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 게시판 자작 릴레이 (규칙) <-링크 클릭
-----
-----
릴레이 참가자
1.코메이지 사토리
2.다 훗치
3.공상가 세리
4.지금부터전화할거니까 받아
5.동게편집장
-----
1.코메이지 사토리
명련사.
나즈린이 쇼우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머리에서 김이 나지 않을까 싶은 표정으로 왁왁대고 있었고 분명히 주인이여야할 쇼우는 기가 죽은채 머리에 있는 장식품까지 축 늘어져 기가 죽어있었다.
"정말이지 주인은...! 이걸로 몇번째인지 나도 알수가 없군!"
"..."
"지금 주인이 이 땅에 다리를 딛고 서있는게 몇천년이 지났는데도 한두살 어린아이마냥 보탑을 흘리고 다닌다는것이 말이다 되는 소리인가! 조금은 요괴가 진중해져야할것이 아닌가!"
"...죄...죄송합니다 나즈..."
쇼우가 바들바들 떨며 어머니에게 큰 잘못을 들킨 어린 남자아이먀낭 눈물을 글썽이는것을 보자 나즈린의 입가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미소가 피었다.
어느순간 나즈린은 자신이 싱글싱글 웃으며 주인을 바라보고 있다는것을 눈치채고는 다시 표정을 바로 잡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주인을 다시금 혼내려 하자 마음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무언가에 의해 다시금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는것이 아닌가.
"왜 그러시나요 나즈?"
"아...큿...아...아니다! 이정도면 됬다고 나는 생각한다! 방에 들어가서 내가 보탑을 찾아올동안 주인은 방에 들어가서 반성이나 하고 있도록!"
쇼우가 고개를 한번 꾸벅 숙이고 일어나 터덜터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나즈린은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쇼우가 방문을 닫는것을 확인 하고서야 참았던 숨을 몰아 내쉬었다.
"허억...후하...뭐...뭐지..."
나즈린이 자신의 가슴 왼쪽편에 손을 가져다댔다.
두근 두근 두근
심장이 매우 빠르게 뛰고 있었다.
알수 없었다.
예전에 주인이 칠칠치 못하게 보탑을 흘리고 다녔을때 화를 냈었어도 이런 느낌은 아니였다.
"이...이상해! 이런 감정은...주인에게 화를 낼때마다...자꾸 쾌감이...!"
나즈린이 머리를 싸매쥐며 괴로워했다.
"아...아니야! 이건 절대로 그런 감정이 아닐거다! 아니고말고! 누군가...누군가 이런 감정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지도 몰라! 누군가를...누군가 아무나 찾아서 붙잡고 물어봐야겠다!"
나즈린이 후다닥 달려가 명련사의 계단을 엄청난 속도로 달려 내려갔다.
누군가가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리라.
아니 감정에 관해서라면 잘 알고 있는 인요가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한 나즈린이 향한곳은 지저.
사토리가 있는 지령전이였다.
2.다 훗치
3.공상가 세리
그 이유는...
'후후훗'
나즈린 이상한 기분이 들었는지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저 어두운 배경만이 보일 뿐이었다
"기분...탓이었네..."
나즈린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지령전 저택안으로 들어가려고 저택 문을 노크하였다
똑똑
"안에 계신가요?"
나즈린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문이 열렸고 사토리가 모습을 들어냈다
"다행히 계셨군요"
"당신은...나즈린?"
어떠한 이유로 나즈린이 지령전에 오게 되었는지 잘 모르는 사토리는 나즈린을 보고 난 뒤 나즈린의 등 뒤에 있던 코이시를 보았고 일단은 들어오라고 청하였다
나즈린은 사토리의 안내에 따라 지령전 저택안으로 들어갔고 나즈린 등 뒤에 있는 코이시도 따라 들어갔다
나즈린은 코이시가 자신의 등 뒤에 있었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고 있다
지령전 저택안으로 들어온 나즈린은 사토리의 안내로 저택의 거실로 와서 거실에 있는 테이블 자리에 앉았다
나즈린 등 뒤로 따라온 코이시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방으로 향하였다
"당신이 여기에 온 이유라도?"
나즈린은 사토리에게 오늘 쇼우와 자신에게 있었던 일들을 말하였다
나즈린의 말을 들은 사토리는 나즈린의 마음을 읽기 시작하였다
"그러한 이유가 뭔가요?"
"나즈린. 당신의 생각을 읽었습니다. 후훗. 그런 거였군요. 이유를 가르쳐 드리기 전에 이 이유를 듣고 부정하시면 안된다는 것을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네"
"후훗. 각오가 되었는거 같군요. 가르쳐드리죠. 그러한 이유는..."
4.지금부터전화할거니까 받아
난 다시 명련사로 향하는 길에서 사토리가 한 말을 되뇌였다.
"마음 속에 쌓인것이 많은데, 그걸 풀 수가 없어서 결국 화를 내서 푸는 쪽으로 가게 되었고, 그계 계속되어 화를 내면 쾌감이 나는 정도에 이르렀다....."
꽤나 그럴듯한 이야기였다. 주인이 보탑 잃는게 한두번 일도 아니라서 슬슬 적응할 때도 되었는데 늘상 그렇게 화를 내는 것도 그렇고, 결국 화를 내는 것이 쾌감을 줄 정도라면 뭔가 잘못된 것임이 틀림없었다.
뭔가, 고칠 방도가 있으면 좋을텐데. 쌓인것을 풀 다른 방법을 찾거나, 적어도 주인에게 화를 내는것은 줄여야겠지. 화내봐야 주인도 기분상하고, 나도 이 악순환을 지속시킬 뿐이니.
"다녀오셨어요오~?!"
"응."
명련사에 들어오니 쿄코가 나를 반겨주었다. 그러고보니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았어도 착실히 문지기 생활도 잘하고 수행도 잘 하는거보면 그나마 이 절에서 히지리를 제외하곤 가장 충실한 생활을 하는것 같다.
무라사는 종종 다시 지저로 돌아가서 피연못지옥에 가거나, 배를 침몰시키거나 하고. 주인은 이치린이랑 같이 나가서 몰래 술이나 고기나 먹고 다니고. 걸리면 히지리가 아주 경을 치다 못해 정말 호되게 따질 것이 분명한데도 그렇게 술마시고 고기 먹으러 나가는것도 어찌보면 대단하기 짝이 없다.
그러고보니 누에랑 그 마미조였나 하는 애는 친구였대는데 어디서 뭘 하는지 알수도 없다. 딱히 물어볼 일도 없고. 어디 마을에서 돌아다니거나 둘이서 같이 술 마시거나 하겠지.
"맞다. 주인은 지금 뭐해?"
"보탑을 또 잃어버렸나본지. 필사적으로 찾고 있던데요. 그사이에 또 잃어버린거 알면 아주 경을 친다면서."
"내 이럴줄 알았다."
한숨을 쉬면서 땅바닥을 바라보니, 쿄코는 멋쩍은 듯이 웃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요즘 들어 쿄코가 불려가서 혼나고는 했지. 무슨 펑크락 밴드를 한다고 그랬나. 마을에서 밤마다 늘 시끄러운 음악소리를 낸다고 사람들이 말이 많았다고.
음악이 꽤나 시끄럽긴 시끄러운것도 사실이다. 가사도 "아아 마당쓸기 귀찮네 쓸어도 누군가는 쓰레기 버리고 가는데" 하는 투의 음악이었으니. 그렇게 시끄럽게 소리지르고 하면 어느정도 분이 풀리긴 하겠.....
맞다. 나도 쿄코가 있는 밴드에 들어가서 같이 스트레스를 풀면 되지 않을까?
"있잖아 쿄코."
"네?"
"일단 그 밴드 말이야...."
"아, 그... 그 이야기는 좀 있다가 해도 되나요? 누가 들어요....."
"그럼 있다가 이야기할게."
일단 이야기는 나중에 하는게 좋을것 같고. 지금은 우선 주인을 만나도록 해야겠지. 나 아니면 누가 보탑 찾아주나. 화 내지 말고. 그 와중에 또 잃어버리는 걸 보면 이제는 경이로울 지경이라서 한 소리쯤은 하고 싶긴 하지만 역시 참아야지.
문 안으로 들어서니 이곳저곳으로 바쁘게 뛰어다니던 주인이 갑자기 눈을 치켜뜨더니, 마치 아무런 티 없는 하늘처럼 순수하게 기쁨으로 물든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손으로 보탑을 집어서 자랑하듯 들어올렸다.
"주인, 나 돌아왔어."
"아?? 아! 도, 돌아온거구나!"
주인은 황급히 몸을 움직이면서 보탑을 몸 뒤에 숨겼다. 다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보탑은 잘 가지고 있지?"
"응! 방금전에 찾았.... 아니아니! 나즈가 말한 뒤로 잘 간수해뒀어."
참 못말려. 비사문천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허당을 자신의 화신으로 내세울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다.
신기하게도 여기서만 볼 수 있는 이런 허당스러운 모습과는 달리 밖에서는 나름대로 비사문천의 화신 역할을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은근히 잘 수행하고 있으니 다행이긴 하지만.
"그동안 안 잃어버려서 다행이네. 설마 주인이라 해도 그 시간 안에 잃어버릴리는 없으니."
"그, 그렇지. 하하하하하하!"
하하하 웃는 주인을 뒤로 하고는 난 법당으로 향하던 중.... 히지리의 방을 봤다. 방문은 열려있었다. 그러고보니 히지리의 방 안에는 뭐가 있을까. 저번에 이상한 오토바이 타고 다닌 뒤로 사람 자체가 딴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고....
일단 조금만 보는건 괜찮겠지. 음..... 괜찮겠지.
"그럼 잠깐만...."
히지리의 방 안에는 일단 뭐라 할 물건은 보이지 않았다. 이불이 개여저 있었고, 그 위에 베게가 놓여져 있었다. 옷걸이엔 여분의 옷이 걸려있고 삿갓이 걸려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벽장뿐이었다. 벽장을 열어보니 정체를 알수없는 네모난 정사각형 종이곽들이 놓여 있었고, 그 종이곽에는 이상한 그림이 그려져 있고, 안에는 둥그런 판이 들어있었다. 그 옆에는 오토바이를 타면서 입었던 자켓과 헬멧이 있었다.
"생각보다 별건 없네."
그 정체를 알수없는 종이곽이 궁금하긴 했지만, 딱히 물어보긴 그랬으니 일단 지금은 넘어가는것이 좋겠다.
그러고보니까 슬슬 쿄코랑 또 이야기해볼때도 되었는데, 일단 안들킬만한 곳에서 해야하니 마을같은곳으로 가서 이야기하거나 하는게 좋겠지. 찻집같은 곳에 가서 차 한잔정도 시키고 이야기를 한번 해봐야겠다.
내가 쿄코를 불러낸다고 딱히 의심같은거 받진 않겠지.
"있잖아, 쿄코!"
"네?"
"잠깐만 나좀 따라와볼래? 쪼금 이야기해볼게 있어서 그래."
"네~"
5.동게편집장
마을의 찻집으로 쿄코를 데리고 왔는데 아무래도 대낮부터 요괴가 마을에 돌아다니는 게 사람들의 눈에는 영 곱지 않게 보이는 모양이다. 괜히 여기로 왔나 싶을 정도로 주변에 경계가 심했는데, 문득 그 이유가 떠올라서 뒤를 돌아보니 역시나 사람들은 쿄코를 노려보고 있었다. 야마비코가 시끄럽다는 소문이 돌기는 했지만 이 정도였을 줄이야.
하지만 나는 그러한 쿄코에게만 얘기할 수 있어서, 차랑 경단을 주문하고서 얘기를 꺼냈다.
“쿄코 너 밤참새랑 노래를 하고 있다고 했었지?”
“응! 미스치 말이지? 그런데?”
“혹시 언제 또 둘이 만나서 노래를 하는지 알려줄 수 있을까?”
“응 좋아!”
나는 조심스레 물었는데, 쿄코는 이유도 묻지 않고 흔쾌히 허락해주었다.
“근데 얘기는 그거뿐인 거야?”
싱글벙글 웃으면서 쿄코가 물어서 나는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이 아이는 고민이라는 건 없는 걸까?
아무튼 이왕 이렇게 나왔으니 조용히 차랑 경단을 먹고서 명련사로 돌아갔다.
여러 날이 지나고 쿄코가 “오늘 모일 거야!”라고 해서 저녁식사가 끝나고 시커먼 옷으로 갈아입은 쿄코를 따라서 밤의 산길을 걸어갔다. 밤이라서 산속에서는 날기에는 위험하니까.
그리고 나무가 울창한 안쪽에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공터에 그 밤참새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쿄코! 늦었잖아!”
쿄코랑 비슷한 검은 옷을 입고서 검게 칠해진 안경을 쓰고서 화를 냈는데, 뭐야 늦은 거였어?
“미안. 내가 따라오는 바람에.”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서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아니야, 네가 미안해할 필요는 없어. 늦은 건 애초에 쿄코가 또 꾸물거려서 그랬을 테니까.”
그렇구나. 쿄코가 자주 지각을 하는구나. 정작 본인은 조금도 미안한 기색이 없어보이는데.
“아참, 왜 우리를 이렇게 따로 만나고 싶어 한 거야?”
밤참새-미스티아 로렐라이가 제대로 물어줬다.
“그게 요즘 우리 주인 때문에 정신적으로 피로가 쌓여서 말이야. 너희들처럼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면 기분이 풀릴까 해서.”
“아아~~ 그야 당연하지! 얼마나 상쾌한 기분이 드는데! 잘 찾아왔어! 아참, 그 전에 너를 위해서 새 악기를 준비해봤는데 한 번 해볼래?”
손으로 새 악기라는 것을 가리키며 미스티아가 밝게 미소를 지었다.
“아, 나는 잠깐만 함께하려는……. 으아! 떠밀지 마!”
쿄코가 등을 떠밀고 미스티아가 손을 잡아끌면서 그 악기에 딸린 의자에 앉혔다. 그리고 끝부분에 둥글게 깎아 모양을 낸 나무막대 두 개를 손에 쥐어주었다.
악기는 북처럼 생겼지만 동물의 가죽은 아니지만 잘 튕기게 생긴 하얀 뭔가로 덮여 있었는데, 그런 게 여러 개가 붙어있었다. 발쪽에는 대장간 같은 곳에서 공기를 불어넣는 발판같이 생긴 게 있었고, 그거랑 연결이 되어 발로 밟으면 아래쪽에 달린 큰북을 치게 생겼다.
“이건 드럼이라고 해서 막 두드리는 악기야. 늘 막대기 두 개를 들고 다니는 너한테 어울릴 것 같아서 가져와봤어!”
다우징을 평범한 막대기로 봤구나.
미스티아랑 쿄코랑 둘이 기대감에 부푼 얼굴을 하고서는 나를 지켜보기에 가볍게 막대로 두드려봤다.
“둥.” 하고 가볍게 울렸다. 금속 접시 두 개를 마주보고 엎어놓은 것을 때리니 “첸!” 하고 울렸다.
그런데 이게 무슨 감정이지? 조용한 연못에 돌멩이를 던진 것처럼 마음에도 물결이 일어났어, 지금?
한 번, 두 번, 세 번. 연속으로 면을 맞춰 두드려보니 일정하게 두드릴 때마다 몸이 근질거리기 시작했다.
“오오! 드럼 연주를 해본 적이 있어?”
미스티아가 감탄하며 물어봤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전혀. 북을 두드려 본 적도 없는 걸?”
단지 히지리의 목탁을 두드리는 박자를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가? 쿄코가…….
“마~하~반~냐~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행~심~반~야~바~라~밀~다~시~”
반야심경을 제대로 읊기 시작했다!!? 후렴구밖에 모르던 아이인데? 아니, 그 사이에 익힌 건가? 아무튼 대단해!
“우와! 나 지금 앞부분 조금 생각이 났어!”
자기 스스로도 놀라움을 마음껏 드러내며 환호했다.
“흠흠. 그렇다면 리듬감은 있는 모양이네. 이거 좋은 드러머가 될 수 있겠는 걸?”
리듬? 드러머? 혹시 바깥세상의 말인 걸까? 말의 의미를 알 수가 없었다.
미스티아는 내 손을 꼭 쥐면서 부탁해왔다.
“앞으로 가끔이라도 좋으니까 우리랑 함께 밴드하지 않을래? 드럼을 맡아줬으면 좋겠어.”
“어, 으응. 정신적으로 피로가 쌓이면 가끔씩 이라면…….”
“이걸로 좀 더 우리 음악을 살릴 수가 있겠는 걸? 그럼 오늘은 일단 우리 음악을 들어줘. 악기도 처음이고 음악경험도 적다고 하다면 일단은 많이 접해볼 수밖에 없을 테니까.”
그리고 미스티아랑 쿄코는 둘이 모여서 서서 노래를 시작했다.
그런데 소문이랑은 다르게 둘은 의외로 제대로 된 가사랑 박자로 입을 모아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닌가? 다만 미스티아가 들고 있는 기타가 소리라는 악기가 시끄럽긴 하지만, 사람들이 시끄럽다고 하는 이유는 알겠다. 이 아이들이 즐기고 있는 음악이 그들에게는 소음으로 밖에 안 들리는 이유를. 그건 이 음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들어보니 그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녀들의 음악에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감동했다.
“어라?”
눈이 뜨거워지나 싶더니 뺨을 타고 뜨거운 액체가 또르르 흘러내렸다.
노래가 끝나고 그 아이들은 상쾌한 얼굴로 어떠냐는 식으로 자신만만하게 나를 쳐다봤다.
소매로 눈물을 감추고, 나는 손뼉을 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좋았어. 나도 너희들처럼 그렇게 마음껏 자기 안에 것들을 밖으로 내고 싶어졌어.”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해!”
그리고 미스티아가 지이이잉!! 하고 기타 줄을 모두 힘차게 튕겼다.
그렇게 해서 나는 당분간은 함께하기로 했다.
그 사이에 주인이 또 보탑을 잃어버리거나 여러 실수를 저질러서 정신적으로 피로가 쌓였고 그것을 나는 드럼이라는 나에게 주어진 악기에 모두 쏟아냈다.
처음에는 가볍게 두드리는 것밖엔 하지 못했지만, 미스티아가 시범을 보이는 것을 보고 점점 드럼에 익숙해져갔다.
드럼스틱을 잡은 지 불과 3개월여 만에 나는 미스티아랑 쿄코가 만족할 수 있을 수준이 되어, 미스티아의 포장마차 앞에서 함께 한 번 연주하기로 정했다.
포장마차에 찾아오는 손님들 중에는 의외로 이 ‘조수기악’ 이라는 밴드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많은 모양인지 찾아온 손님이 꽤 많았다. 각종 요괴며 요정이며.
어, 근데?
나는 한 순간 내가 잘못 본 것 같아서 눈을 비비고 다시 봤는데, 역시 잘못 본 걸까? 지금 주인의 모습이 잠깐 보였던 것 같은데. 하긴, 이런 곳에 있을 리가 없지?
드럼에 자리를 잡고, 미스티아랑 쿄코도 각자 자리에 서서 마이크랑 기타를 들었다.
“오늘 이렇게 모여 주셔서 모두 고맙습니다! 그럼 저희 조수기악의 새 멤버와 함께하는 첫 곡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두들! 우리의 노래를 들어!!”
첸! 첸! 첸! 첸! 하고 하이햇 심벌을 네 번 치는 것으로 연주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조금 잔잔하게 시작하고, 중간부터 급격하게 빨라지고 다시 늦어지고. 2절도 잔잔하게 가다가 빨라지고, 후렴구에서 매우 빠르게.
그런데 이게 마치 불결한 행위를 하는 기분이 들어서 온몸은 물론 사타구니 쪽이 근질거려오기 시작했다.
“하아, 흐응.”
첫 곡은 어떻게든 숨을 좀 거칠게 쉬면서 넘어갔지만, 곧바로 이어지는 두 번째 곡이 초반부터 박자가 32비트라는 걸로 시작해서 온몸을 달리기 시작한 기분 좋은 느낌이 끊어지지 않았다.
연습할 때에는 제대로 느낄 수 없었지만, 사람들이 보고 있기도 하고 분위기가 좋은 느낌이기도 하고. 마치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부끄러운 행위를 하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두 번째 곡도 어떻게든 하긴 했는데, 소변이 나올 것 같은 느낌에 도무지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정말로 소변이 나오는 건 아니고, 그……. 으으.
미스티아는 나를 한 번 돌아서 쳐다보더니.
“그럼 오늘의 마지막 곡! 가겠습니다! 저도 장사는 해야 하니까요. 다음 곡은…….”
원래 일곱 곡은 하려고 했는데, 그 마지막 곡의 제목을 미스티아가 불렀다. 분명 더 연주를 하고 싶었을 텐데, 나 때문에 이렇게 빨리 끝내게 해서 미안하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시작은 언제나 드럼이 하는 곡뿐이어서, 이번에도 내가 박자를 넣고서야 시작이 되었다. 아직 연주를 계속 할 수는 있지만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그래도 이왕 하는 것이니 실수할 수는 없다.
그런데 그때 주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분명히 사람들 사이에서 나를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서 쳐다보고 있는 얼굴이 보였다. 주인의 단정하지 못한 행동에 화가 나서 시작한 밴드인데 그런 밴드를 주인이 보러 와서 걱정을 해주고 있다니, 이유가 묘하지만 더더욱 집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묘하게 올라오는 이 쾌감에 정신은 다시 조금씩 흐릿해져갔다.
그리고 마지막 곡의 마지막 부분에서…….
“으, 으읏……!!”
기타와 동시에 소리를 끊는 부분에서 기분이 승천할 것 같았다.
“와아-!!”
“최고다! 나즈쨩!”
“꺄아-! 조수기악!!”
열심히 연습해서 이렇게까지 관객들이 좋아해줄 정도로 멋지게 연주해냈으니 그 성취감이 정말 좋았다. 그런데 그것과는 달리 내 안에 무언가가 머리끝까지 치고 올라온 느낌을 받았다.
온몸이 뜨겁다. 사타구니는 묘하게 뜨겁고 축축했다. 혹시 이거……. 으응. 설마 내가 이 나이에 실례를 할 리가……. 하지만 몸에 힘이 너무 없는 걸……. 움직이기, 힘들다.
연주가 다 끝나고 미스티아는 쿄코랑 악기를 정리했고, 내가 앉은 의자만 남기고 드럼을 모두 수레에 옮겨 정리했다.
관중들이 하나 둘 흩어져서 포장마차로 가거나 다른 곳으로 가버리자 그곳에는 주인만 남아있었다.
“나즈린. 정말 멋졌어요. 언제 그렇게 연습한 거예요?”
“아아, 주인. 마침 잘 왔어. 얘기는 나중에 하고 날 좀 업어줘.”
“지친 건가요? 그럼 얼른 돌아가서 함께 목욕하고 자요. 열심히 하느라 땀도 이렇게 나고.”
다른 생각은 하지 못할 정도로 나는 기운이 빠져서 주인 등에 업혔다. 나를 업고 주인은 미스티아랑 쿄코에게 다가갔고 허리를 숙였다.
“고마워요. 나즈린하고 이렇게 어울려줘서. 돌아갈 시간이니 쿄코도 함께 돌아가요.”
“응! 그럼 미스치! 다음에 보자!”
“응. 다음에 보자.”
그렇지만 나는 제대로 인사를 못 하고 그대로 주인 등에 업혀서 명련사로 돌아갔다.
돌아와서도 묘하게 기운이 빠져서 제대로는 움직이지 못하는 나를 주인은 열심히 씻겨주고 자기도 씻고서 욕조로 들어갔다. 이 절의 모두가 돌아와도 충분히 넓은 욕조에서 나는 주인에게 안긴 듯이 앞에 붙잡혀 앉혀졌다.
뜨거운 물과 주인의 따스한 체온이 내 몸을 감싸니 조금씩 몸이 회복하는 듯했는데.
“나즈린. 사실은 저 다 알고 있어요. 왜 나즈린이 쿄코를 찾아가서 음악을 시작했는지. 정말 미안해요. 이래저래 걱정만 끼치고.”
“으으. 알면 보탑만이라도 그만 잃어버려줘…….”
“으……장담은 못하겠지만 가능한 한 주의할게요.”
그런데 이 상황에서 매우 쓸데없이 궁금한 게 생각이 났다. 그것도 재채기를 하려다가 못했을 때의 아쉬운 간지러움 같은 게 느껴져서 매우 쓸데없이 질문을 해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주인. 히지리 방에 있는 상자에 들은 둥그런 판이 뭔지 알고 있어? 새카맣고 울퉁불퉁하던데.”
“그건 바깥세상에서 들어왔다는 물건으로 알고 있어요. 레코드판이라던가? 소리를 기록해서 몇 번이고 다시 들을 수 있는 물건이래요.”
“소리? 바깥세상에는 별 신기한 물건이 많구먼.”
“그러게 말이죠? 인간들은 참 신기한 것을 많이 만들어요.”
“아아, 나즈. 돌아왔네요.”
히지리가 기별도 없이 안으로 들어왔는데 어김없이 참 발칙한 몸을 하고 있다. 주지스님이 괜히 남정네들에게 번뇌를 만들고 다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몸매가 잘 드러나는 옷을 입고 다니는데 괜찮은 건가?
“아참 히지리. 그 레코드판이라는 물건엔 어떤 소리가 담겨있는 건가요?”
주인이 나 대신에 히지리에게 물었다.
“그건 어어.”
히지리가 내 눈치를 보는데, 주인이 재촉했다.
“이미 나즈도 알고 있답니다. 알려주셔도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아……. 부끄럽지만…….”
얼굴을 붉히며 히지리는 말을 이었다.
“사실 여러분에게 숨겨왔지만 제게는 조금 자극적인 취미가 있어서 말이죠. 그것들은 실은 향림당에서 구한 물건이지만 ☆인 X치 네ㅇ즈 라든지 핑△ 플□ㅇ드라든지 하는 사람들의 음악이랍니다. 스즈나안에서 바깥세상의 글자를 우리말로 설명한 책을 구해서 해석을 하면서 듣고 있어요. 음악의 분류는 락이라고 하는 건데, 그……쿄코네가 부르는 노래가 헤비메탈이라고 하는 건데, 그거랑 조금은 비슷한 부류의 음악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라고 생각해요. 헤비메탈 쪽이 시끄럽긴 하지만요.”
“시끄럽지 않아요. 저 오늘 나즈가 열심히 연주하는 것 듣고 알았어요. 헤비메탈이라는 건 매우 열정적인 음악이라는 것을요.”
갑자기 주인이 나를? 아니 헤비메탈을 변호했다. 왜? 그리고 히지리는 또 그 변호한 것보다 다른 것에 신경을 썼다.
“어머. 그렇다면 쿄코네랑 함께 밴드라는 걸 하고 있는 거예요? 나즈린?”
“으응.”
아차. 하면 안 되는 거였을까? 근데 사실 히지리에게도 그런 취미가 있었으니 혼나야 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히지리가 늘 불도의 가르침을 우리에게 내리는데…….
나는 아무튼 위축이 되어서 축 처졌다.
“하아. 괜찮아요. 쿄코 또한 불도의 제자인데도 그런 음악을 하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그 아이도 성실하게 불경을 따라 읊어주기도 하고 평소에는 바르게 생활하고 있기도 하고요. 단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긴 하지만. 나즈린도 또한 평소의 행실이 올바르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 거예요. 아참, 그래서 말인데 쿄코하고 함께하면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나즈린이 잘 이끌어주세요. 요즘도 종종 사람들에게서 불만의 소리를 듣곤 한답니다.”
“으응…….”
그리고 조용해졌다. 이제 할 말은 다 한 모양이라서 안심이 되었다.
그래서 별 생각없이 물어봤다.
“주인. 보탑은 잘 놔두고 왔겠지?”
“물론이죠! 방에 잘 놔두고 왔어요.”
“그럼 됐어. 부글부글부글.”
입을 물밑으로 담가서 입을 모아 날숨을 내뱉었다.
역시 화가 날 일이 없으니까 그런 묘한 쾌감이 느껴지지 않는 거구나. 뭐, 주인에게 직접 화를 내지 않아도 드럼으로 화를 대신 풀어낼 수 있으니 상관없나?
목욕을 마치고서, 이번에는 주인에게 안겨 들려서 주인의 방으로 갔다.
“아, 내 방으로…….”
나도 모르게 어리광을 부리고 있었는지 데려다 달라는 말이 튀어나와버렸는데.
“오늘은 제 방에서 함께 자주세요.”
오히려 주인이 어리광을 부리는 듯했다.
주인의 방으로 그렇게 들어가서. 들어가서…….
“앗! 보탑이!”
주인이 소리를 치기에 무슨 일이 또 일어났나 했더니 창문으로 넘어서 나가려고 하고 있는 흑백의 옷에 금발인 마법사……아니 도둑이 보였다.
“히히~ 이것은 내가 가져가겠DA★ZE!!”
“아아, 마리사~! 잠깐만! 그건 안 된다고요!”
도둑은 그대로 창문으로 나가서는 빗자루를 타고 도망 가버렸다. 야레야레DAZE.
“일단 주인. 내일 찾으러가자. 지금은 졸리니까. 으으. 그리고 잔소리도 내일 할래.”
“흐엥~ 내 보탑이이이!!”
주인 잘못이 아닌 것 같지만 창문단속을 똑바로 하지 않은 주인 잘못은 분명히 있으니까, 혼낼 생각을 하니 다시 또 몸이 막 뜨거워지며 간지러워졌다.
하아, 다른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당분간은……. 하는 수 없지. 하아, 하아, 하아…….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