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 아저씨에서 미소녀로, 'KOF 올스타' 프리티 장
수박만 한 머리와 후덕한 배, 사람 좋은 미소를 지닌 토종 한국 아저씨 장거한. 그가 갑자기 귀여워졌다. 그것도 아주 많이. 넷마블 재팬은 22일,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일본 서비스 1주년 기념 특별 방송을 통해 세 명의 TS(성전환) 캐릭터를 소개했다. 빌리 칸와 야시로 그리고 장거한이 그 주인공이다.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1주년 방송, 프리티 파이터 발표는 23분경부터.
TS(Trans-Sexual)는 흔히 팬덤이 2차 창작으로 즐기는 문화지만, SNK는 이전부터 공식적으로 이러한 캐릭터를 다수 배출해왔다. 특히 상대를 여체화시킬 수 있는 데미트리 막시모프가 출전한 ‘SNK VS 캡콤 SVC 카오스’에 이르러선 거의 모든 캐릭터를 TS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넷마블의 금번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TS 캐릭터 업데이트는 이처럼 SNK가 지닌 특수한 이력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사우스 타운을 주름잡는 싸움꾼 빌리 칸은 긴 금발을 늘어뜨린 전형적인 서구 미녀가 되었고, 인기 록밴드 멤버이자 오로치 일족인 야시로는 보이시한 아가씨로 변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장거한이다. 대구광역시 출신의 55년생(2019년 현재 63세) 아저씨인 그는 한때 난동을 부리다 징역을 살고 심지어 탈옥까지 했다가 김갑환 사범에게 제압당한 과거가 있다. 현재는 갱생을 위해 김 사범 밑에서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다는 설정. 탈옥수임을 보여주기 위함인지 도복 위로 쇠사슬을 두르고 철구를 무기로 쓴다.
그런데 TS된 장거한은 예순의 나이는 어디로 가고 귀여운 소녀가 되어버렸다. 도복 하의는 치마로 바뀌었고 목에는 주먹만 한 방울을 달았다. 머리카락은 야생 소녀마냥 정돈되지 않은 채 무릎까지 길렀으며 가뜩이나 크던 철구는 더욱 거대해져 장거한 본인보다 커 보일 정도. 깨알 같이 철구 표면에 같은 팀 동료인 김감환과 최번개도 그려 놓았다.
TS 장거한의 공식 명칭은 ‘프리티 장’. 프로필에 따르면 10월 21일생, 153cm에 37kg으로 기존 최경량인 사이코솔저 팀 모모코보다도 1kg 가볍다. 전투법은 철구의 무게에 몸을 맡기듯 내던지는 다소 무모한 방식으로, 피니시 스킬 철구대박살과 배틀카드 장착 시 사용 가능한 스페셜 스킬 철구대폭주 모두 원작에서 그대로 따왔다.
사실 넷마블은 진즉 프리티 장의 등장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지스타 전시 당시 넷마블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부스에서 코스플레이어 시루가 TS 장거한 분장을 선보였기 때문. 의상과 헤어 스타일 역시 이번에 공개된 디자인과 대동소이하다. 다만 당시에는 아무도 이것이 실제로 게임에 적용되리라고 예상치 못했다.
지스타 2018 넷마블 부스에서 장거한으로 분장한 코스플레이어 시루.
귀여운 프리티 장은 곧 국내 버전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넷마블은 오는 31일 프리티 파이터 빌리, 야시로, 장거한을 비롯하여 다양한 콘텐츠가 담긴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한다. 아울러 인기 애니메이션 ‘은혼’과 3D 대전액션게임 ‘철권 7’과의 콜라보도 준비 중이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