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세번째 뉴욕 관련 게시글입니다.
다들 관심있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계속되는 시차로 인해 새벽녁에 깨어나는 관계로 새벽에 멍때리는 며칠이 지나고 드디어
근처 다이너에 가서 이른 아침을 개시합니다.
아침 메뉴의 정석인 오믈렛과 토스트 그리고 과일 샐러드를 시켜봤네요.
오믈렛은 치즈 오믈렛이었는데 감자볶음도 사이드로 나와서 꽤나 양이 거한
아침식사가 되어버렸습니다. 새벽 5시인데도 사람들이 많군요.
무한 리필되는 커피와 함께 다들 바쁘게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분들이겠죠?
간만에 아침을 잘 챙겨먹고 버스에 올라타 오늘의 행선지인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오브 아트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본관으로 찾아갑니다. 날씨도 쨍한게 청명한 가을 하늘이라 기분도 업~
뉴요커들이 부르는 애칭은 더 메트(The Met).
세계 3대 미술관에 항상 거론되는 곳이죠.(세계 3대 미술관은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보통 루브르와 영국박물관은 꼭 들어가는 편인데 메트로폴리탄 또는 러시아의 에르미타쥬
미술관이 다툼을 하죠. 5대로 확대 시킨다면야 당연히 들어가겠지만...)
규모는 정말 무지막지 합니다. 수집품도 전세계 거의 모든 문화권의 유물이 시대별로 망라되어있죠.
본관이라도 제대로 볼려면 적어도 일주일을 잡아야 합니다.
센트럴 파크에 위치한 본관과 더불어 업타운의 중세미술품 전문 전시관인 클로이스터 분관과
매디슨 애비뉴쪽 현대미술품 전문 전시관인 브로이어까지 합하면 어마무시 한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예전엔 기부금제로 입장했었는데 (예를 들면 1달러만 내도 입장가능 등등) 몇년전 뉴욕주 거주자
외에는 $25의 입장비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한번 구입시 본관+분관 2곳을 3일간 마음대로 입장이
가능하지요. 한국어를 비롯한 약 15개 언어로 안내가 되고 있습니다.
우선 그리스관을 통해 들어가 엄숙하게 이상성을 강조한 고전주의 조각을 보다보면
(아, 그러고 보니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재밌다던데...)
좀더 현실적이고 신체적 아름다움을 강조한 로마관으로 들어가집니다.
확실히 관능적이네요.(그나저나 조각의 음.부도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게 맞는건지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초초짜 루리웹 유저라 스스로 영 미덥지 못하네요.)
로마관에서 꺾어지면 나오는 오세아니아, 북미 인디언 부족예술과 잉카, 아즈텍 등
남미 주요 고대문명 작품을 지나가 봅니다.
나바호 등 주요 인디언 부족의 공예품이 인상적이더군요.
이집트의 경우 신전을 통째로 해체해 들고오지 않나 중국의 거대 벽화도 통째로 뜯어내오지 않나
최근 IS가 대부분 파괴해 버린 아시리아의 인면사자 조각도 이미 30년대에 다 들고왔고...
삼성전자가 후원한 한국관에 가보면 세계에 100여점 남아있는 고려불화 중 가장 상태좋은
수월관음도도 있고. 일본관도 걸작 조각들도 넘쳐나고 중국쪽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무슬림쪽 희귀 카페트부터 인도, 캄보디아, 티벳 그리고 원나라말에 흡수되어 사라진 환상의
왕국 대리국 불상들까지... 김용 무협지인 사조영웅전에서 남제 단지흥이 대리국의 황제로
나왔지요. 동사서독남제북개... (아재 아재... 이런 이런...)
그뿐 아니라 중세 암흑기,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미술작품은 물론 세계적인 인상파 작품이 넘쳐나죠.
조지 워싱턴 초상화로 대표되는 미국미술도 있구요. 보석관, 악기관, 무기관 등등등등
그리고 지하의 의상관은 매년 헐리우드 최고 스타들이 참석하는 세계적인 패션 이벤드인 Met Gala로 유명세를 타구요.
최근 개봉한 오션스 8에서 산드라 블럭이 팀짜서 털어버리는 곳이바로 이 미술관이었네요.
아우 진짜... 소장품의 질과 양 뭐 이루 말할수가 없습니다.
인류가 만들어낸 거의 모든 지역별 문화가 총망라 되어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더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동영상 링크를 확인해보시면 조금 더 설명이 되겠네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개 동영상 링크
물론 미술품 관람이 큰 목적이었지만 더 큰 목적은 미술관 내 숨어있는 레스토랑에서의 식사입니다.
뭐 사실 비밀도 아니지만요. 근데 비밀이라고 느낄 정도로 잘 찾아가기 어려운 곳입니다.
미술관 내 총 카페테리아와 카페를 포함 7개의 식당이 있습니다만 2층 한쪽에 숨어있는 멤버 전용
레스토랑은 대부분 관광객들은 알지도 못하고 알더라도 찾아오기도 힘든 위치에 있는 곳입니다.
왠만한 최고급 레스토랑의 음식을 보다 합리적으로 즐길수 있죠. 물론 가격은 낮지 않지만
비슷한 레벨의 외부 식당에 비하면 가성비가 좋지요. 11시부터 5시까지만 운영하다보니
점심 메뉴와 영국식 애프터눈티세트가 유명합니다. 멤버 전용이라던데 어떻게 들어가냐구요?
걱정마세요. 멤버가 아니더라도 자리가 있다면 착석가능합니다. 다만 멤버는 할인이 되지요.
그리고 사람이 많은 경우 멤버가 우선으로 착석하구요. 저는 2시 넘어 찾아가 문제 없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럼 주문을 해볼까요?
오늘의 점심 세트메뉴로 시켜봅니다.
보아하니 계절 야채 샐러드 + 콜라비무침을 곁들인 뉴욕 설로인 스테이크 + 퐁당쇼콜라로
구성되어있네요, 좋군요. 그럼 맥주는 유통기한 거의 다되어 버리게 될 식빵을 수거해 다시
살짝 구워낸 후 보리 대신 사용해 양조하는 TOAST 맥주로 시켜봅니다.
유명세는 들었는데 은근 찾아볼수 없었던 마중에 여기서 보게되어 바로 주문.
식빵 토스트란 뜻도 있으면서 건배!란 뜻도 있으니 훌륭한 작명이네요.
맛도 빵으로 만든 맥주한 선입견 없이도 정말 진하고 맛있는 라거입니다.
자 우선 샐러드가 나왔네요.
통후추가 씹히는 상큼쌉살한 맛.
지난 몇년간간 먹어본 스테이크 중 탑3에 속하는 편인 설로인 스테이크
민트와 세이지가 섞인듯한 요구르트 소스가 정말 고기와 잘 어울리네요.
와사비?틱한 쌉사래 매운맛도 살짝나면서 육즙과 조화가 와우.
마지막은 따끈하게 구워나온 퐁당 쇼콜라. 초코렛이 진득하니 진해서 의외로 잘라도 초콜렛이 주르륵
흘러나오진 않더라구요. 대신 정말 정말 진해서...
주변에선 싸모님으로 보이는 분들이 영국식 애프터눈티를 즐기시는 중입니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신다면 꼭 미술관 옥상으로 올라가보세요.
센트럴파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명당입니다.
시내 한가운데 거대한 숲이 있다는 건 축복이죠.
호수는 물론 벨베데어 캐슬이라고 공원 내에는 성!!!도 있습니다.
공원 자체가 거대해서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도 길잃기 딱 쉽죠.
저녁때는 뉴욕 온김에 뮤지컬 하나는 봐야않겠나!!?? 하는 욕심에 급하게 예약한 위키드 Wicked 를 보러갔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동쪽의 사악한 초록 마녀가 주인공인 뮤지컬이죠. 특히 주인공 마녀인 엘파바는 초인적인
가창력으로 노래 불러야하기에 이 역을 거치고 브로드웨이 스타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디즈니 프로즌에서 엘사 역을 맡은 이디나 멘젤이 그렇죠. 렛잇고~ 렛잇고우~
하필 맞은편에 농구선수같은 키의 백인 젊은이가 앉는 덕에 시야는 좀 가리고 시차도 함께
치고 들어와서 비몽사몽이었지만 즐겁게 관람을 했습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극장의 대부분이 위치한 타임즈스퀘어의 경우 밤에 더욱 화려하게 빛납니다.
뉴욕의 대표적인 풍경 중 하나지요.
이 시점에서 아직 저녁도 못먹은 상황.
근데 갑자기 냉면이 먹고 싶어집니다.
냉면이라 냉면. 정확히 말하자면 물냉면.
평양식 말고 전분 많이 들어간 함흥식 면발로.
(어따 구체적)
여기서 좀만 더 내려감 32번가 한인타운이니...
그래 깔끔하게 냉면 한그릇만 먹음 딱 좋겠네!
열심 걸어가 한인타운 터줏대감 식당 중 하나인 원조 Wonjo로 갑니다.
근데 세상사 그렇듯이 냉면만 먹으로 갔지만 옆테이블에서 고기 구우면
냉면+고기 조합이 자연스럽게 주문이 되죠.
달달한 양념갈비로 2인분 주문(야야... 냉면만 먹겠다며).
역시 고기는 미국이 양이 푸짐하죠.
고기뿐아니라 비빔밥이나 기타 찌게류도 한인타운에서 시키면
양이 미국화되어 나옵니다. 푸짐푸짐-
양념갈비 2인분 시켰더니 테이블 세팅도 2명분으로...
미안하지만 호...혼자 먹을거라서요...
누구나 뱃속에 양념갈비 2인분은 품고 다닐수도 있는거 아닌가요?
깨끗히 갈비를 끝내고 냉면으로 마무리.
아, 역시 갈비는 좋네요.
아이 좋아.
이렇게 뉴욕의 밤이 깊어갑니다.
이번엔 은근 시차를 이겨내면서 오래 버티네요.
과연 얼마나 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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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말입니다. 해가 갈수록 더 그러네요. | 18.11.18 16: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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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말씀을.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18.11.18 20: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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