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를 타고 군마현 경제의 중심지 다카사키에 도착했습니다.
개찰구를 나오니 다카사키의 상징인 달마가 반겨주네요.
일본 전국에 널리 퍼져있는 달마 인형은 필승, 합격, 번창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지는데 전국 생산량의 80%가 다카사키에서 제작됩니다.
이번에는 만자온천이라는 겨울철 극악의 지방(?)을 찾아가는 관계로 스노우 타이어+사륜 구동으로 빌렸는데 렌탈비가 1.8배로 뛰더군요;
다카사키역 인근에서 렌트카를 빌린 후 먼저 동굴 관음과 토쿠메이엔(MAPCODE : 94 193 178*11)을 보러 향합니다.
참고로 다카사키역으로 온 이유는 군마현의 현청 소재지는 마에바시지만 신칸센은 지리적인 이유로 인해 다카사키에만 정차해서에요.
동굴 관음과 토쿠메이엔(공식 홈페이지 링크)은 하나의 일반재단법인에서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800엔의 입장료를 지불하면 2곳을 모두 방문할 수 있는데 매표소를 기준으로 좌측의 터널 입구가 동굴 관음, 우측이 토쿠메이엔이에요.
입장 순서는 U자 형태의 터널인 동굴 관음을 구경하고 매표소로 되돌아온 후에 토쿠메이엔을 방문하시면 되요.
동굴 안으로 들어서면 등불 형태의 조명으로 밝혀지는 어두운 콘크리트 터널이 반겨줍니다.
터널 중간중간에 석불이 놓여진 작은 공간이 만들어져서 이를 구경하면서 걸어가게 되요.
이런 형태로 백의 관음, 용도 관음, 여의륜 관음 등 총 39체의 석불이 동굴 전체에 모셔져 있습니다.
동굴 내부에는 별도의 안내원이 없기때문인지 철조망으로 둘러쳐져 있어서 자세히 들여다보기가 힘들군요.
200여미터의 콘크리트 터널 구간을 통과하면 사람이 파낸한듯한 암벽 구간에 들어서게 됩니다.
몇몇 조각 공간이 꾸며져 있는데 가장 압권은 사진의 폭포 관음이에요.
가장 안쪽 편에는 하얀 돌을 이용해 폭포를 형상해놓았고 돌로 꾸며진 계곡을 따라 관음상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동굴과 내부의 조각품들 전부가 오직 수작업으로만 만들어졌다는 점이에요!
전국에 지점을 둔 고급 포목상이었던 야마다 토쿠조(山田徳蔵)씨가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영장을 만들자는 일념으로
1919년부터 타계하기까지의 45년간 전 재산을 쏟아부어 곡괭이와 삽을 이용해서 공사를 진행했다고 하니 대단하신 분이시네요.
비록 원래 목표의 절반 정도인 400여 미터에서 중단되버려서 작업용 통로가 그대로 출입구가 되었지만 이 정도만 해도 엄청난 규모죠.
모든 보살의 기본형이라는 성관음(별칭은 관음보살)이 모셔진 명상전이라는 공간입니다.
관음상의 앞으로 하얗게 빛나는 연못을 형상화해놓은 것같아서 신비로운 분위기에요.
가장 깊숙한 곳에는 작업이 중단됐던 지점이 보입니다.
암벽이 워낙 단단해서 하루종일 작업하면 사용했던 공구는 전부 버려야 할 정도였다는군요.
그분의 꿈은 여기서 멈추게 되었지만 그분의 소망대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다카사키의 명소중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네요.
터널을 따라 밖으로 나오면 한켠에 창시자 야마다 토쿠조씨의 무덤이 보입니다.
자손에게 대부분의 유산을 물려주는 부호들과는 다르게 세상을 위해 전재산을 바친 그의 신념과 각오는 추앙받을만 합니다.
다음은 토쿠메이엔을 방문해봅니다.
이 정원은 동굴 관음과 동시에 조성되었는데 당초에는 본인만을 위한 저택으로 지어져서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저택 방문이 가능하며 이후에는 그의 사위가 세운 기념관이 조성되어졌고, 정원의 규모도 계속해서 확장중이라고 하네요.
토쿠메이엔은 북관동 지방 제일의 명원으로 평가받는 곳으로 규모는 2만평에 달합니다.
가장 매력이 떨어지는 겨울에 방문해서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쉽군요.
정원은 일본 전통의 회유식 정원으로 바위와 연못을 중심으로 꾸며져 있는데 추위때문에 연못이 얼어붙었군요;
연못의 한켠에는 웃고 있는 염라대왕과 도깨비의 석상이 보입니다.
무시무시한 염라대왕이 웃고 있는 모습이 묘하더군요;
이런 석상 이외에도 토쿠메이엔은 개인 정원이라서 그런지 일반적인 정원에서는 볼 수 없는 묘한(?) 조형물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습니다.
거북을 살려준 답례로 용궁을 방문하고 돌아가니 긴 세월이 흘러버렸다는 옛날 이야기에 등장하는 우라시마 타로의 석상도 보이네요.
원래는 잉어들이 노늬는 연못인데...얼어버려서 분위기가 살지 않습니다;
한켠에 위치한 이끼 정원입니다.
겨울이라 볼품없지만 안개가 끼었을 때는 환상적인 풍경으로 변합니다.
토쿠메이엔을 짓던 당시에는 돌을 가져 가면 전부 구입해준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가져갔더니 정말로 전부 사줬다는 일화가 남아 있습니다.
한켠에 봉납되어 있는 이 돌은 홍렴석(1억년 전부터 고압저온으로 변성된 돌)이라고 하는데 이 정도의 크기는 매우 귀하다고 하네요.
이 돌은 정원을 조성하던 당시에 현재 위치에 놓여져서 공사의 안전과 번창을 기원했다고 합니다.
토쿠메이엔이 내려다보이는 외곽의 언덕으로 올라가보면 기묘한 석상들이 놓여져 있습니다.
좌측은 새해에 해골을 막대에 꽂은채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삶의 중요성을 역설했다는 잇큐 선사의 석상으로 추정되고,
우측은 정원의 창시자인 야마다 토쿠조 본인의 석상입니다.
가운데의 석비에는 '세상만사는 방귀 소리와 같아서 뿡하고 나는 소리가 바로 부처로구나'라는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이는 부처를 의미하는 '佛'(=ぶつ, 부츠)와 뿡 소리의 의성어인 'ぶーっ'(=부웃)의 단어가 같음을 의미하니 그의 사상을 옅볼 수 있겠네요.
그의 석상이 위치한 곳에서 내려다본 토쿠메이엔의 모습입니다.
다음 번에는 단풍이 물드는 11월말에 찾아와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고 싶네요.
연못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저택에 들어서 봅니다.
내부에 이렇다할 것은 없고 무료 개방되어 있는데 현재는 다과회, 좌선회 등으로 이용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저택에 앉아 멋드러진 정원의 사계절을 즐길 수 있다면 그 만큼의 행복은 없을듯하네요.
저택의 옆쪽으로는 기념관이 개설되어 있는데 그가 생전에 모았던 근대만화의 작품들 위주로 전시되어 있어요. (사진 촬영 금지)
이외에도 2차 세계대전 당시에 지어진 방공호라던가 돌의 정원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존재합니다.
점심을 먹기위해 마에바시시에 위치한 타나카야(MAPCODE : 20 784 688*50)로 향합니다.
군마현은 우동의 명산지로 다양한 우동들이 존재합니다.
일본 3대 우동으로도 꼽히는 미즈사와 우동, 폭이 넓은 면발이 특징인 히모카와 우동같은 지역 특유의 음식들이 존재하는데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타나카야의 우마카 우동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가게는 작은 편이라서 혼자서 올 경우에는 입구의 원형 테이블석에 합석시켜줍니다.강제
메뉴는 우마카 우동과 타누키 우동뿐으로 나머지는 차게 먹을 것인지와 양을 정하는 것뿐이에요.
벽면에는 일본 제일의 우동을 노린다고 적힌 액자가 걸려있군요.
카가와현의 수많은 우동 명점들을 넘어설려면 험난한 길입니다만 그만큼 맛으로 승부하는 가게에요.
대표 메뉴인 우마카 우동(950엔)을 주문했어요.
국물에 파나 생강 등을 기호에 맞게 넣어준 후에 쯔케멘처럼 우동면발을 국물에 적셔먹으면 됩니다.
그리고 별도로 쟁반 하나를 준비해 주는데 다 먹은 찬합을 빼놓으라는 의미에요.
면발은 굵은 편이고 강한 탄력이 느껴져서 식감이 좋더군요.
차갑게 식혀진 상태라 국물에 충분히 적셔서 먹어야 맛이 좋습니다.
약간 뜨거운 상태로 나온 국물에는 삼겹살이 잔뜩 들어 있는데 우동면과 함께 쫄깃한 고기를 먹는다니 독창적이네요.
맛은 짭짤하면서 시큼달달해서 느끼함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찬합은 2단입니다!
위의 찬합을 치우면 밑에 같은 양이 또 들어 있어서 다 먹으면 배가 부를 지경이라 가성비가 발군이에요.
참고로 계속 적셔먹다보면 국물맛이 옅어지는데 이 때는 준비된 시치미(七味) 분말을 뿌리면 깊은 맛이 우러나서 더욱 맛있어지더군요.
쯔케멘과는 다르게 맛있는 국물에 적셔 먹는 우동 면발은 한번쯤 드셔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은 음식이에요.
다음은 32층에 전망대가 꾸며져 있는 군마현청(MAPCODE : 20 787 442*60)을 방문해 봅니다.
군마현청에 다다르면 높은 빌딩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저 건물이 현청 건물의 일부인데 32층(전체 33층)에 전망대를 꾸며놓아 22시까지 무료로 개방해놓고 있어요.
그리고 자동차 방문의 경우에는 현청의 정면을 따라 들어서면 안내원들이 기계식 주차 타워로 유도하는데 2시간까지는 무료입니다.
주차 후에 내부로 들어서면 전망대까지 직행하는 엘리베이터가 보입니다.
정확히는 레스토랑과 관람 전시실이 마련된 31층에도 멈추는데 어차피 32층과는 중앙 계단으로 이어져 있어요.
32층에 도착하면 삼면이 탁트인 전망 홀이 꾸며져 있습니다.
일본 100대 야경 명소로도 알려져서 그런지 낮에는 사람들이 적더군요.
이 날은 날씨가 너무 화창해서 먼 곳의 산들까지 보이네요.
군마현 최대 도시인데도 불구하고 고층 건물은 그다지 보이지않는 모습이에요.
남쪽 방향으로는 군마현을 관통하는 1급 하천인 토네 강이 흐르는 풍경이 보입니다.
도심 한 가운데로 푸른 강물이 흐르다니 일반적인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이라는 느낌이네요.
동쪽 방향으로는 시가지를 일망할 수 있습니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대단하지요.
파노라마로 찍어본 사진입니다.
멀리 산들로 둘러쌓인듯한 거대한 도심지라는 느낌이군요.
참고로 북쪽 방향은 화장실에서만 관망할 수 있습니다;
건물의 서쪽 방향에는 방송실이 위치해 있습니다.
내부를 구경할 수 있도록 유리창이 설치되어 있는데 온갖 위치의 CCTV 영상이 보이는 것이 신기하더군요.
다음은 타카네 전망대(MAPCODE : 94 844 662*72)를 들린 후에 하루나산 로프웨이(MAPCODE : 94 780 199*63)를 타러 향합니다.
타카네 전망대는 군마현의 3대 온천마을중 하나인 이카호 온천마을을 일망할 수 있는 표고 1029 m 지점의 전망대입니다.
여기서 내려다보는 야경도 꽤나 괜찮다고 하더군요.
사진 찍기 좋은 방향으로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떡 하니 막고 있어서 조망을 가립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군마현의 영산중 하나인 아카기 산이 멀리 보이는데 안개가 많이 끼어서 이 날은 보이지 않네요.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이카호 온천마을의 풍경입니다.
예전 군마현 여행 때 방문했었는데 관광객이 많은 인기 온천지라서 대목에 혼자 숙박하기는 상당히 힘들어요;
연말 이틀 전에 부랴부랴 알아봤을 때는 방이 단 하나도 없을 정도였고, 가는 길에 차도 조금 막히더군요.
이제 하루나산 로프웨이로 향하는데...타카네 전망대를 중심으로 오르내리는 이 언덕길이 실은 다른 방면으로 유명한 도로에요.
바로 이니셜 D라고 불리는 자동차 경주를 주제로 한 옛날 애니메이션의 배경지인데 당연하게도 커브가 상당히 많습니다;
다만 백미인 3연속 헤어핀 코스에는 상하로 오르내리는 과속 방지 도로가 꾸며져 있어서 속도를 내기가 절대 불가능하게 되어있어요.
군마현에는 산악도로가 많아서 그런지 이런 형태의 커브가 심한 도로가 많아서 운전하는 재미(?)가 쏠쏠하죠~
칼데라 호수인 하루나 호수의 호반에는 후지산과 비슷한 모습을 띈 약 294 m 높이의 하루나 후지라 불리는 용암돔이 솟아나 있습니다.
하루나산 로프웨이는 하루나 후지의 정상을 왕복하는 로프웨이에요.
요금은 왕복 840엔으로 저렴한 편입니다. (산 자체는 등산로를 통해 오르내리는 것도 가능함)
역시 칼바람 부는 겨울철에는 탑승객이 적습니다.
처음에는 타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출발 준비 방송이 들리자 사람들이 차에서 내려 바로 타더군요.
운행 간격은 시기에 따라 10~15분 입니다.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면서 내려다보이는 하루나 호수입니다.
기구의 유리가 깨끗하지 않고 원형인 관계로 사진 찍기가 힘드네요.
2분 50초 동안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서 하루나 후지 산정역에 도착했습니다.
역사의 옆쪽에는 전망대 하나가 지어져 있고, 정상에 세워진 하루나 후지산 신사로 향하는 계단이 보여요.
참고로 정상에서는 숲에 가려져서 호수를 내려다볼 수 없습니다.
뭔가 김 빠진 느낌이네요;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입니다.
멀리 마에바시시가 위치한 관동 평야가 펼쳐져 있고, 우측편으로는 사이타마현의 치치부 연산이 아스라이 보입니다.
전망대에서 호수쪽을 바라보면 수면이 약간 보이는데 풍경이 썩 좋지는 않군요.
단풍이 물드는 계절이면 모를까 그다지 추천하지는 못하겠어요.
정상에 위치한 신사를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계단은 정상을 목전에 둔 구간답게 조금 가파른 편이에요.
계단을 오르다보면 한켠에 4명의 신을 모시는 석비가 세워진 공간이 있습니다.
하루나후지노오카미, 이와나가히메노오카미같은 하루나 후지산과 관련이 있는 신의 설명문이 보이네요.
정상에 조그맣게 위치한 하루나 후지 신사의 본전입니다.
이 곳의 신에게서는 남녀의 연분과 순산의 은혜를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한켠의 간판에 하루나 호반에 우뚝 솟은 하루나 후지산과 주변 산들의 지형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호수쪽에서 올려다보면 상당히 특이해 보이는 산인데 정상의 풍경은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깝군요.
다시 로프웨이를 타고 아래로 내려와서 350 m 정도 떨어진 하루나 호반까지 가봅니다.
호반에는 현립 하루나 공원이 꾸며져 있는데 비지터 센터, 캠핑장, 선착장 등이 위치해 있어요.
호숫가로 다가가니 칼바람이 엄청 강하게 불더군요.
역시 이런 고산 지방의 겨울은 비수기겠지요.
다음 목적지는 하토노유 온천 산큐로(MAPCODE : 295 277 498*82)라는 온천료칸입니다.
료칸을 찾아가는 길이 조금 헷갈리는데 '鳩ノ湯温泉 旅館 三鳩樓'라는 간판을 따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도착하기 직전에는 사진과 같이 커브길에서 우측으로 빠지는 작은 길로 들어서면 곧장 도착하게 되요.
군마현에 있는 약 100여개의 많은 온천지 중에서 아사마카쿠시 온센쿄(浅間隠温泉郷)라 불리는 조그만 온천마을 집합체가 있습니다.
야쿠시 온천, 하토노유 온천, 누루가와 온천(휴업중)이 이에 해당되는데 현재는 모두 한 채의 료칸들만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죠.
산큐로는 비둘기(=鳩, 하토)가 상처를 치유한 곳에서 발견됐다는 하토노유 온천지의 유일한 온천료칸입니다.
참고로 야쿠시 온천의 하타고 료칸도 단독 온천지이지만 5성급의 고급 료칸으로서 유일하게 매우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어요.
입욕료를 내기위해 카운터에 다가가니 할아버지가 이불을 덮고 누워 계시더군요;
머리만 빼꼼히 내밀면서 800엔의 잔돈이 있으면 그대로 놓아두고 들어가라면서 일어나지도 않으십니다;
기다란 복도를 따라 욕실로 향하는데 노천탕은 동계 폐쇄 상태라는 표지가 보이네요.
다만 다른 사람들의 방문기를 보니 노천탕은 사방이 유리로 덮혀진 전망 욕조라는 느낌이더군요.
내탕에 들어서니 덮개로 덮어서 탕의 온도를 유지시켜 놓은 모습이 보입니다.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이긴 한데 대략 15분 간격으로 조금씩만 공급되고 있지만 애초에 방문객이 적다보니 신선도가 나쁘지는 않아요;
덮개가 통나무라 꽤나 무거운 관계로 입욕할 정도만 치우고 들어가봅니다.
온천에서는 흙 냄새같은 것이 살짝 나는데 물빛깔이 보는 각도에 따라서 청록색 또는 회색으로 보여서 특이하더군요.
탕은 생각보다 깊고 적정 온도로 유지되어 있었는데 촉감은...상당히 미끌미끌거려서 기분 좋았어요!
잘 보이지 않는데 욕조의 바닥에는 분말같은 주황색 유노하나가 많이 깔려있었어요.
청록색 물빛에 붉은 유노하나라니 처음 겪어보는 상당히 특이한 조합의 온천이네요.
원천의 관리는 가수, 가온, 순환, 살균을 일절하지 않는 완벽한 환경입니다. (비록 지속적으로 원천 공급을 하지는 않습니다만;)
온천의 천질은 ph 6.8의 나트륨ㆍ칼슘-염화물ㆍ유산염천으로 분당 21 리터의 용출량으로 공급됩니다.
주요성분은 나트륨 581 mg, 칼슘 333 mg, 철(II) 1.51 mg, 염화물 930 mg, 유산 631 mg, 탄산수소 245 mg,
유리이산화탄소 58.3 mg, 메타규산 107 mg, 메타붕산 72.8 mg 입니다.
알칼리성이 아닌데도 탄산수소 함량이 많아서인지 미끌거리는 입욕감이 돋보였던 좋은 온천이었네요.
오늘 숙박할 곳이 겨울철에 악명높은 만자온천에 있는 관계로 이른 시간에 숙박지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숙박할 곳은 만자온천에서 유일하게 빈 방이 널널했던 온천 숙소였던 만자 프린스 호텔(MAPCODE : 341 496 129*63)이에요.
아아아...살려주세요;;
스노우 타이어에 사륜 구동으로 렌트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느껴지는 눈보라에요;
겨울철에 만자온천을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료도로인 만자 하이웨이를 통과하는 루트뿐입니다.
유료도로니까 눈보라가 휘몰아 치는 날씨에도 도로 상태가 이 정도였지 국도였다면 통행불가에요.
만자 온천 자체는 쿠사츠 온천이나 나가노현으로 향하는 세 방향의 국도도 이어져 있지만 전부 동계 통행금지가 되서 육지 속의 섬이에요;
만자온천은 참 대단한 곳이에요.
눈보라 속에서도 마을 어디서나 확실하게 느껴지는 강렬한 유황 냄새는 역시 만자온천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런 날씨 속에서도 관광버스가 방문해 많은 사람들을 내려주고 있더군요.
거대한 눈구덩이 속에 갇힌듯한 프린스 호텔의 정문을 향해 눈보라를 뚫고 다가가봅니다.
...지하 주차장같은 것은 없는 관계로 내일 차량 상태가 볼만할 거에요;
만자 프린스 호텔은 대규모 인원이 머물수 있는 전형적인 대형 호텔이라는 느낌이에요.
방은 난방이 상당히 잘 되어 있어서 땀이 날 정도더군요.
표고 1,800 m의 만자온천에 잘 오셨다면서 테루테루 보즈 인형이 올려져있군요.
사소한 간식거리보다는 제발 내일은 날씨가 맑기를 기원하는 애틋함이 보다 가슴에 와닿습니다!
다만 와이파이를 쓸려면 프런트에서 ID, 패스워드가 적힌 카드를 별도로 받아야 한다든지, 생수 서비스는 전혀 없다는 것이 호텔답군요.
창 밖을 바라보면 이런 험난한 날씨에도 꿋꿋하게 스키를 타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사실 겨울철에 만자 온천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주목적은 스키에요.
만자 프린스 호텔은 스키장과 직결되어 있는 관계로 숙박객의 대다수도 스키가 목적입니다.
예전에 방문했을 때 찾아갔던 만자온천 마을의 전망대라던가 연못쪽은 쌓인 눈이 엄청나서 갈 엄두도 낼 수 없어요;
호텔의 내부에는 대형 매점, 레스토랑, 마사지 룸, 오락실 등이 충실히 갖추여져 있어서 굳이 나갈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오락실은 너무 구식이라 아무도 없더군요;
온천욕을 하러 가봅니다.
만자 프린스 호텔의 욕실은 내탕 1개소, 노천탕 2개소가 남녀별로 준비되어 있고, 공용의 혼욕 노천탕이 별도로 한 곳 존재합니다.
내탕은 수증기가 잔뜩 끼어서 시야가 좋지 않지만 약한 유황 냄새와 미세한 백색 유노하나가 떠다니는 특유의 만자 온천다웠어요.
다만 예전에 방문했던 다른 온천료칸들과는 다르게 가수를 한 관계로 신 맛의 강도나 빛깔은 연한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온천수가 약간 뜨거워서 오래 입욕하기가 힘들었어요.
이 사진은 다음날 아침에 찍은 혼욕 노천탕의 풍경입니다.
호텔이다보니 사람들이 워낙 많았고 저녁에는 심하게 추웠던 관계로 사진 찍기가 힘들었거든요.
푸른 유황 온천을 즐기며 새하얀 설경을 감상하는 기분은 이루말할 수 없는 행복이었어요.
이런 기분을 만끽하는 것이야말로 온천을 찾는 즐거움중 하나가 아닐까합니다.
참고로 남성전용 노천탕은 많이 뜨거웠지만 수건이 1분만에 얼어버릴 정도로 눈보라가 몰아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기분이었어요;
반면에 혼욕 노천탕은 적정 온도라서 오래 입욕하기 좋았습니다. (단, 혼욕탕에 들어설려면 실내에 비치된 별도의 타올로 가려야 해요)
천질은 pH 2.5의 산성ㆍ함유황-마그네슘ㆍ유산염천으로 가온, 살균은 없이 가수만 하는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주요성분은 나트륨 97.7 mg, 칼륨 22.6 mg, 마그네슘 45.4 mg, 칼슘 40.6 mg, 철(II) 5.5 mg, 염화물 109 mg, 유산 559 mg,
유리이산화탄소 79.3 mg, 유리유화수소 38.4 mg, 메타규산 119 mg 입니다.
강렬한 산성 유황천으로 유명한 만자온천의 숙소 중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천질 관리인 편입니다만
독한 온천 성분에 익숙하지 않거나 피부가 연약한 분들에게는 괜찮은 선택일지 모르겠네요.
만자 프린스 호텔은 별도의 레스토랑을 이용해도 되지만 뷔페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석식 포함 플랜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묵었던 닛신칸에 비해서는 질이 떨어지는 느낌이지만 메뉴는 훨씬 다양하다는 느낌이에요.
음식들은 양식, 일식, 중식 위주로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딱히 큰 기대는 하지마세요;
즉석 철판 요리도 해주는데 소고기는 엄청 퍽퍽했고, 돼지고기는 살짤 냉동이었지만 괜찮은 식감이었어요.
육류 요리는 푸짐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좋더군요.
우측으로 보이는 요리는 만자 온천이 위치한 마을인 쯔마고이무라(嬬恋村)의 향토요리로 톳챠나게지루(とっちゃなげ汁)라고 해요.
밀가루 덩어리를 떼서 던져 넣어(=とってなげる) 만들었다는 일설처럼 인삼, 돼지고기, 각종 야채를 섞어 만든 잡탕같은 요리더군요.
거기다가 전국 수확량의 51%를 차지하는 특산품인 양배추를 썰어 올려 놓았는데 이 요리는 일반 가게에서는 팔지 않는다고 하네요.
마시멜로, 케이크, 떡, 과일 등의 디저트도 충실합니다.
이렇게 2일차의 이야기를 마칩니다.
(IP보기클릭)182.226.***.***
(IP보기클릭)42.35.***.***
아름답다고 하던데 겨울에 방문해서 그런지 조금 아쉬운 풍경이었어요. | 19.02.27 11:2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