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을 다녀온 지 3개월 째, 그동안 일도 바쁜 편이었고,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겪은지라 준비도 제대로 못한 채 덜컥 여행일이 와버렸다.
전날 밤에 계획을 짜다가 이제 와서 뭔 소용이냐 싶어 데이터 빵빵하게 로밍이나 걸어놓고 자버리긴 했는데, 확실히 불안하긴 하다.
비행기는 열시에 출발한다만, 공항에는 조금 빨리 와야 했기에 아침 식사를 못 챙기고 나왔다.
어차피 라운지는 이용할 수 있어서 크게 걱정하진 않았는데, 생각보다 먹거리가 시원찮다.
그래도 김포보단 나은 것 같다만, 그건 김포가 너무 안 좋았던 거니까...
뭐, 시장이 반찬이라고 적당히 먹고 쿠키랑 곁들여 술이나 한 잔 하며 시간을 보낸다.
목적지는 홍콩, 항공편은 타이항공이다. 오렌지 주스가 맛있게 느껴지는 건 그냥 기분 탓이겠지?
조금 느긋하게 온지라 자리에 앉고 음료를 비우고 나니 곧 안전벨트 등이 깜빡인다.
이미 사라진 그룹입니다... 정말 좋아했던 그룹인데 여기서 이렇게 보게 된다.
사실 저 앨범부터 망하기 시작했지만, 이럴 거면 추가 멤버 오디션은 왜 했던 걸까.
이래저래 아쉬운 기억만 떠오르지만, 그래도 이렇게 보니 반가워서 노래라도 들으려고 이어폰을 찾는데 쓰던 이어폰이 무선 이어폰인지라 제공해주는 헤드폰을 써 본다.
귀가 조금 답답하게 느껴져서 불편한 걸 빼면 그냥저냥 들을 만 하다.
메뉴에 닭고기가 들어가 시켜 본 레드와인. 이름은 잘 기억 안 난다만, 어차피 와인 쪽은 조예가 없어서 품종 말고는 들어도 모를 것 같다.
어련히 맛있는 걸로 주겠지.
안주는 평범한 견과류다만, 중간 중간에 섞인 말린 과일이 참 맛있다. ANA 기본안주 다음으로 좋지 싶다.
와인에 곁들이는 용도로는 이게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생각보다 맛있었던 커리, 그리고 생각보다 맛없었던 치즈. 맛있는 걸 마지막에 먹는 주의라 치즈를 마지막까지 안 먹었다가 뒷맛만 찝찝해졌다.
하지만 타이항공께서는 커스터드로 마지막 마무리를 잘 해주셨으니, 결과적으론 행복했던 한 끼다.
살면서 먹어본 커스터드라고는 롯데에서 나온 과자밖에 없었는데, 이런 맛인지 처음 알았다.
다시 안전벨트 등이 깜빡이고, 고도가 점점 내려가더니 길게 뻗은 다리가 눈에 띈다.
아마 홍콩에서 마카오를 잇는 ‘항주오 대교’가 아닐까 싶다.
총 길이가 55Km인데, 운전하다 보면 끝이 안 난다고 느껴지는 ‘인천대교’보다 두 배가 넘는 길이다.
대륙의 기상을 비행기에서부터 보여준다. 별로 대단하다고 느껴지진 않지만 말이다.
탑승교부터 느껴지는 온기와 습기에 조금을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게다가 비행기가 많이 도착한 시간대는 아닌 것 같은데, 생각보다 입국에 제법 시간이 걸렸다.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다만, 짐을 잔뜩 갖고 버스를 탈 생각은 없기에 ‘까우룽’까지 가는 왕복 티켓을 사고 역으로 향한다.
생각보다 한적했던 공항선의 승강장. 열차도 우리나라 공항철도 직행을 생각나게 하는 일반열차의 형식이었다.
덕분에 가방 놓기도, 앉아 가기도 편하다. 사실 제일 좋았던 건 에어컨이 빵빵해서 생각보다 더웠던 날씨를 잊게 해줬던 점이지만 말이다.
얼마 안 가 홍콩의 외곽을 거쳐 목적지인 ‘까우룽’, 구룡에 도착한다.
‘까우룽’에 도착한 뒤, 구글 맵을 켜서 숙소까지 가는 교통수단을 찾아보고 탄 미니버스.
그리고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사전조사가 부실했던 건 사실이지만, 홍콩 하면 당연히 영어가 통할 거라 생각했던 나한테 시작부터 통수를 한 방 세게 때려준다.
그래도 사람들은 친절해서, 제법 큰 가방이라 민폐가 될 법도 하건만 군소리 없이 가방도 챙겨주고 광둥어+바디랭귀지로 내릴 곳도 열심히 알려준다.
여차저차, 목적지인 ‘야우마테이’에 도착한다.
중학교 2학년 이후 처음으로 온 중국. 버스에서 내리는 풍경을 보자마자, 아 홍콩이구나 싶다.
‘요시노야’를 보고 조금 당황하긴 했다만, 뭐 있어도 이상할 건 없지.
일단 체크인을 하고, 움직이자. 가방 끌고 다닐 도시는 아니지 싶다.
‘아고다’를 통해 예약을 했는데, 사전에 전혀 얘기를 듣지 못했던 보증금을 달라고 한다. 그것도 500달러나...
돌아가는 길에 위스키나 한 병 사가려고 제법 여유 있게 환전을 했기에 망정이지, 크게 곤란해질 뻔 했다.
조금 기분 나쁘긴 했다만, 별 수 있으랴. 영수증이나 잘 챙기고 숙소에 짐을 푼 뒤 밖으로 나왔다.
편의점에서 교통카드인 ‘옥토퍼스 카드’를 사고 홍콩 섬에 도착한 건 좋은데, 더위에 약한지라 바로 지쳐버렸다.
꽉 찬 인구밀도, 높기도 높고 빽빽하게도 심어진 빌딩, 그리고 더위, 습도. 나온 지 30분 만에 호텔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그래도 발품 파는 건 좋아하는지라, 어떻게 꾸역꾸역 걸어 움직이기 시작한다.
길은 왜 이리 복잡한지, 살면서 별로 헤매 본 경험이 없는데, 여기서는 왔던 길만 벌써 네다섯 번은 지나친 것 같다.
별 생각 없이 도착한 ‘피크트램’. 설마 저게 기다리는 줄은 아니겠지? 했는데, 기다리는 줄 맞다.
주말이라 사람이 많은 것이겠지 생각하고 다음을 기약한다.
어차피 화요일까지 홍콩에 있을 거니까, 적어도 기회는 있다. 그나저나, 갑자기 갈 곳이 사라지니 두 배로 지쳐간다.
근처에 ‘성 요한 대성당’이 있기에 지나가다 들러보았지만, 어째 한 쪽이 공사 중이다. 어째 오늘은 이대로 숙소로 퇴각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냥저냥 밥이라도 먹고 들어가고자 근처에 있는 차찬탱에 들렀다. 접객이...
내가 너무 한국과 일본만 다녔나보다. 젓가락을 휙 던져서 주는데, 영 적응이 되지 않는다.
지갑에서 팁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만, 어차피 잔돈 받기 귀찮아서 주게 되겠지.
맛은 그냥저냥, 생각했던 만큼 나온다. 고수를 꽤 좋아하는지라 더 맛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대도시고, 영어도 통하고, 딱히 크게 불안감 없이 왔다만 역시 무계획은 무리였나 보다.
숙소에 돌아와 맥주랑 육포를 씹으며 수첩에 계획을 짜 본다.
그 와중에 육회 맛없어... 싼 게 비지떡이긴 하다만, 너무 비지떡이다.
너무 싸기도 했지만...
잠이라도 푹 자 보자, 내일 가야 할 곳도 많으니까!
꽤 이른 아침에 눈을 뜨고 뒹굴 거린 뒤, 식사 시간이 돼서 내려왔다.
그런데 식단의 상태가... 죽, 커피, 토스트... 육류가 없다.
아침은 원래 간단하게 먹긴 하는데, 어째 속이 허전하다. 계란이라도 하나 있었다면 좀 나았을 것 같은데...
약간 허전한 속을 이끌고, ‘웡타이신 사원’에 왔다. 제법 이른 시간이라고 생각했다만, 주말이라 그런지 벌써부터 사람들로 가득 찼다.
한국에선 보기 힘든 도교 사원인지라, 천천히 돌아보고 싶었는데, 어째 떠밀리다 보니 안쪽으로 점점 들어가고 있다.
벚꽃축제 여의도 말고도 무빙워크를 맛보게 될 줄이야.
중국 느낌 물씬 풍기는 건물과 글씨. 한자는 제법 읽을 줄 안다만, 흘려 써 놓으니 도저히 무슨 글자인지 모르겠다.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향을 들고 기도를 하는 중이다.
입구에서 향 뭉치를 팔던 사람들이 있던데, 어디서 향을 피우나 했더니 여긴가 보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게다가 향까지 들고 다니다보니 조금 위험한 상황도 있다만, 사원을 가득 메운 향이 싫지 만은 않다.
입구에는 십이지 상이 있는데, 표정이 근엄하면서도 자세히 뜯어보면 익살스럽다.
난 원숭이띠니 제천대성만 한 장 담아 와 본다. 제일 귀엽기도 했고.
한국, 일본과는 또 다른 느낌의 건축이다. 확실히 뭔가 훨씬 큼직하다. 그러면서 세세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 또 멋있게 다가온다.
지하에는 입장료를 받고, 제향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한 번 다녀와 봤다.
먼저 대모에게 제향을 한 뒤 생년월에 맞춰 자신에게 맞는 성인에게 제향을 하는데 뭔가 지켜준다고는 하는데 익살스러운 조각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여차저차 잘 마치고 나오긴 했다만, 앞으로 지켜 줄지는 모르겠다. 그냥 기념품으로 삼아야지.
조금 더 천천히 살펴보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사람이 너무 많아 그건 힘들 것 같다.
점심을 먹긴 조금 이르고, 덥기도 하니 카페에 가서 시원하게 한 잔 마시고 싶어진다.
‘스페니쉬 아이스크림’이라는데, 묽은 아포가또 맛이다. 뭐, 더위에 지칠 때 먹긴 제법 괜찮다. 달고, 시원하고, 카페인도 있고!
적당히 숨도 돌렸고, 아직 조금 이르긴 하다만 점심을 먹으러 가보자.
선사 뒷길을 돌아 미니버스가 잔뜩 주차된 곳을 지나니 상가가 보인다.
날도 더우니 오늘은 사천요리다. 본토는 아니지만, 그래도 중국에서 먹는 중화요리가 궁금하기도 하고.
시작은 왠지 금방 나올 것 같았던 면 요리. 고추기름을 듬뿍 띄운 국물이지만, 이상하게 크게 맵지 않다. 꽤 강한 산미 덕분에 식욕도 한층 돋궈준다.
다음은 마파두부. 역시 크게 맵지 않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접했던 마파두부보단 조금 더 향신료 향이 강하게 나는 점이 좋다.
슬슬 배가 부르니 디저트를 시켜보자.
생강차에 경단을 띄운 느낌의 음식. 근데 뜨겁다.
중국 사람들이 더워도 따뜻한 차를 마시는 건 안다만, 역시 내 취향은 아니다. 시원한 생강차도 되게 맛있는데...
배도 채웠으니, 다음 목적지인 ‘스탠리 해변’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 몸을 싣는다.
2층 버스는 홍콩에 와서 처음 타 보는데, 에어컨도 빵빵하고 보이는 풍경도 제법이다.
굳이 걷는 것 보단 버스 타고 종일 돌아다니는 게 더 좋을 것 같기도 하다.
구룡반도와 홍콩 섬을 잇는 ‘크로스 하버 터널’. 역시나 막힌다.
홍콩 첫 날 괴로움을 줬던 센트럴 일대의 갑갑함. 시원한 곳에서 봐도 갑갑하긴 매한가진가 보다.
뭐가 이리 꽉꽉 들어찼는지...
썩 내리고 싶지 않은 곳이지만 근처에서 스탠리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내려야 한다.
스탠리로 가는 버스는 그리 다양하지 않다.
구글 맵에서 미니버스를 소개해주기에 정류장에서 기다려 봤지만, 1시간 동안 지나가는 모든 버스가 만원이라 서질 않는다.
근처에 휴일에만 가는 버스가 있기에 20분을 더 기다려 버스를 타는데 성공했다.
따로 가는 지하철도 없기에 유일한 교통수단이 버스라 그런지, 꽤나 가기 버겁다.
스탠리 해변의 입구에 있는 시장.
안쪽으로 가면 작은 골목을 따라 상점이 줄지어 있는데, 주로 그림과 옷을 팔고 있다.
여기서 사도 들고 오는 게 일일 것 같아 눈요기만 하고 지나가 본다.
생각보다 해안이 좁다. 아마 뒤쪽에 따로 해수욕장이 있는 것 같던데, 이쪽은 해수욕하고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일일이 벽돌까지 옮긴 것으로 유명한 ‘머레이 하우스’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건 제법 즐거운 경험이었다만,
식당 줄이 길어 편안히 앉아서 식사를 하며 보겠다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
아쉽긴 하지만, 자리가 없으니 ‘머레이 하우스’를 떠나 스타벅스에 들러 잠시 목을 축이고.
스탠리 근처의 공원이라도 걸어보기로 한다. 걷기엔 조금 덥긴 하지만, 그래도 답답한 시내보단 훨씬 낫다.
조금 걸어 들어가자 작은 사원이 나온다. 그런데 어째 기대한 것 보다 너무 최신의 건물이다.
어째 우리나라 간이역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초상은 여러 가지가 걸려 있다만, 알아 볼만한 건 관운장 뿐이다.
우물은 저 아래에 물이 보이긴 한다만 이미 막아 놓기도 했고, 마시는 건 도저히 무리일 것 같다.
산책로는 딱히 볼만한 풍경은 없다. 그냥 간만에 사람 없는 조용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점 정도가 장점이 될 것 같다.
아래쪽으로 해변이 보이는데, 한 번 가봐야지.
계속 걷기만 했던지라 조금은 피곤하다. 덥고 습하긴 해도, 파도 소리를 들으며 그늘에 앉아 있으니 조금씩 체력이 돌아온다.
그나마 벌레가 없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다시 해변가로 돌아와 골목을 조금 걸은 뒤, 숙소가 있는 ‘까우룽’으로 돌아간다.
잠깐 한나절 정도 쉬다 가는 용도론 괜찮을 것 같다.
해수욕을 좋아한다면 해변으로 가도 좋은 경험일 것 같고.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그땐 해변으로 가봐야지.
꽤나 지쳤는지 저녁 시간까지 기다리긴 좀 힘들 것 같다.
숙소 앞의 가게에서 곱창 요리를 시켜본다. 음... 역시 곱창은 구워야 제맛인 것 같다. 아니면 순대로 먹던가.
씻고, 땀을 식힌 뒤 저녁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밤의 홍콩으로 나왔다.
확실히 낮보단 밤이 돌아다니기도 편하다. 치안도 괜찮은 편이라 크게 걱정도 안 되고, 일단 해가 안 뜨니 좀 사람 살 것 같다.
본격적으로 식사를 해보자. 광둥 지방에 왔으니 광둥 요리를 먹어야지.
다만 혼자서 온 여행이라 제대로 식사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일단 첫 요리는 가지를 이용한 요리. 왠지 밥하고 먹어야 될 것 같아 밥 한 공기를 추가로 시킨다.
고기완자를 튀긴 것 같은 느낌의 음식. 물기 있는 음식을 즐기진 않아서 그냥저냥 먹었다.
튀김의 속이 촉촉한 것은 좋지만, 이건 촉촉이라기 보단 축축에 가까운 식감이라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
샥스핀 볶음밥. 사실 샥스핀의 맛은 전부 소스 맛일 뿐 그 자체의 맛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기에 중금속까지 듬뿍, 동물보호에도 좋지 않은 재료지만 그래도 한 번은 먹고 싶었다.
소스는 소스고, 밥을 잘 볶아서 맛있게 뚝딱.
사실 이건 반주로 시킨 칭따오랑 먹으려고 시킨 두부튀김인데, 이게 맨 마지막에 나왔다.
몇 점만 먹고 배불러서 더 이상은 무리. 단타로 왠만한 테이블 손님만큼 먹고 자리를 뜬다.
홍콩의 야경을 만끽하며, 숙소로 돌아간다. 벌써 여행의 두 번째 하루가 끝났다.
오늘은 홍콩 본섬을 다녀보기로 한 날이다. 버스를 타고 홍콩 섬의 동쪽에 있는 ‘노스 포인트’에 도착했다.
딤섬 가게에서 끼니를 때우던 중, 봉황의 손톱이라는 뜻의 메뉴를 시켜봤더니 닭발이 나온다.
외국에서도 닭발을 먹는구나 싶다가, 문득 여기가 중국이란 사실을 떠올린다.
메뉴는 훨씬 더 다양하다만, 이 이상은 도저히 무리다.
전차 중에 이곳이 종점인 경우가 많던데 여기서 회차를 하는 모양이다.
복잡한 시장 한 가운데를 지나는 모습이 생각했던 홍콩의 모습과 비슷한 것 같아 사진에 담아본다.
방향 상 정 반대인, 홍콩 섬 서쪽의 ‘케네디 타운’으로 가기 위해 전차를 기다려본다.
사실 날씨도 덥고, 냉방시설도 영 별로인 전차보단 이층버스가 끌리긴 하지만 왠지 이번에 안타면 별로 탈일도 없을 것 같으니 기념 삼아 타 보기로 해보자.
승차감도 별로고, 내부 시설도 낡았지만 그래도 전차를 타고 이런 고층빌딩 사이를 다니는 건 꽤 색다른 경험이다.
한 번 환승을 거쳐 목적지인 ‘케네디 타운’ 근처에 도착한다. 어딜가든 비슷비슷한 풍경에 조금은 지쳐간다. 덥기도 하고.
더위에 지치기도 했고, 묘하게 피곤하기도 해서 근처의 카페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한다.
땀을 식히고 난 뒤 동네를 걸어 보지만, 그다지 눈길을 끄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바닷가로 가볼까 생각도 잠시 했다만, 뜨거운 햇살에 이내 포기하게 된다.
조금 이르긴 하지만 ‘피크트램’을 타러 다시 센트럴로 가봐야겠다. 이번엔 시원하게 이층버스로!
오늘도 대기자는 1시간을 넘게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많다. 굳이 이 날씨에 밖에서 한 시간씩이나 기다려야 할까.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게 기다리는 일인지라, 이내 포기하고 근처 식당에 들어왔다.
홍콩 스타일의 프렌치 토스트라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중국의 식문화에 대해 크게 실망할 것 같다.
뭐냐 이 말라빠진 베이컨은...
창가로 지나가는 피크트램이 보인다. 저걸로 저렇게 천천히 오가니 사람들이 쌓일 법도 하다.
다음에 홍콩에 온다면 아무래도 빅토리아 피크는 택시를 타고 오가야 될 것 같다.
미니버스도 스탠리 때 경험을 생각해보면 뻔할 것 같으니.
다시 숙소가 있는 ‘야우마테이’ 근처로 와 완탄면을 먹어본다.
중식당은 음료를 시키는 게 기본인지 어딜 가던 마실 걸 물어본다.
칭따오도 질렸기에 콜라를 하나 주문했더니, 옛날에 봤던 그 병 콜라에 빨대를 하나 꽂아 준다. 뭔가 어릴 적 구멍가게 느낌인데?
여행의 마지막 날.
홍콩하면 쇼핑이라기에 그래도 침사추이를 다녀올 계획을 잡아는 봤는데, 침사추이 역에서 내리자마자 어마어마한 인파가 기다리고 있다.
의외로 백화점은 그리 크지 않아서, 명품 쇼핑을 할 사람이 아니라면 크게 매력을 느끼진 않을 것 같다.
나처럼 술 좋아하는 사람은 더욱이.
직구보다 그다지 싼 느낌도 없고, 가짓수가 다양한 것도 아니기에 그냥 매장만 둘러보다 나오니 어느덧 한밤중이다.
여행의 마지막이 묘하게 아쉬웠기에, 편의점에서 잭콕과 감자칩을 사와 마지막 날을 보내는 중이다.
쉬기야 잘 쉬었다만, 아무래도 여행의 방향을 잘못 잡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거나 말거나, 라면이나 먹고 자자. 뭐 어떠랴, 이런 여행이 있으면 저런 여행도 있는 법.
다음날 일어나 또 그 조식을 먹고 싶진 않았기에, 전날 사온 라면 하나를 더 뜯는다.
택시를 타고 ‘까우룽 역’에 간 뒤, 타고 온 MTR을 이용해 공항에 도착했다. 조금은 지쳐서일까, 평소보다 공항에 빨리 온 느낌이 든다.
라운지에서 간단히 식사를 때우고, 음료나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보자. 라운지의 시설과 음식의 준비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나니 탈 예정인 비행기의 탑승 수속이 시작됐다는 안내가 나온다.
준비가 부족했던 만큼 아쉬움도 많은 여행이지만, 그래도 다음에 홍콩에 또 오게 된다면 훨씬 좋은 여행을 하게 될 것 같다.
다음에는 그냥 먹으러 와야지. 나한테 홍콩은 그게 전부인 것 같다. 그리고, 좀 시원할 때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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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지난 달 말에 다녀왔던 홍콩 여행기입니다.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복잡한 일이 많을 때 잡힌 여행이라 제대로 준비를 하고 가지 못한 티가 많이 나네요.
간만에 한 즉흥 여행도 나쁘진 않지만, 역시 여행은 잘 조사하고 갈 때 그 만족이 더 큰 것 같습니다.
홍콩은 그리 먼 곳이 아니니 또 다녀올 일이 있겠죠.
그땐 미슐랭 맛집들이나 투어해야겠습니다 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일하고 술 한 잔 하고 집에 오니 오른쪽에 갔군요.
부족한 글입니다만,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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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기 아니라서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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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글은 추천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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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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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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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ㅎ | 18.05.24 20: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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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8.05.24 20: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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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좌석은 따로 없었습니다만 일단은 비즈니스석입니다 ㅎㅎ. | 18.05.25 23: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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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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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덴차의 폭풍을 맞아라..! | 18.05.26 01: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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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05.26 18: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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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ㅎ | 18.05.25 23: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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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글은 추천이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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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8.05.25 23: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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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좀 남들 다 가는 곳은 안 가려하는 이상한 습관이 있긴하죠 ㅎㅎ. 일부러 유명관광지는 살짝 피해봤습니다. 그래도 야경을 제대로 못 본 건 조금 아쉽군요 ㅠ. | 18.05.25 23: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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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ㅎ. 아마 더 좋은 여행을 다녀오실 수 있을겁니다. | 18.05.25 23: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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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가면 차찬탱은 꼭 가보라고 하더군요. 사실 더 알아봤으면, 조금 더 많은 곳에 다녀올 수 있었을탠데 그건 조금 아쉽습니다. | 18.05.25 23: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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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히려 감사하죠 ㅎㅎ. | 18.05.25 23: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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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신기해서 사 마셔 봤습니다~. | 18.05.25 23: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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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DSLR 입죠 ㅎㅎ. 슬슬 여행다닐 때 불편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 18.05.25 23: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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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기 아니라서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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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일본여행기가 주종인걸요 ㅎㅎ;;. | 18.05.25 23: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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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지면 삿포로에 다녀올 것 같습니다. 재작년 여름에 피서차 다녀왔는데,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요. | 18.05.25 23: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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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울 땐 시원한 곳이 정답인 것 같습니다.ㅠ | 18.05.25 23: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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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링만 해도 나오는 곳은 썩 가고싶지 않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유명한 곳은 괜히 유명한게 아니죠. 피해다니니 영 다닌곳이 다 허전합니다 ㅠ | 18.05.25 23: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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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ㅎ. 작성글보기라는 좋은 기능이 있죠~ | 18.05.25 23: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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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8.05.25 23: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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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요? ㅎㅎ. 전 그래도 홍콩에 다시 한 번 다녀와 보고 싶네요. 다음엔 겨울에 말이죠. | 18.05.25 23: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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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말은 통하더군요. 우리한텐 만국공통어 바디랭귀지가 있습니다 ㅠ. | 18.05.25 23: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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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홍콩 여행땐 한 번 다녀와 볼 계획입니다 ㅎㅎ. | 18.05.26 07: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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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 입장으로는 홍콩에서 차 빌릴 일은 없을태니 ㅎㅎ 괜찮겠죠. | 18.05.26 07: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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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만 다니다가 처음 간 중국이기도 합니다만, 홍콩 자체가 풍경이 독특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 18.05.26 07:57 | |
(IP보기클릭)182.227.***.***
(IP보기클릭)125.191.***.***
저도 따로 계획은 안 짜고 가서 잘 모르겠네요 ㅠ. | 18.05.26 07:56 | |
(IP보기클릭)218.53.***.***
(IP보기클릭)125.191.***.***
뭐, 여행객으로서는 숙박비 빼곤 크게 실감나는 부분은 아니니까요, | 18.05.26 07:57 | |
(IP보기클릭)118.40.***.***
(IP보기클릭)125.191.***.***
장소마다 다릅니다 ㅎㅎ. 큰 식당이나 호텔에선 통합니다만, 미니버스나 시장 식당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 18.05.26 07:56 | |
(IP보기클릭)118.40.***.***
답변 고맙습니다. | 18.05.26 15:22 | |
(IP보기클릭)58.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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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ㅎ. | 18.05.26 15: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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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110.70.***.***
꽉꽉 막히긴 하더군요. 그래도 여유만 있다면 그냥저냥 다닐만 한 것 같습니다. 사실 서울도 만만치 않은 놈인지라... | 18.05.26 15: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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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110.70.***.***
감사합니다 ^^. | 18.05.26 15:01 | |
(IP보기클릭)175.121.***.***
(IP보기클릭)110.70.***.***
저도 다음엔 해수욕이라도 해야겠어요 ㅜ. | 18.05.26 15:02 | |
(IP보기클릭)87.123.***.***
(IP보기클릭)2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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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ㅎ. 아무래도 꽉 찬게 홍콩 답긴 하더군요. 답답하긴 했지만요 | 18.05.26 23:53 | |
(IP보기클릭)118.223.***.***
(IP보기클릭)125.191.***.***
세로사진을 찍은 다음에 제가 주로 쓰는 종횡비로 잘라 사용합니다. | 18.05.26 23:53 | |
(IP보기클릭)118.223.***.***
감사합니다!! | 18.05.27 20:42 | |
(IP보기클릭)180.67.***.***
(IP보기클릭)125.191.***.***
우리나라에 잘 안 들어오는 레이즈랑 먹으니 좋더군요 ㅎㅎ | 18.05.26 23: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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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125.191.***.***
아마 저보다 더 좋은 여행 다녀오실 수 있을겁니다. | 18.05.26 23: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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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오히려 점점 장비를 가볍게 하는 중입니다. 이젠 단렌즈 2개 들고 다니는 중이죠. 남한테 보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폰카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여행기를 남기실 수 있을겁니다. 어차피 여행기는 자족이 우선이니까요! | 18.05.26 23:5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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