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만들어 본 3분짜리 제작 영상입니다. 동영상 만드는건 그냥 찍기만 하는거랑 차원이 다르네요 ㅎㄷㄷ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에 대해서 공포를 갖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곤 하지요.
과거에는 종교를 통한 믿음으로 그러한 공포를 극복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과학과 이성이 해설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신앙과 과학적 설명이 충돌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합니다.
그 중의 하나가 '인류의 기원은 어디서 왔느냐'인데, 진화론이 이미 굳어진 지금까지도
사람의 출발은 뭔가 다른 게 있어야 한다는 소망 때문인지 신이 인류를 창조했다는 주장 역시 꾸준히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창조설이라는 단어가 워낙 고리타분한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요즘은 아예 과학적 '분위기'가 나는 창조과학이나 지적설계론이라는 단어를 쓰지요.
미국에서는 지적설계론을 믿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보니 (참고로 천사의 존재를 믿는 성인 비율이 1위인 나라가 미국)
아예 학교 교과과정에서 지적설계론을 정식으로 가르치라는 요구도 빗발치곤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반발한 어떤 물리학자가 "사람들이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학교에서 뭔가를 가르쳐야 한다면,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같은 허황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말이냐!"라고 주장한 것이 위대한 역사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 때부터 하늘을 나는 스파게티 괴물 (Flying Spaghetti Monster, 줄여서 FSM)을 믿는 사람들이 폭증하기 시작한 거지요.
FSM님을 영접하기 위한 준비를 해 봅시다.
스파게티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FSM은 커다란 미트볼 두 개에 수많은 면발을 휘날리는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따라서, 미트볼을 만들기 위해 고기를 갈아줍니다.
고기 가는 기계는 의외로 저렴하면서 고기 부위를 마음대로 골라 넣어서 갈 수 있기 때문에 요리 좀 하는 사람들은 많이 사용합니다.
수동 기계의 경우에는 3~4만원 정도면 살 수 있고, 전동 기계도 10만원 안팎이지요.
제 경우에는 반죽기 악세사리로 나온 것을 사용하고 있지만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반반씩 섞어서 갈아줍니다.
한 번만 갈면 오른쪽에 보이는 것처럼 입자가 살짝 거칠고 고기가 잘 안 섞일 수 있으니
다 갈고나서 한번 더 갈아주면 왼쪽처럼 골고루 섞이며 곱게 갈아집니다.
간 고기에 빵가루, 달걀, 파마산 치즈, 우유를 넣고 섞어줍니다.
어찌 보면 미트로프(http://blog.naver.com/40075km/220957075800)와도 좀 비슷한 조합이네요.
물기가 생겨서 미트볼 만들기에는 너무 질척해지는 요소인 양파는 빠졌지만요.
찰기가 생길때까지 치대며 잘 반죽합니다.
시판되는 미트볼과 맛의 차이가 나는 이유가 이런데서 비롯되는데,
인스턴트 미트볼은 단가를 줄이기 위해 고기와 달걀을 잘 치대는 대신 젤라틴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미트볼이라면 여기서 끝내도 되지만, 이탈리안 미트볼을 만들기 위해서는 추가로 넣어줄 것이 있습니다.
신선한 파슬리 잎을 잘게 잘라서 듬뿍 넣고 이탈리안 시즈닝을 팍팍 뿌려줍니다.
이탈리안 시즈닝은 이탈리아 요리 만들 때 주로 들어가는 허브들을 모아서 만드는데,
보통은 오레가노, 마조람, 타임, 바질, 로즈마리, 세이지같은 허브들이 들어갑니다.
워낙에 허브가 많이 들어가는지라 이탈리안 미트볼은 미트볼만 먹으면 향이 너무 강한 느낌도 납니다.
그런데 토마토 소스와 섞이면 효과가 엄청나지요.
잘 섞은 고기 반죽을 아기 주먹만한 크기로 둥글게 모양 잡습니다.
조리하면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감안해서 좀 넉넉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먹은 미트볼 스파게티는 항상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크더군요.
스파게티에 미트볼 딱 두 개 올려서 나오는데 어지간한 미트볼 여덟 개나 아홉 개 분량은 됩니다.
어쩌면 FSM의 모습에 영향을 받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그렇게 많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미트볼을 곧바로 소스에 담가서 익히면 질퍽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한 번 구워야 합니다.
올리브 오일을 두른 팬에 마늘을 볶다가 미트볼을 넣고 굴려가며 구워줍니다.
허브가 잔뜩 든 고기경단이 마늘 오일에 튀겨지면서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나기 시작합니다.
스파게티는... 다 아시다시피 세몰리나 밀가루 110그램에 달걀 한 개 넣고 반죽해서 뽑아주면 됩니다.
이것 역시 반죽기 액세서리로 뽑아내는 물건이지요.
여섯 가지 파스타를 만들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중에서 스파게티가 제일 마음에 듭니다.
시판용 제품이 따라오기 힘든 맛이랄까요. 대충 조리해도 어김없이 알덴테로 익어주는데다가 식감이 굉장히 좋습니다.
반면에 숏파스타, 특히 스몰 마카로니는 오히려 사 먹는게 더 나은 듯.
스파게티가 물에 끓는 동안 미트볼에 토마토 소스를 부어넣고 익힙니다.
마트에 갔는데 토마토 상태가 별로인지라 오늘은 그냥 통조림을 사용합니다.
통조림이라고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소스용 토마토의 최고봉인 산 마르자노 토마토를 통채로 넣어서 만든 것인지라
어떤 면에서는 신선한 토마토로 만든 소스보다 나은 점도 있습니다.
얼추 소스가 배어들면 바질을 듬뿍 뿌리고 발사믹 식초를 한 번 뿌립니다.
마지막으로 스파게티 면을 붓고 소스에 잘 섞어줍니다.
접시에 스파게티와 미트볼을 담아내고 마지막으로 파마산 치즈를 갈아서 뿌리면
이탈리아식으로 허브가 듬뿍 들어간 미트볼 스파게티 완성입니다.
개인적으로 미트볼을 좋아해서 서브웨이 미트볼 샌드위치도 자주 먹고, 이케아 가면 항상 미트볼 곱배기로 시켜먹기도 합니다만
역시 면발에 휘감긴 미트볼이 토마토 소스와 어우러지며 내는 맛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토마토 소스의 산미와 미트볼의 허브가 어우러지며 단단한 미트볼 표면을 씹고 들어가면 육즙이 흘러나오는데
여기에 갓 뽑아낸 고소한 파스타를 함께 먹고 있노라면 신성한 스파게티 면발들이 천국으로 인도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FSM 자체가 기존의 종교들이 보여주는 권위나 편협함에 대한 반발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파스타파리안(FSM 신도)들은 자신이 스파게티 괴물을 믿는 이유에 대해 탈권위주의, 가벼운 느낌의 종교, "왠만하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8개의 교리가 보여주는 포용력 등을 언급합니다.
하지만 그런 거창한 이유를 구구절절히 들지 않더라도, 미트볼 스파게티는 맛있다는 진리 하나만으로도 기도를 올릴만한 가치는 충분한 것 아닐까요.
라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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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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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이팬이 무쇠팬이라 그렇게 보이는 거 아닐까요. 아님 셔터 스피드 때문일지도. 동영상으로 보시면 투명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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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어디서 미군에서 군번줄 종교 표시에 FSM를 넣을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놀란적이 있었습니다.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커다란 고기덩이와 스파게티,토마토 소스로 행복을 얻는 종교라면 군번줄에 세겨보는것도 좋겠다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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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외쳐요 라-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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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미트볼을 튀기는 사진에서 기름이 좀 까맣게 보이는데 사진의 문제 인가요? 아님 뭔가 첨가되서 색이 난건가요 | 17.04.22 03: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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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이팬이 무쇠팬이라 그렇게 보이는 거 아닐까요. 아님 셔터 스피드 때문일지도. 동영상으로 보시면 투명합니당. | 17.04.22 03: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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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은 유튜브에서 동영상 만들때 쓰라고 공짜로 퍼갈 수 있게 만들어놓은 라이브러리가 있더라구요 ㅎㅎ 예전에 어떤분이 폰트 하나 잘못썼다가 저작권 소송 걸려서 돈 날린 거 본 후로는 조심하게 됩니다. ㅎㄷㄷ... | 17.04.22 04: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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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모바일에선 해상도 선택해야 재생되는데 크롬은 자동재생되네요. 유튭은 안 이런데 네이버에서 긁어왔더니만... | 17.04.22 04: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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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재생 멈추는 옵션을 못 찾아서 걍 동영상을 맨 위로 올렸습니당 ㅠ_ㅠ | 17.04.22 05: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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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어디서 미군에서 군번줄 종교 표시에 FSM를 넣을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놀란적이 있었습니다.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커다란 고기덩이와 스파게티,토마토 소스로 행복을 얻는 종교라면 군번줄에 세겨보는것도 좋겠다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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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짭니다. 대충 구글 쳐보시면 경험담 나와요. | 17.04.24 10: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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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곤란하다 조금만기다려달라
저도 제목 보자마자 이 생각 | 17.04.25 11: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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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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