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맨날 눈팅만 하다가 저도 이번에 일본을 가게되어
'나도 콘텐츠를 한번 만들어보자!' 해서 가입했습니다!
여행지는 루리웹 여행글의 1~2위를 다투는 오사카라
그다지 주목을 못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노리고 간 텐진마츠리를 자세히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원래는 친구랑 일본여행을 가기로 했었는데
친구는 지금 일본 폭염 뉴스 안봤냐고 9월에 가자고
자기는 지금 일본가면 고혈압으로 죽는다고...
그래서 항상 일본의 나츠마츠리에 환상을 갖고 있던 저는...
친구를 버리고 혼자 왔습니다. ㅋㅋㅋ
숙소를 23일~26일 3박을 오사카 텐만구 신사앞으로 잡았습니다.
일본 여행사에 가서 안되는 일본어 실력으로 관람석도 예약하구요,
22일과 23일 오전만 오사카 구경을 하고 마츠리에 올인한거지요!
눈팅의 죄를 씻어내기 위해 열심히 작성했으니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23일 오전엔 오사카역에서 이치란 라멘을 먹고 헵파이브 대관람차를 탄 후
JTB에서 텐진마츠리 관람석을 예약하고 바로 오사카 텐만구로 향했습니다.
일본의 3대 축제를 주최하는 신사가 얼마나 화려하고 클지 기대했습니다만,
한국의 어디 웬만한 절이나 교회보다도 작더군요...
단지리라는 조그마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가마와
오토리미코시, 타마미코시 가마만 전시중이었습니다.
각각 칸난연합과 중앙시장을 상징하며 두 지역은 서로 라이벌이라 합니다.
여튼 사람도 없고 실망해서
신사앞 가게에서 라무네랑 타코야키를 시켰더니 점원이 물어봅니다.
"어디서 오셨어요?"
-한국에서 왔어요, 마츠리 보려구요.
"일본어 엄청 잘하시네요."
-아녜요, 완전히 젬병입니다.
(웃으면서) "오늘 가마행렬 보려고 여기서 기다리시는 건가요?"
-네? 그런게 오늘 있나요?
"네, 아마 3시부터 할걸요? 텐마역에서 시작할거에요."
-오... 감사합니다,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상점가 구경하고 계시면 아마 보실 수 있을거에요."
그렇게 정보를 듣고 텐마역으로 향합니다.
상점가 위에는 토리이가 색깔별로 꾸며져 있습니다.
상점도 구경해 가며 텐마역을 향해가던 도중 멀리서 뭔가 오는게 보입니다!
바로 23일 텐진마츠리 일정의 하이라이트인 소녀들의 가마 행렬입니다!
天神祭ギャルみこし 소녀들의 가마 행렬
1981년부터 天神祭女性御神輿実行委員会 라는 위원회 주최하에
여성들에게 가마를 메는 즐거움과 텐만구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기 위해
매년 텐진마츠리 하루 전날인 23일에 상점가를 순행하고 있다 합니다.
(출처 : tenjinmatsuri.com)
정식 명칭은 여성 가마 행렬이지만 언젠가부터 갸루라고 불린다 하네요.
가마를 메는 여성들은 전부 테스트와 면접, 심사를 거쳐서 뽑힌다는데
15세 이상부터 31세까지 여성만 가능하며 70kg의 멜대를 들어올려야 하고
심사위원한테 생동감, 표현력, 배짱, 열정등을 보여 합격해야
비로소 가마를 멜 수 있다고 합니다.
가마 한개당 무개는 거의 200kg!!!
총 두대의 가마가 있고 가마 한대당 20~30명이 붙는거 같은데
여자분들한테는 군대에서 유격훈련 중 통나무를 들었을 때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ㅋ
이 가마를 메고 텐만구에서 텐마역까지 왕복합니다.
저는 다행히 입궁하기전 복귀하는 행렬을 구경할 수 있었네요.
근데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에 가마를 내려놓습니다.
잠시 쉬어가나 했는데 중앙으로 분홍빛의 새 가마행렬이 들어옵니다!
御羽車巡幸祭 오하구루마 순행 축제
신을 모시는 가마중 하나로 위의 소녀 행렬이 시작된 때부터
상점가의 번영을 위해 상점가를 순행한다고 합니다.
이 가마의 입궁을 먼저 하기 위해 소녀들의 가마는 좌우에서 대기합니다.
오하구루마가 입궁을 하고 간단한 환어제를 마치는 것을 보고
소녀들의 가마 입궁을 보기위해 재빨리 행렬루트로 뛰어갑니다.
다행히 사람들이 오하구루마의 입궁을 보기위해 텐만구에 몰려 있어서
깔끔한 영상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ㅠㅠ
소녀들의 가마행렬까지 입궁하면 23일의 굵직한 이벤트는 끝납니다.
텐진마츠리의 공식 일정은 24일 오전 4시부터 25일 오후 11시까지 입니다.
근데 4시부터 하는건 신사 내에서 행해지는 의식같은거라
일반인은 구경하기 힘들고 그런 자잘한 것까지 신경쓰며 보려하면
되려 흥미를 잃을까 해서 관광책자에서 사실상 축제의 시작이라 소개하는
7시 45분의 전야제를 보기위해 오늘은 일찍 숙소에 들어갑니다.
宵宮祭 전야제
왠지 오늘만은 아침부터 북적거릴 것 같아 아침 일찍 텐만구로 향합니다.
는 참배하는 서너명이 전부더군요...
초기에 가마에 무사기도를 올리는 의식 잠깐 하는 것 말고는
45분동안 본전 내에서 기도를 올립니다.
만약 여러분이 시작을 보시려면 8시 15분쯤에 오셔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8시 20분쯤 행렬의 준비가 시작됩니다.
가마를 끄는 청년들이 사진찍게 포즈를 취해 줬어요!
신사 내에서의 통제가 이루어지면서 행렬 구경하기 좋은 사거리로 나옵니다.
鉾流行列参進 호코나가시 행렬 참진
(편집프로그램에서 신차제를 인식하지 못하더군요... ㅠㅠ)
약 200명의 행렬이 옛 와카마츠초 항의 제전장을 향해 걸어갑니다!
뒷쪽에는 왠 어린아이들이 걷고 있길래 들고있는 깃발을 봤더니
오사카 텐만구 스카우트 라고 적혀있더군요.
어른들도 걷기 힘들어하는 폭염 속 참진이라니 대단합니다!
(8시 30분이었지만 12시라고 믿어도 좋을만큼 더웠어요! 1~2시는 어떨지...)
거대한 토리이를 지나...
아무래도 중간중간에 도로를 건너야하니 행렬이 멈출 때가 많았습니다.
그 사이에 행렬 선두에 있는 신동을 보러 앞으로 움직입니다.
신동의 손에 들고있는 것은 카미호코라는 흰 나무로 만든 창인데,
이걸 도지마가와 강에서 흘려보낸다고 하네요.
신동도 어린데다 더워서 그런지 땀을 뻘뻘 흘립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행사 진행자의 소리가 들립니다.
"여러분 귀엽지 않습니까?"
"괜찮아? 덥지않아?"
(짜먹는 드링크를 주며)"더줄까?"
아무렴 잘 봐줘도 초등학교 고학년인데 신사에서는 귀염둥이겠죠.
한 20분을 걸어 와카마츠초 항의 제전장에 도착합니다.
鉾流神事 호코나가시 의식
매년 텐진마츠리 전날의 아침, 무녀의 무용으로 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신동과 악사가 탄 이츠키부네를 타고 창(카미호코)등을 흘려보내
이 창이 신에게 다다음으로서 텐진마츠리의 막이 오른다고 합니다.
다리위로 잽싸게 자리를 잡아 멀리서 의식을 지켜봅니다.
똑딱이 카메라를 들고가서 그런지 줌을 땡기면 화질이 좋지 않네요. ㅠㅠ
무녀들의 무용이 끝나면 신동과 악사가 탄 배가 나아갑니다.
배에서 강에 무언가를 흘러 보내는게 보이신가요?
저게 호코나가시 의식입니다!
뭔가 환경오염 걱정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마츠리 위원회에서도 의식이
있었는지 2009년부터 수용성 소재로 만든 것만 흘려보낸다고 하네요.
의식이 끝나면 텐만구로 돌아갑니다.
돌아가는 행렬에는 구경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텐만구로 돌아오면 24일 종일 단지리라는 수레에서 연주가 계속되며
연주에 맞춰 무용수들이 용춤을 춥니다.
교묘한 손가락 놀림으로 인해 뱀춤이라고도 불린다 합니다.
이렇게 24일 오전 일정이 끝났습니다!
24일에는 텐진바시스지 상점가에서 행렬이 많이 있다고 하니
오후에 텐진마츠리 일정을 볼 때까지 점심도 먹으며 상점가 구경을 합니다.
노점상 때문에 일본의 여름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멀리서 가마가 한대 오고 있네요.
어제랑 다르게 남녀가 섞여 있습니다!
이 가마들은 몇몇 가게 앞에서 오사카 박수를 쳐주면서
가게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합니다.
처음보는 박수치는 방법인데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의 오사카 버전인거 같네요.
멈추는 가게의 기준은 모르겠네요. ㅎㅎㅎ
사장님이 가게 앞에 나와서 붙잡는거 같기도 하고...
다른 옷을입은 가마 행렬도 지나갑니다.
상점가를 왕복하는 행렬은 총 4종류를 봤는데,
그 중 두종류는 어린이(!!)가 주가되는 행렬입니다.
옆에 보호자가 붙어다니며 같이 행진을 하더군요!
어린이들이지만 열정은 어른들 못지 않습니다.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크게 뭐라뭐라 소리지릅니다. ㅋㅋㅋ
점심도 먹고 노점에서 간식도 사먹고 사람구경도 하면서
오후 일정을 보러 시간에 딱 맞춰 갔는데 이미 행렬 준비때문에
통행을 제한하고 있었네요... ㅠㅠ
가까이서 보고 싶었는데...
催太鼓氏地巡行 전통적인 큰 북의 지역 순행
전통 큰 북 가마를 신사에서 도수로 상점가까지 끌고오면
대기하고 있던 바퀴를 큰 북 가마 밑에 밀어 넣습니다.
상점가 4거리에서 북을 힘차게 친 후에,
남쪽으로 큰 북 가마는 사라집니다...
허무하게 보낸게 아쉬워서 행사 진행자한테 복귀 시간이랑 루트를 물어서
복귀 행렬은 더 가까운데서 볼 수 있도록 대비합니다. ㅠㅠ
그동안 신사 내부 구경이랑 상점가 행진을 더 구경합니다.
신사 내부에는 에도시대에 제작된 인형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오무카에 인형이라고 지금의 수억원이나 들여 당시에 제작됐다고 합니다.
1년에 한번있는 마츠리날, 오사카 모든 사람들이 다 여기있는 것 같네요.
구경중 앞에 행렬을 발견!
재빨리 구경하기 좋은곳으로 이동합니다!
알고보니 사자 춤 예행연습 중이었네요.
슬슬 큰 북 가마가 돌아올 시간이 되어 텐만구 입구에 대기탑니다.
또 다른 노래소리가 들려와서 그쪽으로 구경을 가니
이번에는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행진을 하고 있으셨습니다.
이 때 트로트 비슷한 노래가 나오는데 중독성 엄청납니다!
근데 구글링을 열심히 해봐도 노래를 찾을 수가 없네요... ㅠㅠ
이 행렬은 텐만구 내부를 한바퀴 돌고 신사 건물로 들어갑니다!
갑자기 경찰이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눈치채고 맨 앞에 자리잡고 먼 곳을 보니 큰 북 가마가 오고 있습니다!
1블록 전에서 바퀴를 제거하고 도수로 운반하는군요.
무게만 300~400kg은 넘을텐데 정말 어마어마 합니다.
그렇게 도수로 텐만구 입구까지 온 큰 북은
催太鼓の宮入 전통적인 큰 북의 입궁
모여있는 사람들 앞에서 카라우스라는 타법을 보여줍니다.
가마 밑에 통나무를 깔고 크게 흔들어 대면서 북을치는데
처음에는 저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떨어질까 조마조마해 했지만
나중가면 진짜 재밌어 하면서 처다보더군요.
새빨간 두건을 쓴 북치기 고수들을 간지라고 한답니다.
고점에서 밝게 웃는 모습이 어느 사람보다 즐거워 보였습니다.
큰 북이 입궁을 마치면 내부에서 신사 관계자 분들과 환어제를 합니다.
이동안 일반인은 신사 내부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멀리서 환어제 하는 것을 구경하고 있으면 사자춤 행렬이 옵니다!
天神講獅子舞の宮入 텐진 사자춤 참배 행렬의 입궁
드디어 24일의 대미를 장식할 사자춤 행렬의 선두가 다가왔습니다!
앞에 귀이개(;;)비슷하게 생긴 봉을 현란하게 휘두르는 사람을 선두로
아까 예행연습을 했던 행렬이 뒤이어 들어옵니다!
사자춤 행렬도 들어오는군요!
사자 뒷쪽에 천을 잡고 열심히 춤을 추는 어린이들이 기특합니다!
사자춤 행렬은 총 500명 이상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2대 째 대를이어 춤추는 분들도 많다 하네요!
어린아이들은 아마 3대째가 아닐까 싶습니다.
중간중간에 악기로 이루어진 행렬도 보이구요,
그대로 텐만구로 입궁하는 행렬입니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화려합니다.
건물 옥상에서 구경했으면 더 멋졌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근처 사는 사람들은 적어도 1년에 한번은 진짜 행복하겠네요.
잘 봐줘야 중학생으로 이루어진 사자춤 행렬입니다.
열정과 안무는 어른들 못지 않습니다!
아니, 어른들과 겨뤄도 될 정도로 열심입니다!
행렬이 거의 30분간 진행이 되었는데
더운것도 잊고 구경하다보니 순식간에 끝나더군요.
정말정말 멋졌습니다.
텐만구 내부는 환어제로 통제되는 상황!
이대로 텐만구 구경을 하고 후문으로 빠져나가려고 기다립니다!
통제가 끝나자 어마어마한 인파를 따라 입궁합니다.
사진보면 사람들이 장난 아니네요. ㅋㅋㅋ
신사 내부에서는 간지들이 간지있게(;;) 큰 북을 치고,
단지리 수레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무용수는 뱀춤을 추면서
전야제의 밤을 더욱 고조시킵니다.
나가면서 텐만구 후문을 찍어봅니다.
처음 왔을 때 찍은 사진과는 천지차이의 인파네요!
드디어 내일은 일본 3대마츠리 중 하나인 텐진마츠리의 본제전 입니다!
본제전은 3시 반부터 시작하니 오늘 저녁은 늦게까지 술을 마실 생각하며
타베로그로 가게를 검색하며 발길을 돌려 축제의 밤을 즐기러 갑시다!
이렇게 1부(텐진마츠리 23일, 24일)가 끝났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눈팅할 때는 몰랐는데
사진 편집하고 글 작성하고 하면 거의 5일은 잡아먹네요.
지금까지 장문의 여행기 쓰신 분들 존경합니다.
여튼 처음으로 쓴 여행기라서 부족한게 많습니다!
마츠리에 대해 잘못 기재된 부분이나 이상한 점이 있다면
성심껏 수정하겠으니 답글 부탁드립니다!
2부는 본제전과 귀국편을 적어보겠습니다.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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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퐁
감사합니다! 어떻게 하면 사진 이상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을지 연구 많이 했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18.08.06 21: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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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번 '일본을 가는김에 마츠리를 보는 여행'이 아닌 '마츠리만을 보기위해 일본을 가는 여행'을 짜보시면 재밌으실 거에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18.08.06 21:4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