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청소하면서 서랍 구석구석까지 갈아엎다보니
가족들이 예전에 쓰던 피처폰들이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다 제 방에 보관하고 있었나봅니다.
제가 썼던 LG-KP4400 (좌), 에나멜폰 (우)입니다.
LG-KP4400가 중학교 들어갈 때 산 첫폰인데, 희한한 일이 있었던 놈입니다.
쪼그만게 귀엽다고 샀는데 험하게 다루기도 했지만
슬라이드 구조 때문에 회로 접촉이 불안정했나, 여닫을 때마다 화면이 삐걱대는 등 조금씩 맛이 갈 기미가 보이더니
3학년 수련회에서 마대자루에 폰을 수거했다가 끝나고 도로 받으니 전원이 안들어왔습니다.
바로 에나멜폰으로 바꾸고 저 폰은 그냥 서랍 구석에 박아뒀었는데...
고등학교 들어가서 2학년인가 3학년인가 아침에 갑자기 부활해서 모닝콜이 울리더라고요. =_=;;;
베게 옆이 아니라 책상 깊숙한 안쪽에서 울리는 익숙한 소리에 깨고나서, 좀 무서웠습니다...
부활한 건 그렇다쳐도 배터리는 어떻게 방전 안되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에나멜폰은 그라데이션 디자인이 이쁘다고 좋아서 산 것 같습니다.
화면도 (상대적으로) 크고 망가지는 일 없이 잘 썼습니다.
수능 끝나고 대학에 들어가면서 스마트폰으로 바꿨는데
요즘 폰으로 인터넷을 신나게 보다보면, 고등학교 때 피처폰을 써서 참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리듬스테이지였던가, 버튼 눌러 리듬게임 하는 맛이 꽤 좋았는데
모종의 사고로 한번 초기화되면서 테일즈위버랑 같이 날아가버린게 아직도 아쉽네요.. ㅠㅜ
깔려있었으면 지금도 할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머니폰들
다채롭게 쓰셨습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칸나의 노예 폰줄은 닳고 닳을 때까지 달고 다니셨습니다.
던파 이벤트였을지, 게임잡지 부록이라도 됐던 건지....
그냥 캐릭터가 귀엽다고 좋아하셨던 것 같네요.
가장 작은 싸이온폰(우)은 녹색액정이었나, 컬러액정이었나 모르겠네요.
아마 어머니가 쓰신 마지막 피처폰입니다.
스마트폰 직전 시기였나 터치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태양열로 충전된다는 희한한 기믹도 있었는데, 충전은 개뿔도 안된다고 불평하시던 기억이 납니다.
저 곰돌이는 이제 보니 캡틴아메리카네요. 옛날에는 몰랐습니다.
아버지폰(좌), 동생폰(우)
아버지폰은 초콜릿폰인가로 불렸던 것 같은데 참 오래 쓰셨습니다.
한번 잃어버리고 똑같은 걸 다시 사시더라고요.
빌려서 고스톱게임 하던 맛이 있었는데, 최고판까지 레벨을 올려놨더니 잃어버리셨습니다...
동생폰은 화면을 닫으면 겉화면에 다채로운 패턴이 떴던 것 같습니다.
그런 폰이 몇종류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신선하네요.
저희 집 처음 폰은 아버지의 녹색액정 폰이었는데 재활용 때 회수시켜버린 게 아쉽습니다.
뭐 준 것도 없었거든요. 계속 테트리스나 할 걸 그랬습니다.
그 후로 재활용이니 뭐니 없이 피처폰을 차곡차곡 쌓은 것 같습니다.
액정을 연 다음 디카처럼 옆 90도 회전이 됐던 폰도 기억나는데 발굴된 건 이게 전부네요.
지금은 컴퓨터 못지않게 인터넷이 촥촥 돌아가는 스마트폰을 쓰다보니
분명 옛날 잘 쓰던 폰들인데도 이걸 어떻게 썼나 신기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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