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 블로그에 쓴 글(http://stellistdesign.com/220838833982 )을 가져온 것입니다. 그러나 원문을 전부 가져왔기에, 꼭 들어가지 않으셔도 됩니다.
본체, 그리고 휴대성
바이오 Z 캔버스는 키보드를 덮어놓으면 옆에 펜이 달려있는 걸 빼면 영락없이 노트북처럼 생겼습니다. 다만, 보통의 노트북들은 위의 얇은 부분이 디스플레이고 아래쪽에 키보드와 각종 본체 부품들이 들어있지만, 이 제품은 반대라는 것이 차이점이죠.
그리고 이렇게, 스탠드로 제품을 세우고 키보드를 분리하면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바이오 Z 캔버스는 무거운 무게로 악명높습니다. 태블릿 본체가 1.2kg, 키보드까지 합하면 1.55kg로 어지간한 노트북보다 무거운 무게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말 무거운 것일까요? 시장에 더 가벼운 제품들이 많이 나와있긴 하지만, 아주 무거운 무게라는 느낌은 잘 들지 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북의 경우도 키보드와 본체를 합하면 1.52kg이고, 아이패드 프로 12.9와 서피스 프로4의 경우 무게가 700~800g 선이긴 하지만 이 두 제품의 키보드도 무게가 350g 정도입니다. 이를 합하면 역시 1.1kg 정도 되지요. 더군다나, 뒤에 언급한 두 제품은 프로젝터/모니터에 연결하거나 SD카드를 읽기 위해서는 별도의 젠더도 챙겨야 합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바이오 Z 캔버스가 무겁지 않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성능에 있습니다.
성능과 배터리
바이오 Z 캔버스는 인텔 i7-4770HQ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인텔 아이리스 프로 5200 그래픽칩셋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피스북의 외장 그래픽 모델은 지포스 950M 기반의 커스텀 그래픽카드라 그래픽 성능은 더 높습니다. 하지만 CPU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서피스북이나 서피스 프로4를 아무리 최상위 모델로 골라도 i7 듀얼코어(i7-6600U) 저전력 CPU밖에 안됩니다. 싱글 코어는 물론이고, 멀티코어 성능은 바이오 Z 캔버스의 절반 수준입니다.
노트북과 비교하면 어떨까요? 바이오 Z 캔버스와 외형적으로 가장 가까운 제품은 애플의 맥북 프로 레티나 13인치 제품입니다. 무게가 1.6kg로 비슷하고, 디스플레이 해상도도 2560x1600 으로 비슷합니다(바이오 Z 캔버스는 2560x1704). 하지만 맥북 프로 레티나 13인치는 CTO로 주문해도 i7 듀얼코어 저전력 CPU가 최고이며, 그래픽칩셋은 아이리스 6100이라 성능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성능 측면에서 봤을 때 바이오 Z 캔버스와 비슷한 제품은 맥북 프로 레티나 15인치 엔트리 모델입니다. 바로 이 제품이 i7-4770HQ와 아이리스 프로 5200 그래픽칩셋을 탑재했으며, 대신 스크린이 15인치에 2880x1800으로 더 크고 해상도도 높습니다. 하지만 무게 역시 2kg으로 더 무겁지요.
결론적으로 바이오 Z 캔버스는 맥북 프로 레티나 15인치 엔트리 모델의 성능을 맥북 프로 레티나 13인치의 휴대성으로 압축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걸 생각하면, 결코 무거운 무게가 아니라고 할 수 있죠.
태블릿 주제에 이렇게 고성능이면, 배터리는 어떨까요?
전원 옵션은 균형 조절, 화면 밝기는 70%, 바이오 컨트롤 센터에서 CPU 성능을 Standard 로 설정했을 때 Wifi를 연결해서 웹서핑을 하고 동영상을 보고 펜으로 필기를 하는 등 복합적으로 썼을 때 5시간 조금 넘게 지속되었습니다. 최신 노트북이나 태블릿들과 비하면 확실히 배터리 지속시간은 짧은 편입니다. 짧고 굵게 사는 제품이라고 해야겠네요.
라이트룸, 키보드 그리고 펜
제가 이 제품을 고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모바일 환경에서 사진 편집과 보정을 원활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일단 SD카드 슬랏이 달려 있고(서피스프로4에는 없는), 디스플레이는 AdobeRGB 95%의 색역을 커버하는 2560x1704 고해상도 3:2 디스플레이입니다. 마침 DSLR이나 미러리스(포서즈제외)가 찍는 사진과 같은 비율이라, 편집/보정 뿐 아니라 뷰어로써도 최적의 조건이지요. 게다가 라이트룸 정도는 가볍게 돌릴 수 있는 성능도...
실제로 써보니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진을 찍고, 거기서 바로 SD카드를 넣어 RAW 파일을 라이트룸으로 보정, 현상하고 거기에 추가적으로 포토샵으로 작업하는 데에 아무런 어려움을 겪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만족스러웠던 건 소음인데, 쿼드코어 프로세서가 돌아가고 안에 3개의 팬이 달려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정숙한 제품이었습니다. 한참 라이트룸으로 다수의 사진을 현상하면 팬이 돌긴 합니다만은, 이전에 쓰던 15인치 노트북(i7-4712HQ)보다 더 작은 소음을 들려주었습니다.
디스플레이에서 느낀 단점은 글레어 패널이라는 것입니다. 글레어 패널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예쁘게 보여주긴 하지만 반사때문에 밖에서 보기 힘든데, 바이오 Z 캔버스도 여지없이 반사가 일어납니다. 밝기가 어두운 편은 아닌데, 그래도 밝은데서는 쥐약입니다. 아무래도 색감 때문에 이렇게 된거 같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논글레어를 선호하는지라 아쉽습니다.
키보드는 알루미늄 재질로 무게가 가볍지 않고 두께도 어느정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키스트로크가 확보되어, 요즘 나오는 어지간한 슬림형 노트북들보다 나은 키감을 보여줍니다. 터치패드 역시 휠스크롤의 감도가 너무 민감한 것만 빼면 사용감이 아주 좋습니다.
단점으로는 접점 구조상 태블릿만으로는 키보드를 사용하는 동시에 충전을 할 수가 없고(micro 5pin 케이블을 이용하면 되지만 거추장스럽죠), 제품을 사용하다보면 쉽게 휜다고 합니다. 키보드는 조심조심해서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바이오 Z 캔버스는 엔트리그 기반의 커스텀 펜을 사용합니다. 바이오 주식회사의 주장에 따르면 디스플레이와 패널 사이의 갭을 줄여서 펜으로 쓰는 부분과 인식되는 부분의 차이를 줄였다고 하는데, 실제로 써보면 왠지 내가 의도한것과 비슷하게 써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림을 그리다가, 그걸 끊어서 다시 이어 그려도 거의 항상 내가 의도한 대로 연결되서 선이 시작되었습니다.
다만 와콤보다 좋은가-? 라는 질문에는 저는 대답하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최근 몇년 간 디지타이저가 달린 태블릿이나 노트북은 사용해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바이오 Z 캔버스 펜 자체의 단점이라면 커서가 종종 느리게 따라온다는 것입니다. 글씨를 쓰다 보면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한박자 느린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하지만 또 쓴 대로 정확히 써지기는 합니다). AAAA 배터리를 넣어줘야 한다는 것도 와콤 대비 단점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확장포트, 그리고 예술적인 스탠드
이 제품의 장점은 수많은 확장포트입니다. 요즘은 어지간한 노트북들도 이런저런 단자를 빼버리고 있는 추세인데, 유선랜 단자가 13인치 노트북에서 사라진지는 좀 되었고, 심지어 이제는 HDMI 포트마저 미니 사이즈로 나오거나 하는 추세입니다. 사과회사는 올해 말 출시할 13인치 노트북에 4개의 USB 타입C 단자만 남긴 채 이어폰 단자조차 제거할거란 루머도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바이오 Z 캔버스는 젠더 없이 어지간한 건 다 연결할 수 있습니다. 3.5mm 이어폰단자, 두 개의 USB 표준단자, 풀사이즈 SD카드 슬랏, mini DisplayPort 포트, 풀사이즈 HDMI 포트, 풀사이즈 유선랜 포트, 그리고 충전단자가 왼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점점 대세가 되어가는 USB 타입C 단자가 없는 점은 아쉽지만, VGA 포트만 빼면 어지간한 건 다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바이오 Z 캔버스를 집에서 데스크탑 대용으로도 사용합니다. 이 때에도 아무 문제가 없는게, USB 포트에는 7포트 유전원 허브를 연결하고, 디스플레이는 HDMI 케이블로, 인터넷도 그냥 유선으로 연결합니다. 저는 유선랜을 선호하는데, 무선랜은 아무리 비싸고 좋은 공유기를 써도 상황에 따라 순간순간 끊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스탠드가 예술이네 라는 메모를 보셨을텐데요...
바이오 Z 캔버스의 스탠드는 정말로 예술입니다. 탄성력이 아주 절묘하게 설계되어 있어서, 제품이 서 있는 상태에서 한 손으로 뉘이는 것은 물론이고 다시 각도를 높일수도 있습니다. 본체를 뒤로 숙이면 거기에 맞춰서 스탠드가 접히고, 본체를 앞으로 당기면 내가 당기는 만큼만 딱 스탠드가 펼쳐지면서 제품을 그대로 지지해줍니다. 이건 동영상으로 직접 보시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이렇습니다.
쓰기 편리한 버튼
이 제품의 상단에는 환기구 양쪽으로 버튼이 하나씩 달려있습니다. 왼쪽은 핫키 소환버튼, 오른쪽은 터치패널 끄기 버튼입니다.
터치패널 끄기 버튼은 말 그대로 펜 입력을 제외한 터치 입력을 막는 기능입니다. 엔트리그라서 펜으로 쓰는 동안은 팜리젝션(손을 화면에 올려놓은 것을 터치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 작동하지만, 펜이 화면에서 멀어지면 잘 작동하지 않습니다. 장시간 한 화면에서 필기를 할 때는 아예 터치패널을 꺼버림으로써 터치 오작동을 원천 봉쇄하는 기능입니다.
핫키 소환버튼은 키보드 없이 태블릿만 사용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버튼인데, Ctrl+C, Ctrl+V 같은 단축키들을 한번에 쓸 수 있습니다. 이게 재밌는게 실행중인 프로그램에 따라서 서로 다른 기능으로 작동하는데, 예를 들어 문서를 작성하는 프로그램에서는 Key Set 1에서 Ctrl+C, Ctrl+V, Shift, Ctrl, Enter 등으로 작동하지만 포토샵을 켠 상태에서는 Key Set 1에 실행취소(Ctrl+Z), 되돌리기(Ctrl+Y), 자유 변형 등의 기능이 할당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태블릿 모드에서 더 편리하게 쓸 수 있는 기능입니다.
스피커..............
바이오 Z 캔버스는... 스피커가 아래에 달려있습니다.
그런데 이 스피커가 얇은데다가 아랫면에서도 뒤쪽에 달려 있어서, 태블릿을 완전히 세운 상태에서는 스피커가 거의 바닥을 향하게 됩니다. 그래서 소리가 분명하게 들리지 않고 울림이 발생합니다.
태블릿을 한껏 기울여서 스피커가 어느정도 보이게 되어도, 여전히 소리가 좋지 않습니다. 스피커 품질 자체가 별로입니다. 예전에는 노트북이나 태블릿 스피커라는게 큰 기대를 하는 물건이 아니었지만, 요즘은 내장스피커 성능이 상당히 향상되었는데, 바이오 Z 캔버스는 다른 부분에 신경쓰느라 스피커는 오래된 스피커를 그대로 사용했나봅니다.
마치며
바이오 Z 캔버스와 약 2주 정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제품은 키보드 커버가 같이 제공되는 태블릿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사용된 부품은 프로급 노트북에 준하며, 성능 역시 그렇습니다. 선명한 색감의 3:2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사진 감상과 편집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이 제품은 대중적인 제품이라고 하기는 힘듭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태블릿을 구입한다는 건, 이미 메인 노트북이나 데스크탑이 있는 상황에서 가볍게 들고다니면서, 웹서핑 정도나 하기 위한 세컨 디바이스로 태블릿을 구입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이 제품은 메인 노트북이나 심지어 메인 데스크탑마저도 대체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진 제품입니다.
태블릿이지만 노트북으로 접근하는게 더 어울리는, 그런 제품이 바이오 Z 캔버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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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용도가 아니라서... | 16.10.18 20: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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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in 1 디바이스 제품군이라고 모두 태블릿으로 퉁치기가 어렵죠. 저건 고성능 노트북에 더 가깝습니다. | 16.10.28 08: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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