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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다녀온 일본자전거 여행기 [히로시마-도쿄](11)후지에다-후지산 정상
지난 내용은 상단을 참고해주세요.
드디어 여행의 종단에 도달합니다.
여행의 클라이맥스인 후지산 정상을 찍고, 이제 남은 건 무사히 도쿄에 입성해 인증샷을 찍고 공항으로 이동, 무사 귀환하는 것입니다.
귀국편 비행기는 24일 오후 3시20분... 즉 늦어도 2시까지는 나리타에 도착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여행의 의미상 나리타로 다이렉트로 직행하는 건 큰 의미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도쿄의 중심부를 찍어야만 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동시간을 감안하면...도쿄 중심부에는 정오까지는 도착해야 하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현재 지점은 후지산 정상, 23일 아침 6시...
신속한 하산이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그렇게 어젯밤 1시간 40분 잔 상태로, 밤새 산 탄 상태로, 바로 출발합니다.
긴급히 이동하는데다가, 달리는 데 정신이 팔려 생각보다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텍스트 본문이 더 많으니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이 글을 봐주시는 분들의 시간과 여유가 괜찮으시다면, 한 사람이 10년 전 어렸을 그 때, 스마트폰조차 없던 그 때에, 수많은 시행착오와 힘겨움을 이겨가며 완주했던 여행기를 재미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본문은 일기와 비슷한 형식으로, 존대가 없는 평어체입니다.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11편, 오늘 12편까지 긴 분량동안 읽어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제일 큰 의미가 있었던 여행 한페이지를 이렇게 여러분께 공개할 수 있어서 작성하는 저도 참 좋았습니다. 마지막 분량까지 재밌게 읽어주셔서 미리 감사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기본 여행정보
목적:
히로시마-도쿄 자전거 일주
차종:
몬테규 바이크 파라트루퍼(16인치 프레임)
순수 여행경비:
항공료 제외 61만원
여행기간:
2008년 8월 11일~8월 24일 (13박 14일)
여행지:
히로시마(출발지)-도쿄(도착지)
경유지:
오카야마,교토,오사카,나고야,시즈오카,후지산 등 2번 도로와 1번 도로의 주요 도시
최종주행거리:1036.8km
12.열세번째날, 그리고 마지막날, 8월 23일 및 24일, 구름 속, 후지산을 내려가는 중에도 안개, 비
오전 6시, 후지산 정상, 하산 시작.
직장인그룹과는 헤어졌기에, 내려가는 건 홀로 내려갔다.
올라갈 때 포지티브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올라갔던 것과는 다르게, 지난 화에 밝히지 않았지만 정상에 도달했을 때 실망감이 굉장히 컸다.
일단 비도 조금씩 오고, 구름 속에 갇혀 습기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여름에도 10도 이하로도 떨어진다는 후지산 정상의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 기껏 올라갔거늘 결국 정상 위에서 내가 기대했던 해돋이라든지 장엄한 풍경(지상에 펼쳐진 것들)은 볼 수가 없었다.
지금에야 그냥 그땐 그랬지, 싶지만 당시의 그 허탈함은 굉장히 컸던 모양이다. 일기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일기 본문 발췌]
(여행의 막바지+후지산 등정 후의 실망감으로 인한 현자타임 등으로 인해 과도한 감정선이 형성되어 있으니, 오글거림에 면역이 없는 분은 읽을 때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밤을 새며 올라간 후지산에서 핵폭탄급 대실망과 악감정을 남긴 채 쉬지도 못하고 젖은 몸으로 비 맞으면서 동경을 향해 달리고 있다.
- 후지산 대실망의 영향은 정말 엄청나서 지난 2주간의 여행의 보람과 일본에 대한, 나의 성취감에 대한 그런 것을 모두 송두리째 날려버렸다. 내려오는 길의 23번 도로는 왜 산 내려가는 도로 주제에 왜 업힐이 있냐며 한국어로 고래고래 욕을 질러대기도 했다.(주변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걸 확인)
- 뭐, 실제 객관적인 수치로도 후지산 투어는 '약 1만엔의 황금같은 돈'과 '3일의 귀중한 시간'을 날려버리고 체력을 '건강함, 1일 200km도 거뜬!'에서 '추위와 수면부족과 피로로 인해 쓰러지기 일보 직전'으로 바꿔놓아 지금 도쿄로 가는 70km도 헉헉대고 있다.(실제로 비도 오고 춥지만)
-암튼 근데 이 여행자체가 처음부터 계획된 대로 굴러간 적도 없는데다가 지금 이렇게 만사의욕이 제로여봤자, 주어진 일을 끝내지 못한다면 국제미아가 되어 굶어 죽을 수밖에 없단 점에서 '하기 싫어도 끝내야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은 이 여행에 투영되는 인생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후지산 등정에 관해-
내가 후지산 등정에 관한 악담을 늘어놓는 것은 등정을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등정을 성공했음에도 투자한 만큼의 보람을 전혀 얻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찬란한 아침의 태양을 보고 싶어서 밤을 새며 그 고생을 했는데, 돌아온 것은 매서운 칼 비바람 뿐이었던 거다.
사람이 축축한데 추우면 별 생각이 다 드는 거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도, 동물도, 사물도 아닌 자연물에게 살인 충동의 기분을 느꼈다면 웃기는 걸까?
정확히 말하면 23번 다운힐 문제나 날씨 문제 등의, 내 제어 밖의 외부적 문제가 하필이면 막판에 내 계산에서 어긋나기 시작하는 거다.
그래, 이게 싫은 거다. 하지만 세상 일이 언제나 내 계산대로 100% 굴러가지는 않지... 염두에 두고 조심하며, 아슬아슬하지 않도록 여유있게 사는 것, 그게 이기는 거다.
어...이제 와서 보니 상당히 뭔가 흥분했던 것 같다. 일기의 내용을 토씨하나 다르지 않게 그대로 옮겨 쓰는 과정이 너무 부끄러웠다.
뭐...당시 내가 이렇게 느꼈었다는 것만 알아두는 정도로 될 것 같다.
내려가면서 느낀 것:으아아아아랄아락ㄾ라알알앙악 발이 너무 아파 ㅠㅠㅠㅠㅠ
올라가면서는 발에 충격을 주지 않았기에 그냥저냥 편히 올라갔는데, 내려오면서는 경사도 있고 발바닥에 충격이 고스란히 가해지는데,5고메까지의 산길에는 흙이 붉은빛이 도는 것이 철질 암석으로 되어 있는 듯 했다. 그 말인즉슨, 금속성의 날카로운 돌덩이를 밟아가면서 내려온다는 것인데 정말 그렇게 아플 수가 없었다.
발에 돌이 채일 때마다, 돌끼리 부딪힐 때, 우리가 보통 아는 그 암석의 소리가 아닌, 무슨 쇳조각끼리 부딫히는 그런 소리가 나더라.
게다가 내 신발은 아쿠아슈즈였다...발 너무 아팠다 ㅠㅠ
내려가면서 정상부의 구름이 일부 걷혀, 위 아래로는 구름이 가득한데 내가 있는 지점만 구름이 걷혀있었다.
그 덕에 장엄한 운해(雲海)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 고생고생한데다가 날씨가 안 따라주어 경치구경을 못한 내게는 나름대로 큰 선물이 되었다.
정말 그냥 저 구름바다로 뛰어들고 싶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경이롭고, 아름답다.
그 뒤, 쭉 내려갔다.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5고메에서 자전거를 되찾아 쭉 내려가면서 다운힐을 즐겼다.
비만 안왔어도 시속70km에 도전했겠지만, 비가 오는 바람에 그 이상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게 내 목숨을 살린 것일 수도 있다...날씨가 맑은 다른 세계선의 나는 큰 부상을 입었겠지...
과속은 위험하다.
(사진이 없으므로 참고자료로 구글어스 이미지를 올립니다.)
등반시의 루트는 이러했다.
좌하단의 하늘색 선이 뭉쳐진 곳이 21일 밤에 묵은 서쪽 캠프장이다. 이후 22일 아침에 출발하여 사진상 산 중앙부의 녹지와 화산지형의 경계부분에 위치한
5고메에 22일 저녁쯤에 도달하였고, 22일 밤10시경 출발, 23일 새벽5시 경 정상 도달하였다.
이후 23일 아침 6시 경 하산 시작하여 다시 153번 지방도를 타고 끝없는 다운힐(내려오는 중, 790m 지점에서 46.5km/h를 찍었다.)을 짤막히 즐긴 후 152번 지방도를 지나 우측의 23번 지방도로 고텐바 시로 진출했다.
달리 일정이 있을 것 없었으므로 고텐바 시도 간단히 관통-
아침 겸 점심식사로 먹은 참치?연어? 암튼 통살 삼각김밥과, 돈코츠라멘, 이제 이런 음식 먹을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쭉 달려준다.
긴장한 눈빛...
23일 밤에 도달한 카나가와 현 이세하라 시의 한 인터넷 까페, 이곳에서 5시간 정도 체류하며 정보를 갱신하고 잠시 쉬었다. 앉아서 한 세시간 정도 쪽잠을 잔 것 같기도 한데, 지쳤는지 일기 기록도 없고 기억도 거의 나질 않는다.
후지산을 오르면서 소진한 정열과 체력이 상당히 커서, 완주를 하기 위해 달려가는 남은 70km가 이전의 900km가 넘는 거리보다 훨씬 길게 느껴졌다.
24일 새벽 1시 53분 경, 다시 출발했다.
이제부터는 도착까지 절대 1시간 이상 쉬지 않으리라...
...고 마음 먹었지만 채 10km도 못간 아츠기 시에서 넉다운...
너무 춥고 배고프고 졸리고 힘든 느낌이 강렬해서 도저히 밤새 달릴 기운이 나지 않는 것이었다. 게다가 여행 초반과는 달리, 여행 후반에 이르러서 이렇게 계속 습하고 비가 오는 가운데 비를 쫄딱 맞아가며 주행하는 이 상황이 그렇게 춥고 외롭고 힘들 수가 없었다.
후지산을 오르며 일정을 거의 다 소화해간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멘탈을 회복했다고 생각했는데, 정상에 오르며 느낀 실망감과, 남은 일정동안 부족한 일조량과 비내리는 날씨는 나를 축축 처지게 만들기에 충분하였다.
슬프게도, 이 23일~24일에 걸친 도쿄 입성과정 중의 기억이 정말 가물가물하다. 사진도 힘들어서 거의 못 찍은 마당에, 여행 후반부의 기억마저도 사라져가는 것이다.
어쨋든 이 미니스톱은 천만 다행히도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 지점이었기에, 간식을 사먹고 밤새 구석에서 쪼그려 밤을 보냈다. 약 4시간 정도... 06시가 넘어 해가 뜨고 날이 밝자, 밝아진 세상에 좀 기운이 나기도 했고, 24일 아침인 현 시점에 당장 이제 움직이지 않으면 정말 모든 것이 망하기 때문에, 다시 출발하였다.
남은 시간은 5시간 30분...현재 위치 카나가와현 아츠기 시,
도쿄 신주쿠역까지 약 44km 남아 있었다.
참고로 이 시점에서 나는 도쿄의 어느 위치에서 나리타 가는 공항버스를 탈 수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냥 일단 도쿄 중심부에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그래도 상식적으로 수도 중심부에서 수도 공항으로 가는 버스노선 하나 없겠는가 하는 생각이 있었다.
뭐 그런 안일한 상태에서 6시 23분에 위 사진을 찍고 나왔는데...
이럴 수가, 뒷바퀴 바람이 빠져있었다.
말도 안돼, 오늘 마지막 날 아침이란 말이야!
오늘 낮 12시까진 공항버스를 타야 한단 말이야!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뒷바퀴를 확인해보니, 1000km를 달려오는 과정에서 상당한 마모와 충격을 받은 뒷바퀴가 꽤 손상되어 있던 상태였고, 외장고무는 형태는 유지하고 있긴 한데 얇아진 부분을 통해 무언가 찔린 것 같았다.
어쨋든간에 지금 주행불능 상태가 되었는지라, 지금 아침 6시 30분에 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생각해보자...생각해보자...지난번 펑크때 어떡했었지...? 아 그래 주유소!!!
바로 주변을 끌바로 돌아다니면서 보는데 마침 근처에 ENEOS 주유소가 있었다.
주유소라면 일찍 개점했을 수도 있을 터, 일단 방법이 없는 나는 무작정 주유소로 들어갔다.
이곳의 주유소에서는 이전의 아이오이 시에서의 사례와는 달리 서비스를 제공해주지 않았다. 대신, 인근의 자전거포를 소개해주었다. 그것만 해도 감지덕지이므로 바로 소개받은 인근 자전거포로 갔다. 그리고, 나는 불행 속에서도 행운이 있는 사람이었나 보다.
자전거포는 바로 방금 개점한 상태였고, 주인은 젊은 청년이었는데, 내 상황을 보고 듣더니 그냥 무상으로 서비스 해 주신 것이었다.
나는 일단 내가 원래 챙겨간 수리킷을 내가 직접 사용할 수 있으니 그냥 펑크부위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게 대야와 물만 어떻게 얻을 수 있냐고 물어본 것이었는데, 주인은 굳이 그럴 거 있냐면서 자기가 하는 게 더 빠르다고 그냥 해주겠다고 하신 것이다.
그렇게 주인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불과 20여분도 안걸려 문제를 해결해 주었고, 거기에다 덤으로 내 사정을 듣더니 그럼 신주쿠에 가서 나리타 가는 공항버스를 타면 된다고 정보까지 제공해 주시는 것이었다.(거기에다 해당 위치를 표시한 지도책까지 주셨다.)
그 결과 펑크를 확인한 6시 25분부터 다시 출발한 7시 10분까지 불과 45분만에 문제를 해결하고 재출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분이 아니셨다면 결국 여행의 끝을 보지 못했을텐데, 최후의 순간에 거의 무슨 데우스엑스마키나 급으로 여행에 개입해 주셔서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었다.
아쉽게도 당시 정신이 없던 나는 연락처라든지 성함조차도 못 여쭙고 떠나오게 되었는데, 부디 건강히 잘 지내시기를 빌곤 한다.
다시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카나가와 현 야마토 시에서 도쿄 도 마치다 시로 넘어가는 경계지점에서...드디어...!! 999.9km를 찍었다.
100m만 더...!
드디어...찍었다...1000.0km...
여행에 있어서, 이 순간만큼이 정말, 후지산 등정보다도, 완주보다도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이 여행을 시작하기 전, 한번에 자전거로 20km 이상 달려본 적 없었던 나였는데, 이 여행에서 누적주행거리 1000km를 꿈꿨고, 이루어냈다.
스스로가 자랑스러웠고, 행복해졌다.
귀국해서 모두에게 내보일 수 있는 증거가 생겼다.
나는 대단해! 라고 믿을 수 있는 지점이 생겼다.
스스로를 믿을 수 있게 되었다.
그 뒤 줄기차게 달려 마치다 시에서 다시 카나가와 현 아오바 구를 지나쳐 (즉 마치다 시 지역은 스쳐지나갔다.) 10시 12분에 제대로 도쿄도 세타가야 구에 진입했다.
드디어 여행14일만에 도쿄 도에 입성한 것이다.
도쿄도 진입해서 찍은 사진이 전혀 없어서 시부야 구를 지날 때 몇 장 사진을 찍었다.
말로만 듣던 도쿄 도의 인산인해는 바로 이런 것이었구나 싶더라.
2008년 8월 24일 오전 11시 43분,
현재지점 도쿄 도 신주쿠 구 신주쿠역 서쪽 출구 나리타 익스프레스 공항리무진버스 정류장
드디어 도착, 8월 11일 오후 1시 41분으로부터 출발하여 장장 310시간 2분만에 1036.8km를 일체의 대중교통 없이 자전거로 주파 성공했다.
탈진할 것만 같은 몸 상태였지만, 목표한 바를 모두 이뤘다는 것에 너무 감격스러웠다.
남긴 사진은 달랑 저 한장이지만, 저 한장이야말로 이 여행의 목표했던 최후의 지점이고, 저 사진 한장을 얻기 위해 그동안의 개고생을 했다는 것에 감정이 복받쳤다.
도착한 뒤 바로 자전거를 정리하고, 최소한 12시 30분 차를 타야했는데, 정리 후 시간을 보니 다행히 12시 이전이었고, 바로 표를 구입하여 12시 15분 차를 탈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막차 바로 전 차를 탄 것이므로 매우 아슬아슬하게 세이프한 셈이 된 것이다.
바로 4일 뒤 28일에 군입대를 하게 되지만, 적어도 24일 낮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에서 해방된 기분이었고, 정말 행복감에 젖을 수 있었다.
나는 나 자신에게 승리했다!.
[마지막, 일기 본문 발췌]
-지난 2주간 많은 사람들을 만나 도움받고 상처받고 감사하고 미안하고 다사다난한 여행이었는데, 딱 인생의 축소판이었지 싶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주행거리 1000km 돌파, 후지산 등정이라는 수치적인 목표도 있었지만, 그건 명분 중 하나일 뿐이다. 짧고도 긴 2주간의 여행을 통해 다른 삶을 겪어보고자 하는 희망도 있었다. 작은 희망이었지만 오히려 수치적 목표들보다 더 큰 기억으로 남는 바로 이 추억들이 이 여행의 진정한 수확물이 아닌가 싶다.
2008년 8월 23~24일 소비금내역(최종정산)
사용내역 | 사용액 | 잔액 (엔) | 비고 |
전날 잔액 | 8958 | ||
사과맛 쿠우 | -150 | ||
돈코츠 컵라면 | -258 | ||
참치뱃살(?)주먹밥 | -170 | ||
크런키 팝 | -105 | ||
초코파르페 | -198 | ||
반숙계란 | -63 | ||
스끼야 규동 | -480 | ||
아이스크림 | -100 | ||
콜라 | -100 | ||
치킨 | -125 | ||
청포도요구르트 | -110 | ||
레인코트 | -450 | ||
요시노야 규동 | -430 | ||
인터넷까페 | -600 | ||
인터넷까페 | -980 | ||
편의점소바 | -298 | ||
딸기요구르트 | -110 | ||
치킨 | -125 | ||
백도복숭아파르페 | -295 | ||
나리타 익스프레스 공항리무진버스 | -3000 | ||
합계 | -8147 | 811 |
일본 내 여행기간 동안 총 예산 60000엔 중 811엔 남겼다.
그 동안 착각하고 있었던 게,
초기예산 39000엔+추가예산21000엔 해서 총 60000엔인데,
초기예산을 38000엔으로 잘못 기억하고 있었거나 추가예산을 20000엔으로 잘못 기억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
다행히 총 계산은 틀리진 않았던 것이기에,
결과적으론 총 6만엔 중 811엔을 남겼고, 남은 811엔은 나리타 공항에서 간식거리로 유용하게 사용하였다.
2008년 8월 11~24일 일본 자전거 여행
히로시마-도쿄
완주
2008년 8월 23일~24일 주행거리
(후지산 정상-신주쿠역 서쪽 출구 버스정류장)
주행거리 139.0km
(하산 도보구간 12km 제외)
총 주행거리
1036.8km
후기:
약 한달 가까이에 걸쳐 업로드한 여행기인데, 그 동안 보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추천과 덧글 달아주시는 분들 덕분에 힘을 내어 끝까지 업로드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코스의 경우 여행 막바지의 급한 일정 및 피로에 지쳐 카메라를 만질 힘이 없어서 사진이 별로 남지 않아 컨텐츠를 많이 보여드리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넓은 마음으로 양해 부탁드립니다.
어찌됐든 맘 먹고 한달간 꾸준히 업로드한 결과, 인생의 한 페이지를 이곳에나마 기록해둘 수 있게 되어서 개인적으로 좋은 결과가 되었습니다.
일시를 정하진 않겠습니다만, 조만간 일종의 에필로그이자 주행기록 정리로 게시글 하나를 더 올릴 예정이니, 추후 확인하시면 보다 확실한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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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ㅠㅠ 내용상 당시 일기내용을 토대로 거의 있는 그대로 옮긴 것이기에, 당시 느꼈던 감정이 그대로 나타났을 겁니다. 모든 것이 처음인 사람이 겪는 흥분과, 기쁨과, 고통이 여실히 드러나 있죠. 10년이 지난 지금은 한 가정을 이루어 한 여자의 남편이자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는데, 이따금씩 힘들 때 10년 전의 저 기억 하나하나가 큰 의지가 되더라구요. '내가 저런 것도 성공할 때가 있었지'라는 생각을 하노라면, 당장 닥쳐온 고통도 이겨낼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후지산 같은 경우 당시 제 장비나 촬영센스, 무엇보다도 날씨 운이 좋지 않았던 부분들 때문에 멋진 모습을 거의 담지 못했습니다. 차후 기회가 되신다면 꼭 직접 방문해보시길 권합니다. 표고 3.7km가 넘는 장대한 산체를 마주하면 과연 이것이 자연이로구나 싶더라구요. 만약 날씨 운이 좋다면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참 멋지겠죠! 저 또한 언젠가 그런 풍경을 보길 꿈꿉니다.^^ 여행의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봐주셔서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여행 외에도 과거 여행기록(이시가키, 홋카이도)들이 몇몇 더 있는데, 언젠가 올릴 예정이니 그 때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18.09.22 11: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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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글을 읽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이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것은 과거 뿐이 아니란 게 슬픈 요즘입니다. | 20.11.30 00:4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