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오늘이 발렌타인데이 입니다.
결혼 10년차즈음 되니 너무 와이프한테 무성의해지는거 같아서
생일같은 '필수적 챙김'의 날 보다
발렌타인데이처럼 '옛 연애시절을 떠올릴수 있는 날'을 챙기면 더 좋아할듯 싶어 약 5년전 부터 발렌타인데이를 챙기게 됩니다.
대신 꼭 내가 직접 뭘 만들어 주기로 스스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초코렛 케잌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지난밤, 모두가 잠든 시간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
.
.
.
초코케잌을 굽고 충분히 식혀야 하는데, 벌써 밤 12시라 나도 졸리고 해서 급하게 하려다 참사를 일으킵니다.
http://bbs.ruliweb.com/hobby/board/300117/read/30588414 -> 같은 사진이라 안보셔도 됩니당
네. 빵 중간부분만 덜렁 떨어져 나와 버렸습니다.
1차 멘붕이 옵니다.
부엌 온 바닥에 초코케잌 파편이 널립니다.
순간 발렌타인이고 나발이고 그냥 들어가 자고 싶어집니다.
하아.....
저 뻥뚤린 케익을 보니 내 멘탈도 뻥 뚤리고....
지난 밤 위로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 ㅠ.ㅠ
무너지는 멘탈을 붙잡고 끝까지 하기로 합니다.
다시 케잌을 구웠는데, 원형틀이 엉망이 되서 사각틀에다가 그냥 구웠습니다.
2차 멘붕이 온 휘핑크림.
핸드믹서를 돌렸는데, 이때가 밤 12시 30분쯤이었습니다.
너무 시끄러워서 다들 자는데 방해될까봐 손으로 휘핑을 만들기로 합니다.
아.....놔..... 진짜.....
다시한번 발렌타인이고 나발이고 들어가 자고 싶습니다.
무한 회전질을 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소용돌이 칩니다.
단단하게 해야 하는데, 어느 정도 올라오니 그냥 자가 만족하고 그만뒀습니다.
참고로 저 그릇 3개를 만들었어요.
저 그릇이 제일 작은 그릇이에요~ ㅠ.ㅠ
그래도 프로젝트는 계속 됩니다.
다 식힌 케잌은 세 시트로 나누어 자릅니다.
멘탈이 나간 상태라 평면이 아니게 됩니다.
빵 굽는 동안 슬라이스 해 놓은 딸기와 2차멘붕을 가져온 휘핑크림 올릴 준비를 하고..
빵 위에 시럽을 바르고
휘핑크림을 올려 줍니다.
막 뭉개지고 그러진 않는데 더 단단하게 하지 않아 모양이 계속 안나옵니다.
그 위에 딸기 슬라이스를 얹어 주고요~
다시한번 휘핑크림을 얹어 줍니다.
이렇게 1단을 더 쌓고 뚜껑을 덮고 핑크림으로 전체를 덮어 줍니다. (이젠 사진 찍기도 귀찬아 다 생략~)
위가 너무 휑~ 해 보여 남은 딸기를 토핑하고, 냉장고에 있던 블루베리도 토핑합니다.
한 김에 슈가 파우더도 뿌려봅니다~
사각 케잌은 깔끔하게 정리하기가 힘드네요.
휘핑크림이 충분히 단단하지 않은것도 문제고요.
아몰랑~ 그냥 봉인~
이렇게 해서 "제목: 아몰랑 발렌타인케잌" 이 만들어 졌습니다.
ㅡ.ㅡ;;
멘붕도 오고 봉인했을때 시간이 새벽 2시반이어서 너무 졸리고 피곤했네요.
그래도 오늘 아침 와이프한테 냉장고에 있는거 가져가 회사 사람들이랑 나눠먹으라 하니 너무 좋아해서 다행입니다.
역시 제 와이프는 외모보다 내면을 보는게 확실합니다.... 저랑 결혼한것만 봐도~ ㅎㅎㅎ
벌써 내년엔 뭘 해야 하나 고민이네요~
그래도 이런게 행복한 고민이겠죠~
P.S. 새벽 2시 반 프로젝트가 끝난 주방의 모습...
하.... 이건 언제 치우냐..
"발렌타인이고 나발이 들어가 자자" 3차 옵니다.
그래도 깨끗히 치워야 진정한 발렌타인데이의 완성!
끝!
(IP보기클릭)211.108.***.***
정성껏 만드셔서 부인분이 많이 기뻐하셨겠네요 맛있어보여요
(IP보기클릭)222.238.***.***
초콜릿 케이크 구멍난데다가 초코 중탕으로 가득 부어서 뚜껑 덮으면 퐁당쇼콜라가[ㅌㅌㅌ]
(IP보기클릭)180.70.***.***
(IP보기클릭)104.173.***.***
마무리 안하면 좋은일 하고 욕먹는 상황이~ ㅎㅎ | 18.02.15 15:22 | |
(IP보기클릭)211.108.***.***
정성껏 만드셔서 부인분이 많이 기뻐하셨겠네요 맛있어보여요
(IP보기클릭)104.173.***.***
다행이 맛도 좋았답니다. 회사 식구들이랑 잘 나눠 먹었데요~ | 18.02.15 15:23 | |
(IP보기클릭)222.238.***.***
초콜릿 케이크 구멍난데다가 초코 중탕으로 가득 부어서 뚜껑 덮으면 퐁당쇼콜라가[ㅌㅌㅌ]
(IP보기클릭)104.173.***.***
멘붕에 쪼금 짜증도 나서 그냥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어요 ㅠ.ㅠ | 18.02.15 15:24 | |
(IP보기클릭)121.171.***.***
(IP보기클릭)183.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