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만의 여행이다. 사실 3개월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이상하리만큼 답답하게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1주 넘게 돌아다니고 싶지만 살면서 하고 싶은 일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니 이번 여행은 짧게 1박 2일로 꾸려본다.
내심 아쉬운 길이지만 오랜만에 Y와 함께하는 여행이고, 일상에 있어서도 한 숨 쉬어갈 수 있는 여행이 되리라 기대해본다.
이번 여행의 행선지는 강릉이다. 얼마 전에 개통한 고속선 덕에 한층 가기 쉬워진 것이 여행지를 결정하는데 큰 몫을 했다.
집이 있는 인천에서 동해안을 가려면 주말에 영동고속도로를 타거나, 멀리 돌아가는 무궁화호를 타는 방법 뿐 이었는데 그 수익성은 차치하더라도 나로서는 반길 일이다.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제법 많은지, 열차는 서울에서부터 거의 가득 채워 출발한다.
하긴, 위에선 별 일 아닌 것처럼 말했지만 강릉까지 막히지 않고 편하게, 그리고 버스보다 빠르게 갈 수 있다는 건 정말이지 큰 이점이다.
아침기차를 탄 덕에 강릉에 점심이 되기 전에 도착할 수 있는 건 좋은 일이다만, 덕분에 끼니를 해결하지 못했다.
역에서 망개떡을 팔기에 한 팩, 롯데리아가 보이기에 양념감자 한 봉지, 스토리웨이가 보이기에 생수와 물티슈를 하나씩 사고 열차에 올랐다.
자리에 앉아 먹다 보니 제법 배가 부르다.
칼로리를 하나하나 새어보니 어지간한 백반보단 많이 나올 것 같아 셈을 멈췄다.
익히 듣긴 했지만 이번에 개통한 구간의 대부분은 터널이었다.
덕분에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광은 여느 지하철과 다를 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져온 책을 원주에 닿기도 전에 다 읽어버린지라 한 숨 자고 일어나니 대관령을 뚫고 나와 강릉 근교를 지나고 있다.
이내 역에 도착하고, 여행이 시작된다.
역에서 내려 대합실로 가는 길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평창올림픽 상품을 파는 매대였다.
호랑이 캐릭터인 ‘수호랑’의 디자인이 생각보다 귀엽게 나와 인형을 하나 사고 싶었지만,
여행의 시작부터 생각지 않은 지출을 할 수는 없는 일이기에 꾹 참고 내일 저녁을 기약한다.
돌아가는 길에 돈이 남으면 가방고리라도 하나 사야겠다.
이제 올림픽 개막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강릉역 근처는 공사로 분주하기만 하다.
아직 역 바로 앞의 신호등도 들어오지 않으니 준비가 제대로 되고 있는 게 맞는지 의심스럽다.
올림픽 준비를 한 기간만 따지면 그리 짧은 시간은 아니었으리라 생각되는데 들려오는 소식도, 실제 준비되는 상황도 어째 기대만 못 한 것 같아 걱정이 된다.
강릉역 바로 앞의 로터리에는 오륜 조형물이 서 있다.
최근에 설치한건 아닌지 어째 약간 빛이 바래있다.
이래저래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도시 곳곳에서 큰 행사를 맞이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차를 빌리러 평소 이용하던 렌터카 업체의 지점에 왔다. 예약까지 하고 왔건만 차량의 준비상태가 어째 영 불량하다.
네비게이션은 작동이 되지 않아 몇 대를 교체하고, 차량의 연식도 렌터카 치고는 제법 나이가 있는 녀석이다.
아무리 소형차라지만 렌터카에서 시트에 열선도 없는 녀석은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그나마 한파가 지난 뒤에 날씨가 한껏 풀려서 열선이 절실할 것 같진 않아 다행이다.
여차저차 여행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교통이 갖춰졌으니 이제 ‘식’을 채울 차례이다. 오기 전에 알아봤던 ‘대구뽈찜’ 가게를 찾아왔다.
예약을 해두겠다고 수첩에 메모해 두고는 그냥 와버려서 조금 걱정했다만 다행히도 자리가 남아있어 기다리지 않고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다.
제일 작은 사이즈의 메뉴를 시켰는데 어째 양이 범상치 않다.
아무리 ‘대구찜’이 뼈가 많다지만, 이정도로 수북하게 쌓여 나오면 아마 살로 배를 채우고도 남을 성 싶다.
결국 밥 한 공기를 비우고도 찜이 한참 남아 찜만 먹다가 맛에 물릴 즘, 고추냉이가 담긴 종지가 보여 간장을 섞어 찍어 먹어본다.
조금은 피곤했던 입 안이 개운해지며 다시금 식욕을 돋궈준다.
역시 이런 가게에서 상 위에 나오는 녀석들 중에 의미가 없는 건 없지 싶다.
배불리 음식을 먹고 찝찝한 입 속을 달래기 위해 먹는 동치미 국물은 정말이지 각별하다.
기대를 하긴 했지만, 그 이상으로 훌륭한 맛과 양으로 여행의 시작을 즐겁게 꾸며준다.
조금 과식한 것 같은데, 아무래도 조금 걷고 싶어진다.
다음 일정이었던 카페 방문을 조금 미루고 ‘허균허난설헌기념관’으로 향한다.
차를 몰고 도착한 기념관은 조용했다. 주차장에서 안쪽으로 향하니 가장 먼저 보인 곳은 난설헌허초희 생가 터이다.
흔히 허난설헌으로 알려져 있는 허초희는 홍길동전으로 널리 알려진 허균의 누이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문집을 간행한 여성 시인이기도 하다.
이러한 내력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당대에 문장가로 알려진 집안이기도 하다.
사실 홍길동전의 저자에 대해선 의외로 논란이 있는 편이다.
하지만 최초의 한글 소설 작가라는 칭호를 빼고도 허균이 당대 최고의 문장가 중 하나였다는 사실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다.
심지어 실록에서도 허균의 재능을 두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다만 문장가로서의 허균과 달리 정치인으로서의 허균은 여러 얘깃거리도 남기고, 그 최후도 비참했는데,
허균은 말년에 정쟁에 휘말려 반역죄로 거열형으로 그 생을 마친다.
내가 아는 허균의 모습은 오직 문장가로서 허균의 모습이었기에 처음 알게 된 부분이라 조금은 충격이었다.
반역죄로 처형당했지만, 어디까지나 정쟁에 휘말려 죽은지라 그의 가문은 멸문을 면할 수 있었다.
다만 그의 생가가 전해지지 않는 것은 아마 이런 최후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지금은 그의 영정도, 그에 대한 일대기도 그의 누이인 허초희의 생가에 모셔져있다.
내부는 관리인이 자주 청소를 하는지 사람 손길이 느껴진다.
집 둘레를 따라 돌다보면 생각보다 큰 터에 조금 놀라게 된다.
안에는 여러 서예작품이 걸려 있는데 대부분은 서예전에서 입상한 작품들이었다.
제법 한자를 배웠지만, 막상 써 놓은 글을 보면 까막눈이 되는 것 같아 아쉽다.
한글은 배웠어도 한국어는 모르는 모양새이니, 여유가 되면 이런 분야에 대해서도 꼭 공부해보고 싶다.
생각해보니 허초희 생가에 가서 그녀의 얘기는 안 하고 허균의 얘기만 본 것 같다.
아는 사람은 알지만 그녀는 아주 비극적인 삶은 산 인물이다.
순탄치 못했던 김성립과의 결혼 생활, 연이어 죽은 아버지와 아들, 딸, 오빠, 그 충격으로 인한 유산. 결국 그녀는 27세를 일기로 짧은 삶을 마감한다.
그녀는 생전에 ‘조선에서 태어나, 여성으로 태어나, 김성립의 아내가 되었는가?’라고 한탄했다 한다.
다만 글의 내용에 어울리지 않아 배제했지만 난설헌에 대한 태도와 별개로 김성립이라는 인물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조직하여 싸웠고,
전사하여 그 시체도 못 찾은 인물로 그에 대한 평가를 단편적으로 내리기는 무리가 있다.
생가 맞은편엔 기념관이 있는데, 이곳에는 허균과 허초희의 작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다.
아주 작은 기념관이고 별도의 입장료도 없건만, 생각보다 내용이 알차서 짧지만 즐겁게 지나갈 수 있었다.
기념관을 나와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른 고양이 한 마리가 옆으로 지나간다.
눈이 마주치길 잠깐, 별로 얻어먹을 게 없다 생각했는지 이내 제 갈 길을 간다.
천천히 걸으며 소화도 좀 된 것 같으니, 나도 이제 다시 갈 길을 가보자.
시내를 빠져나와 한적한 시골길을 달려 경포호에 도착한다.
어제까지 수도권에는 한파가 절정이었는데 이곳 강릉도 만만치 않은 추위를 겪은 모양인지, 호수는 유수지 사이에 물이 흐르는 곳 빼고는 모두 꽝꽝 얼어 있었다.
근처에 평창올림픽 빙상에 대해 광고가 있던데, 그냥 여기서 경기를 해도 하등 문제없어 보일 정도다.
호수는 마치 거울처럼 물가의 풍경을 반영한다.
녹았을 때의 청명함도 좋지만, 이렇게 얼어버린 호수의 표면이 주는 질감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흔히 빙상경기에서 빙판을 두고 은쟁반이라는 비유를 많이 쓰는데, 이렇게 두고 보니 꽤나 좋은 비유가 아닌가 싶다.
호수 뒤로는 습지가 있다는데 얼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무성히 자란 갈대 때문인지 그다지 습지라는 느낌은 나지 않는다.
얼마 전에 순천에 다녀와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침 태양이 적당한 위치에 있었던 시간이라 갈댓잎이 아름답게 빛나서 이곳만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불과 5분 정도 걸어 들어가니, 이내 습지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차가운 바람에 그냥 차로 돌아갈까 했다가 저 앞에 오리가 떠있는 곳 까지만 걸어가 봐야지 하고 들어온 곳에서 이렇게 다른 풍경이 보일 줄은 몰랐다.
새삼 느끼지만 나도 참 성격이 급한 모양이다. 하마터면 이 멋진 풍경을 두고 습지답지 않다는 둥 불멘소리만 잔뜩 할 뻔 했으니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포대를 경포 해수욕장으로 착각하지만, 관동팔경의 경포대는 바로 이 곳이다.
예전에도 이 위에서 보는 조망이 좋아 대를 새웠겠지만 근처와 달리 홀로 아름드리 소나무로 꾸며진 곳을 보니 새삼 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딱 봐도 높아 보이진 않았기에, 잠시 차를 주차하고 올라가보기로 한다.
이 곳 경포대의 현판은 조선 후기의 문인인 이익회와 유한지가 쓴 글씨인데, 이 큰 글씨를 어떻게 저렇게 힘 있게 써내려 갈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두 현판은 쓴 글자체도 달라서 둘을 비교하며 보는 것도 제법 즐거운 일이다.
현판 뿐 아니라 안에 걸려있는 편액도 그 하나하나가 잠시 멈춰서 바라볼 가치가 있는 멋진 작품들이다.
경포대 전각 자체도 살짝 빛바랜 단청과 물 빠진 먹의 색이 오래된 나무의 색과 어우러져 아름답게 다가온다.
옛날에는 경포호가 지금에 비해 훨씬 넓었다 하는데, 아마 경포대 앞까지 물이 들어서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의 모습은 관동에서 손꼽히는 풍광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쉽다.
저 멀리 보이는 호텔이 굉장히 눈에 거슬리기도 하고 말이다.
조금은 아쉽지만, 지금의 모습 또한 경포호가 보여주는 다시없을 순간이기에 카메라에 고이 담아 올라왔던 길을 내려간다.
새벽부터 일어나 움직였던지라 조금 피곤해져서 잠깐 숙소에 들러 쉬고자 주문진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워 경포 해수욕장에 들렀는데, 청명한 바다에 일상에 지쳐있던 마음이 시원하게 씻겨나가는 것 같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볕 따가운 여름 바다보단 파도소리도 더 잘 들리는 겨울바다를 더 좋아하는지라 그저 서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바다에서 약간의 치유를 얻은 뒤, 피곤함에 커피라도 한 잔 할까? 라는 생각에 들른 ‘보헤미안박이추커피’이다만, 주차장에서부터 느낌이 좋지 않다.
너무 많은 대기자에 그냥 숙소 들어가서 잠이나 한 숨 자는 게 낫지 싶어 발길을 돌린다.
예약한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들어오니 창밖으로 시원하게 바다가 펼쳐진다. 생각지 못한 전망에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잠깐 눈을 붙이고자 침대에 누우니 멀리서 잔잔하게 파도소리가 들려온다.
짧게 눈을 붙인 뒤 저녁 식사를 해결하고자 주문진으로 가는 길에 있던 방사제.
많은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멀리 방파제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여기서도 보인다.
방사제라는 명칭이 왜일지 좀 궁금했는데, 와서 보니 그냥 방파제가 4곳이라 방사제인 모양이다.
진짜 촬영을 했던 곳은 여기인지,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물론 나중에 돌아와서 알아보니 방사제라는 구조물이 실제로도 있었다.
해안의 침식이나 표사에 의해 얕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되는 구조물이라는데, 이렇게 또 무식한 티를 내고 만다.
꽃은 없다만, 그래도 사진은 한 장 찍어야지.
기분 좋게 도착한 주문진이다만 주차공간을 찾다가 지쳐버렸다.
공영주차장은 이미 만차고, 가변에는 본인 점포를 이용할 사람이 아니면 주차를 못하게 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주차공간이 부족하니 이런 곳에서는 점포별로 주차공간을 관리하는 것 보다는 시장 단위로 관리하는 게 나아 보이는데 아쉬울 따름이다.
우여곡절 끝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니 시간이 꽤나 지나있다.
장치찜과 곰치국으로 유명한 월성식당에서 저녁을 때운다.
사실 장치찜을 먹고 싶긴 했는데, 점심에 먹은 대구뽈찜이 너무 강력하게 뱃속에서 자리를 잡은지라, 시원하게 곰칫국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맛은 가격에 비하면 아쉽다만, 그래도 경험삼아 한 번 쯤 먹어보기엔 괜찮을 성 싶다.
아니면 술 좀 마시고 먹었으면 천상의 맛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집에 전화해서 필요한 건어물이 있냐고 물어보니 황태랑 멸치를 말씀하시기에 주섬주섬 사고 숙소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수조에선 왠 복어 한 마리가 잔뜩 배를 부풀린 채 둥둥 떠다니고 있다. 이 녀석 괜찮은 건가?
지나가다 왠지 맛있어 보여 산 새우튀김.
가격도 딱히 유별나지 않은 게 맛은 적당히 바닷가 마을에 온 티가 나서 마음에 든다.
뭐랄까, 좀 더 찰진 식감이랄까?
점심때 기나긴 대기에 포기했던 ‘보헤미안박이추커피’에 다시 왔다.
원래도 하루에 커피를 넉 잔 정도 마시는데, 오늘은 두 잔 밖에 못 마셨으니 금단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한 잔 해야겠다.
거기에 커피로 유명한 강릉 아닌가?
원두를 조금 사갈까 했다가 일정 중에 또 커피콩을 잔뜩 쌓아놓았을 곳이 있기 때문에 참기로 한다.
꽤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대기번호를 뽑아야했다.
다행히 금방 자리가 나서 길게 기다리지 않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시작은 좋은 카페에 가면 꼭 마셔보고 싶었던 ‘파나마 게이샤’다.
아직 커피를 마시지도 않았는데 잔의 생김새가 눈을 사로잡는다. 너무 취향에 맞아 메이커를 알아봤을 정도다.
서론이었던 잔에 감동한 뒤, 본론인 커피의 맛은 여태 먹어보지 못한 맛.
‘파나마 게이샤’가 커피임에도 마치 차와 같은 풍미를 지닌다고 하더니 과언이 아니다.
여태 비싼 가격에 원두론 사 본 적이 없다만, 마셔보니 제 값 한다는 생각이 든다.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입가심으론 딱 적당한 수준이었고, 아무래도 한 잔 더 시켜야겠다.
딸기 아이스크림은 기대 이하여서 조금 아쉬웠다만, 다음 커피도 잔으로 한 번, 향으로 두 번, 맛으로 세 번 마음을 빼앗는다.
‘예멘 모카 마타리’는 간간히 구입해서 내려 본 적도, 근처 카페에서 마셔본 적도 있건만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의 맛이 마시는 사람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뭐, 나란히 두고 마시면 차이를 모를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말이다.
좋은 커피와 간식으로 하루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밖은 자정을 넘긴 것 마냥 어둡다만, 의외로 시간은 아직 열시도 되지 않았다.
내일 일출을 볼 수 있을지 없을지 걱정을 했는데, 이 정도면 충분히 나가볼 수 있을 것 같다.
꽤 일찍 잠들었다지만, 역시 아침에 움직이는 건 꽤나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다.
혹시 테라스에서 일출이 보이지 않을까 싶어 잔머리를 굴려봤지만, 하늘이 밝아지는 모양새가 여기서 일출을 보긴 힘들어 보인다.
주섬주섬 옷을 차려입고, 뻗친 머리인 채 차의 시동을 걸어본다.
그나저나 요즘 세상에 열선도 없는 렌터카라니, 새벽 추위에 괜히 볼멘소리가 나온다.
차를 몰고 괜찮은 장소가 있을까 물색하던 중, 적당한 해수욕장이 보여 차를 대고 바다로 향해본다.
소나무 뒤로 붉게 타오르는 하늘이 제법 인상 깊다.
근처에 캠핑장이 있는지, 저 멀리 사람들이 모여 일출을 기다리고 있다.
구태여 저기까지 갈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겨울바람에 몰아치는 파도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
큰 기대는 안했다만, 제법 깔끔한 일출이다.
요즘은 망원렌즈를 여행에 잘 들고 다니지 않는데, 이런 순간에는 괜히 아쉬워진다.
새해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 해를 보며 기원한 적은 없으니 이참에 자그마한 새해 소망을 빌어본다.
숙소에 돌아가 머리도 감고, 옷도 제대로 입으며 떠날 준비를 마친 뒤 강릉으로 향한다.
지나가는 길에 어제 두 번이나 왔던 ‘보헤미안박이추커피’가 보여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들렀다.
삼세판이라는 말도 있으니, 같은 가게에 세 번 간다고 이상할 건 없겠지.
사실 들른 이유가 단순히 눈에 띄어서는 아니었다.
어제 저녁에 커피를 마시면서 봤던 브런치 세트가 제법 괜찮아 보여서 들르기로 마음먹었기에 이렇게 방문하게 됐다.
그리고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구성에 역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아이스크림과 커피 한 잔을 더 시킬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본래 일정대로면 ‘헌화로’를 거쳐 묵호로 가야 할 시간이지만, 가는 길에 있던 표지판에서 ‘오죽헌’이 보여 들르기로 했다.
어릴 때 수학여행으로 왔던 곳이지만, 머리털이 굵어지고 보는 ‘오죽헌’은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입장료는 3000원이지만, KTX를 타고 돌아가는 관광객에게는 50% 할인을 해준다.
신기하게도 왕편이 아닌 복편을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었다.
5000원권 덕분에 굉장히 낯이 익으신 분이 입구에서 맞아주신다.
자경문을 지나 오죽헌의 안으로 향한다.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은 이이를 모신 사당인 문성사이다.
신기하게도 현판이 좌에서 우로 읽는 방식이라 인상 깊었는데 알고 보니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현판이라고 한다.
은근히 수험생으로 보이는 사람이 많았는데,
실례되는 말이지만 성리학에 있어서 큰 획을 그은 분을 모신 사당이니 효험이 국내 여느 사당보다 나을 것 같긴 하다.
다만 왠지 향을 올릴 때 돈을 넣는 함에 퇴계 선생이 아닌 율곡 선생을 넣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문성사의 옆에는 오죽헌과 몽룡실이 있다.
이이의 집안은 본디 파주에 있었지만, 이이의 부친인 이원수가 데릴사위로 강릉에 온 것이기에 사실상 그의 본거지는 평생 강릉이었다.
다만 그 흔적이 그의 호인 율곡으로 남아있는데, 율곡은 파주 소재의 율곡리에서 따온 것이다.
태몽에서 용이 나왔다하여 태몽을 꾼 신사임당의 거처는 몽룡실로 이름이 지어져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아명도 현룡, 혹은 견룡이었다고 전해진다.
쪽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안채가 나온다.
주련은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판각해 놓은 것이라는데, 과연 그 서체가 예사롭지 않다.
사실 오죽헌에 들어서고 나서 지나치게 큰 공터와, 기념관, 교육관, 박물관에 조금은 실망을 했다.
한옥의 멋이라 할 수 있는 주변 환경에 어우러지는 멋, 크게 치장하지 않으면서도 품격을 갖춘 건물의 모습이 아닌 웅장함만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이 곳, 본래의 오죽헌은 이러한 멋과 격을 잊지 않고 있다.
오죽헌의 제일 안쪽에는 어제각이 서 있는데, 말 그대로 임금이 세워줬다는 뜻이다.
조선의 명군으로 뽑히는 정조가 율곡의 유품인 격몽요결의 원본과 벼루를 보관하도록 지은 건물인데, 지금에 와서도 그 기능을 하고 있다.
다만 이쪽이 모조품인지, 기념관이 모조품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기념관에도 같은 벼루와 격몽요결이 전시 중이다.
까마귀처럼 검은 대나무라 하여 붙은 이름인 오죽. 오죽헌이라는 이름답게 담장 너머로 오죽 숲이 보인다.
그래도 입장료를 내고 들어왔으니, 기념관도 한 번 들어가 보기로 한다.
들어가기 전에 율곡의 행장을 적어 놓은 안내판이 있는데, 내용이 생각보다 알차다.
내부는 신사임당과 이이, 그리고 그 집안사람들의 흔적들로 채워져 있다.
곳곳에서 눈길을 끄는 유물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인상 깊게 본 것은 화면으로 재현한 ‘초충도’였다.
전에 본 ‘모네 빛을 그리다’ 전시전도 그렇고, 요즘은 현대적인 수단을 통해 재현한 옛 명화들이 굉장히 인상 깊게 다가온다.
기념관을 크게 한 바퀴 돌아본 뒤, 다시 본래 일정이었던 ‘헌화로’로 향한다.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어차피 여유롭게 잡은 일정이니 크게 문제는 없을 것 같다.
강릉에서 ‘헌화로’로 차를 타고 가는 중에 정동진에 들렀다.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것 같더라니 역사 구조가 조금 바뀐 모양이다.
새 건물을 지었다만, 옛 경관을 크게 해치지 않는 것 같아 마음에 든다.
옛 정동진역은 전시관으로 재활용 중인 모양이다.
사실 아주 예쁘게 생긴 역도 아니지만 바닷가에 홀로 놓여있던 정동진역의 모습을 꽤나 좋아했기에, 이렇게라도 옛 역사가 남아 있는 건 좋은 일이다.
입장권을 사고 역 안으로 들어간다.
아마 전국에서 입장권 수익으로는 수위권인 곳이 아닐까 싶다.
일출 시간대도 아니고, 열차가 들어오기도 아직 한참 멀었건만 승강장 곳곳에 사람들이 서 있다.
플랫폼에서 바다를 찍으며 시간을 보내던 중, 멀리 강릉 쪽에서 열차가 보이기에 급히 뛰어 구도를 잡았건만 알고 보니 정차중인 열차였다.
그러고 보니 강릉역 공사로 정동진에 종착하던 영동선이 평창 올림픽 기간까진 강릉까지 가지 않고 정동진에서 종착한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매번 정동진에 올 때 마다 찍는 구도의 사진 이다만, 그래도 왔으니 또 찍고 역을 떠난다.
예전에는 이 뒤로 난 길을 따라 바닷가에 갈 수 있었는데, 이젠 레일바이크가 설치되어 계단이 사라졌다.
역에서 바로 갈 수 있는 해변이 참 각별했던 곳인데, 못내 아쉽다.
역을 나가면서 보니 구 역사로 들어갈 수 있기에 문을 열고 들어가 봤다.
안에는 설치미술이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다른 걸 넘어서 버려질 수도 있는 건물을 이렇게 멋지게 활용한다는 점이 좋게 보인다.
나가는 길에 이왕 이렇게 된 거 ‘헌화로’는 다음으로 미루고 레일바이크나 탈 까 해서 접수처에 가봤지만,
파도에 의한 유실로 동계 기간에는 운행을 정지한다는 문구만 걸려 있었다.
아쉽지만 별 수 없지, 더운 여름에 굳이 여기까지 올까 싶긴 하다만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딱히 들를 예정은 아니었던 ‘모래시계공원’. 말 그대로 지나가는 길에 있기에 잠깐 멈춰서 둘러봤다.
레일바이크 철길이 보이는데, 저걸 타고 왔으면 제법 볼 만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돌려 말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굳이 발품 팔아 올 필요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름 랜드마크로 만든 초대형 모래시계다만, 이것보단 정동진역에 서 있는 두 그루의 소나무와 역명을 새긴 비석이 더 이곳을 잘 나타내고, 주변과도 어울리니 말이다.
기억에는 만들 때도 말이 제법 많았던 것 같은데, 아마 요즘 이런 걸 짓겠다고 하면 전시행정이라고 욕 좀 먹었을 거다.
정동진을 빠져 나와 언덕을 오르고 내리고하다보니 ‘헌화로 드라이브 코스’에 도착했다.
그리고 새삼 느낀 불편한 진실. 어차피 운전하면 풍경 보긴 힘들다.
더욱이 이 길처럼 길도 좁고, 급커브가 많은 곳이면 말이다.
그렇다고 룸미러와 사이드미러만 보고 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기에, 차를 세울 만 한 공간이 나오자마자 잠시 멈춰 바닷가로 향했다.
동해안에 오고 나서 바닷가는 늘 모래사장만 봤는데, 이렇게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니 참 기분 좋은 일이다.
물론 백사장 뒤로 펼쳐진 동해바다도 절경 이다만, 사람이란 게 원래 한 가지 음식만 먹다 보면 아무리 맛있어도 물리기 마련이지 않은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헌화로는 헌화가라는 향가에서 유래한 이름인데 함께 전해지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신라 성덕왕 대에 강릉 태수로 부임하여 가던 순정공의 아내 수로부인이 절벽에 핀 철쭉을 보고 따올 사람을 찾았지만 누구도 나서지 못했다.
그 때 지나가던 노인이 절벽을 타고 올라가 꽃을 꺾어 노래와 함께 바치는데, 그 노래가 바로 헌화가이다.
옆으로 보이는 절벽을 꽃 하나 따자고 올라갔다니, 도대체 뭐하던 노인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헌화로의 한 쪽은 가파른 절벽으로 가득하다.
하긴, 이 정도 절벽을 노인이 타고 올라갔으니 천년이 지나도록 그 이야기가 전해지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금진항을 거쳐 7번 국도를 타고 다시 강릉으로 돌아간다.
본래 일정은 묵호까지 갈 예정이었다만, 거기까지 다녀오면 이다음에 가고 싶은 곳은 못 갈 것 같아 예정보다 조금 일찍 발걸음을 돌린다.
거두절미하고 밥이다.
강릉에 도착하자마자 ‘교동짬뽕’에 들러 허기를 달랜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아침이 맛은 있었다만, 종일 돌아다니기엔 조금 부족했던 것 같기도 하다.
교동짬뽕은 이번에 처음 먹어보는데, 다른 짬뽕과 다른 점이라면 후추향이 강하게 느껴진다는 점 정도였다.
해물도 뭐, 동네 중국집 보단 더 많이, 맛있게 들어가면서도 가격은 별 차이 없으니 동네에서도 이렇게만 해준다면 찾아갈 법도 하다.
다만 가게가 많이 바쁜지, 어째 영 정신없어 보이던 가게 안의 분위기는 조금 아쉽다.
밥 한 공기를 국물에 말아 짬뽕밥을 해먹는 중에, 따로 시킨 만두가 나왔다.
군만두라 써놓은 게 아니라 당연히 물만두 쪽일 줄 알았는데, 군만두다.
맛은 의외로 별 특징이 없는 그냥 동네 배달 중화요리집의 맛이다.
그래도 짬뽕 국물이 맛있으니, 찍어 먹으면 좀 각별하려나.
알고 보니 교동짬뽕은 그냥 이름만 따라한 가게고 원조는 교동반점이라고 한다.
그래서였나... 라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만, 뭐 막상 먹을 땐 큰 불만은 없었으니 뭐라 할 말도 없다. 그래도 교동반점 군만두는 이것보단 맛 있겠지?
사람도 배를 채웠고, 가는 길에 주유소에 들러 차도 배를 채웠으니 다시 여정을 이어갈 시간이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테라로사 커피공장’을 찾아갔다.
주말이라 그런지, 이미 주차장이 거의 가득 찰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 중이었다.
‘보헤미안박이추커피’의 기억이 문득 떠올라, 어째 여기서도 커피 한 잔 제대로 하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나 다를까, 카페 안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주문하기 위한 줄에 3분 정도 서 있다가, ‘자, 괜히 커피 한 잔 마시겠다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구경이나 하자.’는 생각에 카운터를 떠난다.
바로 옆에 있는 원두를 살 수 있는 곳엔 줄이 없었기에, 집에서 먹을 원두를 조금 사간다.
이미 집에 사 놓은 원두가 있었기에 가능한 최근에 로스팅한 녀석을 사고 싶었는데, 의외로 어제나 오늘 로스팅한 원두는 없다.
나름 본거지까지 찾아온지라 조금은 기대했다만 아쉽다. 아쉬운 대로 3일전에 로스팅한 ‘티피카 파나마’를 250 g 사 쇼핑백에 담는다.
커피는 포기했으니, 여기까지 온 거 건물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구경이라도 해야겠다 싶어 밖을 돌아보기 시작한다.
원래 어떤 용도의 건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용케 이렇게 멋진 공간으로 잘 가꿔놨다.
그래서인지 건물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사진을 찍고 있다. 물론 나도 그 중의 한명이고.
뱀이 나오니 들어가지 말라는 밤나무 숲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서니 옛 ‘테라로사’의 건물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안은 이제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지 관광객이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겉보기로도 충분히 예쁜 건물들이다.
골목길이 많아 그런지 묘하게 어릴 적 처음 가는 동네를 다니던 느낌도 나는 것 같다.
볕이 좋은 곳이 있기에 사진을 한 장 남겨본다.
매번 여행하고 돌아가 보면 내 사진만 없는 게 꽤나 아쉬웠기에, 이번 여행엔 사진 욕심을 좀 내본다.
시 외곽에 있는 ‘테라로사 커피공장’을 떠나 다시 시내로 돌아오니 돌아갈 열차까지 시간은 조금 남았고,
마땅히 따로 어딜 가자니 애매하고, 왠지 테라로사 커피공장까지 가서 커피를 못 마신 것도 조금은 억울했기에 잔머리를 굴려봤다.
어차피 바로 옆이 공장인데 별 차이 없으리라 믿고 ‘테라로사 임당점’에 들른다.
들어와 보니 자리도 넉넉하고, 역시 오길 잘했다 싶다.
이번 강릉 여행의 주제는 찻잔 수집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가는 곳마다 이렇게 예쁜 잔에다 커피를 내오는지 모르겠다.
입가심삼아 시킨 초코바도 맛있고, 향긋한 커피도 좋고.
벌써부터 총평을 내리기엔 우습기도 하다만, 강릉에서 식도락에 대한 좋은 기억은 카페가 차지하는 지분이 꽤나 큰 것 같다.
커피 한 잔 마시며 잡지를 읽다 보니 시간이 제법 빠르게 흐른다. 어느덧 돌아갈 시간이 됐기에 슬슬 자리를 일어나 본다.
자기 집 위치도 모르는 렌터카 덕에 강릉 시내를 한 바퀴 돌고 나서야 차를 반납할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시내 구경을 시켜주는 네비게이션의 훈훈한 인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다행히 시간을 여유롭게 잡고 움직여서 시간에 쫓기진 않았다.
강릉역에 앉아 돌아갈 열차를 기다리다 보니 내심 끝나가는 여행이 아쉽게 느껴진다.
남은 여행 경비로 입양한 ‘수호랑’, 가방에 박아 놓으니 여러모로 심장에 해롭다.
강릉에 와서 한 이틀 펑펑 썼으니, 다시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두 달 정도 열심히 벌어봐야겠다.
지난 순천 여행 이후로 석 달 만에 다녀온 여행. 역시, 여행은 즐겁다.
2018.01.13 ~ 2018.01.14
- 후기 -
지난 순천 여행 이후로 오랜만에 다녀온 여행입니다.
조금은 일정도 허술했고, 당장 이번 주말에도 여행을 하나 잡아놔서 급하게 쓴 여행기라 티도 많이 나네요.
본래 블로그에는 큼직하게 나눠서 총 8개로 나눴던 여행기입니다만, 루리웹에는 가급적 한 글로 모아서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도 한 번에 제 글을 길게 읽어볼 수 있어서 여러모로 좋은 공부가 되네요.
아직까진 글솜씨가 부족해서 그런지 어째 이어지는 부분마다 다른 글이라는 느낌이 팍팍 듭니다.
마지막으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여행기는 오랜만에 해외여행기로 뵐 것 같네요. 일정은 1박 2일 밖에 안 되지만... 뭐 도쿄도 해외니까요.
p.s.
일하는 중에 들른 루리웹에서 댓글이 주렁주렁 달려있기에 확인 해 보니 우측담장에 갔네요.
많은 분들이 즐겁게 읽어주시니 보람이 큽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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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옛추억과 얼마 지나지 않은 추억이 공존하는 곳이라 저에게는 특별한 곳이네요. 첫사랑과의 추억이 담긴 정동진 현재 와이프와의 추억이 담긴 강릉과 속도 제게는 살면서 절대 잊을 수 없는 곳입니다. 저도 겨울 바다를 너무 좋아해서 사진 보자마자 차 몰고 달려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게 아쉽네요 ㅠㅠ 사진으로나마 옛추억과 얼마 지나지 않은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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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잘 보구 있습니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글을 참 맛깔나게 잘 쓰시는것 같아 부럽습니다^^ 다음 여행기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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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아주 잘쓰시는게 문과 나오셨나봐요 ㅋㅋ
(IP보기클릭)112.170.***.***
오른쪽에서 뵙겠습니다.~
(IP보기클릭)218.237.***.***
짬뽕을 아쉽게도 유사 상호의 가게를 가서 드셨군요
(IP보기클릭)1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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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8.01.23 22: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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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잘 보구 있습니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글을 참 맛깔나게 잘 쓰시는것 같아 부럽습니다^^ 다음 여행기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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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 다녀올 여행은 조금 천천히 써야겠어요. 아무래도 급히 쓰다보니까 표가 나네요 ㅎㅎ.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18.01.23 22: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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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이 요즘 커피를 컨셉으로 많은 준비를 하는 것 같더군요. 평소에 커피를 좋아하신다면 꽤나 즐거운 경험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 | 18.01.23 23: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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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아주 잘쓰시는게 문과 나오셨나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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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는 이과, 대학교는 생명공학, 취직은 제약회사인 천상 이과생입니다 ㅎㅎ | 18.01.23 23: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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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옛추억과 얼마 지나지 않은 추억이 공존하는 곳이라 저에게는 특별한 곳이네요. 첫사랑과의 추억이 담긴 정동진 현재 와이프와의 추억이 담긴 강릉과 속도 제게는 살면서 절대 잊을 수 없는 곳입니다. 저도 겨울 바다를 너무 좋아해서 사진 보자마자 차 몰고 달려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게 아쉽네요 ㅠㅠ 사진으로나마 옛추억과 얼마 지나지 않은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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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말씀을요 ㅎㅎ. 깊이있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 18.01.23 23: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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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를 속도로 썼네요;;; 당황스럽네요;;;; | 18.01.25 18: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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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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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또 갈 수 있으려나요 ㅎㅎ | 18.01.23 23:50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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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etRider
늦은 시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18.01.23 23: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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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을 아쉽게도 유사 상호의 가게를 가서 드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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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보고 찾아보니 그렇네요. 워낙 교동반점 간판의 가게가 많다보니 그리 된 것 같습니다 ㅠ. 그래도 짬뽕 자체는 큰 불만없이 먹었습니다만, 이렇게 되니 또 다음 여행에 갈 곳이 추가될 것 같네요 ㅋㅋ | 18.01.24 06: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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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커피의 가격 자체는 비싸지 않았습니다. 8~9천원이었나요? 자세한 가격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요즘 물가 생각하면 만원 안 넘는게 조금 신기하긴 했네요. | 18.01.24 06: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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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감사합니다~. 네비로 찍고 찾아간지라 이런 참사가 _=... | 18.01.24 06: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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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네들이 그런거 노리고 이름비슷한게 엄청많아요 ㅜㅜ 일하던 주방장이 차린곳도있고 프렌차이즈가 차린곳도 있고 하지만 줄서는곳은 한군대입니다 그래도 요즘 확장해서 금방먹는편임 | 18.01.24 06: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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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배불리 먹었으니 만족해야죠 ㅎㅎ. 진짜 원조가 궁금해지긴 합니다만, 정 아쉬우면 다음에 강릉에서 짬뽕 먹고 속초 쪽으로 다녀오면 될 일이니까요. 국내라 그나마 다행입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18.01.24 06: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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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ㅎ. 여름에도 이것저것 할 것이 많아 보여 또 오고 싶긴 하더군요. 다만 그놈의 더위가... | 18.01.24 17: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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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예전엔 테라로사에서 원두를 받아 먹었었죠. 요즘은 가격 때문에 커피리브레로 옮겨갔지만요 ㅜ | 18.01.24 17: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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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강릉에는 정말 좋은 카페가 많은 것 같네요. | 18.01.24 17: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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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 횡성에서 한우를 먹고, 조녁은 강릉에서 막국수를 먹으면 되겠네요. _= | 18.01.24 17: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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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찬이십니다, ㅎㅎ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18.01.24 17: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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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8.01.24 17: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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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서 말이죠 ㅠ | 18.01.24 17: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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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감성이 비슷하신가 봅니다 ㅎㅎ. | 18.01.24 17: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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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의 D800, 렌즈는 구형 24mm 단렌즈 하나입니다. | 18.01.24 17:08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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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긴 글을 정독해 주셨다니감사할 따름이죠 ㅎㅎ. | 18.01.24 17: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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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치란 생선도 있군요. 이쪽으론 문외한이라 신기하네요. 배우고 갑니다~ | 18.01.24 17: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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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감사합니다~ | 18.01.24 19: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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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로 보내드렸습니다 ^^. | 18.01.24 19: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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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풀유통기한
친구들은 왠지 방송 말투라는데 부인한 보람이 있네요 ㅋㅋ. | 18.01.24 19: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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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마을은 역시 바다랑 봐야 재밌는 법이죠. | 18.01.24 19: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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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8.01.24 19: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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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로 보내드리겠습니다 ^^. | 18.01.25 00: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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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들은 동치미 막국수도 먹어보고 싶어지는데, 장칼국수도 궁금하네요. 다음 강릉 여행은 왠지 면식이 될 것 같습니다 ㅎㅎ | 18.01.25 07: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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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바다만 보고 살던 인천사람한테는 하루종일 동해바다만 보고 있으랴도 갈 것 같습니다 ㅎㅎ. 일출도 보이면 금상첨화구요. | 18.01.25 07:27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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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내일로를 저 동네로 간 적이 있었죠. 옛 여행을 복기하며 여행기를 써볼까란 생각도 제법 해봤습니다만, 왠지 아닌 것 같아 그만뒀습니다. 맛집 정보 못 들은 건 조금 아쉬워지는데요? ㅎㅎ. 감사합니다~ | 18.01.25 07: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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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해 본 파나마 게이샤는 정말이지 신선한 충격이네요. 테라로사는 박이추커피공장에 비해 조금 더 대중적인 느낌입니다. 두 곳 다 매력있는 곳임엔 틀림없죠. | 18.01.25 11: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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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장도 위시리스트에 담아 두겠습니다 ㅎㅎ. 아무래도 국내여행이다보니 익숙해 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해외여행과는 또 다른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 18.01.25 11: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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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댓글만 봐도 강릉에 또 가야겠는데요. 댓글에 나온 맛집들을 하나하나 체크하며 다니는 여행도 꽤나 재밌을 것 같습니다 ㅎㅎ. | 18.01.25 11: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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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8.01.25 16: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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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즐기시기에 좋은 곳은 아니니, 그 점은 염두하시는게 좋습니다~ | 18.01.25 16: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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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릴 적에 통일호 타고 갔던 기억이 나는데, 너무 어릴 때여서 풍경 바뀐 것 까진 모르겠네요. ㅎㅎ | 18.01.25 17: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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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 18.01.25 23: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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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까지는 춥다는데, 2월엔 나아진다는건지... 요즘은 너무 춥네요. | 18.01.25 23: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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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한파가 가시고 따스해졌던 때였습니다. 요즘 날씨 생각하면 그립네요. | 18.01.25 23: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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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ㅎ. | 18.01.25 23: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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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만 보러 가시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근처를 돌아다니려면 아무래도 차가 있는 편이 좋겠네요. | 18.01.25 23: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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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추천해주시니, 아무래도 다음에 한 번 들러 봐야겠습니다 ㅎㅎ. | 18.01.26 11: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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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님께서 역무원이셨군요. 저는 2000년대 초반의 정동진역을 기억합니다만, 그때만 해도 시골의 평범한 간이역이었죠. 다만 그때도 일출로 알려져서인지, 청량리에서 출발한 막차가 정동진에 도착하는 네시 쯤에는 여관에서 호객을 나오시던 할머니들이 기억이 납니다. | 18.01.26 11: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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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으로 이름이 난 곳은 꼭 망가지기 마련이죠. 가끔은 조용히 즐길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한 법이라 아쉬울 뿐 입니다. 더욱이 20년이면 긴 세월이니까요. | 18.01.26 11:05 | |
(IP보기클릭)18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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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아름다운 곳에서 사시네요. 부럽습니다 ㅎㅎ. | 18.01.26 11:0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