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리웹에 글을 쓰는건 거의 처음이네요.
회사를 그만두고 혼자서 어디론가 여행을 가고 싶어서 이곳 저곳 알아보던 중, 일본 엔화 폭락으로 잘만 하면 제주도 보다도 싸게 다녀올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유럽쪽이라면 몇번 가보았지만, 일본은 처음 가보는 거라 솔직히 어딜 어떻게 가야할지 잘 감이 안잡혔습니다. 그러다가 찾게 된 것이.
USJ(유니버셜스튜디오 재팬)의 여행기였습니다. 런던 여행 이후 해리포터 빠돌이가 된 저에게는 더없이 매력적인 곳이었죠.
결국 가이드북 한권과 전지전능 구글맵스에 의지하여 오사카행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여행하시려는 분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여행의 테마는 이렇게 잡았습니다.
- 먹다가 망하는 오사카에서 한끼도 허투르 먹지 않는다!
- 주유패스는 뽕을 뽑는다!
- 초보 여행이니 만큼 난이도 낮은 곳 위주로 질리게 돌아다닌다!
※ 별표로 표시된 곳은 여행하다 느낀 개인적인 팁으로 생각해 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인천공항에서 티켓팅을 하고 미리 여행사를 통해 샌딩해둔 주유패스를 수급합니다.
※ 주유패스는 여행사 샌딩 보다 미리 택배등을 통해 구입하는 것이 더 저렴합니다. 오사카 주유패스 2일권 3000엔인데 인터넷 등을 통해 구입하면 27,000원 이하로 삽니다.
인천공항에서 08:00에 출발하여 간사이 공항에 한시간반만에 도착했습니다. 버스타면 대전도 못갈 거린데 새삼 가깝게 느껴지더라구요.
공항에서 유심카드를 세팅하고, 오사카로 향합시다!
다들 라피트 타시더라구요. 저는 가난하니 공항급행을 탑니다. 920엔이면 같은 목적지 까지 가고, 종점에서 종점이니 앉아서 갈수 있습니다.
난카이 난바역 캐비넷은 이미 꽉찬 상황. 허둥대고 있으니 어떤 분이 이런 광고지를 건네시더군요.
24인치 캐리어라 500엔짜리 캐비넷에 안들어가서 고민 중이었는데, 여기라면 500엔으로 오후 8시까지 맡아준다고 합니다. 쫄레 쫄레 따라가서 캐리어를 맡겼습니다.
이제 밥먹을 차례! 도톤보리로 갑시다.
관광객의 40%는 한국인입니다. 50%는 중국인이고요. 블로그나 가이드북 맛집이라면 어딜가도 한국인이 그득그득 합니다. 다른 분들은 이게 마이너 포인트라고 하시던데, 저같은 경우는 한국어 메뉴판과 기본적인 한국말이 통하는 가게들이라 좋았습니다.
들어가자 마자 한국말 메뉴 있냐고 물어보기만 하면 되니까 편하더라고요.
첫 끼니는 라멘입니다. 유명하디 유명한 '킨류 라멘'입니다. 김치고명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라멘은 느끼해서 국물은 잘 안먹는 타입인데 싹싹 비웠습니다. 일반과 차슈곱배기가 있던데 저는 그냥 일반으로 먹었습니다.
이제 주유패스 뽕뽑으러 갑시다.
※ 주유패스는 기본적인 시영전철 무료 패스 외에도 여러 문화시설에 대한 무료 입장권 기능을 하기 때문에, 여력만 된다면 돈을 굉장히 많이 아낄수 있습니다.
첫 관광지는 역시 오사카 성입니다.
제가 도착했을 무렵에는 동백이 피기 시작했더군요. 역시 이곳도 절반은 한국인입니다.
오사카성은 익히 알려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거점으로 유명한데요. 지금 세워진 성은 예전의 건물을 그대로 보존한것이 아니고 1931년 철골 콘크리트로 다시 복원해서 세운 건물입니다. 화재나 낙뢰, 전쟁 등으로 소실되었다고 하더군요.
무료입장 한후 엘레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왔습니다. 사이층에 박물관이 있었는데, 크게 둘러보진 않았습니다.
오사카 성을 나와 가장 가까운 박물관인 오사카 역사 박물관으로 향합니다.
일본어의 읽기가 거의 안되는 저로서는 그렇게 흥미가 동할만한 전시물은 없었지만, 거의 마지막 쯤에 볼수 있는 이 거리 재현은 흥미로웠습니다. 이곳에서 사진찍으시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그리고 다시 난바로..캐리어를 찾고 숙소로 향합니다.(체크인이 16시)
근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비앤비 숙소가 전혀 청소 되어있지 않았습니다.(1차 멘탈붕괴)
그리고 문제를 따지기 위해 담당자에게 전화를 겁니다...외국인입니다!..일본인도 아니고 한국말은 전혀 못한답니다!(2차 멘탈붕괴)
쓰레기 영어를 총 동원해서 현재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 메일로 보내고, 방청소를 재요청 합니다.
청소해줄테니 어디 놀라갔다가 8시쯤 다시 돌아오랍니다...어차피 나갈생각이긴 한데 꽤나 불쾌한 경험이었습니다.
피곤하긴 하지만 배도고프고..가고싶은곳도 있으니 다시 밖으로 나옵니다.
오사카에 오면 꼭 들러야 한다는 야경 명소. 우메다 스카이빌딩 공중정원입니다. 역시 주유패스를 사용해 무료 입장했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지나, 오사카의 야경을 둘러봅니다.
사실 이곳에 온 목적은 하나 더 있습니다. 이건물 지하에 있는 오코노미야끼 맛집에 들르기 위해서죠.
'키지'라는 곳입니다. 옛날 거리를 재현한 푸트코트 안에서 가장 성업 중입니다.
한국인이라고 하니 바로 메뉴를 주욱 한국말로 읽어주십니다.(대지고기..쏘코기...)
주문한것은 모던 야끼와 생맥주입니다. 철판에서 만들어지고, 그 철판에서 조금씩 덜어먹는 방식 입니다.
이걸 먹으려고 오사카에 왔구나 싶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일반 오코노미야끼는 왼쪽 위 처럼 밀가루 반죽을 만들어 빈대떡처럼 부쳐내는 방식이고, 모던 야끼는 재료를 볶다가 달걀물에 담갔다 꺼내 그대로 굽는 방식입니다.
두가지를 다 먹어보진 못했지만, 모던야끼가 더 인기가 많았습니다.
이제 숙소로 향합니다.
배가부르니 디저트 먹어야죠. 도톤보리에서 치즈 케잌을 구입했습니다.
'리쿠로 오지상' 치즈케잌 가게입니다. 인기가게라 케잌이 나오는 족족 팔려나갑니다. 새로나온 케이크에 저렇게 인두로 지지면 익숙한 케이크모양이 됩니다. 그때 옆에 놓여진 종을 울리면서 새로운 케잌이 나왔음을 알리죠.
일본에는 아이돌이 정말 여기저기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난카이난바 역주위에는 매일밤마다 저렇게 아이돌이 춤노래를 하면서 라이브 홍보를 하더라고요. 옆에서 야광봉 흔드는 팬이 딱 한분 있었는데, 추임새도 각지게 넣고 어떤의미로는 멋있었습니다.
방은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드디어 멘탈이 돌아오는 기분이었습니다.
케이크 먹으면서 맥주마시고 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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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은 날씨가 심상치 않습니다. 비가 오다가 말다가 반복 되네요. 주유패스가 오늘까지라 최대한 많은 곳을 갈 예정입니다.
첫목적지는 동물원입니다. 바로 옆에 구번화가인 신세카이가 있습니다.
'덴노지 오사카 동물원'주유패스 무료 입장입니다.
사자도 보고..
북극곰은 제가 정말 실물을 보고 싶었던 동물 중 하난데 서울대공원엔 없어서 실망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드디어 보게 되었네요. 하지만 뒷걸음질을 하고 머리에 바구니를 뒤집어쓰는등 이 녀석도 그리 정신이 멀쩡하지는 않습니다.
키위새입니다.
저는 키위가 항상 과일 키위랑 비교되길래 주먹만한 새인줄 알았더니 머리통 만합니다. 야행성이라 그런지 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재규어 입니다.
루리웹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타노-시한 애니메이션 케모노 프렌즈에서도 소개된적 있죠.(11화 방영시점에서는 팬덤이 멘붕인 모양이지만..)
아이캐치 화면입니다.
다만 이때는 제가 케모노 프렌즈를 본적이 없어서 이 동물이 인기있는줄 몰랐습니다. 지금 갔다면 좀더 열심히 구경했겠네요.
이제 밥먹으러 가죠.
오사카 어딜 가도 볼수 있는 쿠시카츠가게. '쿠시카츠 다루마'의 총 본점입니다.
신세카이 안에만 해도 쿠시카츠 다루마가 3점포나 있습니다만..이곳은 골목 안에 조그맣게 있어서 사람들이 적었습니다. 총본점인데도요.
마스코트 인형도 2층 창문에 조그맣게 얼굴만 내민 상태입니다.
가게 분위기는 정말 만족 스러웠습니다.
'작은 일본의 선술집'느낌이 잘 살아있는 가게였죠. 관광객도 거의 없었습니다.
왼쪽의 할아버지는 새로 구입한 책을 직원에게 자랑했고, 제가 한국에서왔다고 하자 자기가 부산에서 10년 살았다고 자랑하셨습니다.
이것도 다 직원이 통역해주더라구요.
주문은 기본 카츠세트(8종)과 생맥주입니다.
양배추와 맥주가 먼저나옵니다. 저 양배추는 그냥 먹어도 되고 소스를 찍어먹어도 됩니다.
왼쪽부터 소고기, 새우, 치킨볼, 연근, 참치입니다. 한입 물기전에 사진이 생각나서 연근에는 소스가 뭍어있네요.
유명한 룰로, 이곳은 소스 그릇 공용으로 모든 튀김은 소스를 딱 한번 찍을 수 있습니다. 직원이 몇번씩 강조하길래 충실히 지켰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는 튀김이 나중에 나왔습니다.
돈가스, 생선, 떡 입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쿠시카츠긴 하지만 전 맛있게 먹었습니다.
단지 꼬치채로 튀기는 거라 손이 기름투성이가 되는게 좀 문제였습니다.
이제 떠나볼까 하는데 뭔가 익숙한 건물이 보입니다.
'통천각 타워'라는 곳입니다. 예정에는 없었지만 주유패스 적용지라고 하니 한번 가봅니다.(일정파괴의 시발점)
여기서도 아이돌 공연이 한창입니다. 깔끔하게 부르고 빠지는 모습이 프로 다웠습니다.
입장하고 나니 문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줄이 너무 깁니다..100분 대기. 이사실을 왜 입장하고 알려주는지 이해가 안갔지만..일단 들어온거니 관람하기로합니다.
길게 늘어선 줄 옆에서 꼼꼼하게 돈을 뽑아내기 위해 가챠퐁, 인형뽑기, 소원빌기함, 기념사진 부스 등등이 빼곡하게 배치되어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신세카이의 마스코트 빌리켄. 발바닥을 만지면 복이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국 시카고의 여성작가가 꿈에서 본 행운의 신을 모티브로 제작한 것이 시초라고 합니다.
통천각 인형도 있습니다.
전망대 자체는 사실 그리 대단치는 않습니다. 당시에는 최고 높이였다고 하지만 현재 오사카에는 훨씬 높은 빌딩들이 많으니까요.
다만 칠복신의 스탬프를 찍을수 있는 부스라던가 빌리켄의 동상, 캐릭터화 된 가네샤 등 다른 고층 전망대에 비해 아기자기한 요소들이 많이 비치된것이 좋았습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다시 내려가면 간단한 역사안내와 함께 기념품 및 글리코 매장이 있습니다.
통천각 타워를 나오니 시간에 애매해졌습니다.
오사카의 꽤 많은 시설이나 매장이 백화점 패장 시간인 8시경 닫아버리기 때문에, 카이유칸을 다녀오면 왠만한 곳은 다 문을 닫는 상황.
그렇다면 미리 가야겠죠. 전 포덕이니까요.
왔습니다. 포켓몬 센터.
각종 인형과 캐릭터 상품으로 가득합니다. 규모면에서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고 하더군요.
한정상품인 악의 조직 피카츄입니다.
시즌별로 계속 상품이 바뀌니 원래 사고 싶었던 알로라 식스테일 피카츄는 이미 흔적도 없습니다. 아쉽다면 아쉬운 점중 하나네요.
3ds로 포켓몬센터 한정배포 식스테일을 받은것으로 만족하기로 합니다.
이제 덴포잔 관람차와 카이유칸으로 갑시다.
항만지역에 도착하니 이미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어떻게든 노을이 질때는 관람차를 타고 싶어 물집잡힌 다리를 이끌고 냅다 달렸습니다.
간신히 탑승! 이곳에는 딱 4개의 바닥이 투명한 관람차가 있습니다.(90도 기준 하나씩)
거기 타려는 사람들은 줄이 길었고, 저는 얼른 카이유칸에 가고 싶었기 때문에 일반 관람차를 탔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아 노을이 이쁘진 않네요.
이로서 주유패스를 활용해 오사카의 낮(오사카성, 통천각) - 저녁(덴포잔 대관람차) - 밤(우메다 스카이빌딩)의 경치를 모두 관람했습니다. 모두 각각의 매력이 있어 어떤 경치가 가장 아름답다고는 못하겠네요.
이제 카이유칸 갑니다. 목적은 역시 고래상어!
역시 타-노시한 애니메이션으로 인해 더욱 인기가 많아진 펭귄을 보고(사진은 아마 젠투펭귄입니다.),
최고다 PPP! 역시 이당시에는 케모노 프렌즈가 뭔지 모를 때였습니다.
이건 갈치입니다. 절묘한 위치로 무슨 빛의 성검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본인이 칼같다는 소릴 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래상어...카이유칸에는 몇층에 걸쳐 내려오면서 관람할수 있는 거대한 아쿠아리움이 있는데, 여기 두마리 정도의 고래상어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거의 3미터 정도로 거대하지만 고래는 아니고 그냥 물고기죠. 티비보시던 할머니가 '워메 저게 고래여 상어여..'라고 했더니 티비 나레이션이 '이것은 고래상어다.'라고 답해줬다는 이야기가 유명합니다.
클리오네입니다. 과거 스펀지에서 소개해서 국내에도 알려진 생물이죠. 정식명칭은 무각거북고둥. 그러니까 고둥의 한종류 입니다. 먹이를 먹을떄 머리가 갈라지면 촉수가 튀어나오는걸로 유명하죠.
기념품을 웬만하면 잘 안사려고 했는데...미칠듯한 포스때문에 가챠퐁을 돌리게되었습니다.
나는 아무생각이 없다..같은 느낌으로 앉아있는 고래상어. 다행히 한번에 뽑혔습니다.
이외에도 수달같은 다른 생물들도 있는데..역시 고래상어의 포스를 이길수는 없었습니다.
이제 밤이 깊었으니 밥먹으러 갑니다.
목적지는 다시 우메다.
깊은 맛으로 유명한 '피콜로 카레'입니다. 이곳이 본점이라고 하던데 맞는지 잘모르겠네요. 지하상가 한켠에 조용하게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제 인생은 이카레를 먹기전과 후로 나누어 질겁니다. 한입한입 먹을때 마다 양이 줄어드는게 너무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제가 원체 카레를 좋아하기도 해서...무튼 식사는 흡족한걸로.
저녁먹었으니 간식 사러갑니다. '아이즈야'라는 타코야키 원조집입니다.
아무런 소스 없이 딱 민둥한 타코야끼만을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건 있다 집에가서 먹을거구요.
아직 막차시간이 남았으니 주유패스를 쥐어짜보기로 합니다.
'나니와노유 온천'입니다.
대중탕에 가까운 온천이지만, 지친 하루를 달래기엔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입장은 주유패스로 무료지만, 수건은 150엔 정도 주고 구입해야 합니다.
온천욕을 끝내고, 숙소에 돌아와 타코야끼와 맥주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허겁지겁 먹어버려서 사진이 없네요;;..
이렇게 생겼습니다. 아무소스도 없어요. 그래도 쫄깃하고 맛있었습니다.
이렇게 이틀째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내일은 드디어 오사카 여행의 핵심 USJ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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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가시는데 많이 설레 시겠네요. 좋은 여행 되시길 바랄게요! | 17.03.25 11:3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