용한 데이터 오리엔티드 테크놀러지 스택(DOTS)는 최대한 사실적인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술이지만, 이를 위해 물리 엔진이 필수적이기에 하복 피직스와 계약, 올해 늦여름부터 이용 가능하다.
DOTS의 스트레스 테스트
개발자 수익화 지원의 대표 사례로는 유니티가 최근 발표한 유니티 디스트리뷰션 포털(UDP) 플랫폼이 소개됐다. 준보 장은 개발자들의 콘텐츠를 유니티와 제휴된 모든 앱마켓 및 앱스토어에 하나의 빌드로 자동 론칭 시켜주는 플랫폼 서비스 UDP를 설명했다. 개발자들은 무료 서비스인 UDP를 통해 향후 자신의 콘텐츠를 유니티와 제휴된 모든 앱마켓 및 앱스토어에 자동으로 론칭 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 오픈 베타 중인 UDP는 원스토어에는 6월, 바이브포트에는 하반기 연동이 예정되어 있다.
유니티와 파트너사의 협업 사례로는 삼성전자 김정우 수석이 나서 갤럭시 S10, 갤럭시 폴드 같은 플래그십 기기에서 유니티 기반 모바일 게임 구동을 향상시키는 어댑티브 퍼포먼스를 발표했다. 지난 2월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처음 공개된 이 기능의 지원 범위 확대를 위해 양사는 긴밀한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모바일 게임 개발에 있어 성능 타협 없는 최적화를 위해 삼성은 최신 기술인 불칸, 64비트 등을 적용시켜주는 갤럭시 게임데브를 발족, 파이널 판타지 XV 포켓 에디션과 왕자영요 등의 최적화를 실시했다.
그 이면에는 2016년 유니티와의 협업이 있었는데, 이를 다음 단계로 진척시킨 것이 양사가 공동 개발한 어댑티브 퍼포먼스이다. 단말과 게임 어플리케이션 간의 성능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시켜주기 위해 어댑티브 퍼포먼스 기능을 지원하는 갤럭시 게임SDK가 만들어진 것. 덕분에 베타 버전임에도 메가 시티 데모가 30fps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래는 이후 진행된 질의 응답을 정리한 것이다.
● 구글이 지원을 중단하면서 화웨이가 자체 OS를 새롭게 발표했는데, 개발 민주화를 위해 이 OS도 지원할 생각인가?
뉴스를 오늘 아침에 봤기에 지금 시점에 뭐라 말씀 드리기는 어렵다.
● 어댑티브 퍼포먼스는 언제부터 개발해왔고, 어떻게 확대할 계획인지?
게임SDK는 단말에 탑재되는 것이라 하드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비슷한 기능이 작년부터 있었지만 이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이다. 단, 개발자가 API를 개별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어려워서 엔진 단에서 지원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게임SDK는 단말 OTA 혹은 OS 업데이트를 통해 전체 단말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지만, 관련 업체가 많아 언제라고 명확히 말씀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목표는 올해 안에 최대한 많은 단말에서 지원하게 하는 것이다.
개발 협력은 유니티 빌트인 랜더러에 불칸을 적용한 것이 첫 번째였고, 작년 9~10월부터 어댑티브 퍼포먼스 개발이 진행됐다. 최적화된 불칸 랜더러를 이용한 게임으로는 왕자영요, 헌드레드소울 등이 있으며, 두 번째 협력인 어댑티브 퍼포먼스는 OS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갤럭시 단말기에도 확산시킬 예정이지만, 공식적으로는 갤럭시 S10이 첫 번째 단말이다.
● 삼성이 게임을 지원하는 것이 갤럭시 라인에 어떤 도움을 주나?
게임 개발자를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였는데, 개발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문제는 64비트, 멀티 스레드 랜더링 등 최신 기술의 도입이 부담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단말 개발에도 투자를 해야 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 안드로이드 생태계 전반을 개선할 수 있는 불칸 랜더러의 확산을 꾀하게 됐다. 당장 갤럭시에 도움이 된다기보다,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면 보다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에 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UDP가 현재 제휴를 맺고 있는 앱마켓으로는 어디가 있는지 궁금하다.
현재 한국의 원스토어를 포함한 세 곳이 있고, 인도의 지오와 연동 계획을 갖고 있으며, 샤오미와도 협의 중이다.
● UDP가 관리해주는 영역은 어디까지인가?
UDP는 현재 개발자를 위해 앱스토어와의 연결을 대신해주고 있고, 애널리틱스 관련해서도 인사이트에 도움을 주고 있다. 통신사나 로컬 마켓은 한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15~20%를 차지하는데, 이를 기술적인 면에서 하나의 빌드로 론칭 할 수 있게끔 하고자 한다. 현재 동남아, 중남미에 이어 한국의 원스토어가 확정된 상태고, 다음으로 인도 및 중국 등지의 업체와 협의 중이다. UDP는 하나의 SDK로 연동 되어 있는 스토어에서 불필요한 작업 없이 추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브릿지 역할을 한다고 봐주시면 되겠고, 애널리틱스 관련 기능은 추후 업데이트 하여 KPI를 볼 수 있게끔 할 예정이다.
● 현재는 모바일이지만 미래에는 PC와 콘솔로 나갈 것이라고 했는데, 왜 그런 방향을 설정했나?
크리에이터가 많아질수록 더 나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믿기에 모든 개발자를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들이 모바일 게임 뿐만 아니라 AAA 게임을 꿈꿀 수도 있기에 사용하기 쉬운 유니티를 기술적으로 확장하여 인디부터 대형 제작사까지 모두를 지원하려 한다. 한국의 경우 유니티를 모바일 전용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본래는 플랫폼의 제한 없이 모든 플랫폼에서 로우엔드부터 하이엔드까지 서포트 하는 엔진이며, 최신 기술의 도입에 대해 설명하다 보니 다소 오해를 받을 만한 표현이 있었던 것 같다.
● 유나이트를 1회부터 지금까지 지켜보면서 드는 소감은?
멋진 경험이다. 유나이트 서울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청중이 수 백 명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수 천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간 한국의 게임 산업 성장을 지켜볼 수 있었으며, 삼성 같은 곳과도 협업할 수 있었기에 앞으로도 계속 한국 개발자와 교류하려 한다.
● WHO에서 게임 중독을 질병에 등록하려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저연령층이 게임에 빠지는 문제가 한국에서 오래 전부터 지적되었던 것을 알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뤄온 것을 알고 있으며, 몇 년 전에 한국 정부의 대응이 너무 과하다는 언급을 한 적이 있는데, 사실 게임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탄소 발생 측면에서도 건전하다. 물론 과하다 싶은 방향성이 나타날 때도 이지만, 이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고 본다. 5년 전 한국에 왔을 때도 이야기했지만 게임을 금지한다는 것은 지나친 발상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