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하자드7, 공포가 집으로 찾아오다
인형 손가락으로 무엇을 하는지 모두들 궁금해했는데, 개발 기자재가 아닌가 하고 추측하는 사람도 있으나 괜히 궁금증만 증폭시켰다는 이야기를 들어 목적을 명확히 하지 않았던 것을 반성하고, 새로운 업데이트와 다른 접근 방식을 준비 중이다.
● 전작까지는 액션성이 강조된 데 비해 이번에는 호러를 추구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바이오하자드는 올해로 기념비적인 20주년을 맞았다. 그래서 1~3까지의 시스템, 4~6까지의 시스템과는 다른 새로운 시스템으로 시리즈를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 VR 같은 경우 몰입감이 강조되다 보니 플레이 타임이 짧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있다.
VR은 키친의 성공이 주효했다. 작년 E3에서 호러와 VR 간의 상성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되어 바이오하자드7에서 전면 대응을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바이오하자드7은 하나의 타이틀을 VR로도 즐길 수 있고, 일반 화면으로 즐길 수도 있으니 호러에 약한 사람은 지인들과 함께 큰 화면으로 즐기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VR 대응이라고 해서 플레이 타임이 바뀌지는 않는다.
초기 기획자 중 1인칭 시점을 반대한 사람은 없었다.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전과 비슷하게 보이는 3인칭 시점보다는 1인칭 시점 채택에 다들 긍정적이었다.
● 일본판 제목과 서양판 제목이 통합됐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다.
두 개의 이름을 함께 사용하게 된 이유는 20주년을 맞아 이번 기회에 하나로 통합하자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어느 한 쪽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 그럼 앞으로의 타이틀은 계속 지금처럼 가게 되는 것인가?
본작에 대한 평가가 좋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 영상을 보면 이전의 바이오하자드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인데 바이오하자드스러운 부분이 있나?
바이오하자드스러운 부분은 틀림 없이 존재한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적이 있는데, 이를 보면 역시 바이오하자드였구나 하고 납득하게 될 것이다. 스토리라인 역시 제대로 바이오하자드의 흐름을 포함시켰으나, 4~6편과는 구분 짓자는 의미에서 약간의 시간 간격을 두고 있어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연관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외에 제대로 반격할 수 있는 전투도 바이오하자드스러운 부분이 아닐까 싶다.
● 일본에는 두 가지 버전이 발매되는데, 다른 지역도 그렇게 되나?
일본에는 그로테스크 버전이 존재하지만, 글로벌 버전은 등급이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
● 1인칭 시점인 동시에 VR 완전 대응 타이틀인데, 멀미에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VR 멀미는 E3에서 문제 시 됐던 적이 있어서 SIE의 협력을 얻어 다양한 대책을 세우게 됐다. 특히 카메라의 회전에 의해 멀미가 생기기 쉬워 일정 각도로 회전하게 함으로써 멀미를 완화시켰고, 이동 속도를 조금 떨어뜨리는 등 몇 십 가지 항목의 대책을 마련했다. 다만, VR에 관해서는 안 맞는 사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멀미를 잘 느끼는 사람은 VR로 장시간 플레이 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 호러 쪽을 지향하면서 사운드나 BGM에 관한 건도 이전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어떤 정책을 취했나?
이 자리에서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사운드 같은 효과음에 굉장히 많은 비용이 소요됐으며, 일례로 문을 여는 소리만 해도 100종 이상이 수록됐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공포를 효과음으로 느끼게 하는 연출 노하우를 갖고 있으며, BGM에도 새로운 수법이 많이 동원됐다.
● 바이오하자드의 원 디렉터가 만든 이블 위딘이 발매됐을 때 레벨레이션의 제작을 맡고 있었는데, 그 때의 심정을 솔직히 이야기해달라.
스승에 해당하는 분이 감독을 했기 때문에 섣불리 말할 수 없으나 지금까지 미카미 씨가 만든 호러 게임과는 많이 다르다고 느꼈다. 그리고 미카미씨다운 아이디어가 다양한 게임 표현으로 이어져 좋았다고 생각한다. 레벨레이션은 과거의 캐릭터들로 게임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바이오하자드스러운 게임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게임 시스템은 호러나 이노베이션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그런 부분을 바이오하자드7에서 발휘하고자 했다.
● 전작들의 경우 엔딩 이후 즐길 거리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게임성이 바뀌어서… 어떻게 될까?
지금 힘내서 열심히 제작하고 있으며,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있다(웃음).
하지만 의외로 바이오하자드7의 본질적인 정보는 그다지 내보내지 않고 있다. 호러라는 것은 앞 내용을 알면 재미가 없기 때문이며, 스토리 관련 정보도 발신하지 않았다. 그래도 대중의 관심은 환기시켜야 하기 때문에 변화구처럼 이런 저런 것들을 공개하고 있지만, 다음에는 좀 더 핵심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을까 싶다.
● 시리즈 최초의 한글화인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 시장에서도 잘 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보다 다양한 층의 게이머에게 어필하고 싶다.
● 재핑 같이 이전 시리즈의 특징 있는 시스템 중 이번에 도입된 것이 있나?
오늘 시연한 랜턴처럼 비디오 테이프를 보면 그 안의 내용을 체험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런 것이 본편에 몇 종 정도 수록되어 있다. 랜턴은 체험판 용으로 수정된 부분들이 있으나, 그런 영상들 중 하나이다.
● 스펙 옵스 각본가와 함께 작업하게 된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어필 하고자 컬쳐라이즈를 중요시 하고 있으며, 현지에 가까운 설정을 마련하기 위해 그곳 인력의 도움이 필요했다.
● 멀티플레이 요소는 없는 것인가? 그리고 이전에는 다양한 난이도를 제공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되나?
이번에 멀티플레이는 없다. 호러에는 멀티플레이가 필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이도는 2단계로 구분된다.
● 이전에는 좀비를 다루면서도 바이러스라는 과학적인 요소를 도입한 데 비해 이번에는 데모에도 소녀 유령이 등장하여 오컬트 요소가 도입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많이 받는 질문인데, 바이오하자드7에 심령 요소를 도입할 생각은 없다. 그런 점에서 기존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와 입장이 바뀌지 않는데, 그렇다면 여자 유령의 정체는… 시나리오와 관계가 있어서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어도, 바이러스 대신 어떤 매체가 있어 생물 재해로서의 바이오하자드로 연결된다고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다.
● 바이오하자드 20주년을 맞아 이전 캐릭터들을 그리워하는 팬들도 많을 텐데, 이들이 등장하는 게임이나 영상을 제작할 의향이 있나?
20주년을 기념해 엄브렐러 코어를 만들었으나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다(웃음). 그리고 내가 아는 다른 프로듀서가 또 다른 시도를 하고 있는데, 이쪽은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 20주년을 기념한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이해해도 되는가?
20주년을 장식하기 위한 것은 바이오하자드7이다. 본작의 제작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 게임에 대한 정보를 모르고 즐기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 인터넷 방송에 대해 규제를 할 생각이 있나?
실은 어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현 상황에서 규제를 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을까 싶으나, 단지 이것은 나 개인의 의견임을 전제로 한다. 다양한 게임 중에는 방송이 어울리지 않는 게임도 있으니 말이다.
● 랜턴의 공개일은 언제인가?
본편과 동일한 1월 24일이다. 본편 안에 비슷한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어서…
● 한국 유저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린다.
한국 유저 분들이 새로워진 바이오하자드를 많이 즐겨 주셨으면 한다. 한국 분들이 좋아하는 전투 씬을 공개하면 분위기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번 메인 테마가 호러이다 보니 그 부분을 강조하게 됐다. 시스템이나 접근 방식의 변화로 기존 시리즈와 다르다는 생각을 할 지도 모르지만, 끝까지 플레이 한 뒤에는 이전의 게임 감각과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