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학 셰프의 ‘레스쁘아 뒤 이부’.
두 번째 방문입니다.
멋진 차양과 테라스 구조가 언제나 인상적인 곳.
정통 프랑스 요리를 하는 비스트로에 딱 걸맞는 컨셉.
혼찐 착석.
바게트 및 양념 세팅
트러플 올리브오일, 푸아그라 파테, 앤쵸비 파타나드
여전히 강렬한 맛.
글라스 와인 (28,000원)
프랑스 등 서유럽을 여행 다녀온 친척이나 다른 분들의 후기를 들어보면 심심찮게 언급되는 것이 바로 음식의 짠맛인데,
이해가 좀 힘들 수도 있겠지만 재료의 단백질 등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맛을
표면으로 확 끌어올리기 위해 그런 식으로 조리를 하는거라 합니다.
그러니까 한 두 입 먹고 금방 적응돼 사그라드는게 아니라 맛과 향을 강렬하게 해서 포크 내려놓을 때까지
입안에서 휘몰아치게 만든다는게 요지인데, 파인 다이닝같은 경우 아마 드물겠지만
이런 비스트로와 같이 전통, 정통 등의 원형에 접근한 음식을 내는 곳들은 여전히 이런 짠 맛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셰프가 외국인일 경우 더욱 그런 경향이 있다는 것 같기도 하고요.
여튼 이 날 바로 옆 테이블에서도 음식 염도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첫 방문 당시 맥주를 뚫고 올라오는 염도와 야생적인 향을 상당히 이질적이라 느껴 적응하기가 꽤 힘들었는데,
그 동안 먹은게 있어서 그런지 그 때보다 장벽이 낮다는 느낌이기도 했지만
와인과 함께 먹으니 아... 이게 있어야 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와인 자체가 밀도가 있는 주류라 짠 기운을 상쇄하기도 하고, 글라스 와인 최저 가격대가 비싼 편이긴 하지만
그만큼 맛과 향이 좋아 음식과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앞서 말한대로 음식 맛이 강하다보니 와인에 가려져 묻힌다거나 하는 일도 없구요. 여긴 그냥 와인 시키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디너 코스는 3가지 코스로 나뉘어 있고 단품으로도 주문이 가능합니다.
가장 비싼 120,000원 코스는 2인 이상부터 가능해서 이 날 고른건 중간 가격인 100,000원 코스.
코스 안에 선택지가 또 있어 원하는 음식으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바게트와 그뤼에르, 에멘탈 치즈로 그라탕한
셰리와인과 브랜디 향의 양파 수프
이곳의 시그니쳐로 자리잡은 양파 수프.
농도깊은 진한 들큰한 맛에 파슬리 향과 녹은 치즈의 고소함이 살짝 따라옵니다.
충분히 맛있었지만 개인적으론 감칠맛이 좀 더 두꺼웠으면 더 좋았을 듯?
아부르가 캐비어를 얹은 수란, 치커리, 당근피클,
라르동, 프로슈토 칩을 얹은 리옹식 전통 샐러드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너무 맛있게 먹은 샐러드.
수란을 터뜨려 비빈 샐러드에 노른자의 신선한 담백함과 산미가 조화롭게 묻어나옵니다.
같이 나온 라르동과 프로슈토 칩 또한 짭짤하게 포인트를 잘 주고 있구요.
이거야 말로 와인 안주라는 느낌. 아주 좋았습니다 ㅎㅎ
푸아그라로 콩피한 메추리, 푸아그라, 소테한 시금치와 골드레이진
개인적으로 메추리를 식감은 좋지만 맛이 조금 옅은 음식이라 생각해
막 선호하고 그러지는 않는데 이거는 참 괜찮더군요.
간간하게 간이 돼있고 부족할 수 있는 담백함을 푸아그라의 녹진함이 충분히 보충하고 있는데다
시금치의 풍미, 강한 디종 머스타드 소스 또한 적절하게 어우러지니
몇 입 먹고 맛있다는 생각이 팍 스쳐지나갔습니다. 조리상태도 좋았고요.
지난 방문 때 굉장히 짜다고 생각했던 디종 머스타드가 오히려 이번엔 딱 적당하다는 인상이라
와인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느낄 수 있었는데,
그 때는 샤퀴테리고 이거는 메추리라 요리가 다른 점은 감안해야겠지만
확실히 와인이 있으니 밸런스가 맞춰진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맛있게 잘 즐겼네요.
싹싹 발라먹으라~
메인
올리브 오일에 천천히 마리네이드한 양갈비, 버섯 까슐레, 파슬리 페스토, 겨자씨
까슐레가 버섯보다는 작두콩의 담백한 이미지가 지배적으로 더 강했는데,
간이 조금만 더 됐으면 균형적으로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근데 뭐 사소한 거라 이 정도로도 충분히 좋았고...
양갈비의 익힘, 이국적인 향 모두 기준치만큼 마음에 들었던 요리.
호밀빵 하나 나와주시고
디저트 타임
커피
쿠키, 초콜릿
바바 오 럼
생크림을 얹은 폭신폭신한 빵 밑에 즉석으로 럼주를 부은 디저트.
초반에 알코올이 느껴지지만 적응하고 나면 럼주의 은은한 향이 빵에 촉촉하게 배어들어
달콤한 생크림과 함께 기분좋은 맛을 자아냅니다.
술이라 그런지 따끈한 것 같기도 하고 ㅎㅎ...
마지막까지 굳굳.
식사 종료.
아주 기분 좋게 나갔습니다.
첫 방문 때 느꼈던 인상이 완전히 뒤바뀌었네요.
여기도 은근 미쉐린 후보로 자주 언급되던 곳이라
결과적으로 가이드에 등재만 되고 별은 불발돼서 아쉬움을 표한 사람이 상당히 많았는데,
저도 두 번째에 와서야 느낀거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별을 획득한 다른 프렌치 레스토랑들과 비교해봐도 충분히 같은 선상에 위치할 정도는 된다고 봐서
비스트로에 전통 프렌치라는 점 때문에 저평가를 받게 된건지, 아쉽다는 생각이 좀 듭니다.
여튼 입문벽이 좀 있긴 하지만 충실하게 맛있는 요리를 한다는 의지가 느껴져서
다음번에는 꼭 고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
만족스럽게 잘 먹은 프렌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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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 17.03.23 14: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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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독 완료 ㅎ | 17.04.03 18: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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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면에서 고전적인 느낌이 강해 호불호가 아주 극명한 편이죠 ㅎㅎ | 17.03.23 16: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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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인걸 좋아하는데도말이죠 ㅠㅠ | 17.03.23 17: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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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테, 테린을 좋아해서 샤퀴테리를 선택할 수 있는 런치도 매력적이라 생각하지만 개인적인 만족도는 디너가 더 컸던것 같습니다 ㅎㅎ | 17.03.24 01:40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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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로의 어원이 어떻게 되는진 모르겠지만 요즘은 선술집이라는 뜻으로 이탈리안 비스트로, 프렌치 비스트로 요런식으로 붙여서 쓰더군요 프랑스 음식 입에 맞기만 하면 참 괜찮은 음식입니다 ㅎㅎ | 17.03.27 01:1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