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입하고 눈팅만 10여년 하다가 최근에서야 죄수번호 바꾸는 법을 알게된 토실아빠입니다.
애증의 티구안을 소개드리기 전에, 지금까지 제가 탄 차를 간략히 소개드리겠습니다.
2005년: 2300cc 무쏘(쌍용) 9년차 중고 - 후륜의 무서움(?)을 경험해본 차. 고속도로에서 사고 피하다가 뒤가 흘러서 죽을뻔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취미 생활용(농사)으로 가져가심
2006년: 2900cc 뉴코란도(대우!) 10년차 중고 - 좋은 차였으나 승용버전인 관계로 세금의 압박이 심했었죠. 배출가스 검사 통과가 힘들어져서 처분
2008년: 1.6L I30(현대) 신차 - 흔해빠진 아반떼는 싫어서 선택한 차였으나 생각보다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제 인생의 암흑기라서 주로 와이프가 운행
2013년: 2.0L 티구안(폭스바겐) 신차 -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주차빵, 문콕을 끌어모으는 마성의 차. 유학 때문에 차 정리하면서 처남에게로...
2017년: 2.0L 528i(BMW) 2016년식 - 꿈에도 그리던 드림카였으나 유학가게 되어 불과 1년 타고 처분.
2018년: 2.4L 캠리(토요타) 2014년식 - 유학 중에 탔습니다. 무난 그자체
현재 : 티구안 - 아까 걔, 3.5L E300(벤츠) 2011년식 - 주로 와이프가 운행
2013년에 첫 직장 취직 기념으로 저축 + 양가 부모님 도움으로 신차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으로 배달시켰는데 일이 바빠서, 직장동료가 탁송차에서 내려서 첫 운전하고 주차까지 해준게 함정) 당시에 모 포탈 모 카페에 메뉴얼도 직접 만들어서 올리고 했었는데 아직 남아있을려나 모르겠습니다.
젊은 나이에 수입차라서 부모님의 반대가 심하셨으나 장거리 출퇴근(부산-양산)인데다가 애기가 어려서, 당시 국산차 중에서는 연비와 안전도에서 만족할만한 차가 없었습니다. 보수적인 직장이라 그나마 눈에 덜 띄는 폭스바겐, 그 중에 안전하다고 소문나있던 티구안으로 선택했었습니다. 페이스리프트 직후라서 할인은 없었으나 신모델 나오기 전에 질리지 않게 오래 탈 수 있겠다 싶었는데 회심의 디젤게이트! 때문에 아직까지 신형 티구안은 그다지 눈에 많이 안띄어서 낡은 차 느낌은 많이 안드는군요.
검정색이라 처음부터 관리가 힘들었고, 지금도 관리가 힘듭니다. 유학 중에 미국에서 온 몸의 패널들이 다 썩어들어가는 차들을 너무 많이 봐서, 차 관리에 현자타임이 온 터라 지금은 세차도 잘 안합니다. (이직한 직장에 지하주차장이 있는게 신의 한 수 입니다.) 유학 중 2년 간 처남이 관리했는데 그 때 손상된 부위도 그다지 보수하고 싶은 마음이 안드네요.
무난해서 질리지 않는 뒤태입니다. 2013년 당시에 트렁크 리드에 은색 가로바 붙이는게 유행했었는데(순정은 없습니다) 이건 딜러 서비스로 폭스바겐 정품으로 붙여서 출고됐었습니다. 가품에 비해 만듦새가 뛰어나지만 가까이서 보기 전에는 모른다는... 배기구 팁도 딜러 서비스였지만 관리를 안해서 검정색으로 변했군요... 얼마 전에 주유소에서 나오다가 뒷범퍼 왼쪽에 콩~ 받혔는데, 역시나 차 관리에 현자타임이 와서 그냥 수리 안하겠다 하고 보내드렸는데, 자국은 보이지만 눈에는 안띕니다.(읭??)
딱 기교 없이 정석적인 SUV의 사이드뷰. 창문도 큼직큼직합니다. 애기들이 바깥 내다보기 좋아해요.
아우디-폭스바겐 그룹은 문짝에 철판 접어서 캐릭터라인 넣는걸 좋아하던데, 티구안은 하필 저 부위가 문콕 잘당하는 부위라서, 문콕당하면 표시도 잘나고 각잡힌 부위라서 수리도 힘듭니다. 처남 관리하에 있을 때 운전석 문짝에 문쾅을 당한 흔적이 있는데 저한테 차 넘겨줄 때까지 처남은 모르고 있었더라는... 이것도 역시나 관리 현자타임 중...
바깥구경 얘기 나온 김에, 광활한 파노라마 선루프. 세월이 가니 잡소리가 슬슬 나는데, 잡소리 잡는 팁이 있습니다. 해서 슬슬 잡소리 달래가면서 타는 중입니다. 선루프 커버는 천 재질이라서 햇빛이 쨍쨍하면 일부가 차 안으로 들어옵니다. 저는 햇빛 좋아해서 이것도 장점입니다. 비 올 때 열고 달리면 좋겠다고들 많이 하시던데, 그냥 물이 흘러다니는 것만 보여서 생각보다는 별로입니다. 캠핑 가서 뒷좌석 눕히고 선루프 통해 하늘을 봐도 머리 위치가 미묘하게 어긋나서 시야가 그렇게 좋지 못합니다. 다만, 운행 중에 커버 열어놓으면 뒷자리에서는 아주 탁 트이는 시원한 시야를 느낄 수 있습니다. 체감상 뒷좌석 넓이가 한 체급 넓어지는 효과까지... (아반떼 -> 쏘나타?) 앞좌석은 해당 없음요... 운전에 집중!
아반떼 정도 되는 것 같은 뒷좌석 공간(2013년에는 아반떼보다 넓었습니다.). 테이블을 펼칠 수 있는데 아직도 애기들이 신기해합니다(주차한 상태에서만 펴세요!). 차에 컵홀더가 총 8개 있는데 그 중에서 무려 6개가 뒷좌석에... 테이블이 각각 1개씩, 가운데 팔걸이에 2개, 에어벤트 아래쪽에 2개가 있습니다. 근데 도어포켓에는 물통이 안들어가요... 독일 성님들아, 센스좀...
뒷좌석 에어벤트와 컵홀더.
차 문 열면 보이는 발판도 딜러 서비스로 앞, 뒤 4쪽 모두 정품 장착 상태에서 출고. (이런건 기본으로 좀 해주지)
DSG 하앍! 이 차 선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변속기. 추월을 위해 재가속할 때 가속감이 일품입니다. 재원상의 마력과 토크를 뻥튀기하는 느낌(이 차 다음차로 528i 탈 때, 천하의 528이가 가속력이 이거밖에 안되? 생각하게 만든 주범) 하지만 코스팅(Coasting) 기능, 이상한 2단 기어비 세팅과 맞물려서 정체도로에서 극악의 피칭과 멀미를 선사합니다. 2단과 3단에서 기어를 상당히 오래 물고 있는데, 특히 2단에서 그런 현상이 심해서, 거의 2200rpm이 넘어야 3단으로 변속 됩니다(변속충격과 함께). 급가속할 때는 2000rpm에서 아주 부드럽게 충격없이 3단으로 변속되는걸로 봐서 독일 성님들의 운전 스타일인것 같아요. 우리 정서와는 사맞디 아니할쎼... 조만간 변속기 오일 교체 예정이라, 교체하고 변속기 반응을 봐야할 것 같은데, 신차때부터 그랬어서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아요.
아아... 애증의 코스팅 기능. 고속도로 주행이 거의 90%인 현재, 기름값 절약의 일등공신이면서 승차감 망치는 일등역적...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엔진과 변속기간의 결속을 풀어서 엔진은 아이들링 상태로 만들고 달리던 관성으로 계속 주행하게 만드는 기능입니다. 그러나! 시속 20-30킬로 정도로 가다서다하는 정체구간에서 악셀 뗐다가 다시 밟을 때 변속기가 2단 또는 3단(대게는 2단)으로 0.5초-1초 정도의 시차를 두고 물리면서 심한 변속충격과 함께 차가 갑자기 앞으로 튀어나가요(처음에는 뒤에서 들이받은줄...). 또는 저속 코스팅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밟게 되면 기어가 다시 물리면서 풋브레이크 + 엔진브레이크 효과로 차가 갑자기 속도가 확 줄어들어 버립니다. 차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정체구간에서 심각한 피칭을 경험하게 되고 뒷좌석 승객들은 100% 확률로 멀미를 하게 되죠. 저는 요즘 승객이 타게되면 무조건 코스팅 끄고 운행합니다(기름 몇 방울 아낄라다 사람 잡것네.).
트렁크는 대충 이정도... 골프백 말고 골프우산이 가로로 딱 맞게 들어갑니다. 골프백 넣을려면 저는 속편하게 뒷좌석 눕히고 넣습니다. 드라이버는 가로로 안들어가요(대각선으로 겨우 들어가요). 큰 애가 낚시를 좋아해서 낚시가방 샀는데 세차용품 정리함이 됐습니다. 그 옆에는 보기싫다고 집 옷장에서 쫓겨난 통풍시트. 바닥 고무매트도 딜러 서비스였습니다. 저 매트 밑에 바닥 들추면 수납공간 또 있고 스페어타이어 있어요. 유일하게 이 차에서 제가 손댔고 잘했다고 생각하는게 트렁크 양쪽에 LED 넣은거요.
오늘 아침까지 주행하고 찍은건데 기름 풀에서 반쯤 쓴 상태까지 총 472km 주행, 평균 연비 15.5km/l, 오늘 아침 주행연비 17.3km/l 입니다. 현재 출퇴근 거리가 편도 55km, 왕복 110km인데 고속도로가 많아서 대충 연비 신경 안쓰고 운전해도 연비는 그럭저럭 잘나와요. 톨게이트간 거리가 20km 넘어서 고속도로 출퇴근 할인은 못받고 있습니다.. 뭔 놈의 규정이 쩝... 트립창 위에 스크레치는 처남이 핸드폰 올려서 (아우디 버츄얼 콕핏처럼) 네비 보면서 운행하다가 생긴듯 합니다. (트립창 위에 커버가 플라스틱인데 옆에서 보면 '/' 모양이라서 별도의 고정장치 없어도 핸드폰 올려놓을 수 있어요) 스크레치 잘 나니까 오너님들 주의하세요... 라고 하고 싶지만, 옛날 차라서 이미 스크레치 날 분들은 다 나셨겠죠? ㅜㅠ
처음에는 출퇴근 거리가 너무 멀어서 전기차를 심각하게 고려했었는데, 유학 마치고 돌아와서 갑자기 이직하게 된거라(스카우트), 갑자기 전기차를 구할 수도 없었거니와, 전기차 구입비를 생각하면 몇 년치 연봉이 날아가는지라 주객이 전도되는 얄궂은 상황이 될 것 같았습니다. 거기다가 결정적인게 이 차를 2년간 관리해준 처남이 장가가면서 새 차를 구입하게 되어서 오갈데없어진 티구안은 결국 다시 제 품이 돌아왔습니다.
저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약 2년간만 타고 그 후에 와이프가 타고다니다가, 최근 2년간 처남이 타고, 2019년에 다시 저한테로 돌아오는걸 보니 기분이 묘하면서 만나게 되는 인연은 결국에는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희안하게도 문콕을 많이 당해서 수리도 무던히도 많이 하기도 했었고, 첫 자동차 동호회 활동하는 계기도 만들어줘서 좋은 친구들 많이 사귀게 해줬었고, 차 엔진이랑 소모품 관리하는 방법도 알게 해주고, 지금도 상처 투성이 몸이라 외장관리 현자타임 오래가게 해주고 있는 고마운 녀석입니다(외장 관리비 아끼고 있습니다. 외장 고치려면 손댈데가 끝이 없는 상태입니다.).
베스트 드라이버는 목적지까지 빨리 가는 드라이버가 아니고 제일 안전하게 가는 드라이버다. 라는 마음으로 머나먼 출퇴근 여행길 안전하게 다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두 안전한 하루 되세요.
P.S. 혹시나 수입 중고차를 생각 중이시라면, 꼭 믿을만한 정비소를 먼저 알아놓으시고 차를 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저는 오래 사귄 친구가 하는 정비소가 직장에서 5분 거리에 있습니다. (직장에 매인 몸이라 점심 한번 같이 먹기 힘든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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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차로 바꾸고나서도 한번씩 생각나던 차였죠. 결국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지만요. | 19.06.19 08: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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