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어제 르누아르 전을 다녀왔습니다.
미술에 대해 거의 모르지만, 서울에 다녀올 일이 있을 때면 시간을 내서 전시회를 한 번씩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클림트 인사이드'를 처음으로 이번이 두 번째 관람입니다.
특히 르누아르 같은 경우에는 작년 '르누아르의 여인' 전시회가 당일 휴관으로 가지 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기회가 되서 다녀올 수 있었는데,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아쉬움이 있는 전시회 였습니다.
위의 전시회들은 실제 작품들을 가져다 놓은 것이 아니고, 영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 위주입니다.
영상들은 원작들을 새롭게 표현 가능하고, 음향과 함께 영상미로 관람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르누아르 같은 경우 제 생각에는 색감과 물감이 번지는 느낌을 아름답게 잘 그려내는 사람 같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기에 작품들이 영상 속에서 움직이거나 일렁 거리면서 그런 점들이 더 강조되어 보여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최근 트렌드에 맞춰 포토존을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전시회 이기도 했습니다.
전시회 중간 쯤인 누드 섹션에서는 천을 덮어 놓은 감성적인 글귀의 네온과 전시회 마무리에 포토존과 촬영 예시들을 직접 제시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제가 느낀 아까 말씀드린 아쉬움이 이러한 부분입니다.
영상은 짧고 길게 몇분 정도 상영되는데, 그곳에서 중앙을 차지하고 독사진을 찍거나, 반복되는 셔터음으로 인해 관람에 집중하기 어려웠습니다.
누구나 전시회를 즐기는 방법은 다르지만 르누아르의 작품들이 오늘 소개되는 주인공이 아닌 듯한 아쉬움이 계속해서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관람/촬영 구역을 탄력적으로 나눠서 운영했다면 작품들도 다시금 한 번씩 집중하게 되고, 예쁜 사진도 남길 수 있는 더 좋은 전시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전에 클림트 인사이드를 관람했을 때는 평일 오전 이었습니다.
주말이 아니었기에 손님이 적어 소음도 적었고, 그렇기에 음악과 함께 제시되는 클림트의 그림들이(특히 아테나, 물뱀 2 부분) 더욱 웅장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클림트 인사이드에서도 포토존 같은 곳이 마련되어 있었던 것 같지만, 르누아르 전의 누드 섹션과 같은 적극적인 포토존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아울러 전시회의 포스터를 장식하는 메인 작품의 경우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클림트의 키스 같은 경우 전시회 아주 막바지에 사방이 차단된 곳에서 혼자 전시되어 있었고, 정말 압도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르누아르 전의 사마리 부인의 초상은 메인을 장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전시에서는 한 구석에 작게 설치되어 있는게 안타까웠습니다.
순간 '왜 주인공 같은 사람이 파티에 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작품마다 전시하는 방법에 차이는 있겠지만, 독자적인 공간에서 만났다면 더 인상에 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르누아르의 그림들을 영상으로 다양하게, 주석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장점들도 있습니다.
아쉬움만 있는 전시회는 아니었고, 이번 기회로 잘 몰랐던 또 하나의 화가와 작품들을 알 수 있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더군다나 전시회에서 마음에 드는 그림 하나라도 건졌다면 그걸로 충분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기회가 되신다면 다른 분들도 가보셨으면 좋겠고, 시간은 다만 한적할 것 같은 시간대에 맞춰 가면 더욱 좋겠지요.
그러면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으로 부족한 소감 마무리 하겠습니다.
※인터파크 소감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