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와 사고가 났습니다. 누구는 뒤에서 택시에 받혀도 50:50으로 합의 봤다는데 저는 다행히 택시 운전사분과 사고 담당자분이 좋은 분이셔셔 큰 마찰 없이 택시의 부담으로 수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제일 무섭다는 허 번호판의 K5를 3주 동안 렌트로 타고 다녔습니다. 이미 타실 분들은 많이 타 보신 차지만 그래도 한 번 비교 시승기 올려 볼까 합니다.
사고가 난 상황입니다. 무슨 이유인지 잘 가던 택시가 옆에서 갑자기 방향을 바꾸면서 제 옆구리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얘기는 잘 돼서 별 다른 보상 같은거 없이 수리와 렌트를 조건으로 VW 서비스 센터에 입고를 했습니다.
렌트로 받은 무적의 K5 허 차량입니다. 수리기간 동안 타고 다닐 아무 차나 달라고 했더니 이 차가 왔습니다. 여기저기 스크래와 좀 심하게 긁힌 흔적이 있지만 어차피 제 차도 아니고 짧은 기간 탈 예정이기 때문에 큰 이상은 없어 보여서 타고 다녔습니다. 애초에는 1주였지만 1주일이면 된다던 수리가 나중엔 3주까지 지연이 되어서 3주를 타고 다녔습니다.
일단, 제 차는 2013년식 시로코 알라인(디젤입니다으로 요즘 달려있는 온갖 편의 장비들은 거의 없다시피 한 차입니다. 있는 것이라곤 후방감지기, 후방카메라, 엉따 정도입니다. 주행보조장치(차선이탈 경고, 주차보조 등), 핸들열선, 스마트키 그런거 하나 없습니다.
일단 K5에 앉자마자 나온 말은 '핸들이 왜 여기 있어?'입니다. 핸들이 중앙에서 살짝 왼쪽에 있더군요. 한 이틀 정도 타다보니 적응이 되어 크게 불편함은 못 느꼈고 아마 운전하면서 왼쪽 팔을 왼쪽 문에 걸치기 편하게 만든 기아의 인체공학 디자인의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방, 측방 시야는 굉장히 좋습니다. 제 차는 좀 위에서 눌린 형태라 좌회전을 할 때면 매 번 A필러가 시야를 가려서 좀 불편했는데 K5는 세단이라 그런지 전방, 측방 시야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후방 시야는 생각보다 좋지는 않았습니다. 자동차 디자인이 덩치를 커 보이게 하고 날렵하게 보이기 위해 벨트라인을 점점 올려서 예전 자동차에 비하면 후방 유리는 거의 누워있는 형태라지만, 그래도 제 차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제 차는 시야 자체가 좁아 잘 보이지 않는다면 K5는 시야는 넓은데 트렁크와 C필러가 시야를 가로막고 있는 느낌입니다.
주행을 비교하면 아무래도 제 차에 익숙해서 제 차쪽으로 점수를 주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래도 K5의 주행은 아주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세단의 편안한 느낌은 좋지만 그 편안한 느낌이 굉장히 이질적으로 느껴집니다. 꼭 억지로 진동을 틀어막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주행 중 바퀴를 통한 충격은 부드럽게 잘 흡수를 해 주는데, 의자를 통해 몸으로 전해지는 엔진 진동은 멀미를 유발 할 정도로 불쾌해서 타는 내내 그렇게 주행이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차라리 다른 디젤 승용차나 옛날 가솔린차처럼 있는 그대로 진동을 전해주는게 더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회전도 뭔가 좀 이질적인게 차체 바닥과 바퀴는 그럭저럭 잘 버티는 느낌인데 차 상부와 제 몸은 휘청휘청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브레이크도 훨씬 오래 밟아야 하더군요. 밀린다기보다는 애초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 세팅의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자가 운전이다보니 뒷자리는 말씀드리기 어렵고, 운전석 공간은 체감상으로는 크게 차이는 없다고 느꼈습니다. 보기에는 K5가 더 커 보이지만 실제로 운전석에 앉으면 별 차이는 없더군요. A6를 탔을 때에는 넓고 편하다고 느꼈는데, 제 차보다 더 큰 차가 실제로는 큰 차이를 못 느껴 좀 의아했습니다. 그리고 의자도 뭔가 편하지 않습니다.
연비는 시내 주행은 대략 8.0km/l 정도 나왔고, 마음에 들었던 점은 가솔린차다보니 엔진이 빨리 열을 받아 히터를 금방 틀 수 있었다는 점, 사이드 미러가 시동 걸면 자동으로 펴지고 끄면 자동으로 접히니다는 점이네요.
아무래도 제 차다보니 나쁜 점만 적게 되었지만, K5는 일상용으로 가족용으로 무난하게 타기에 좋은 차임은 분명합니다. 차를 사는 사람들의 목적은 제각각이지만 편의장비와 편안함보다는 조금 달리고 서는 기본에 충실했으면 하는 느낌입니다.
허접한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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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에 검정루프의 허파이브 ㄷㄷㄷ 혹시 운전대를 잡으니 아드레날린이 솟아오르시진 않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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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공간 뽑는건 흉기 따라갈 기업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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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따블류
실내 공간 뽑는건 흉기 따라갈 기업이 없죠 | 18.12.14 19: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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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리즈는 제가 타 보질 못 해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현기가 실내는 잘 뽑죠. | 18.12.19 03: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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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전륜 후륜 차이도 있는데 현기차가 확실히 실내공간은 잘 뽑는거 같아요 | 18.12.19 15: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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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에 검정루프의 허파이브 ㄷㄷㄷ 혹시 운전대를 잡으니 아드레날린이 솟아오르시진 않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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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8.12.15 09: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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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5호는 1세대고 저건 2세대 잖아요 | 18.12.15 18: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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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정해지는건 디자인이 얼마나 멋있는지와, 중고가격이 1000만원 이하로 떨어지는지가 포인트입니다. | 18.12.16 01: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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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제 차였다면 그랬겠지만, 어차피 렌트카이고 저는 돌려줄 때 괜히 기름 더 넣어 주는게 싫어서 기름 맞추는데 신경 썼더니 혈압이 막 솟아오르더군요. ㅋㅋㅋ | 18.12.19 03: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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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개인 업체가 아니라 VW공식 서비스 센터라서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저 정도의 사고로 수리가 3주나 걸린다는 점이 좀 의아했찌만 제 차량이 그렇게 흔한 차량에 흔한 색이 아니어서 그랬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차체 하부의 플라스틱 부품은 재생이 안 되고 무조건 교환이라고 하더군요. | 18.12.19 03:4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