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부족하나마 꿈에 그리던 방을 완성한 기념으로 한번 글을 올려 보려고 합니다.
이게 15년도에 마지막으로 올렸던 방 사진입니다. 보기만 해도 뭔가 침침하네요.
지은지 몇십년이나 지났는지 알수없을 단독주택이었는데 올해 이 집의 마당을 통과하는 소방도로가 날 예정이라고 해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아직 독립할 계획은 없어서 부모님과 저와 은행의 도원결의 후에 신축빌라를 하나 분양받았습니다.
이건 이사온 집의 거실 사진입니다. 집에 물건 쌓이는 것을 못 보시는 아버지의 성격 탓에 휑- 합니다. (이사온지 사실 2주밖에 안되었습니다.)
정면에 보이는 두 개의 문 중 오른쪽이 저의 방입니다. 지극히 평범한 입구로군요.
사실 이런식으로 차원문을 만들고, 들어갈때마다 점프하며 입장하고 싶었는데 시간과 예산이 부족해서 이번 집에서는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엉엉.
차원문은 아니지만 살며시 그 입구를 열면... 평범하죠.
방문을 열면 정면에 보이는 광경. 인체공학적 설계를 바탕으로 방 입구에서 모니터가 절대 보이지 않는 구조입니다.
언제나 안전한 야구 동영상 감상을!
아, 참고로 저는 태어나서 한번도 야구 동영상을 본 적이 없습니다.
책장 위에는 스타워즈 프리퀄 시리즈의 주인공이자 우리 모두의 아버지, 아나킨 경이 에피소드 6에서 타시던 자가용 SSD의 레고 UCS 버전이.
그리고 나노블럭으로 대충 구성해둔 스토미 군단과 아버지의 모습이 보입니다.
물론 짐작하시겠지만 SSD는 이미테이션입니다. 저도 정품이 갖고 싶었지만 저분의 몸값은 몹시 비싸시며 현실은 가혹하고 저의 통장은 비루하였으니...
이미테이션이라 할지라도 길이가 1.2미터에 달하는 크고 아름다운 분인지라 6살 조카의 손이 닿지 않는 책장 최상층으로 보내드렸습니다.
눈에 잘 안띈다는 부작용은 어찌할수가 없네요. 방에 앉아있으면 밑면만 보입니다 ㅠ
붙박이장이 설치될 예정이었다가 저의 반대로 행거로 대신하게 된 저의 옷장.
어릴적엔 정장입고 서류가방 들고 출근하는게 이상향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정장을 유니폼처럼 입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프리랜서이고, 오늘은 휴일이라 이렇게 사진을 올리고 있네요.
오히려 주변에 회사 다니는 친구들은 정장보다 편하게 입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평상복은... 남자는 상의 다섯벌, 바지 세벌이면 됩니다.
...사실 집에 들어오면 잘 나가지 않습니다.
창 맞은편의 책장입니다. 이사오기 전엔 두겹으로 쌓아뒀던 책을 드디어 한겹으로 펼쳐놓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런 까닭에 침대에 누우면 눈앞에 들어오는 건 책의 폭포...
책장 #1.
폴 오스터와 초한지/삼국지, 슬램덩크와 스티븐 킹.
#2. 김영하, 박민규, 네크로맨서 이영도 선생님의 전집 올스타. 올 여름 호라이즌 시리즈가 하나 출간될 예정이죠.
#3. 대망, 강철, 퇴마록, 얼불노, 아서 클라크 등의 SF와 해외 문학작품들.
#4. 러브크래프트, 어슐러 르 귄, 밀레니엄 시리즈, 김훈, 하루키, 기타 천체물리 관련 서적들.
보시다시피 주로 보는 책은 대부분 소설이고 양념처럼 물리학 서적을 읽고 있습니다.
이해는 되지 않아도 재미는 있습니다. 뭔소린지...
#5. WOW, 스타크래프트 관련 서적들과 은영전, 파운데이션 시리즈, 필립 K 딕 전집,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 시리즈.
예전에 백수였을땐 책을 사놓고 밀린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밀린책이 쫌 있네요. 방에 있는 책들의 10% 정도?
그래도 읽고 싶은 책을 어지간한건 다 사둬서 지금 방에 들어오면 제가 읽고 싶은 책만 모여있는 서점 코너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알쓸신잡에서 김영하 작가님이 책은 사놓은 것들 중에서 읽는거다 라는 명언을 남기셨다고 하더라구요.
좋은 방패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영하 작가님. 참고로 작가님의 소설은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읽었습니다.
#6. 싼맛에 사는 올재 클래식스 시리즈와 김철곤 작가님의 판타지 소설들, 이청준 작가님의 전집과 최인훈 작가님의 책들 약간.
그리고 열린책들 30주년 대표작가 12인 세트. 폴 오스터님의 뉴욕3부작이 껴있어서 지를 수밖에 없었던 마법의 물건입니다.
사진찍으며 대충 세어보니 1,100권 정도 되네요. 으음...
이쪽은 침대 머리맡, 출입문 왼쪽입니다. 게임룸이군요.
전에는 듀얼 모니터를 연결해서 한쪽은 루리웹, 한쪽은 플스용으로 썼는데 방이 좁아서 43인치 TV를 놓는걸로 하고 모니터를 정리해고 했습니다.
43인치 TV인데 방이 좁다보니 체감으론 그 이상의 효과가 있습니다.
TV위를 장식하고 계신 한 솔로 형님의 자가용 밀팔 레고 시리즈. 3자매군요.
큰 밀팔, 중간 밀팔, 작은 밀팔 중 큰 분만은 역시 이미테이션입니다. 만드는 데 1박 2일, 순수하게 21시간 걸렸습니다. 잘때 손가락도 쓰리고...
선반 판은 주문제작 하였습니다. 벽에 고정하는 찬넬 선반대는 아버지와 함께 직접 시공...
컴퓨터 모니터 위를 든든히 지켜주시는 제 방의 수호자 1번, 츄 선생님.
이 액자가 배송되어 왔을 때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인상깊었네요.
"방에 왠 고릴라 사진을 걸려고 한다니?"
TV 밑에는 게임 및 기타 남은 책들 수납용 주문제작 선반입니다. 밀판 받침 선반과 묶어서 주문제작했습니다.
콘솔을 넣을 칸을 고심하여 제작했는데 발열이 해결되지 않아 플레이하는 기기는 위로 빼야 합니다. 흑흑...
콘솔 왼쪽 하루키님의 빵가게 재습격과 폴 오스터님의 내면 보고서는 요즘 읽고 있는 책입니다. 역시 에세이는 제 취향이 아니네요.
빌라라서 조망을 걱정했는데 이쪽 방향으로 높은 건물이 들어설 일은 없을테니 안심입니다.
이 지역에서 나름 명문에 속하는 B여고 운동장과 테니스장이 보이는군요. 같은 재단인 B 여중과 같이 있는 학교입니다...
2명이면 한 대의 전차를 상대 가능하다는 여고생들로부터 저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 블라인드를 내려보면
Praise the Sun!!!
이녀석도 주문제작한 블라인드입니다. 이미지는 구글산, 모델은 당연히 망자이시고 다크소울 3의 로스릭 성이죠.
물론 강력한 여고생들로부터 저의 생활을 보호하는 역할도 있지만 가장 우선적인 용도는 오늘처럼 쉬는 날 낮에도 게임환경을 보장하기 위해서...
그리고 직사광선이 아니더라도 태양광이 비치면 책 표지가 바랠 위험이 있으니 당연히 필요한 안전장치입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저의 위시리스트를 하나 마음속으로 지워봅니다. 데헷.
제 방 소개도 했으니 TV가 오늘도 이상이 없는지 한번 켜봅니다. 오, 몬스터 헌터 월드가 방송중이군요.
이제 겨우 헌터랭크 8인 몬린이, 라이트보우건 헌터 점순이가 안냐자프 세트를 갖춰입고 백구와 함께 출격 준비중입니다.
보셨습니까? 몬린이 헌터를 자랑하려고 켠 김에 흉폭하기 이를데 없다는 레이기에나를 한마리 잡아버렸습니다.
제가 이렇게 무서운 사람입니다.
음... 간만에 글을 쓰려니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루리웹의 모든 지박령 여러분,
그럼, 보잘것 없는 글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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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깔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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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완전 깔끔하네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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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이렇게 무서운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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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예 소장품을 지키기 위해 조카들은 전부 어머니 집으로 보내죠. 어린 조카들이 수십에서 수백하는 한정판을 부셔도 물어내라 할 길이 없으니...대신 용돈과 먹을것으로 좋은 삼촌 이미지를 쌓고있는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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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깔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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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살던 곳이 꼬질꼬질해서 이래저래 신경 써 봤습니다. 앞으로 쭉 이 상태가 유지되었으면 좋겠네요! | 18.03.23 09: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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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완전 깔끔하네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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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모님의 취향(?) 이신것 같습니다 ㅎㅎ 사실 제 방문에도 스타워즈 포스터를 붙이려고 했는데 심한 반대에 못이겨 그만... | 18.03.23 09: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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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예 소장품을 지키기 위해 조카들은 전부 어머니 집으로 보내죠. 어린 조카들이 수십에서 수백하는 한정판을 부셔도 물어내라 할 길이 없으니...대신 용돈과 먹을것으로 좋은 삼촌 이미지를 쌓고있는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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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을 했으면 저도 그럴 수 있겠는데 그건 좀 아쉽네요. 제가 알아서 지켜내야죠 ㅠ | 18.03.23 09: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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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이죠! 전 에드윈 피셔 중장님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여자는 남자를 배신하기 위해 태어난 동물이다 라는 명언을 남기신 철학자 오스카 폰 로이엔탈님도 좋아합니다! 최후가 멋있죠~ | 18.03.23 09: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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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올때마다 사서 모으긴 하는데 읽은건 몇권 없네요. 그래도 대충 훑어보면 좋은 책들 골라서 출판해준다는 느낌이 팍팍 옵니다. 언젠가는 다 읽어야죠. 언젠가는... | 18.03.23 09: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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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그렇죠 근데 또 싼맛이 있고 매번 한정판이기에 사게 되죠ㅎㅎㅎ | 18.03.23 18: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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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이렇게 무서운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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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ㅎㅎ 어제 리오레우스까지 잡고 잤습니다. 오늘은 출근이니 퇴근후에 또 달려서 더 무서운 헌터가 되어보겠습니다! | 18.03.23 09: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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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페인 영문판 정발되던날 게임만 먼저 사두러 플스샵 갔다가 비예약자용 10개 들어왔는데 두개 남았다는 이야길 듣고 그자리에서 충동구매해버렸습니다 ㅎㅎ 후회는 없네요. | 18.03.24 10: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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