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4 추가)
띠요옹~! 베스트에 올라갔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식 첫글로 오른쪽이라니 정말 감지덕지에요!
댓글로 필리 근처 한인마트 추천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다음에 한번 찾아가 봐야겠어요^^
이제부터 막 학교 파이널 프로젝트 시작하느라 더 바빠져서 평일엔 못가겠지만
추수감사절동안은 학교를 쉬니까 그때 한번 들러야겠네요
다시한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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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에 거주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어느날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부대찌개에 환장하는 미국인 사진을 보았습니다.
그저 스쳐지나가는 사진들 중 하나로 생각했지만 바람이 쌀쌀해지고 옷 한두겹 사이로 냉기가 숭숭 들어오는 날씨가 되니 미국유학 오기 전에 홍대에 있던 부대찌개집을 가려고 했다가 못갔었던 일이 기억났습니다.
부대찌개빌런의 사진이 시넵스를 자극하고 칼바람이 따뜻한 국물을 갈망하게 하자 부대찌개가 먹고싶어졌습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에서 부대찌개라니 어디서..?
그래서 일단 끓였습니다. 양파.
양파는 물이 끓을 때 넣지 말고 찬물에 넣고 같이 끓여야 맛이 잘 베어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느낌이 들었다는 것은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겁니다.
부대찌개 육수를 낼 생각이었는데 양파와 물 만으로는 맛이 영 나지 않습니다.
4팩에 1달런지 2달런지 하길래 혹 해서 샀다가 싸게 파는데엔 이유가 있다는 교훈을 얻었던 치킨맛 라면입니다.
라면으로써는 영 별로였지만 그의 가루는 치킨스톡 대신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대찌개에 넣을 소세지를 잘라줍니다.
소세지를 자르는데 마치 손을 자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의사들이 어느 신체부위 봉합수술 연습을 할 때 소세지를 대용으로 쓰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부대찌게에 고추장을 넣어야 되는데 고추장이 없습니다.
백선생님은 아시아 콩장을 쓰면 된다지만 애석하게도 여긴 아시아가 아닙니다.
그럴땐 한국 라면스프를 넣어줍니다.
투입.
다 넣어버리면 남겨진 라면사리를 처리할 방법이 없어집니다.
고추장 대신 국물 맛만 내주면 되니까 조금만 넣어줍니다.
라면 스프를 넣고 부족한 맛은 냉장고에 있는 쿠킹와인을 넣어봅시다.
이건 예전에 친구가 급히 주문을 하느라 제 기숙사 주소로 보낸 와인중 하나입니다.
남의 집주소를 함부로 쓰면 와인 한두병정돈 빼돌려진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사진 찍다가 너무 많이 넣어버렸습니다.
색깔이 이상해졌습니다.
하지만 곧장 마음을 다잡습니다. 색깔은 타인을 판단할 잣대가 되지 않으니까요.
부대찌개의 꽃이 될 햄을 썰어줍니다.
저염 스팸을 살까 했다가 그건 조금 비겁한 수가 아닌가 싶어 나트륨 빵빵한 오리지날로 사왔습니다.
건강이 걱정된다며 다이어트 콜라를 마실바엔 스팸을 기름에 튀겨먹는 삶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요? 아님말고
콩 통조림 입니다.
부대찌개 만들 때 넣으면 좋다고 들어서 식료품점에서 하나 집었는데 대부분의 콩 통조림은 통조림 따게가 있어야 열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세번째로 들른 식료품점에서 참치캔같은 모양의 콩 통조림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왜 통조림 따게가 필요한 통조림을 팔면서 통조림 따게는 팔지 않는걸까요?
아무튼 제가 미국에 있는동안 좀비 아포칼립스가 터지면 통조림 따게부터 챙겨야 겠습니다.
통조림도 따고 좀비 뚝배기도 딸 수 있겠지요.
내용물은 달짝지근하고 고소합니다.
처음 먹어봤는데 마음에 들어서 반은 부대찌개에 넣고 반은 그대로 먹었습니다.
김치입니다. 저도 놀랐습니다. 여기서 조센음식을 만나다니.
원래는 양배추를 사서 넣으려 했는데 양배추 자리에 김치통이 있었습니다.
깨알같이 킴치 밑에 부연설명으로 절인 양배추라고 쓰여있습니다.
반가우니까 반통 넣습니다.
끓일 때 나는 김치냄새가 혹시나 나중에 돌아올 룸메이트에게 역하게 느껴질까봐 창문을 열고 환기하며 요리합니다.
방 안이 부대찌개 먹기 좋은 온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햄과 소세지도 넣어줍니다. 콩도 더 넣어봤습니다.
본래 부대찌개란 한국전쟁 후 미군기지에서 흘러나온 햄과 소세지를 좀 더 푸짐하게 먹기 위해 생겨난 음식 문화라고 합니다마는
그 부대찌개를 미국인이 좋아하고, 그 사진을 미국에 있는 한국인이 보고,
다시 부대찌개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 세상의 인과란 돌고 도는구나 싶어 묘한 기분이 듭니다.
치킨라면 사리도 넣고 뚜껑 닫아놓고 기다립니다.
기다리는 동안 콩 통조림을 먹습니다.
이게 의외로 입에 잘 맞아서 계속 들어갑니다. 다음에 몇 캔 더 사와서 데워 먹어도 맛있을 것 같습니다.
잘 끓여졌습니다
냄비 하나에 자작하게 끓여서 두 그릇 분량이 나왔습니다.
한그릇은 오늘 먹고 남은건 내일 먹으려고 넣어놨습니다.
국물맛이 조금 걱정됐지만 라면스푸 두 종류와 와인을 넣었던게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얼큰시원하면서도 조금 달짝지근한게 와인을 많이넣은게 오히려 득이 된 모양입니다.
잘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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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니까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를 얹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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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평소에는 귀찮기도 하고 바쁘기도 해서 적극적으로 요리하진 않지만 오늘은 부대찌개가 너무 먹고싶은 맘이 더 컸었네요. 역시 사람은 맹목적으로 원할때만 부지런해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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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찌개에는 원래 고추장을 안넣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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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이 이상해졌습니다. 하지만 곧장 마음을 다잡습니다. 색깔은 타인을 판단할 잣대가 되지 않으니까요. 크으 훌륭한 말에 감동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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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애들이 김치냄새를 심각하게 여길정도로 싫어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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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니까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를 얹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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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 마요네즈를 얹어먹는 러시아사람들에게 감명받아서 라면에 크림치즈를 올려먹어본 적이 있어요 결과는.. ㅎㅎ! | 17.11.12 16: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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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올려먹어봤는데, 진짜 맛있던데요 ㅎㅎ | 17.11.14 16: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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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평소에는 귀찮기도 하고 바쁘기도 해서 적극적으로 요리하진 않지만 오늘은 부대찌개가 너무 먹고싶은 맘이 더 컸었네요. 역시 사람은 맹목적으로 원할때만 부지런해지나 봅니다 | 17.11.12 16: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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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번주들어 날씨가 너무 쌀쌀해져서 이런날씨에 닭칼국수가 너무 먹고싶길래 면을 사려니 늦었고 면을 반죽하려니 너무 오래걸리고 해서 냉장고에 있는 닭고기(닭고기는 있?), 양파,감자 넣고 소금이랑 피쉬소스로 간을 내고.. 페투치니 면을 넣어서 치킨누들수프에 가까운 닭칼국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ㅠㅠ | 17.11.12 16: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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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가루도 후추도 전부 기숙사에 있었는데 라면스프 넣지 말고 그걸 넣을걸 그랬네요! | 17.11.15 08: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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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H
외국애들이 김치냄새를 심각하게 여길정도로 싫어하더군요 | 17.11.15 02: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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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물어봤는데 다행이 별 냄새는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환기가 잘 됐었나봐요. | 17.11.15 08:42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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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7.11.15 08: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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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필리에서 졸업하신 분들이 많아서 놀랐어요! | 17.11.15 08: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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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놀랬습니다 ㅎㅎ 지금은 어디에서 거주하시나요? 제가 거주할때는 city ave쪽에서 지냈습니다. | 17.11.15 18: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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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는 인종이 워낙에 다양해서 음식종류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부럽네요~ 그렇다고 필리가 인종이 다양하지 않다는건 아니지만, 제 기숙사 근처엔 스시집밖에 없어요 힝힝ㅍ | 17.11.15 08: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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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마트 비싸요. | 17.11.14 19:4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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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아씨. | 17.11.15 13: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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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찌개에는 원래 고추장을 안넣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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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용.. 햄 소세지 김치 고추장 = 부대찌개 라고 철떡같이 믿고있었는데 고추장이 안들어가는 음식이었군요.. 지식이 늘었습니다. 뭐 맛있었음 됐죠! | 17.11.15 08: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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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이 이상해졌습니다. 하지만 곧장 마음을 다잡습니다. 색깔은 타인을 판단할 잣대가 되지 않으니까요. 크으 훌륭한 말에 감동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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