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날씨가 점점 추워지네요.
임신한 와이프를 위해 뭔가 만들어 줄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곧 크리스마스니까 관련된 걸 만들어줘야겠다 생각했는데
우연히 상가에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고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루리웹 유저인데 게임/애니에 등장하는 음식으로 만들어야죠.
대항해시대 온라인에 등장하는 프프란트리!!!! (무려 행동력90+ 파티전체 회복)
생긴게 크리스마스 트리 비스무리하거든요
프프란을 타워 형태로 쌓아올려 만드는 것인데... 그럼 프프란은 무엇인고 하니
밀가루를 풀어 기름에 튀긴 과자라고 하는데
프프란= poupelin 원래 발음은 뿌쁠렝 정도 되고... 구글로 검색해봐도 별 정보가 없습니다. 프랑스어 페이지만 겨우 있는데
레시피를 번역해보니 이놈의 정체는 슈크림의 겉껍데기랑 똑같은 것이었던 것입니다!!
속였구나 프프란!!
옛날 사람들은 이것을 트리 모양으로 쌓아서 먹었나 봅니다.
하지만 이건 맛대가리가 없을게 분명합니다. (홈런볼에서 가끔씩 초코 안들어간 공갈홈런볼 먹는 느낌?)
속에 뭔가를 넣어야겠습니다.
슈크림 껍데기 속에 뭔가를 넣는다면 아마 크림이겠죠.
그렇다면 슈크림을 타워 모양으로 쌓은 것은?
바로 크로캉부슈(Croquembouche) 라고 합니다.
바로 이것!!!
원피스의 빅맘이 좋아하는 '셈라'를 쌓아만든 크로캉부슈 입니다.
(이건 슈크림 대신 셈라를 쌓아올린 거지만 거의 비슷하죠.)
그리고 이것도
서론이 쓸데없이 길었네요.
그래서 크로캉부슈를 만들겁니다.
요리는 전혀 할 줄 모릅니다.
하지만 제과제빵은 과학이라 칼같은 계량과 온도 시간 엄수로 이루어진다고 들은것 같기도 합니다. 다행히 재료손질 할 것도 없구요.
한번에 성공하기 위해 레시피를 자세히 설명해주는 블로그를 여러개 찾아 정독했습니다. 동영상 레시피도 여러번 보구요.
실패는 용납되지 않습니다. 다시 시도할 시간도 재료도 없거든요.
먼저 커스터드 크림을 만들어야 합니다.
계란 설탕 우유 생크림 밀가루(또는 전분)이 필요한데 저는 초코크림을 만들거라 다크커버춰 초콜렛도 준비했습니다.
재료를 넣고 약불로 졸이면서 한참 저어주면 됩니다.
걸쭉한 크림이 되면 불을 끄고 식힙니다.
생크림을 휘핑해서 거품 올리고 (귀찮아서 조금만 함)
다크 초콜렛을 중탕으로 녹여서
커스터드와 생크림을 섞고 그중 절반에는 초콜렛을 섞어서 커스터드크림/초코커스터드크림 반반 만들었습니다.
잘 섞은후 시원해지도록 냉장고에 넣어놓겠습니다.
다음은 가장 중요한 빵을 만들어야 합니다.
레시피 설명을 보니 밀가루를 많이 볶아도 망하고 덜 볶아도 망하고 계란을 많이 넣어도 망하고
오븐을 중간에 열어도 망하고 온갖 망할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어 쫄았네요.
버터를 약불로 녹인 다음 박력분을 넣고 한참 볶으면
냄새는 고소하지만 맛없어 보이는 요상한 밀가루 덩어리가 됩니다ㅡㅡ;;;
여기다 계란을 넣어 촉촉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너무 많이 넣으면 확 묽어지면서 한큐에 망한다고 해서
극소심하게 찔끔찔끔 넣어가면서 만들었네요. 사진이 없지만 그래도 제법 빵반죽처럼 됐습니다.
짤주머니를 이용해 일정한 크기로 짜줍니다.
오븐에 넣고 구우면 (오븐 문짝 진짜 더럽;;;)
오옷 뭔가 되긴 되나 봅니다.
예쁜 슈 완성!! 잘 익었나 확인한다고 한개 먹었어요
똑같이 한판 더 구워서 총 47개의 귀여운 슈가 탄생했습니다.
이제 속에다 크림을 짜넣어야 합니다.
커스터드 크림 슈/초코 커스터드 크림슈 반반
아 배고파...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으로 쌓아야 합니다.
안쓰는 달력 종이로 틀을 만들고 유산지를 붙였습니다.
여기다가 풀로 슈크림을 붙이는 건데... 풀은 설탕시럽(카라멜시럽)을 씁니다.
물론 설탕을 끓여서 직접 만들어서 쓰죠.
한참을 끓여 연한 갈색나는 카라멜 시럽이 만들어졌습니다.
빵에 시럽을 묻혀서 붙입니다.
흰 종이가 최대한 안보이게 하려고 했는데 잘 안됩니다.
중간에 시럽이 딱딱하게 굳어버려 한번 더 만들었습니다.
이제 끝이 보입니다 빨리 먹고 싶다..
이대로는 뭔가 어설퍼서 장식을 해야 합니다.
포크로 시럽을 찍어 늘려서 실을 만들어 감습니다.스펀슈가 (spun sugar)라고 하죠.
사정없이 휘휘 감아줍니다.
마지막으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붙이면 완성~!!
전부 4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먹기가 아깝네요.
하나 떼어 반 갈라보니 속에 크림이 꽉 찬것이 좋네요.
그리고 크로캉부슈 뜻이 입안에서 바삭거린다는 뜻인데,
슈크림 쌓아올리는 동안 빵이 눅눅해질텐데 뭐가 바삭거린다는건지 처음엔 이해를 못했었는데 한입 먹어보고 알았습니다.
설탕시럽이 굳어서 바삭바삭합니다. 부드러운 슈크림과 어우러져 정말 핵존맛입니다. 와이프도 매우 좋아하는군요.
후기및소감) 솔직히 망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꽤 예쁩니다.
하루종일 수고한 보람이 있네요
하지만 너무 힘들어요.
그리고 슈를 먹기 위해 공든탑을 철거하는 것이 너무나 가슴아픕니다.
두번 할 짓은 못됩니다.
(그리고 재료가 너무 많이 들어감 특히 설탕;;;)
만약 제가 크로캉부슈를 다시 만든다면
그건 아마 와이프 뱃속의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 잘 자라서 유치원 졸업하고 초등학교 들어갈 때일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감 조심하시고 약간 이르지만 메리크리스마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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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제게 이런 날도 오는군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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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트리(?)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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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손이시네요!! 즐거운 연말연시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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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온의 정으로 추천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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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빨을 잘 받은것 같습니다ㅎㅎ | 18.12.11 13: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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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손이시네요!! 즐거운 연말연시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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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즐거운 연말 되세요~ | 18.12.11 14: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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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US3
버터랑 설탕이 많이 들어가니 맛있을수밖에 없네요ㅎㅎ | 18.12.11 14: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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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한번이라 생각하고 힘좀 써봤습니다 덕분에 생색 제대로 냈죠ㅎ | 18.12.11 14: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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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감사합니다^^ | 18.12.11 20: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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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안감독
네 저도 성공해서 기쁘네요 감사합니다 | 18.12.11 20: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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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전혀 못하는 사람도 할수 있습니다^^ | 18.12.11 20: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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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아시는군요 저는 드라마 안봐서 이번에 알았습니다ㅎㅎ | 18.12.11 20: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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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 18.12.12 13: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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