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를 구매한지 1개월이 되었고 주행거리는 약 2600km정도가 되었습니다. 2.0 인스퍼레이션, 썬루프와 4륜 빼고 풀옵입니다.
아직 길들이기(?)는 끝나지 않았다고 하지만 1개월간의 운영 경험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구매이유
사실 이번 차량구매는 예정에 없던 시점이긴 합니다. 집 다음의 차일 정도로 들어가는 예산이 매우 크고, 당장 운영할 수 있는 현금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결정적으로 당시 운영하던 차량에 큰 문제점(?)이 없었기에 더욱 그러하기도 했습니다. 엔진 밸브 어셈블리에 문제가 있어서 헤드 유닛을 교환하는 바람에 드디어
구매 대비 유지보수비가 50%를 초과했다는 점은 잠시 접어 두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자의 반 타의반으로 새로운 차량이 필요하게 되었고, 묶여 있던 자산의 일부를 운영할 수 있게 되어 차량 구매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덕분에 차량구매를 결정하게 되었고 어떤 차량을 구매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구매를 하기위해 정한 요구조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주행안전/보조장비가 있을 것 (AEB 필수)
2. 연비가 좋을 것
3. 적재공간에 여유가 있을 것
4. 배우자가 탑승하기 편할 것
5. 출고가 빠를 것
당시 차량이 LPG차량이라 연료탱크의 부피로 인해 적재공간에서 손해를 보는 점이 많았습니다. 스키를 좋아하는 부부에게 스키를 적재할 때 마다 애로사항이 꽃피었기에 새로운 차를 운영할 때도 동일한 상황이 일어나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이케아에서 가구를 구매할 때도 상당한 고생을 했기에 이점은 양보하기 어려웠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배우자가 탑승하기 좋을 것입니다. 배우자의 키가 평균보다 작은 편이기에 탑승할 불편한 차량은 고려대에 넣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것저것을 고려했을 때 나오는 답은 폴딩이 되는 디젤or하이브리드 세단 이였지만 우연한 기회로 싼타페를 보게 되었습니다. 요구조건 4. 를 제외하고 모든 것을 만족하였으며 4의 경우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고, 사이드 스탭을 장착할 경우 해결할 수 있었기에 여러가지 옵션을 고려해 본 결과 싼타페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험로주행이 굳이 필요하지 않았고 주행패턴에 맞지 않았기에 4륜은 제외했으며 만일을 대비하여 7인승을 선택하였으며, 세금문제로 2.2를 제외, 감성 말고는 이점이 없는 썬 루프를 제외한 나머지 옵션을 채워서 구매하였습니다.
제일 많이 나온 “그 돈으로 펠리나 사시죠?”에 대한 답은 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장점 (잘 가고, 잘 서는, 편한 차량).
이전에 운영하는 차량이 11년식 노 옵션 차량이다 보니 당연히 좋겠지만, 이것저것을 고려해서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운전하기 편한 차량’으로 하고싶습니다.
호불호 가 갈리기는 하지만 외형의 모습이 미래지향적이라 별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매력적이었다고 하겠습니다. 나름 홀쭉한(?) 전면부와는 다르게 옆모습은 이 차량이 SUV라는것을 다시한번 각인시키며 후면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는 모습입니다. 인스퍼레이션 등급을 선택해서 달린 듀얼 머플러는 균형감을 줍니다.
실내는 상당부가 디지털화되었지만 필요한 부분은 아날로그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조작하는데 불편함이 없게끔 조치 되어있습니다. 낮게 설정된 센터페시아는 개방감을 주고 수납공간은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부족함이나 아쉬움이 없게끔 되어있습니다. 만족스러운 사용자 경험이라고 하겠네요. 2중 접합유리로 탁월한 차음성능을 두껍고 묵직한 도어는 안정감을 줍니다.
실내공간은 넓습니다. 이전 사촌형이 운영하는 소렌토와 비교한다면 소렌토 특유의 광활함 보다는 덜하지만 못지않는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합니다. 2열 또한 넓은 편이며 여차하면 좌석을 조금 더 후방으로 위치할 수 있기에 여유롭다 못해 광활하다는 느낌마저 줍니다. 손쉬운 2열 폴딩 기능은 부피가 큰 화물이나 길이가 긴 스키장비를 아주 여유롭게 적재할 수 있었습니다.
시동을 걸고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고속, 순항, 저속에서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줍니다. 항상 믿음직하게 움직여주는 차량의 주행성능은 안정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악셀을 밟을 때의 반응성이 좋다고 이야기할 수 없지만, 이전에 운영한 lpg차량과 동일한 경험을 주었고 저는 이 반응성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디젤엔진의 낮은 응답성은 단점으로 다가오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만족스러웠습니다. 중, 저속에서 나오는 토크는 필요할 때 적절한 가속을 제공하기에 엔진 출력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일은 없었으며 8단 AT 변속기는 적절한 단수로 매칭을 해주기에 출력에서 부족함을 느낀일은 없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13.8km/L(도심 12.7, 고속 15.4)이지만 필자가 경험한 연비는 고속주행 19, 저속 12 복합 14~15km/l의 연비를 보여줍니다. 덕분에 주유소를 그리 자주 들리지 않았으며, 휘발유 대비 저렴한 유류비도 장점이 되겠습니다.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주행보조기능과 안전사양입니다. 경험해본 기능만 이야기하면 후 측방 경고장치와 안전하차 보조기능 그리고 주행보조기능인데 저는 주행보조기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고속화도로를 진입하고 주행보조기능을 작동시키면 운전자가 할 일이 크게 없어집니다.
물론 전방주시는 항상 하고 있지만 제한적인 자율주행기능으로 조금 더 여유로운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은 평일 러시아워를 2시간 이상을 주행해야 하는 필자에게는 매력적인 기능이었습니다. 보다 여유롭게 주행할 차간 거리도 꽤 잘 유지하는 편이며, 응답성을 ‘느림’으로 설정했을 때 가, 감속을 부드럽게 해주어서 직접 운전했을 때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차선이탈방지 기능도 꽤 괜찮습니다만 이것은 단점에서 서술하는 편이 좋겠네요.
단점 (분명 편한데... 나사가 몇개 빠진 느낌).
디지털화 한 계기판은 분명 매력적이긴 하지만 아날로그-디지털 계기판은 서로 통일감을 주지 못해서 어색함을 줍니다. 디지털 계기를 이용해서 얻을 수 있는 메리트는 잘 살리지 못한다는 점도 단점이라 하겠습니다. 3열의 경우 에어벤트와 USB충전포트까지 있지만 좌석 자체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유아나 어린이는 가능하겠지만 성인남성이 탑승하기에는 무리수가 있기에 계륵같은 느낌을 줍니다.
진동과 소음을 많이 줄였다고 하나 디젤은 디젤이라고 정차중의 진동은 이것이 디젤 차량이라는 것을 운전자에게 어필합니다. 스트레오타입의 디젤차보다는 덜하긴 하나 핸들에서 전해지는 진동경험은 빈말로도 좋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공 회전 제한 시스템인 ISG기능으로 이를 줄였다고 하나 작동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만족스럽게 상쇄하지 못합니다. SCR을 적용했기에 요소수를 보충해야 한다는 사실은 높은 연비에서 나오는 경제적 매력을 무색하게 합니다.
강원도 국도를 주행하면서 느낀 곡선주행은 단단하게 설정된 하체 설정으로 충격흡수가 잘 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줍니다. 1열의 경우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부모님과 같이 탑승했을 때 언급하신 “좀 딱딱하다?”라는 평가를 본다면 주행 안정석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으나 승차감을 따진다면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가장 큰 단점은 주행보조기능입니다. 장점으로 극찬을 했으면서 왜 단점으로 서술하면 모순적인 모습입니다. 분명 운전자의 피로도 경감에는 높은 점수를 주었으나 문제는 주행 보조기능의 개입이 불규칙적이며 완성도가 높지 않다 라는 점입니다. 주행 보조기능인 차선이탈보조기능과 고속도로 주행 보조기능이 운전 중에 개입하지만 코너주행시 종종 차선을 밟는 모습을 보여주며 신뢰성에 의심을 들게 합니다.
물론 이것은 주행 보조기능이기에 보조기능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으나 문제는 개입 시점입니다. 코너에서 개입을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너무 불규칙하며 이 시스템의 개입의 여부가 사전에 전달되지 않는 편입니다. 보조를 잘 해주다가 아무런 신호없이 보조를 놓아버리거나 하는 모습을 운전자에게 긍정적으로 다가오기는 힘듭니다. 이러한 불쾌한 사용자경험 때문에 주행 보조기능을 활성화하지 않는 운전자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조사의 전례로 보았을 때 이러한 미흡사항이 차후 차량에는 개선되겠지만 기존 차는 현행유지가 될 가능성이 높기에 아쉬움을 더합니다.
이 외에 꽤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KRLL사운드 시스템은 가격대비 성능에 미흡한 모습을 보여주며 블루투스로 연결했을 때 더욱 추락하는 음질과
네비게이션 콘솔의 구라베젤(?)은 생각보다 커서 온 오프 시 화면의 갭은 원가절감을 의심하게 합니다. USB재생시 재생목록을 지원하지 않는 점도 실망스럽네요.
결론, Other
“그래서 이 차가 좋은 차인가요?” 혹은 “그래서 이 차를 추천하나요?”라고 물어보신다면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망설임 없이 ‘그렇다’ 라고 하겠습니다.
일부 제가 생각한 기대보다는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제가 꼽은 단점이 부가적인 요소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잘 가고, 잘 서고, 잘 도는, ‘차’라는 이동수단에서 아직까지 문제될 점이 없다는 점을 저는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단점의 경우 "문제라고 해봐야 완벽한 핵심 요소에 겨우 달라붙은 코딱지일 뿐" Zero Punctuation의 ‘얏지’라는 리뷰어의 말을 인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차입니다. 만족스럽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차 살 돈으로 더 보태서 다른 차 사지” 특히 펠리세이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일단 펠리세이드는 요구조건 5. 출고에서 끔찍하게 긴 대기시간을 피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펠리세이드의 전면부의 마초스러운 모습이 필자에게는 비호감으로 다가왔다는 점을 이야기하겠습니다. 개인적인 평가지만 앞모습이 호머심슨(...)을 닮아서 별로였습니다. 물론 안전과 편의사양은 더 좋고 가격대비 상품성도 훌륭하지만 취향이 아닌것을 구매하는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외제차의 경우 끔찍하게 부족한 네비게이션 성능, 그리고 옵션과 대기순번이 걸렸고, 국산차에 경우, 싼타페로 결정한 것을 돌릴 만한 메리트가 없었다 라고 답변하고 싶네요. 결론은 취향입니다. 이 이야기를 꽤 많이 들으면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지만, “그럼 그 추가금을 당신이 주실 건가요?”라고 받아 치고 싶었다는 것은 비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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