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일본 오사카를 혼자 여행한 후에 적적한 마음에 올해는 친구한테 같이 여행을 가자고 했습니다...만
망할 녀석들이 일정상 못갈 거 같다고 하더군요.
표를 미리 안 끊었던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달까요.
아무튼, 결국 올해도 혼자가는 여행이 됐습니다.
일본은 이미 가봤으니 새로운 나라를 가자! 하는 생각에 그럼 동남아 쪽이 좋겠군! 하면서 이런 저런 나라들을 찾아봤습니다.
처음에는 대만이 물망에 올랐지만 너무 발전한 나라라는 느낌, 그 나라의 특색이 느껴지면 좋겠다는 마음에 베트남, 태국이 물망에 올랐고
배낭 여행의 메카라는 태국 방콕 카오산 로드로 가기로 정했습니다. 저야 뭐 배낭 여행은 아니었지만요.
[사진은 그냥 전부 리사이징입니다. 그 외 후지 카메라 앱 사용한 게 전부네요]
기타
전 태국에 출국하기 전에 로밍 대신 AIS 태국 유심을 미리 구입했습니다. 8일 LTE 2.5기가 + 무제한 3G 였습니다.
가격은 한국에서는 6~8천원 / 태국 현지에서는 299바트(약 만원)으로 상당히 저렴합니다.
급한 전화를 꼭 받아야 하는 입장이 아니라면 로밍보다는 유심 사는 걸 추천합니다. 저렴하고 데이터도 충분합니다.
14일 - 출국
밤에 출발해 태국에 새벽에 도착하는 비행기였습니다. 덕분에 하루는 그냥 없는 셈 치는 일정이었죠.
출국 전에 여권을 찍으면 뭔가 기분이 새롭습니다
약 6시간 인고의 비행 끝에 드디어 태국이 보입니다. 당시 심정은... 살려줘 였을 겁니다.
몇 번을 타도 장거리 비행은 몸이 너무 피로합니다. 잠은 안 오지 답답하지...
너무 빨리 내린 걸까요. 앞에 사람들이 없어서 바로 찍어봤습니다.
하지만 밖에 나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새벽이지만 수완나품 공항은 관광객으로 인산인해입니다. 밖으로 나가면 보는 것처럼 셔틀 버스, 택시 등을 탈 수 있습니다. 12시까지라면 공항 철도도 운영합니다.
수완나품 공항 택시 기사들이 바가지 씌우는 건 유명하지만 퍼블릭 택시를 이용하면 미터기를 키기 때문에 바가지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보통은 레귤러 택시를 탑니다.
전 새벽 비행기였기에 공항 인근 숙소 1박하기로 미리 정해서 숏 디스턴스 택시를 탔습니다.
티겟을 뽑고 상단에 위치한 대기열로 가면 택시 기사가 티겟을 보고 태워줍니다.
숏 디스턴스 택시는 따로 티켓은 없고 인포메이션 같은 곳에 말하면 옆에 있는 기사라 매칭시켜 줍니다.
수완나품 공항에서 공항 인근 숙소까지 대략 80바트 나왔던 거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매칭 비용? 같은데 또 있는지 170바트를 부르더군요.
그러면서 영수증 등을 보여주는데 태국어밖에 적혀 있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80바트나 170바트나 큰 차이는 안 납니다. 3000원 정도 밖에 안 하고 피곤해서 그냥 계산하고 바로 숙소로 들어왔습니다.
첫날 숙소는 도미토리 였습니다. 약간 창고 같은 도미토리였는데 제가 도착한 시간에는 서양인 두 명이 자고 있더군요.
자는 모습을 찍는 건 예의도 아니고 저도 피곤해서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찍었습니다. 두 명은 이미 체크아웃 했더군요.
15일 - 1일차
일어나서 씻고 바로 수완나품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카오산 로드를 가는데 왜 수완나품 공항으로 향했냐고요?
수완나품 공항에서 카오산 로드로 가는 S1 공항 버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60바트 밖에 안 하는데 보통 택시로 공항에서 카오산 로드까지 500바트가 나오니 상당히 저렴하죠.
그리고 그냥 좀 여유롭게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공항으로 가던 중 본 절입니다. 딱히 이름이 알려진 유명한 절은 아닌 듯 한데도 화려하고 웅장합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현지인들이 와서 법당같은 곳에 들어가더군요.
태국에서는 카드형과 이런 토큰형으로 기차표가 나뉘어져 있습니다.
개찰구에 들어갈 때는 태그하고 나올 때는 동전 넣듯이 넣으면 됩니다.
수완나품 공항에 있는 S1 버스입니다.
공항버스라 그럴까요? 상당히 깔끔하고 나름 첨단인 버스였습니다.
한편, 태국의 버스 시스템은 좀 특이합니다. 기사 외에 표를 끊어주는 사람이 별도로 타고 있습니다.
버스에 탈 때 돈을 내는 게 아니라 일단 타고 아무대나 앉아 있으면 표 끊어주는 사람이 와서 어디까지 가냐고 묻고 표를 끊어줍니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수완나품 공항에서 카오산 로드까지 3개 구간을 이동하는 듯 합니다. 카오산 로드라고 하니까 이렇게 표 3개치를 끊어줍니다.
한 개당 20바트를 의미하는 듯 하더군요.
마침내 도착한 카오산 로드에 위치한 숙소. 에라완 하우스.
1박 14000원 대의 상당히 저렴한 숙소입니다. 그래도 깔끔하고 전 씻고 잘 수만 있으니 되서 큰 고민 없이 골랐습니다.
카오산 로드와 가깝다는 것 역시 장점이었죠.
숙소 내부는 상당히 작습니다. 뭐, 어차피 혼자 자니까 상관 없지만요.
한편, 여기서 첫번째로 절 당황시킨 게 있는데...
바로 화장실 이었습니다! 태국은 휴지를 안 쓰고, 비데를 쓰는 문화인 듯 합니다. 그런데 비데가 보듯이 완전 수동입니다.
옆에 호스가 주변에 닦는 그런게 아니라... 진짜 비데입니다.
쓰면 뭐 못 쓸것도 아니고 괜찮지만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습니다. 어떻게 조준하지?! 싶더군요. 또 휴지가 없으니 축축하고... 그래도 익숙해지면 그냥저냥 쓰게 됩니다.
여담이지만 에라완 하우스의 유일한 단점이 있는데... 뜨거운 물이 너무 뜨겁고 일단 한번 온도가 오르면 찬물쪽으로 돌려도 3~5분은 계속 뜨거운 물이 나옵니다.
이후에야 온도가 어느정도 조절됩니다.
짐을 풀고 점심을 먹으러 가면서 본격적인 방콕 1일차 여행이 시작됩니다.
한국에도 갈비국수로 잘 알려진 나이쏘이입니다.
지금 보니 왼쪽의 경찰이 무섭게 노려보듯 찍혔네요. 제가 간 시기는 작년에 서거한 푸미폰 국왕의 영결식 준비 기간이라 어딜 가든 조화와 경찰 등이 보였습니다.
갈비국수와 타이차입니다. 둘 다 합해서 140바트(5천원) 정도 나왔습니다. 고기는 큼직하고 국물도 짭짤해서 맛도 괜찮습니다.
다만 솔직히 말해 그리 위생적인 환경은 아닙니다. 너무 더럽다 이건 아니지만 깔끔한 분들은 좀 꺼려질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가격도 저렴해서 그런지 점심 시간에는 관광객 말고도 현지인도 많이 찾아옵니다.
배도 채웠겠다 오늘의 진짜 목적인 짜뚜짝 시장으로 갑니다.
짜뚜짝 시장은 없는 거 빼고 다 있는 시장으로 보시면 됩니다. 방콕에 왔으면 한 번쯤은 가볼만한 시장 같습니다. 다만, 주말 시장이라 시간을 잘 정해야 합니다.
전 524번 짜뚜짝 시장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대부분의 구글맵 조금만 검색하면 버스로도 충분히 다닐 수 있습니다.
마침내 도착한 짜뚜짝 시장! 날은 덥지만 사람들로 인산인해입니다. 그리고 관광객이 엄청 납니다.
더위에 바로 코코넛 주스를 삽니다. 50바트였습니다. 하지만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누군가는 포카리 같다고 하지만 약간 밍밍하고...
전 누릉지 사탕을 물에 녹인 맛같았습니다. 그래도 양은 꽤 됩니다.
중간에 음료수를 이용해 아이스께끼?를 만드는 게 보였습니다. 5바트 였을 겁니다. 재미 삼아 하나 사먹어봤습니다.
포도 주스 맛은 정의입니다.
짜뚜짝 시장의 명물 비바8의 빠에야 아저씨입니다.
"미소는 말을 필요치 하지 않는다"
옆에서 보면 정말 유쾌합니다. 포즈도 취해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마술도 해주고
그러면서 이런 대형 팬으로 빠에야를 만듭니다. 물론 온전히 혼자서 만드는 건 아니고 여러 사람과 함께 만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사진만 찍고 가는 분들이 많더군요. 개인적으로 좀 예의가 아닌 듯 하여 자리에 앉아 주문했습니다.
전 해물보다 치킨이 좋아 이거로 주문했습니다.
맛은 의외로 싱거운 느낌입니다. 카레맛일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맛은 안 나더군요. 그래도 가격도 저렴하고 한끼식사로는 괜찮았습니다.
배도 부르고 슬슬 돌아가야겠다 싶어서 왔다갔다 하다가 발견한 액자샵입니다.
이곳에서 존 스노우, 티리온 라니스터, 다스베이더, 욘두 4개 샀습니다. 2개당 400바트입니다.
BUT! 집에 와서 보니까 욘두 액자의 경우 살짝 금이 가 있더군요. 아쉬웠습니다. 특히 욘두는 선물용이 아닌 제 거로 산거라 더...
주말 시장이란 분위기와는 달리 엄청 깔끔한 매장도 있습니다. 디퓨저를 팔아서 근처를 가면 향이 코를 간질입니다.
이렇게 작품을 판매하는 곳도 있고요.
전부 찍진 않았지만 짜뚜짝 시장은 온갖 상품들이 팔리고 있습니다. 옷,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등등...
대략 시장을 한바퀴 다 둘러보고 너무 늦기 전에 카오산 로드로 복귀 합니다.
카오산 로드의 명물 도널드 맥도날드 앞에서 한 방 찍어봅니다.
씻고 잠시 쉬고 나오니 어느덧 밤이 됐습니다. 람부뜨리 로드 - 카오산 로드로 향하는 길목에서 찍어봤습니다.
늘어뜨린 등불이 제법 그럴듯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지나가는 관광객들이 너도나도 카메라로 찍더군요.
분위기가 제법입니다.
카오산 로드 바로 옆에 있는 이곳 람부뜨리 로드는 기본적으로 식사에 치중된 야시장 길이라는 느낌입니다.
카오산 로드에서도 물론 팟타이나 음식을 팔지만 분위기가 다릅니다. 여긴 순전히 먹기 위한 길목 같습니다.
저녁으로 먹은 팟타이입니다. 사실 팟타이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디서든 비슷한 맛이라기에
사전에 조사한 유명한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사먹고 급 후회했습니다. 그럴 듯하게 보이지만 정말 무미였습니다. 최소한의 기본 소스로 볶아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더군요.
후식으로 먹은 로띠. 일종의 팬케이크? 라고 해야 할까요. 얇은 반죽 위에 바나나를 넣고 그걸 귀퉁이를 접은 다음
누텔라와 연유를 뿌려줍니다. 너무 뜨거울 때보다 살짝 식은 게 맛있더군요. 바나나 + 누텔라 + 여유라는 달콤 + 달콤 + 달콤 조합이라 정말 목이 마릅니다.
목이 말라서 뭘 먹을까 하다가 보인 과일 쉐이크를 파는 곳에 가서 바로 수박 쉐이크를 주문합니다. 태국에서는 땡모반이라고 하는 듯 합니다.
정말 맛있고 시원합니다. 하지만 함정이 있으니 여기에 한 국자 정도로 시럽물을 넣습니다.
태국 수박은 한국보다 수박보다 작고 당분도 적다고 합니다. 그래도 맛있으니 상관없습니다. 싸고 하니 매일 먹었네요.
람부뜨리 로드는 먹기 위한 길목같다고 했는데 분위기를 보면 알겠지만 붉은 색이나 주황색 등불이 길을 밝힙니다. 그럼 카오산 로드는 어떨까요?
보는 것처럼 카오산 로드는 인공의 네온 조명이 길목을 밝힙니다. 척 봐도 분위기가 전혀 다르죠.
길 양옆에는 각종 물건들을 팝니다.
이렇게 켄터키 할아버지를 제압한 맥도널드 티셔츠도 팔고요.
주점형 식당입니다. 식사도 가능하지만 대부분 술을 먹으러 갑니다.
길을 가면 여기저기서 헤나와 마사지를 받으라고 권유합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기에 이 날은 적당히 카오산 로드를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16일 - 2일차
이 날은 사전에 투어를 신청한 상태였습니다. 담넌사두억 수상 시장 + 메끌렁 시장 투어입니다. 250바트(한화 만 이천원) 이었습니다.
차로 30~50분 정도 갔던 거로 기억합니다. 짧은 거리도 아니라 투어로 가는 게 합리적입니다.
홍익여행사라는 현지 한국 여행사를 통해 예약했습니다. 아침 7시에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흰 색 밴이 와서 영수증을 확인하고 태워줍니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메끌렁 시장! 위험한 시장으로도 유명합니다. 왜 위험한 지는 알겠죠?
바로 눈앞에서 전철이 지나갑니다. 물론 엄청 느리게 갑니다. 사람이 걷는 것보다 느려서 위험해 보이진 않지만 코앞에서 지나가는 건 느낌이 새롭습니다.
전철이 지나가면 바로 길 양옆에서 치워둔 좌판이 펼쳐집니다. 전철은 대략 30분 간격으로 오던 거로 기억합니다.
그냥 동네 시장처럼 온갖 물건들을 팝니다.
얼핏 누군가에겐 이런 곳에서까지 장사를 해야 해? 하며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한편으론 억척스럽달까요. 생명이 넘치는 느낌입니다.
이곳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장면입니다.
시간이 좀 지나니 역무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뭐라고 외치자 펼쳐진 천막과 물건들을 여유롭게 정리합니다.
위의 카페에 자리잡고 기다립니다. 카페라떼인데 겁나 맛있습니다.
아주 천천히 옵니다.
손을 흔드니 기관사 분도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줍니다. 새로운 경험입니다.
이렇게 손으로 만질 수도 있습니다!
기차가 지나가면 다시 이렇게 장사를 시작합니다.
왠지 이번 여행에서 저의 지침이 된 발 사진 찍기... 개인적으로 기찻길에서 이런 사진을 찍어서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메끌렁 시장을 이렇게 한 바퀴 둘러보고 바로 다음 구역인 담넌사두억 수상 시장으로 향합니다.
담넌사두억 수상 시장은 이름 그대로 저런 작은 배들로 이동하면서 시장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런 인력 배의 경우 150바트를 따로 내야 합니다. 약 30분 정도 둘러봅니다. 이후에 투어 패키지에 포함된 모터 보트를 이용한 투어도 있습니다.
왔으니 한 장 박아야죠?
물은 꽤 지저분합니다. 그런데 썩은내가 난다던가 하는 건 아닙니다. 그냥 민물 비린내가 조금 나는 정도?
참고로 배를 탈때는 절대 배 난간을 잡으면 안 됩니다. 잘못하면 옆 배나 수로 벽에 부딪혀서 손가락을 다칠 수 있습니다.
제가 하도 사진을 찍으니 투어에 함께 한 외국인 친구가 같이 사진 한방 찍자고 하더군요.
조쉬 라는 호주 친구였습니다. 27살로 동남아 쪽 장기 여행을 왔다고 합니다. 이후 라오스, 캄보디아 등을 갈 건데 태국이 그 시작이라고 하더군요.
지질학을 공부했고 금 같은 광맥을 찾는다기에 Yore Rich? 하니까 웃으면서 아니라고 하더군요.
호주 친구답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얼마전 집 마당에 들어온 캥거루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 친구가 하는 말이 이해는 되는데 제가 말할 수는 없어서 참 답답했습니다. 아무튼 좋은 인연이었습니다. 나중에 나이 먹으면 여유롭게 유럽 여행 가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앞서 난간에 손을 대면 위험하다고 했죠. 실제로 시시때때로 배끼리 부딪혀서 저도 모르게 손을 안으로 모으게 됩니다.
이렇게 주변에서 여러가지 물건을 팝니다. 물론 대부분 단순한 관광 상품이라 크게 끌리진 않더군요.
이 모터 보트가 이후 탈 배입니다. 모터 보트를 타고는 담넌사두억 시장을 살짝 벗어나 주변을 더 넓게 둘러봅니다.
한차례 시장을 둘러보면 이제는 모터 보트로 주변을 크게 둘러봅니다. 사실 별건 없습니다.
오히려 앞선 인력 보트?가 느긋하게 둘러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담넌사두억을 떠나면서 본 개. 앞발을 건드리니 죽일 듯한 눈으로 쳐다보기에 무서워서 그냥 놔뒀습니다.
태국은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특히 동물들이 낮에는 늘어지기 바쁩니다.
투어를 끝마치고 방콕으로 돌아왔습니다.
적당히 아무 식당이나 찾아가 앉습니다.
상추는 왜 있던 걸까요? 볶음밥은 딱 기대한 만큼의 맛이었습니다.
오전 투어를 끝마치고 오후 계획으로 왓포 사원에 가기로 합니다.
카오산 로드에서 왓포 사원까지는 걸어서 30~40분 거리입니다.
차를 타면 금방이지만 어차피 시간도 여유로워서 한참을 걸어왔습니다. 한편, 전 국왕 영결식 준비로 길을 막는 곳도 있어서 좀 더 돌아가야 했습니다.
100바트입니다. 듣기로 태국 현지인에게는 공짜라고 합니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서 실제로 기도를 드리는 분도 계십니다. 웅장한 불상인데 왓포 사원의 다른 불상과 비교하면 아담한 느낌입니다.
석가모니와 그를 숭배하는 나가의 모습을 한 불상입니다. 뭔가 온화한 부처의 느낌보다는 다소 위압감이 듭니다.
정말 화려했던 불상입니다. 이곳에서는 서양 관광객 중 몇몇이 참선을 하거나 절하거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보통 한국의 절이라 하면 정갈함, 산 속에 있는 고즈넉함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태국의 절은 전혀 반대입니다. 국교인 만큼 유럽권의 성당을 보는 듯한 화려함이 돋보입니다.
이곳에 오며 내가 알던 절과 불교는 아주 일부에 불과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왓포 사원에서 가장 유명한 대 와불상을 보러 갑니다.
대 와불상입니다. 정말 큽니다. 건물 하나를 통째로 다 쓸 정도입니다.
단 커도 너무 커서 그럴까요. 뭔가 영험함 보다는 위엄만 느껴집니다.
한편으로는 언차티드 시리즈에서 네이선이 보물이나 거대 석상을 볼 때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왓포 사원을 둘러보고 다시 카오산 로드로 향합니다.
태국은 횡단보도가 빨간 불이어도 차가 없으면 건넙니다. 차들은 그냥 무조건 갑니다.
참고로 경찰도 군인도 그냥 건넙니다.
이 날도 저녁은 야시장으로 해결합니다. 닭날개, 닭다리가 아마 20바트, 넑적다리가 40바트, 일반 닭꼬치가 10바트였을 겁니다.
작은 꼬치 2개 주문합니다.
전날 팟타이에 한 번 데였다고 했었죠. 그래서 오늘은 유명한 조조 팟타이를 찾아갔습니다.
조조 팟타이는 주인 아저씨가 앞에서 조용한 목소리로 팟타이를 말합니다.
보통 아주 큰 목소리로 외치는데 여기 아저씨는 정말 조용합니다.
새우 팟타이 50바트 짜리입니다. 이걸 먹고 팟타이가 맛 없는 게 아니구나, 내가 첫날 먹은 곳이 맛 없게 하는 거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달짝지근 하면서 짭짤한 게 아주 맛있습니다. 땅콩을 뿌려도 맛있고요. 50바트면 1700원 정도로 가격도 싸고 좋습니다.
배를 채우고 3일차 계획으로 파타야 가는 투어를 알아봅니다. 그런데 현지 한국인 여행사에서는 2인 이상부터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결국 태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에 무턱대고 들어갔습니다.
처음 간 곳에서는 모든 투어 프로그램이 포함된 게 4800바트라고 합니다. 너무 비싸서 다른 곳을 알아봅니다.
다행히 숙소인 에라완 하우스 바로 옆에 있는 푸나 트러벨에서 아주 싼 값에 파타야 가는 투어를 소개해줬습니다.
카오산 로드 -> 파타야 -> 코랄 섬 가는 이동만 1000바트에 나머지 프로그램은 별도였습니다. 원래 대부분 프로그램은 별도이기에 바로 OK했습니다.
투어 예약을 끝마치고 그렇게 숙소로 들어가 잠을 잡니다. 파타야는 멀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
17일 - 3일차
아침 일찍 씻고 나오니 밴이 옵니다. 참고로 카오산 로드에서 파타야 가는 데만 3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차에 타자마자 죽은 듯이 잠에 빠져듭니다.
마침내 도착한 파타야. 전형적인 남국의 모습입니다. 햇볕은 너무 쎄고 야자수는 높고....
패러글라이딩 하는 사람부터 스피드 보트를 타는 사람까지 활기찹니다.
파타야에 도착하면 우선 이런 작은 배를 통해 좀 밖에 위치한 큰 배로 이동합니다.
이제 이 배로 옮겨타고 본격적으로 코랄 섬으로 이동합니다.
맨 위층에서 보는 풍경은 각별합니다. 그리고 배멀미도 각별합니다. 심하진 않은데 꿀렁꿀렁합니다.
흠... 재밌어 보이기도 하고 무서워 보이기도 하고. 전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패러글라이딩은 패스 합니다. 500바트를 내면 즐길 수 있습니다.
1500바트에 예약한 씨워킹. 보통 1000~1200바트 선이라고 하는데 깎는 스킬이 모자라 그냥 1500바트에 했습니다.
현지 한국 여행사를 통해서 해도 파타야 이동 1200바트 + 씨워킹 1200 바트 정도라 차이는 없다시피 합니다.
한참을 가니 패러글라이딩 해주는 곳이 보입니다. 우선 이곳에서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분들을 위해 기다립니다.
배가 주변을 한 바퀴 돌고 옵니다. 대략 8~10분 정도. 시간은 짧지만 모두 즐거워합니다.
패러글라이딩이 끝나고 다시 기약 없는 항해를 떠납니다.
저게 코랄 섬인가? 했는데 더 갑니다...
저건 뭐지? 싶은데 갑자기 가이드가 씨워킹 하면서 부릅니다. 저게 씨워킹 하는 배입니다.
씨워킹은 수영을 못해도 됩니다. 5~8미터 정도 아래의 수면을 걷는 게 전부입니다.
호스를 저 특이한 헬멧에 연결하고 그걸 쓰고 바다에 들어갑니다. 공기가 계속 주입되기에 헬멧 안으로 물이 들어오진 않습니다.
딱 목 위부터는 젖지 않습니다. 이날 제가 간 투어에서 씨워킹 한 사람은 에콰도르에서 온 중년 부부와 저 3명이 전부였습니다.
이 날을 위해 방수 케이스를 샀습니다. 녹화 모드로 하고 바다로 들어갑니다.
씨워킹의 물은 아쉽게도 그리 맑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혼자 찍은 거라 제대로 찍히지도 못했네요.
그래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던지라 정말 즐거웠습니다. 대략 30분 정도를 둘러보는데 돈 값한다고 생각합니다.
씨워킹이 끝나면 통통배를 타고 코랄 섬으로 향합니다. 수온도 따뜻하고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도 발 사진을 남갑니다.
에메랄드 빛 해변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러고보니 서양인 누나들이 화보를 찍듯이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전 그냥 혼자서 찍습니다. 혼자 왔으니까요...
파노라마 사진을 찍었는데 잘 찍혀서 마음에 듭니다.
그렇게 물놀이를 몇 시간 하고 나서 2~3시쯤 되면 코랄 해변에서 나가야 합니다. 들어올 때처럼 작은 배로 나가고 근처에 있는 큰 배로 옮겨타고 파타야로 갑니다.
1시간에 걸쳐 도착한 파타야. 물에 썬크림도 녹아서 살도 많이 탔습니다. 그렇게 지친 몸을 밴에 뉘이고 카오산으로 향합니다. 장장 3시간에 걸쳐 이동합니다.
왜 파타야를 당일치기가 아닌 1박을 추천하는지 알겠습니다. 이동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이날 저녁은 마침내 푸팟퐁커리를 먹으러 갔습니다.
푸팟퐁커리는 보통 꽃게로 한 것과 소프트쉘 크랩으로 한 거로 나뉩니다. 꽃게는 살을 발라먹는 재미가 있지만 다소 번거롭죠.
그래서 소프트쉘 크랩이 없나 찾다가 발견한 가게입니다. 마카로니 클럽이라고 하는데 람부뜨리 로드에 있습니다.
특이한 건 조금만 더 가면 2호점이 있다는 부분입니다.
내 사랑 땡모반
마침내 밥과 푸팟퐁커리가 나옵니다. 총 375바트 였을 겁니다. 한국돈으로 하면 15,000원 쯤 될까요.
기쁜 한편 예상외로 양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사실 푸팟퐁커리는 1인용 음식은 아닙니다. 두세명이서 시켜먹는 음식이니까요.
맛있는 건 한번 더... 사실 태국에 오기 전에 콘타이에서 푸팟퐁커리를 먹고 원조인 태국은 얼마나 맛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기대한 만큼의 맛이었습니다. 현지에선 비쌀 지 몰라도 환율을 생각하면 별로 비싸지도 않고요.
1인용 음식은 아니었지만 밥을 포함해 다 먹었습니다.
후식으로 사먹은 맥도날드 콘파이입니다. 태국에서만 파는 로컬 메뉴입니다.
콘 치즈? 콘 스튜 같은 맛입니다.
정말 뜨겁습니다. 살짝 식혀 먹는게 맛있습니다. 단, 조금 느끼합니다. 어떤 분은 매일 먹었다는 분도 계시더군요.
씨워킹을 해서 그럴까요. 너무 피곤해 타이마사지를 받기로 합니다.
참고로 카오산 로드에서 조조팟타이와 타이마사지 호객하는 친구가 있는데 네팔인으로 한국인들에게도 유명합니다.
"여기 마사지 150바트야. 친구! 여기 줜나 잘해!"
이럽니다. 자기 말로는 한국 간 적도 없다는데 상당히 유창합니다. 마사지 안 한다고 하면 그럼 팟타이 먹어! 하면서 조조팟타이로 안내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마사지를 받고 숙소로 향합니다.
18일 - 4일차
마지막 날은 어떤 일정도 안 정했습니다. 그냥 발 가는데로 즉석에서 정했습니다.
우선 미리 공항 가는 버스를 여행사를 통해 예약합니다. S1 버스가 있지만 더 늦게 떠난다면 예약하는 게 좋습니다.
택시를 타면 돈이 꽤 드니까요.
근처 맛집이라는 로티 마타바로 향합니다.
맛집으로 유명해서 그럴까요? 중국인인지 현지인인지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찍고 있더군요.
2층으로 가서 소 스튜와 인도식 볶음밥을 시킵니다.
...분명 위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이런 테이크 아웃 용으로 담아왔습니다. 여기서 살짝 기분이 상했습니다.
테이크 아웃이란 말을 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주다니요. 뭐, 그래도 맛이 달라지는 건 아니니까 그냥 먹기로 합니다.
밥은 커리 맛이 살짝 나고, 소 혀 스튜는 다소 짭짤합니다. 비벼먹기 딱 좋은데 간이 좀 쎘던 거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다음에 간다면 굳이 찾으러 가진 않을 거 같습니다.
근처에 있는 파쑤멘 요새입니다. 뭘 하는 곳인지는 모르지만 흰색 돌벽이 상당히 이쁩니다. 다만 위로 올라가진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공원 한쪽에선 영결식 예행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태국에서 국왕은 살아있는 신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만큼 존경받고 권력도 강하다고 합니다.
공원을 둘러보고 뭘 할까 생각하니 랑쑤언로드에는 태국 최초의 스타벅스가 있다고 한 게 떠올랐습니다.
상당히 이쁘다고도 하더군요. 구글 맵을 키고 랑쑤언로드를 검색합니다.
랑쑤언로드로 가는 2번 버스 안. 이날은 왜인지 돈을 안 받더군요. 왜 그런걸까요?
한편, 약 40~50분을 달려 랑쑤언로드에 도착하고 나서 스타벅스로 향합니다.
랑쑤언로드의 스타벅스입니다.
겉모습도 이쁘지만
안은 마치 펍을 보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은은한 불빛과 나무로 된 인테리어가 빈티지하면서도 멋스러움을 연출합니다.
진열대에 놓여진 상품들도 이쁘고 말이죠.
시간도 때울겸 셀카나 찍습니다. 워낙 분위기가 멋스러워서정말 잘 나옵니다.
대충 1시간 정도 지났을 시점에서 서비스로 빵을 카페 안 손님들에게 나눠줍니다.
이제 슬슬 나가야 할 때인가 봅니다.
터미널21로 향합니다. 종합 쇼핑센터라고 보시면 됩니다.
태국은 아직 전철이 적은데 여긴 중심부라 그런지 안전문이 설치돼 있습니다.
표도 익숙한 카드형이고요.
마침내 도착한 터미널21. 얼마 전 테러가 발생해서 그런지 전철이나 이런 대형 쇼핑몰에서는 일일이 사람들을 확인합니다.
뭔가 불안한 한편, 안전하다는 느낌입니다.
터미널21은 각 층을 외국의 컨셉으로 맞춘 게 특징입니다. 맨 아래인 이곳은 캐리비안 풍입니다.
도쿄 층은 토리이는 물론이고
가게 인테리어도 일본어나 일본 장식으로 해놨습니다.
일본 느낌 나나요?
여기는 영국 풍으로 해놨습니다. 영국의 유명한 빨간 전화 부스부터
2층 버스까지 척 봐도 영국 같죠.
4층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합니다.
전철 모양의 카페입니다. 멋스럽네요.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금문교도 이렇게 구현해놨습니다.
화장실도 멋스럽게 꾸몄는데요. 처음에는 화장실이야 레스토랑이야? 했습니다.
어떻게... 레스토랑 느낌이 나나요?
더 위로 올라가면 금문교를 당기는 동상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긴 21번 부둣가가 모티브입니다.
싱가폴 야시장에서 미슐랭 1성을 받은 호커 찬 쉐프의 가게가 프랜차이즈를 냈습니다.
미슐랭 1성의 요리는 어떨지 직접 먹어봤습니다.
...별로 입니다... 닭 날개가 뼈째 잘라서 먹기 힘들고 밥도 좀 짠 편입니다.
그저 제 입맛에 안 맞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좀 더 달짝지근했으면 좋았을지도 모르겠네요.
기분 전환을 위해 할리우드로 떠납니다.
뭔가 그럴듯해 보이는 동상이 있네요.
이곳은 할리우드가 배경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관이 위치해 있습니다.
탈모빔!
터미널21은 정말 넓고 둘러볼꺼도 많습니다. 방콕에 온다면 꼭 구경오길 추천합니다.
다시 카오산 로드로 갑니다. 참고로 태국은 교통편이 독특합니다.
버스와 자가용 외에도 오토바이가 태워주기도 하고 툭툭이라고 삼륜차도 있습니다. 툭툭은 일종의 택시인데 가격을 잘 후려칩니다.
이게 툭툭입니다.
귀국 전 뭘 살까 싶어서 찾다가 이니셜 팔찌를 만들어 준다기에 이거나 해봅니다.
작은 좌판에서 하는 거의 경우 긴 글자를 200바트나 받는데 왔다갔다 하는 분들은 100바트 정도에 해줍니다.
C'est La Vie (그것이 인생이다) 라고 적었는데... 작은 따옴표를 I로 적었고... 전부 대문자로만 해줍니다.
덕분에 CIEST LA VIE 라고... 뭐, 이런 자잘한 오타는 그냥 넘깁니다.
가기 전 코코넛 아이스크림이나 사먹습니다.
코코넛 음료랑 같은 뿌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맛있습니다. 중간 중간 코코넛 과육 역시 쫄깃합니다.
모든 일정을 끝마치고 공항 버스를 예약한 장소로 가서 공항으로 향합니다.
새벽 비행기라 많은 벌써부터 인산인해입니다.
특히 중국인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귀국 준비 끝!
게이트로 향하는 길에서 본 장식. 이걸 보면 이제 진짜 태국 여행을 끝이구나 싶다고 합니다.
19일 - 귀국
새벽 비행기에 올라 피곤한 몸을 뉘이니 바로 잠이 왔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날아 해가 뜬 걸 보고 찍었습니다.
2회째 혼자 간 해외 여행입니다.
혼자 갈때마다 다시는 혼자 가지 않겠어 싶지만 혼자 가면 또 그것만의 매력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번 태국 여행도 그랬습니다. 단, 너무 더운 날씨인 건 다소 치명적이었지만요. 내년에는 좀 더 시원한 쪽으로 갈까 합니다.
그럼 길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난 메리 포핀스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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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영어 잘 못합니다 ㅎㅎ 진짜 아주 간단한 영어만 해도 됩니다. 파파고가 많은 도움이 됐어요 | 17.10.21 16: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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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파파고를 설치해서 갔었는데 좀 도움이 되긴 하더라구요. ㅇㅎㅎ 다음번 여행은 방콕이나 다른 나라로 가닥을 잡아야겠습니다. | 17.10.21 20: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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