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일에 따라서 109만원에서 119만원이었나 그랬는데 딱 보는 순간 이건 질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은 3성급인지라 7만원선이니 비행기표 + 호텔 하면 이미 저 값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바로 파티원을 모집해서 예약을 걸었다.
사실 패키지는 별로 선호하는 여행 방법이 아니었다.
패키지로 가면 온갖 강제 쇼핑을 요구하니 어릴적에 가족여행으로 간거 아니면 항상 자유여행으로 다녔다.
난 자유로운 영혼이니까
하지만 돈은 자유를 살 수 있는 법. 이번에는 기꺼이 돈의 노예가 되기로 했다.
아무튼 패키지의 내용은 2박5일이라는 괴이쩍은 물건이었다.
화요일 Emirates항공의 오후 11시 50분 비행기로 인천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두바이에 수요일 오전 5시즈음에 도착한다.
수요일은 아부다비, 목요일은 두바이 사막 사파리 투어, 금요일은 두바이 시내관광
그리고 토요일 새벽 3시 30분 비행기로 출발해서 토요일 4시 언저리에 인천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아무튼 출발하는 날이 되었고 오후 8시에 여행사 미팅이 있기에 일찌감치 출발했다.
집 근처에서 공항버스가 있으니 공항버스를 타고 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버스가 올림픽대로를 통해서 가는지라 출퇴근시간에 길이 조오오오온나게 막힐 것을 감안해서 5시에 출발했다.
짐 챙겨서 출발한다.
여권도 꼭 챙긴다.
보통이라면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인천공항에 도착하기까지 2시간이 걸렸다.
출퇴근 시간의 올림픽대로는 정말 최악이다.
공항에 도착해서 와이파이 수령하고 환전한 것도 찾았다.
어차피 패키지니까 달러로 200달러만 환전해서 들고 갔다.
정 모자라면 카드 쓰면 되니까....
8시에 바로 체크인을 했다. Emirates 항공 답게 비행기는 A-380이었고 나같은 2등시민이 타는 이코노미는 3/4/3 배치였다.
체크인 하고 같이 가는 친구를 창가자리인 A를 주고 나한테 B를 줬다. 그리고 출국 수속을 하려고 하는데 카운터 직원이 달려오더니 표를 바꿔준다.
비행기에 자리 여유가 있다면서 일행과 자리를 붙여주는게 아니라 가운데를 비워서 3자리를 두명이서 쓸 수 있게 해줬다.
여윽씨 A-380! 자리가 남아 도는 구나!
그리고 친구놈은 그날 예비군 훈련 갔다가 집에서 옷만 갈아입고 바로 왔고 나도 5시에 나왔던 터라 바로 출국 수속 받고 안으로 들어가서 밥 부터 먹었다.
나 혼자였으면 제휴 신용카드가 있으니 라운지 들어가서 먹었겟지만 일행은 없었기에 비싸기만 한 푸드코트로 갈 수 밖에 없었다.
거기다가 돈내고 라운지를 들어가기에는 11시 50분 비행기인데 라운지는 10시에 닫으니 돈 쓰기엔 너무 아까웠다.
밥을 먹고나서 면세점에서 주문받은 담배를 한보루씩 샀다.
두바이로는 2보루를 들고 들어갈 수 있지만 돌아올때는 1보루밖에 허용이 안된다.
뭔가 굉장히 손해보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면세점에서의 퀘스트를 완료한 다음 시간도 때울겸 근처의 공차를 갔는데....
9시 30분 정도였는데 10시까지 영업이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차류는 주문이 안되고 초코나 주스계열만 주문이 된다면서 9종류중에 고르라는 소리를 한다.
그리고 기프티콘도 안받는다.
빈정이 상했지만 그래도 주문을 한다.
탑승 게이트 근처에서 콘센트 자리에서 열심히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금방 탑승시간이 된다.
A-380의 거대한 자태!
어차피 2등시민은 일찍탄다고 뭐 좋은것도 없고 복잡하기만 하니 느긋하게 줄이 다 없어질 무렵에 비행기를 탄다.
2등시민 통로의 사진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그냥 자면 될 줄 알았는데 비행기가 뜨기도 전에 메뉴판을 준다.
지난번에 비즈니스를 탔을때는 받아봤지만 이코노미를 탈 적에는 받아 본 기억이 없는데 중동 항공사는 뭔가 다른가 싶었다.
밥을 2번이나 준다는데 한밤중에 2번이나 밥을 먹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뭔가 파우치를 하나 주는데 파우치 안에는 수면안대와 양말이 들어 있었다.
슬리퍼가 없는걸 보아하니 슬리퍼 대용으로 주는 것 같았다.
비행기 탈때 신발을 벗고 타야 한다더니 정말이었다. 그래도 신어보니 편하다.
비행시간은 8~9시간정도 걸린다.
바로 잠을 자기엔 이른 시간이라서 영화나 하나 볼까 하고 뭐 있나 하고 보니 위대한 쇼맨이 더빙으로 있었다.
한글 자막이면 더 좋을텐데 더빙으로 보는것도 큰 문제가 없겠다 싶었다. 어차피 뮤지컬 영화니까...
영화내용은 꽤 재미있었다. 곡들도 좋고.
그렇게 영화를 보는데 음료를 주고 밥을 준다.
뭔가 야식을 먹는 기분이지만 아무튼 저녁밥이란다. 메뉴는 닭고기로 골랐다.
근데 이거 이코노미 밥 주제에 굉장히 맛있다.
식기도 금속제로 준다. 보통 안전이네 뭐네 하면서 플라스틱으로 바꾸지 않았나 싶긴한데 환경문제로 또 바꿨나 싶기도 했다.
지금까지 이코노미에서 밥을 맛있게 먹은 적이 없는데 이거 맛있다.
그렇게 밥 먹고 영화 한편 보고 한숨 자고 일어나니 아침을 준다.
스크램블 에그를 고른다.
근데 내가 고른건 스크램블 에그인데.....나온건 계란찜이 나왔다.
이코노미스러운 밥의 퀄리티에 안심하며 아침을 먹는다.
맛은 나쁘지 않았다. 소세지가 조오오온나 짜긴 했지만 계란이 싱거우니 같이먹으면 될 일이다.
아침 먹을 무렵의 비행기 위치
그 유명한 호르무즈 해협 위였다.
두바이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심사를 받는데 금방금방 끝났다. 중동국가라서 느릿느릿 할 줄 알았는데 일 처리가 빨랐다.
입국 심사를 받고 수하물을 찾은 다음 출구로 가는 길에 보이는 환전상에서 달러를 디르함으로 환전했다.
돈을 그리 많이 쓸 것 같지 않아서 100달러만 환전했다.
그리고 입국 게이트를 나와서 가이드를 찾았다.
분명 인천에서 여행사 미팅을 할때는 게이트 나오면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을거라는데....
여행사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서 우리 여행사는 없다.
이상해서 한바퀴 더 돌았지만 역시 없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로밍을 해온 일행이 가이드한테 전화를 해보니 공항에 6시에 온단다.
지금은 5시 30분, 30분을 기다리면 된다. 의자에 앉아서 게임하고 있다보니 가이드가 나타나서 양치기개가 양떼 모으듯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일행을 모아오기 시작한다. 일단 우리 일행은 23명인데 잘게 나눠진 것이 아니라 15인, 6인, 2인(우리) 이렇게 3파티였다.
15인 파티는 부부동반 7파티에 딸 1명의 조합이고 6인파티는 할매의 문턱에 다다른 6인조였다.
무사히 가이드와 접선했고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