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흥을 갔다온 후, 그 다음주에는 예정대로 제주도로 자전거 캠핑을 하러 휴가를 떠났습니다.
이번이 3번째 제주도 자전거 여행이라 코스는 대강대강 아니까~ 약간 변경을 해서 첫날을 내륙쪽 야영장에서 보내기로 했습니다...만
이것이 잘못된 선택이란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ㅋㅋ
아무튼 길고 지루하겠지만 잘 봐주시길 바랍니다. 편의상 반말로 쓰겠습니다...
(덧 1) 과거의 제주도 자캠 여행 링크 : http://bbs.ruliweb.com/hobby/board/300513/read/30567711?search_type=subject&search_key=%EC%A0%9C%EC%A3%BC%EB%8F%84
(덧 2) 과거의 동해안 자캠 여행 링크 : http://bbs.ruliweb.com/hobby/board/300513/read/30578859?search_type=subject&search_key=%EB%8F%99%ED%95%B4%EC%95%88
----------절취선----------
고흥을 갔다온 후, 문제가 됐던 앞 브레이크를 교체하기 위해 부품을 주문했지만...
예상과 달리 5월 5일, 6일 연휴로 인해 밀린 택배량 때문에 제때 배송을 받지 못하게 되어서 휴가를 연기해야하나 마지막 기로에 놓였었다. ㅋㅋ
그러다가 에라이 모르겠다~~~어차피 교체할 브레이크.. 망가지든지 말든지 마지막으로 한번 까보자~ 하고 했던게 기적적으로 수리 성공!!! 돈 굳었다!
기분 좋게 마무리를 하고, 배를 타러 여수 엑스포 신항으로 갔다.
참고로 여수 - 제주항 노선의 배는 현재 새벽 1시 40분에 여수에서 출발하여 아침 7시 30분~ 8시 사이에 제주항에 도착한다. 사람이 별로 없는 비수기엔 쾌적하게 잘 수 있으니 상당히 좋은 시간대이다.
하지만 자전거 승선료가 과거에는 무료, 현재는 3천원이므로 일장일단인 법.
여수 신항에 느긋하게 도착해보니 이미 승선 개시~ 좋은 자리에서 잠자기 위해 후다닥 자전거를 실어버려 인증샷도 제대로 못 남겼다.
못생긴 얼굴 가리고 대충 인증샷을 남기고, 맥주 한캔 흡입하고 바로 숙면에 빠져버렸다.
다음날 아침, 배고파서 잠이 깨어 전날 탑승 전에 편의점에서 사둔 아침거리를 해치운 후, 소화 겸 배 근처를 산책~~
잠이 덜 깨서인지 말풍선 반대 방향에서 인증샷을 남겨버렸다...ㅋㅋㅋㅋㅋ
곧 한라산이 보이고, 제주항에 빠르게 입항~~ 예전에는 오후에 도착해서 앞에 있는 배들이 밀리는 만큼 하선 시간이 더 지연됐는데 오전에는 그런 일이 적기에 예정 시간 내로 배에서 내릴 수 있었다. 굿굿~
잊어버린게 없는지 확인한 후, 첫날의 목적지인 교래 야영장으로 향했다.
정말 정말 자전거로 이 선택은 잘못된 것이었다............
야영장에 도착할때까지 완만한 오르막을 계속 올라갔는데, 옆에 화물차를 포함해 수많은 차들이 지나고 있었다. 도로만 놓고보면 여기 제주 맞나? 의심이 들 정도.
그나마 자전거 도로가 따로 분리되서 버틸만 했지만 교래 야영장까지 남은 2km 구간은 갓길도 없는 좁은 2차선 도로에 유동 차량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제주 내륙 여행에 대한 환상과 계획이 한순간에 다 깨져버리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버티고 도착하고 돌아다니면 괜찮겠지...하고 야영장에 도착했다.
야영장 옆에 지나가는 차가 많지만, 적당히 먼 곳에 텐트 치면 거슬리지는 않았다.
가격이나 시설 면에서 보면 특A급 야영장. 물론 럭셔리~ 캠핑장처럼 전기 콘센트까지 지원되지는 않지만 이 정도면 상당히 훌륭한 야영장이었다.
후다닥 짐을 풀고 만찬을 위한 장보기 겸 구경을 위해 자전거를 끌고 서귀포 시로 내려갔지만..
난 이 선택만큼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내려가는 길을 살짝 우회해 생태림과 사려니숲길 쪽으로 갔는데..
사진처럼 갓길조차 없는 좁은 2차선이다. 차량이 없는 잠깐 그 순간에 사진 찍은거지만, 주말이나 연휴에는 차가 많다. 타다가 무서워서 페달링 하기 힘든 산책로에 잠깐 올라갔다가 차가 별로 없을 때 다시 타고 그랬다...
지나가는 차량과 무색하게 생태림 안쪽은 상당히 울창하고 새소리도 잘 들리는 풍경. 참으로 모순적이고 아이러니한 풍경이었다.
사려니 숲길 입구 중 하나에 도착해 자전거를 두고 한창 산책하였다.
오전 중에 지친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충분히 회복하고~ 다시 출발!
...하였으나 좁은 차선과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코스는 날 이제 미치게 만들었다.
숲 터널 길까지 지나고 내리막이 시작되는 구간인 성판악에 도착하니, 이미 점심을 먹어야 하는 시간. 원래는 서귀포에서 먹으려고 했으나 여기서 먹고 가는게 나을듯 해서 성판악 휴게소 식당에서 우거지 해장국을 시켰다.
관광지 휴게소 식당이라 별 기대는 안 했는데 6000원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먹을만한 퀄이었다. 힘들어서 그랬을까? ㅋㅋㅋ
배도 채우고 이제 서귀포까지는 거의 내리막이라 신나게 브레이크 잡으며 내려갔다.
그리고 첫날부터 내 멘탈을 완전히 개작살 나는 운명의 순간이 왔다.
서귀포 홈플러스에 가니 제주도는 무려 2, 4번째 주 금요일이 정기 휴무인 것이었다......
아니 대형마트가 불금에 휴무라니 무슨 소리요 의사 양반....!
당시 모든걸 엎어버리고 싶었던 뚱땡이 여행자.jpg
.....남은 정신을 수습하고 근처 검색을 해보니 되돌아 가는 길에 하나로 마트가 몇군데 있어 지역 본점으로 보이는 곳을 정해 갔다.
웬걸.....거기는 영업 중이다.....모순이네 참..........ㅋㅋㅋ
대충 필요한걸 사고 자전거를 타고 가다보니....
내려온 만큼 다시 올라가야 한다는걸 알았지만 이런저런 꼬인 상황들로 그 생각이 더 힘들게 다가왔다.
게다가 또 수많은 차들이 내 옆을 지나치면서. 이번엔 자전거 도로도 따로 없고 갓길 하나에 의지해서 갔다.
사려니숲길 정문 쪽 간이 카페에서 한번 쉬고...
교래 야영장 인근 마을의 편의점에서 빠떼리 충전 좀 하고~
주변에서 다들 저거 뭐여? 빠떼리여? 하고 궁금해했던 음료수...
내 취향이었다...ㅋㅋㅋㅋ
그렇게 해 지기 전에 야영장에 도착해 이날 저녁에 먹을걸 손질하고 펼쳐놓고.
모닝버터를 살짝 두른 주물팬에 얇은 파를 먼저 구운 후..
두꺼운 파와 앞다리살을 구우면서 분노의 먹방을 찍었다.
요롷게.
이날 오르막을 상당히 타서인지 혹시나 해서 사둔 컵라면까지 순삭해버리고...
슬슬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3시간 후, 양쪽 콧구멍이 갑자기 막혀 잠을 도저히 잘 수 없었다.
옆에 차가 지나가는 곳에서 너무 오래 타서 매연을 너무 먹었을까? 오늘 너무 무리했을까? 이런저런 생각들로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뜬눈으로 밤을 새워버렸다.
당연히 아침 컨디션은 최악.
일단 아침은 먹어야 하니 전투식량에 물 붓고 순식간에 짐을 다 싸버렸다.
어서 빨리 내려가서 콧구멍을 뚫기 위해 약을 먹고 싶다는 마음이 머릿 속에 간절했기에....
수면 부족으로 컨디션이 최악이라 밥도 제대로 안 씹고 목구멍으로 그냥 넘긴걸로 기억한다.
그것과 별개로 교래 캠핑장은 자전거 여행자에겐 위험하기도 하고 접근성이 떨어지지만 오토 캠핑, 바이크(오토바이) 캠핑자들에겐 강추한다. 오해 말기를...
캠핑장 직원분들께 인사 하고 미친듯이 제주시를 향해 내려갔다.
페달링 하면서 몸을 데우니 콧구멍도 좀 뚫리고 괜찮은 기분~~~
약국 하나를 찾아 후다닥 약을 먹고, 이마트 영업시작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서 커피 한잔을 하기 위해 제주시내를 어슬렁 거리다가..
눈에 띄는 카페를 하나 발견했다.
나이가 무색하게 생기 넘치시는 분들이 하시는 곳. 건물 외관 내관을 보면 직접 손 봐가며 정성 들인 느낌이 팍팍 와닿는다.
사장님 내외께 이야기 듣고 내 이야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이마트에서 이날 저녁 먹을 것들을 미리 사고 이날의 일정을 다시 시작했다.
해안선을 따라 달리니 상쾌한 기분이 들어 잠도 좀 달아났다. 이것이 바로 힐링이지~~~!
사실 이날의 주 목적지는 한라산 소주 공장의 견학 투어였다...소주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 자전거길 바로 옆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기에 한번 신청해봤다.
제주 에일 맥주 공장 역시 견학 투어를 운영하지만, 한라산 소주가 6천원인데 비해, 제주 에일은 무려 12000원이나 하기도 했고, 내륙에 있어서 다음에 가기로 했다.
잠이 오기도 했고 제주 내륙 라이딩의 위험성에 신물이 난게 진짜 이유지만.
가이드 분(가수 아이유 닮았다 ㅋㅋ)의 설명을 듣고 시음장으로 이동~~ 시음장은 상당히 깔끔하고 분위기 있게 꾸며놨다.
이렇게 시음용 술을 준다.... 왼쪽부터 한라산 오리지널에 이것저것 섞은 믹스주, 허벅주, 오리지널 순이다.
한쪽 구석에 홀짝 대다가..
이렇게 설정샷도 한번 찍어보고...
술이 완전히 깰때까지 한창 쉬었다.
그리고 협재 해수욕장에서 잠시 풍경을 즐기다가...점심 때라 배고파서 근처에 맘스터치를 갔더니, 대기 시간이 20분~30분.....버틸수가 없고 이상하게 버거가 먹고 싶어서 근처의 수제버거 체인점을 갔다.
문 열고 들어가니 근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인사도 없고 웃음기 없는 알바생 혼자 일하고 있었다.
가격도 비싸서 좀 망설였지만 편의점 음식이 먹기 싫어서 그냥 시킨 후 사진 찍으면서 기다리다가 내 버거를 받고 먹었는데,
차라리 편의점 햄버거를 먹을걸..시간도 돈도 낭비해버렸다.
비싸기만 한 최악의 버거다. 제주 와서 선택지가 없어도 이 체인의 버거는 안 먹는게 낫다.
분노의 버거 먹방을 끝내고, 순풍을 받아 짐 실은 것 치고 상당히 빠른 페이스로 송악산까지 내리밟았다.
진심 투어링 세팅으로 이렇게 속도가 난 건 처음. 잠을 못 잔 최악의 컨디션에도 바람 덕분에 쾌적한 라이딩이 되었다.
이날 좀 후회를 한게, 본래 혼자 여행을 가면 눈치 볼게 없어서 넉살 좋게 다른 자전거 여행자에게 말 잘 붙이는 타입인데, 워낙 피곤해서 많은 라이더들을 그냥 지나치고 간거였다. 그들과 이야기를 하고 경험을 나누는게 참 좋은데...
두번째날의 캠핑지에 다다르기 전, 피로가 한계에 달해 마라도 가는 잠수함 터미널 옆 카페에서 쉬었다.
사장님이 친절하셔서 기분 좋게 커피 마시고 물도 채워가고~~~ 친절 만점 카페다!
용머리해안을 지나 약 8km를 더 가서 두번째날, 내 몸을 맡길 곳에 도착했다.
미친듯이 잠 자고 싶어서 빠르게 텐트 치고 안에 들어가 드러누웠다.
지금 내가 쓰는 텐트는 플라이와 이너 일체형 텐트라 텐트 천을 그냥 바닥에 던지고 플라이에 폴대만 끼우면 바로 자립이 되는, 설치와 철수가 매우 빠른 텐트라서 쏟아지는 잠에서도 텐트 치고 잤지.... 그게 아닌 이너에 폴대 끼우는 통상의 텐트였으면 그냥 바닥에 침낭 매트만 깔고 바로 잤을거다;;
이날 또 아쉬운게....
옆 데크에 외국인 여성 3명이 맥주 까고 수다 떨고 있었는데, 잠만 안 왔다면 영어 못해도 인터넷 사전 들고 어설프게라도 말을 걸었을건데.....
피곤해서 그냥 쳐다보기만 하다가 잠들어버렸다..ㅜㅜ
그렇게 오후 6시쯤에 약 먹고 일찍 잠들고, 배가 고파서 약 5시간 후 저절로 눈이 떠져서..
이마트에서 미리 사둔 스테이크 킷을 꺼내 팬에 버터를 살짝 두르고 강불에 미친듯이 양면을 조졌다.ㅋㅋ
그릇에 옮겨 먹으려다 어두워서 귀찮기도 하고 해서 대충 이 팬에 소스랑 아스파라거스랑 다 뿌려서 먹었다.(사실 먹다가 영 아니다 싶어 더 구워버렸지만...)
수면욕이 채워지고, 약빨도 잘 들어서 컨디션은 상당히 회복된지라 고기가 술술 넘어갔다.ㅋㅋ
그러나 오밤중에 뭐 보이는 것도 없고, 고기 먹고 좀 움직이다가 다시 약 먹고 잠을 청했다.
아침이 되어,
간단히 먹기 위해 전투식량에 물 붓고 익는 시간 동안 신속하게 텐트, 침낭을 모두 패킹하고.
용머리 해안과 저 멀리 송악산을 보며 아침을 먹어 치웠다.
약빨이 잘 들어서 컨디션은 콧물 나오는거 빼면 통상의 70%까지 회복, 이날부터 상당히 괜찮은 여행이 되었다.
강정 근처의 산책로 풍경에 취해 있다가....(숨은 자전거 찾기.....ㅋㅋ)
중문부터 표선 직전까지의 안 좋은 코스를 천천히 탔다.
그 코스는 2차선 좁은 도로에 인도에 자전거 도로를 만들었으나, 노면 상태도 안 좋고 약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고 풍경도 별로라서 제주 자전거 종주 도로는 가장 좋지 않은 구간이다.
3번째 종주지만 여전히 맘에 안 드는 라인이기에 마음 비우고 편안히 가다가..
예전에 못 본 카페가 있길래 잠깐 멈췄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큰 사이즈가 2500원인가 2000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길래..ㅋㅋ
중문을 지나 정방 폭포를 좀 지날때까지는 위에서 말한대로 코스가 영 좋지 않아서 사진을 거의 안 찍었다.
서귀포를 지나서부터는 슬슬 풍경이 맘에 들기 시작하고...
자전거길과는 다른 길로 일부러 빠져 돌아다니다가 한옥 카페 같은게 보였다. 빙수가 너무 먹고 싶어서 멈췄지만.
빙수 이름은 까먹었다. 그냥 제주도 떡 들어간 빙수.
사장님께서 혼자 먹기 힘들지도 모른다고 하셨지만..
"밥 대신 먹는거에요" 라고 하고 쿰척쿰척 거리며 혼자 먹어치웠다..
예전에도 혼자 제주도 종주 중에 장독대 뚜껑에 나오는 빙수를 먹어치운 적이 있는데, 그때 사장님의 놀란 얼굴이...ㅋㅋ
카페를 나서고 얼마 안가.....식욕이 채워지니 수면욕이 밀려왔다.
한적한 정자가 보여 바로 드러누워 약 1시간 잤나?
시간이 좀 지체된듯해서 이때부터 페이스를 좀 올렸다.
무사히 표선에 도착~!
이곳은 무료 야영장도 있고 수심도 얕아 가족, 커플 단위 여행자들이 많이 온다.
물도 이쁘고.
하지만 난 고독한 여행자니깐...... 이런 곳은..크흡..어울리지 않아...
고독을 개처럼 씹어먹으며 섭지코지에 도착.
이 구간은 동풍이 역풍이 되서....
제주도 기준 반시계 방향으로 동풍을 순풍으로 등지고 신나게 탔다가..중문부터는 저런 느낌으로 역풍을 맞으며 타게 됐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라이더들까지 힘들어했다....ㅋㅋㅋ
하지만...
나에겐~~! 위 사진의 필살의 U바가 있기에 U바를 붙잡고 엎드린 자세로 가벼운 페달링으로 조지며 그들을 뒤로 했다...(쓰레기 엔진 주제에 이런데에서만 강한척...)
성산일출봉 가기 직전에 만난 댕댕이랑 잠깐 놀고...
우도 캠핑은 예전에 했으니까, 3번째날은 하도 해변에서 자기로 했다.
자전거길 바로 옆이라 앞서 2번 종주할때마다 눈여겨 본 곳인데, 이날에야 드디어 저기서 캠핑을 했다.
뒤에 바로 차도가 있지만 해가 지면 차가 거의 안 다니고 조용한 곳이다.
텐트 치고 사진 찍고 화장실에서 똥 싸는데 두 남성이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화장실에서 나와서 보니 두 백패커가 텐트 치고 있었다.
왠지 모를 반가움을 느끼며 그들 앞을 지나가는데.....
"오늘 먹을게 쌀하고 김하고 고추장 밖에 없어요...."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더라.
지도를 검색해보니 가장 가까운 편의점은 약 1.8km. 걷기에는 먼 거리다.
어차피 나도 성산에서 장 볼 때 먹을걸 적게 사서 더 살 필요가 있기에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제가 지금 자전거 타고 편의점 갈건데 먹을게 필요하면 사다줄게요."
그들은 매우 반가워하며 이제 걸을 힘도 없어서 이대로 아침까지 밥하고 김만 먹어야 하나 걱정했었단다.ㅋㅋㅋ
그렇게 이날 저녁은 심심하지 않게 ....
그들과 함께 밥 먹고 커피타임까지 가졌다.
문제는 배낭 메고 걷는게 짐 싣고 자전거 타는거보다 더 빡시기에, 그들은 일찍 잠에 들었다......
좀더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지...ㅋㅋ
그리고 집으로 가야하는 아침.
일기예보대로 바람이 불고 흐렸다.
구라청이여..이날은 왜 구라를 안 쳤는가......
아침은 전날 성산 제일당에서 산 크림치즈 베이글과 오뚜기 스프를.
이날 탈 거리는 50km밖에 안 되고 거의 평지라서 커피 한잔 하며 느긋하게 쉬었다.
(족발 사진 ㅈㅅ)
어린애처럼 해변을 거닐며 귀여운 생물들 구경도 하면서.
그러다 백패커들이 먼저 성산쪽으로 출발해 서로 인사하며 헤어지고.
나는 오후 12시가 거의 다 되서야 출발했다.
흐려서 좀 아쉽지만 제주의 풍경을 다시 한번 눈에 담으면서...
말구경도 제대로 안 해서 떠나기 전엔 말들을 한참 보고..
점심도 안 먹고 출발한 덕에, 배고파서 얼마 안가 밥 먹으러 눈에 띄는대로 아무 곳이나 골라 들어갔다.
모녀가 물질하는 곳이라고 홍보하던데, 정말인가보더라......(주방과 서빙 동시에 하시는 따님이 미인이심...ㅋㅋ)
국수는 그냥 국수맛. 그런데 내가 사진상 왼쪽 반찬인 무생채를 싫어하는데, 이상하게 저집 무생채는 아삭한 식감이 강하고 단맛과 신맛의 조화가 좋았다. 무생채를 안 남기고 다 먹은건 처음인듯 ㅋㅋ
정신 차리고 보니, 배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김녕부터 함덕까지는 정신없이 탔다.
예전과 다른 루트로 자전거길이 나서 좀 헤매기도 했고.
하...떠나기 싫었다.
간신히 배 출발 50분 전에 제주항에 도착해서 후다닥 배를 싣고,
출항하자마자 맥주 한캔 까면서 멀어지는 한라산을 구경했다.
첫날부터 다소 꼬인 일정이라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겨울이 오기전에 또다른 장소로만 캠핑을 가려고 한다.
길고 허접한 여행기 참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봐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힘내서 쓰게 되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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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미녀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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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감사합니다!! 글을 좀 수정해서 예전에 자캠했던 링크도 달았으니 한번 참고하셔도 될듯해요!! | 19.05.22 23: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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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찾아
정말 미녀 맞네요. | 19.05.29 20: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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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thetravellermagazine.co.kr/pages/view.asp?category1=DOMESTIC&boardNo=3478 제주 최연소 해녀라고 하십니다. | 19.05.29 20: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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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북미 쪽에서 근 몇년사이 그래블 바이크의 보급과 함께 어드벤처 라이딩이 빠르게 유행을 타는 곳 같습니다. 굳이 특별한 지역이 아니어도 집 근처 혹은 인근 지역을 탐험할 수 있으니까요 ㅋ | 19.05.23 16: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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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9.05.23 16: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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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도 가볼만한 곳이 있다고 들었지만 차가 너무 쌩쌩 다녀요..ㅜㅜ 다음번엔 철저히 루트를 파악하고 가보려 합니다. | 19.05.23 16: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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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안 코스는 대체로 힐링 구간이 많으나, 최근 일부 구간을 올레길로 재단장 하면서 내륙으로 빠지는 루트가 늘었습니다. 사전에 지도로 도로 파악을 하시면 굳이 파란선을 안 따라가고도 좋은 풍경을 더 많이 볼 수 있지요.ㅎ | 19.05.23 22: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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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먹고싶었지만 시간도 좀 애매했고 배가 많이 고픈게 아니라서....다음을 기약했습니다...ㅋㅋ | 19.05.24 15: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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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편하지만 몸은 좀 고통받은..하지만 즐거웠네요 | 19.05.30 10: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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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는 50대 중후반 맞는듯하구요 베이커리랑 같이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은사 님 맞으시면 대박이네요 | 19.05.30 10: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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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둥현진
베러리...가 뭘 가리키신건지 설명주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ㅋㅋ | 19.05.30 10: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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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30대가 되서야 자캠에 입문해서 쟈칼은 오래전에 캠핑 시작하신 분들에게만 들은 브랜드네요..ㅋㅋ | 19.05.30 10: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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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쓸쓸하지만 낯선 이들과 대화하는 재미로 다니네요 ㅋㅋ | 19.05.30 10: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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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자전거 여행 두번 다녀 왔는디 또 가고 싶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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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시간 되면 또 가려고 합니다..이번에 아쉬움이 너무 많아서요 | 19.05.30 10: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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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외의 장비 중 자잘한거 빼고 중요한 것만 적자면 시마노 그래블 백 세트가 대략 20~25만 제 텐트가 12만원 정도, 침낭은 하절기 구스다운 10만원 발포 매트는 5만원 버너 6만, 티탄 코펠 6만 그외의 것들이라면 여수 - 제주 배는 성수기 비수기 요금이 다르며 제가 이번에 간건 2등석 왕복 9만원 교래 야영장 1박 8천원 그외 식비 간식비 지출 10만원 ~ 15만원 정도 입니당. | 19.05.30 10:19 | |
(IP보기클릭)58.239.***.***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 19.05.30 10:51 | |
삭제된 댓글입니다.
(IP보기클릭)211.36.***.***
루리웹-2534569697
넵 저도 매연 때문에 비염이 코감기로 심하게 발전한 것 같다고 생각하네요.. 역시 차 많은 곳에선 잔차 타는건 아닙니다 | 19.05.30 10: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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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물 공포증이 있어서 바다에 잘 안 들어가나 일교차가 심해서 한낮에는 해수욕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트레일러는 현재 타는 자전거에 짐을 도저히 실을 수 없다면 쓰면 됩니다. 20만원 안쪽의 저렴한 트레일러라도 막 쓰기 좋긴 하죠. 일단 트레일러를 쓰면 패니어보다 뒤에서 잡아쓰는 느낌이 더 강해서 언덕에서 좀더 힘들겁니다. 하지만 필요없는 짐을 뺀다면 그나마 낫지요. 그리고 도로 주행시 좁은 도로의 코너링에서 주의해야합니다. 글고 외발, 쌍발 트레일러 중 주행 안정성은 외발이 더 낫습니다. 쌍발은 도로가 안 좋으면 덜컹거림이 심하기 때문이죠. 본인 짐, 자전거 등 상황을 고려해서 선택하시면 됩니다. | 19.05.30 10: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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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게 답변 달아 주셔서 진짜 감사합니다. 쌍발트레일러구요.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 19.05.30 15: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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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준비 잘 하셔서 즐거운 여행이 되길 빕니다 ㅎㅎ | 19.05.31 22:3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