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크리스마스 방학이 있는데다가 본격적으로 프로덕션 키친에서 수업을 듣다보니 학생식당에서 밥 먹을 일이 많지 않았네요.
그래서 이번에는 학생식당 메뉴 대신, 학교 부설 레스토랑인 아메리칸 바운티에서 먹었던 음식들을 올려봅니다.
CIA에는 학교 부설 레스토랑도 여러 곳이 있는데, 프랑스식은 보쿠스, 이탈리아식은 카트리나 데 메디치, 미국식은 아메리칸 바운티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학생 주머니 사정으로는 약간 부담이 올 수 있는 가격인데, 종종 CIA 학생 특별 할인가 이벤트를 할 때면 재빨리 신청해서 마음에 드는 메뉴를 먹을 수 있지요.
언제나 맛있는 식전빵.
학교 베이커리에서 구워내는 빵 자체도 맛있지만, 무엇보다도 따뜻하게 다시 한 번 구워서 나오는 게 마음에 듭니다.
음식의 온도가 맛에 미치는 영향이 의외로 크거든요.
대다수의 레스토랑은 식전빵이 다 식어서 나오는데 간혹 이렇게 따뜻한 빵을 받을 때면 마치 따뜻한 아랫목에 데워놓은 쌀밥 받는 느낌입니다.
왼쪽의 마쉬멜로우처럼 보이는 건 버터입니다.
계절 특별 메뉴, 스노우 댄스 치킨의 간으로 만든 테린느.
스노우 댄스라니 이름 참 독특하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뉴욕의 닭 농장 이름이었네요.
요즘 들어 레스토랑 메뉴의 트렌드 중 하나가 바로 이렇게 지역 농장의 이름을 메뉴에 포함시키는 겁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 유기농 고급 식재료의 강조, 음식 윤리와 요리 철학을 홍보하기에 좋거든요.
보통은 포아그라 테린느를 많이 사용할 텐데, 잘 키운 닭의 간으로 만든 것도 거위 못지 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케이퍼 꽃 튀김과 아티초크 퓨레, 브라운 버터 소스를 곁들인 연어 구이.
연어는 흔히 볼 수 있는 대서양 연어가 아니라 태평양 왕연어 (Pacific King Salmon)입니다. 귀하신 몸이지요.
케이퍼는 열매 초절임을 훈제 연어에 곁들여 먹는게 일반적이었는데, 이렇게 꽃을 통채로 튀겨서 먹으니 색다르네요.
후식은 나폴레옹. 바삭한 과자에 크림을 층층이 쌓고, 옆에는 메이플 시럽에 졸인 배와 생강 아이스크림을 곁들였습니다.
평소에 생강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고민하다가 주문했는데 나쁘지 않은 맛이었습니다.
학생식당만 가도 공짜 케이크와 과자가 항상 널려있는지라 디저트 입맛이 확 높아졌는데, 그 높아진 입맛으로도 만족할 만 합니다.
이건 다른 날 가서 먹었던 홍합.
날씨가 싸늘할 때 뜨거운 홍합을 먹으면 왠지 한국의 겨울 포장마차에서 밥 먹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홍합은 별 다른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알아서 잘 크는 조개류라서 생산량이 굉장히 많고,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할 것 없이 저렴한 해산물의 대명사입니다.
하지만 품질 관리 철저히 한 고급 홍합을 제대로 요리하면 또 전혀 다른 차원의 맛을 접할 수 있지요.
특히 사프론 크림과 소시지, 할라피뇨 등을 넣고 만들어서인지 그릇 아랫쪽에 고인 국물 맛이 끝내줍니다.
빵 찍어서 싹싹 훑어먹었네요.
메인은 고기! 콜리플라워를 곁들인 스테이크...라고 메뉴에 나와있는데, 오늘은 콜리플라워가 물이 안 좋아서 미니양배추로 교체가 됐네요.
고기 아래쪽에는 필라프가 깔려있고, 소스는 석류 소스입니다.
그냥 제대로 구운 스테이크가 먹고 싶어서 주문한 메뉴.
디저트는 에그노그 판나코타입니다.
에그노그는 원래 우유와 달걀에 향신료를 넣고 끓여 만드는 음료인데, 크리스마스 시즌에 엄청나게 인기가 많지요.
과자에는 생강과자가 있다면 음료에는 에그노그가 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인지 에그노그 판나코타를 먹으면 12월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달달하면서도 고소한 판나코타를 먹다가 입가심 하고 싶을 때는 옆에 곁들이 셔벳을 한 입 먹으면 됩니다.
이렇게 3코스 식사를 하는 데 드는 금액은 단돈 $15~20. 그냥 요리 하나 가격으로 3코스를 먹는다고 보면 됩니다.
게다가 현금을 내는 게 아니라 학기초에 부여받은 레스토랑 식사 포인트를 사용하니 지갑에 부담이 없지요.
하도 학교 레스토랑을 뻔질나게 드나들다보니 어느 새 레스토랑 포인트를 다 써버리는 바람에 지금은 못 가고 있지만
이제 학기가 바뀌면 또 다시 포인트가 충전이 될 테니 얼른 학기가 지나기만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이런 것 역시 요리학교 다니면서 즐길 수 있는 소소한 장점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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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요리사님이 또오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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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쵸크 인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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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밑에 깔린 건 아티초크고, 소스에서 케이퍼와 함께 뒹굴고 있는게 꽃일겁니다. 메뉴에 fried caper flowers라고 나와있긴 했는데 저도 처음 먹어 본거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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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요리사님이 또오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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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요리사만 찾아서 합체하면 완전체가 되는 걸까요 ㅎㅎ | 19.01.24 01: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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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근조림
아티쵸크 인듯요 | 19.01.23 19: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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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밑에 깔린 건 아티초크고, 소스에서 케이퍼와 함께 뒹굴고 있는게 꽃일겁니다. 메뉴에 fried caper flowers라고 나와있긴 했는데 저도 처음 먹어 본거라...ㅎㅎ | 19.01.24 01: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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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 누구 만나냐에 따라서 똑같은 커리큘럼이라도 배우는 게 차이가 많이 나지요 ㅎㅎ | 19.01.24 01: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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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마다 350불 정도 포인트로 넣어줍니다. 기회만 잘 잡으면 열댓번 정도 먹을 수 있지요 | 19.01.24 01: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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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기회 되면 학교 투어코스 따라서 비디오 투어 만드는 것도 재밌을 거 같네요 | 19.01.24 01: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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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 19.01.24 01: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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