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새로 장만하면서 8년동안 탔던 첫차를 떠나 보내게 되었습니다.
참 정 많이 들었던 녀석인데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 주차장에서 사진 몇장 박았습니다.
2010년에 2년동안 모은 돈 싹 다 털어서 중고로 들여온 2007년식 프라이드입니다.
차에 대해 정말 아무 것도 모르던 때여서 친척 중에 중고 매매상에 일하시는 분에게 부탁하여
괜찮은 가격에 제법 상태 좋은 차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놈 처음 만났을 때의 감격이 잊혀지지 않네요 ㅎ 독일 삼대장이 부럽지 않던...
배기량은 1600cc로 준중형급이지만 규격으로는 소형차로 분류되는 신통한 녀석입니다.
사방을 둘러싸는 검은 몰딩이 정말 마음에 쏙 들었고요.
제가 체격이 좀 있는 편이라 조금 좁은 건 사실이지만
8년동안 타면서 딱히 불편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사고는 두번 났습니다. K5와 충돌해서 오른쪽 앞 휀더 한번 교체했고, 후진하다가 SM3와 박아서 뒷범퍼가 상했습니다.
두 사고 다 제법 센 충돌이었는데 제 차보다 상대 차들이 손상이 커서
(특히 SM3는 앞 범퍼가 아예 주저 앉았습니다. 제 뒷범퍼는 스크래치만 약간 났는데 말이죠)
이 녀석 제법 튼튼하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덕분에 운전자인 저도 크게 다치는 일 없이 잘 탔습니다.
안팎으로 순정품을 유지했지만 유일하게 계기판만 LED로 교체했습니다.
프로젝션이 너무 시인성이 떨어지고 갈수록 흐릿해져서 눈이 아프더군요.
지금 생각해 보면 돈값을 제대로 한 아주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센터페시아도 전부 교체할까 했는데 비용이 꽤 나와서 접었습니다.
5만 9천 km에 인수해서 8년간 열심히 달린 거 같은데 주말에만 타서 그런지 결국 10만을 못 넘겼습니다.
원래는 15만 km 정도까지 타고 처분할 생각이었는데 계획이 바뀌는 바람에 일찍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5만 km 정도지만 성실하게 저의 발이 되어준 녀석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8년간 점화 플러그랑 겉벨트 정도 교환한 거 말고는 큰 수리나 잔고장 없이 정말 잘 탔습니다.
뽑기 운이 좋았는지 녹슨 곳도 거의 없구요.
9만 넘어가면서 미션 꿀렁거림이 눈에 띄게 늘긴 했지만
그래도 달리는 데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그냥 '뭐라도 좋으니 차를 한대 가지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마련했지만
요놈 덕분에 장거리 연애도 해서 결혼하고 애도 낳고 여행도 다녔습니다.
인생에서 8년이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인데 함께한 시간들이 참 소중하네요.
살아있는 것도 아닌 자동차에 정이 든다니, 참 신기할 따름입니다.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다 보니 아무래도 이 차로는 한계가 있는 거 같아서
아내와 오랜 시간 상의한 끝에 아쉽지만 이 친구를 새 주인에게 맡기고 새 차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지난주에 새차 계약하고 중고 딜러와도 처분 논의를 끝낸 상황입니다.
감가상각이 심한 모델이라 국내 매입은 어렵고 정비 마친 후에 리비아 등 중동으로 보내질 거라고 하네요.
거기서도 좋은 핫산 만나서 20만 30만 잘 달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PS. 다음 차는 말리부 1.3T입니다. 출고하면 인증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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