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대를 약 4달 앞둔 취사병입니다!
사실 저는 다른 군인 분들과는 다르게 말년을 모으지 않습니다.
그 대신 6주 정기 휴가 사이사이에 1박 2일씩 소확행 휴가?를 나가고 있어요.
주변 선임들도, 동기들도, 후임들도 바보같다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뭔가...단순히 군인, 선/후임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저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ㅎㅎ.
(물론 집이 지방이라 군복을 입고 돌아다녀야 하지만요 ㅠㅠ)
아이고,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포스트는 9.20~9.21일 휴가에 관한 내용입니다!)
먼저 아침에 부대 밖으로 나오면 전 으레 PC방을 가곤 합니다.
보통 스타크래프트 2 협동전, 오버워치를 합니다ㅎㅎ (천상 블빠라 ㅋㅋ)
죄송하지만 사실 휴가를 갈 때만 해도 리뷰를 쓸 생각은 안 해서 pc방이나 부대 주변 사진은 없네요 ㅠㅠ
이곳이 제가 독립영화를 보기 위해 들른 복합문화공간 '에무'입니다!
1층은 서점과 카페, 지하는 공연장, 2,3층은 영화관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시간표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위에 말했듯이 벌써 2~3주 전 일이라서요 ㅠㅠ)
13:00 나비잠
15:00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17:00 더 스퀘어
이렇게 3편을 내리 보고 왔습니다!
사실 포스터 이미지도 첨부하고 싶지만, 규정에 어긋날까봐 못 올리겠네요 ㅠㅠ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각 영화들에 대해 1줄씩만 이야기하자면,
나비잠 : 무난한 일본 로맨스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 이건 진짴ㅋㅋㅋㅋ 퐁ㅋㅋㅋㅋㅋㅋ (보시면 압니다ㅋㅋ)
더 스퀘어 : 품위있어 보이려 하는 인간의 허영심과 야만스런 본능에 대한 조소
이 정도가 되겠네요.
이건 당시 상영 중이던 영화 '호박과 마요네즈' 상영 기념으로 판매 중이던 벌꿀 맥주입니다!
사실 이 영화도 보고 싶었는데 체력에 한계가 와서 미처 보지 못했네요 ㅠㅠ
(사실 더 스퀘어도 중간중간에 졸았거든요..은근 어렵게 느껴져서요..)
하지만 맥주 맛은 정말 좋았습니다.
사실 꿀과 맥주의 맛은 따로 놀았고, 뭔가 특출난 풍미를 느끼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묘하게 맛있었어요. 꿀의 단맛이 확실히 맥주의 쓴맛을 덜어주긴 했거든요.
왜, 뭔가 있어 보이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은데 괜히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들이 있잖아요.
집 근처 거리, 고향 친구들, 매일 타는 지하철처럼.
그렇게 사람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음료였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 네팔 음식점 '에베레스트'를 다녀왔는데요.
사실 이 부분은 요전에 타 갤러리에 리뷰를 남긴 적이 있어서요.
링크로 대체하겠습니다!
(문제시 수정하겠습니다ㅠㅠ)
http://bbs.ruliweb.com/hobby/board/300117/read/30597069
네팔 식당을 끝으로 그 날 일정은 마무리짓고, 찜질방에서 밤을 보냈습니다.
저희 부대에는 샤워 시설만 있지 탕은 없어서, 모처럼 따스한 물에 몸을 담그니 그 동안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가 녹아내리는 듯 했습니다.
그렇게 다음날 아침까지 찜질방에서 빈둥거리다가 점심으로 우동을 먹으러 갔습니다!
제가 고른 식당은 구글 지도에서 추천한 왕십리역 근처의 '우동가조쿠' 였습니다.
제가 청량리 근처 찜질방에서 자서 일부러 왕십리역 근처 맛집을 찾아간건데,
혹시 가실 분들은 왕십리역에서 내려서 찾지 마세요.. 은근 멉니다.
제 기억으로는 한양대역? 아무튼 가게 건너편에 지하철 입구를 본 듯 합니다.
마침 방문한 시간이 금요일 점심이여서 그랬는지, 안에는 학생 분들이 꽤 많이 계셨어요.
다행히 저는 혼자여서 1인석을 받아 바로 먹을 수 있었지만요 ㅎㅎ
제 바로 앞에 놓여 있던 공지사항? 이었습니다.
뭔가 이런 멘트가 있으니까, 더 신뢰도 가고, 기대도 되더라구요.
다른 쪽에는 가게 직원분들 중 일본 분들이 계시니, 한국어가 서툴러도 이해해달라는 공지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약간의 일본어 억양 외에는 한국어가 능숙하셔서 전혀 문제 없었습니다.^^
저는 그냥 평범한 우동을 시켰는데요, 정말이지..
제가 기존의 우동을 먹으면서 느꼈던 단점이 느껴지지 않아서 정말 좋았습니다.
일반적으로 휴게소 같은 곳에서 우동을 시키면 텁텁하거나 반죽이 혀끝에 묻어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늘 아쉬웠거든요.
국물의 시원함과는 별개로 면이 깔끔하게 넘어가지 않는 느낌이 참..
그런데 이 집은 그런 걸 느끼지 못했습니다.
조금의 이물감도 없이, 목구멍 안으로 빨려들어가듯 면이 넘어가는데
뒷맛이 갈끔하니까 와....
한 젓가락 한 젓가락마다 면이 사라지는데, 그게 매번 아쉬웠던..
모처럼 좋은 면을 먹어서 기분이 좋았었습니다 ㅎㅎ
이 때만 해도 날씨도 시원하고, 하늘은 맑아서 정말 가을이야!라는 생각이 언제나 들었었죠.
취사를 끝내고 종종 하늘을 올려다보면 지금처럼 푸른 하늘을 늘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꼭 한 두명이 '소풍 가기 좋은 날씨다', '여행가고싶다' 이런 말들을 꺼냈죠.
그 중 여자친구 있는 아이들은 데이트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을 겁니다.
하지만 별 수 있나요, 갇혀 사는 저희 신세에.
몇몇은 담뱃갑을 뒤적이며 흡연장으로 향하고, 나머지는 생활관으로 터덜터덜 걸어가곤 했죠.
이 사진을 찍었을 때, 그 생각이 많이 났나 봅니다.
하늘은 이렇게 맑은데,
애들은 회색빛 취사장에 갇혀 밥이나 하고,
지금 이렇게 사진 찍는 저도 당장 돌아가야 했잖아요.
같은 하늘 아래 있는데 왜 우리는 여기 있는지 한스럽고,
다들 우리를 잊어가는 것 같아서 무섭고..
참, 이병 시절에도 이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네요.
그렇게 시리도록 푸른 하늘 아래 시큰거리는 마음을 안고서, 저는 마지막 여행지, 청계천 헌책방거리로 이동했습니다!
라곤 해도, 이 1장이 헌책방거리의 전부네요 ㅠ
사실 가보면 그 이름값에 비해 많이 쇠퇴했습니다.
헌책방도 띄엄띄엄 있고, 거의 대부분은 몇십년 된 책들이고..
그래도 책들이 익어가면서 내는 그 정겨운 종이 냄새는,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책을 사랑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들러서 책들의 향기라도 맡아보세요.
되게 그리운 냄새가 나거든요.
(참, 꽤 많은 곳들이 특정 서적 만 묶어서 다루고 있었습니다. 혹시 책을 찾으러 가신다면 참고하세요!)
가서 새로 만난 친구입니다!
사실 '정의란 무엇인가'도 팔고 있었는데, 둘 다 4,000원이고, 현금도 4,000원뿐이고 ㅠㅠ
그래도 알라딘에서는 둘 다 8,9000원씩은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걸 감안하면 횡재한거죠 ㅎㅎ
책 자체도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독후감이라도 써보고 싶네요.
이렇게 서점을 들르고 나니, 한 5시쯤이넜던 걸로 기억합니다.
보통 종로에서 이때 지하철을 타면 7시쯤에 부대 근처에 도착했을겁니다.
그리고...복귀....ㅠㅠ
사실 더 자세히 쓰고 싶었던 이야기들도 있지만, 5분 뒤에 밥하러 가야 해서 ㅠㅠㅠㅠㅠㅠ
나중에 시간 남으면 좀 더 다듬어 볼까 합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주변의 구닌아조시들을 기억해주세요 ㅠㅠ
그럼 모두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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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전주 알라딘도 넓긴 한데, 늘 아쉬웠거든요 ^^ | 18.10.09 09:1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