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다 PD, 철권 개발은 언제나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오늘(20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공감 센터'에서 자사의 한글화 타이틀 라인업을 공개하는 '한글화 대폭발 페스티벌 시즌 2'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철권 7'의 프로젝트 디렉터 '하라다 카츠히로'가 방한해서 유저들과의 Q&A 세션을 비롯해서 게임에 대한 소개와 토크 이벤트도 함께 진행했다.
시리즈 20주년을 기념한 작품이기도 한 '철권 7'은 지난 2009년 PS3와 Xbox 360으로 발매된 이해 약 8년 만에 등장하는 최신 넘버링 후속작이다. 오랜 세월 동안 가정용 콘솔로만 발매되었던 전작들과는 달리 철권 7은 PS4와 Xbox One 이외에도 PC 플랫폼으로도 발매를 앞두고 있다.
아래는 하라다 프로젝트 디렉터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선글라스를 끼고 행사장을 찾은 하라다 프로젝트 디렉터.
Q. 시리즈 최초로 PC 버전이 등장하는데, 보안 문제가 걱정됩니다.
A. PC 버전은 매칭을 하면 P2P 다이렉트로 대전이 이루어지는 방식이어서 다른 게임에 비하면 보안 문제에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소프트웨어적으로도 대비를 해두어서 발매 이후에도 운영하면서 보안 문제를 업데이트해나갈 예정입니다. 다만 모델링 데이터를 빼서 이상한 캐릭터를 만드는 것 자체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싫으면 PC 버전을 만들지 않아야 되는 문제라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Q. 아케이드 버전은 자잘한 랙이 있었는데 가정용 버전에서는 해결이 되나요.
A. 아케이드 버전의 랙 문제는 별도의 서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아케이드 회선 문제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었습니다. 가정용 버전은 다른 콘솔 게임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환경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앞으로 가정용 버전의 업데이트 계획은 어떻게 준비하시는지.
A. 지금까지 철권 시리즈는 유료 DLC나 시즌 패스가 없었습니다. 유저 부담은 줄어들지만 아무래도
발매 이후 2~3개월 정도 뒤면 업데이트가 끊기게 되는데, 이를 싫어하는 유저 분들이 계셨습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시즌 패스를 판매하기 때문에 되도록 길게 운영해가면서 지원을 이어갈 것입니다.
Q. 몇몇 게임은 시즌 패스1/시즌 패스 2 개념이 있는데 철권 7은 어떻게 되는지.
A. 지금 당장은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네요. 스트리트 파이터 5가 그런 방식인데, 플레이어의 요청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방금 말씀드렸다시피 철권 7에서 시즌 패스를 넣은 것도 유저
분들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인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길게 시즌 패스를 이어나가는 것보다는 아예 차기작을 내놓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상
인터뷰를 진행하는 하라다 프로젝트 디렉터의 모습.
Q. 이번 작품에서 미시마 가문의 이야기가 끝나는데 혹시 스토리가 DLC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나요.
A. 기본적으로 시즌 패스에 스토리 요소는 예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을 통해 헤이하치와 카즈야와의 결판은 나지만 미시마 가문의 캐릭터들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철권 시리즈의 이야기 자체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유저 분들의 평가에 따라 후속작의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언제나 철권 시리즈를 만들 때 이번 작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차기작은 이번 작품의 평가에 따라 달라지리라 생각합니다.
Q. 과거 작품에 등장했던 캐릭터가 DLC 등을 통해 부활할 가능성이 있나요.
A. 시즌 패스를 통해 예전 캐릭터를 넣을 예정은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유저 분들의 요청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기존 캐릭터를 모두 낸다면 밸런스 문제가 발생할 것이며,
과연 대전 격투 게임으로 올바른 형태인가 싶습니다.
Q. 그렇다면 캐릭터 추가 계획은 아예 없는 건가요.
A. 시즌 패스를 통해 추가하고 싶은 스페셜 캐릭터가 있긴 하지만 예전 작품에 등장했던 캐릭터를 부활하는 것은 예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게임 전체의 볼륨과 밸런스도 생각해야 하니까요.
솔직히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가 50명이 넘어버리면 대전 격투 게임적인 부분에서 유저 분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있고, 유저 분끼리도 반응이 갈리게 됩니다. 여담이긴 한데, 예전 캐릭터 부활시켜달라는 질문은 많이 받긴 하는데, 그 많은 사람들 중에 간류를 다시 넣어달라는 사람은 없더라구요.
Q. 예전 인터뷰에서 게임 디자인상 간류가 꼭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간류의 역할은 필요 없게 된 건가요.
A. 솔직히 간류를 포함해서 기존 캐릭터를 넣고 싶긴 합니다. 하지만 계속
기존 캐릭터로만 게임을 이끌어나갈 것이 아니라 새로운 유저 분들을 위한 부분도 생각해야 하니까요.
한편으로
쿠마와 팬더 같은 캐릭터는 마케팅적인 의미를 생각하면 그 중요도는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게임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중요한 캐릭터들입니다. 동물 캐릭터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 철권은 철권답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서 쿠마와 팬더는 열심히 집어넣고 있습니다.
Q.
격투 게임에 어울리진 않지만 철권 태그 토너먼트 2에서 미하루를 넣었던 것처럼 섬머 레슨 캐릭터를 넣을
생각은 없으신가요.
A. 사실 폭 넓은 유저 확대를 위해서 색다른 느낌의 게스트 캐릭터를 넣는 것은 정말 필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장난스러운 스토리와 개그 요소가 많았던 철권 태그 토너먼트
2와는 달리 이번 작품은 부자 간의 싸움을 심각하게 다루는 게임이라 개그스러운 부분은 되도록
줄이고자 했습니다.
Q. 스트리트 파이터 5는 매칭이 잡히고 대전에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인데, 철권 7도 로딩이 생각보다 긴 편입니다.
A. 로딩과 관련해서는 언리얼 엔진이 게임 플레이 도중 백그라운드에서 데이터를
불러오는 작업에 조금 약한 부분이 있어서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는 편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꾸준한 개선
작업을 통해서 최초로 공개한 철권 7의 데모 버전보다는 계속 짧아지고 있으며,
작년 9월 TGS 버전과 최종 버전을 비교하면 3배 정도 로딩이 빨라진 편입니다. 또한
PS4 프로를 사용해서 게임을 구동해도 로딩 시간이 짧아집니다.
행사장에서
철권 7에 대해 소개하는 하라다 프로젝트 디렉터.
Q. 고우키가 등장한 건에 대해서 게임 분위기와 그리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이 있는데.
A. 고우키는 7년 정도 전에 캡콤과 스트리트 파이터 크로스 철권에
대해 논의할 때 이야기가 나온 캐릭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실제로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넣는 게 아니라 스토리에 끼워넣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유저
분들과 미디어의 흥미를 끌기 위한 측면도 있고 해서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넣었습니다.
다만 앞으로는 다른 게임의 캐릭터가 간단히 등장하진 않을 겁니다.
Q. 실제 프로레슬링과의 제휴가 이루어지기도 했는데요.
A.
복싱 스폰서를 하기도 하는 등 실제 격투기와 연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대전 격투 게임이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는 편인데 철권 시리즈는 그래도 어떤 부분은
현실적인 격투기의 요소도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서
실제 격투기와 제휴를 하기도 합니다.
실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봐야 아는 것이긴 하지만 여성 팬들이 어느 정도 늘어나긴 했습니다. 철권 7에
실제 격투기 기술을 넣기도 하는데, 대미지나 판정을 실제 격투기 기술 정도로 설정하면
그리 강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조정을 했습니다.
Q. 아케이드 버전과 가정용 버전은 서로 함께 업데이트될 예정인가요.
A. 시기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업데이트를 통해 양쪽 모두 같은 환경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가정용 철권 7을 개발하느라 바빠서 좀 딜레이되긴 했지만 언제나 같은 내용으로 양쪽 모두 진행해나갈 예정입니다.
Q. 콘솔 버전의 밸런스는 어떻게 잡아나가실 계획인가요.
A. 오랜 세월 가정용 버전을 내오면서 밸런스 조정 작업에 대한 노하우도
많이 쌓인 상태입니다. 유저 분들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으면서 밸런스 조정 작업을 하고 있는데, 철권 7 같은 경우 전 세계 유저 분들로부터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으니 향후 업데이트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한 번의 콤보로 적을 KO시킬 수 있는 경우는 꽤 제한적인 상황에서 대전 실력도 매우 높은 유저
분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의외로 대부분의 유저 분들로부터는 그에 관련한 클레임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가정용 철권 7 발매 이후 꾸준한 밸런스 업데이트를 진행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Q. 과거 철권 시리즈는 휴대형 게임기로 출시되곤 했는데 철권 7은 그럴 계획이 없나요.
A. 철권 7은 차세대기에 맞춰서 개발을 한 작품으로 휴대형 게임기로 이식하는 것은 시간과 개발비가 매우
많이 드는 작업입니다. 게다가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스마트폰 때문에 휴대형 게임기를 들고 다니며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도 매우 적어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전 격투 게임 유저층은 더욱 적겠죠.
최신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사양은 매우 좋아졌지만 전면 터치 스크린으로 대전 격투 게임을 조작하는 것은 그리 궁합이 맞지 않으니 스마트폰으로 내는 것도 그리 쉽지 않습니다.
Q. 철권 7의 e스포츠화도 생각하고 계실 건데 캡콤처럼 전 세계를 무대로 한 큰 규모의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 있는지.
A. 철권 시리즈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에서 매우 인기가 좋은 시리즈로, 다른 대전 격투 게임과는 유저층이 많이
다른 편입니다. 철권 시리즈가 전 세계에서 4,400만장이 팔렸는데 그 중에 약 2,200만장이 북미와
유럽에서 팔렸습니다. 그런데 유럽 플레이어들은 적극적으로 격투 게임 대회에 나오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가에 따라 플레이 방식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전 세계를 아우르는 대규모 대회를 진행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도 현재 계획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향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Q. 철권 7 대회를 하게 된다면 아케이드 버전과 콘솔 버전
중 어느 것으로 진행되나요.
A. 한국과 일본은 아케이드에서도 철권 시리즈를 많이 플레이하시는 편이지만 그 외의 지역은 대부분 가정용으로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철권 시리즈의 해외 판매량 중 95%가 북미와 유럽에서 팔리는데, 아케이드용 철권 7이 거의 깔리지 않은 지역입니다. 결국 해외
유저 분들을 생각하면 가정용 버전으로 대회를 서포트해야 합니다.
Q. 혹시 차세대기만 가지고 있는 유저를 위해 예전 철권 시리즈를 리마스터링하실 계획이 있는지.
A. 개인적으로도 그런 분들이 계실까 실제로 조사해봤습니다. 하지만 예전
스트리트 파이터나 길티 기어 시리즈 같은 2D 대전 격투 게임은 후속작이 나와도 이전 작품을 플레이하는 분들이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철권 시리즈를 포함해서 버쳐 파이터나 DOA 시리즈 같은 3D 대전 격투 게임은 후속작이 나오면 전작의 졸업율이 높습니다.
결국 후속작이 나오면 대부분의 유저
분들은 최신작으로 완전히 옮겨가버리고 이전 작품은 거의 플레이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예전 작품을 플레이하고 싶다는 유저
분들의 요청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고, 오히려 예전 작품을 리마스터링하고 이식할 시간에 차라리 후속작을 개발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편입니다.
미디어
인터뷰를 끝내면서 어디 불고기 양념이 맛있냐고 묻던 하라다 프로젝트 디렉터는
이어지는
유저 이벤트에서도 간장게장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상원 기자 petlabor@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