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은 1월 말에 가게 되었는데, 우연히 겨울의 얼음기둥 이벤트를 알게되면서 갑작스럽게 계획하게 됐습니다.
사이타마현은 치바현과 함께 도쿄의 위성 도시 취급을 받는 곳답게 빌딩 숲(초고층 빌딩은 적은 편)이 많은 지방이었어요.
우동, 소바, 라멘, 디저트 등의 맛집은 상당히 많았는데, 관광지의 경우는 절, 신사가 주류를 이룰 정도로 부실한 편이었네요.
그리고 현 전체적으로 교통량이 많아서 일정을 전부 소화하기 힘들었던 점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래보았자 절, 신사, 온천을 더 가는 것뿐이지만요)
이번 여행의 루트 지도(구글지도 링크 클릭)입니다.
2박 3일 일정으로 사이타마현의 최북단인 치치부시가 기점입니다.(숙박도 전부 치치부시입니다)
방문지 중에는 신사가 상당히 많이 보입니다.
사이타마현에는 유서 깊고 유명한 신사도 많고, 재미난 신사(교통체증에 따른 시간 부족으로 못갔지만요;)도 많은 편이에요.
온천료칸은 치치부 시 주변 이외에는 전멸이라고 보시면 되고, 괜찮은 일일입욕시설은 꽤 있는데 시간 관계상 많이 가지 못했네요.
특히 pH 11.3을 자랑하는 료칸 토키가와(都幾川温泉 旅館とき川)를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 관계상 힘들어서 아쉬웠어요.
(이 온천료칸은 숙박은 불가능하고, 식사를 포함한 3시간의 휴식 개념 영업만 하는 곳임)
그리고 짱구는 못말려 배경지라든가, 철도 박물관이라든가, 수도권 외곽 방수로같은 명소는 취향이 아니라서 방문하지 않았어요;
사실 저처럼 자연 관광을 주로 하는 사람은 치치부시 이외에는 가서는 안되는 현이나 마찬가지에요;
마지막으로 다이버시티 도쿄 플라자는 시간이 남아서 새로 바뀐 건담 구경이나 하러 갔습니다. =ㅅ=
이번에는 하네다 공항 부근의 타임즈 렌트카 지점에서 출발했어요.
첫번째 목적지는 사이타마현에 위치한 아카시에(MAPCODE : 3 362 628*56)입니다.
여담입니다만 이번에 렌트를 할 때는 운이 좋아서 소형차->경유 중형차로 업그레이드를 해주더군요.
덕분에 오랜만에 오르막 길에서 스트레스를 받지않아 좋았어요. ㅎㅎ
아카시에는 사이타마현의 현청 소재지인 사이타마시에 위치해 있어서 그런지 별도의 주차장이 없습니다.
MAPCODE의 위치가 제휴 코인파킹인데 2,000엔 이상 구입시 200엔분(=30분 주차비)의 서비스 티켓을 줍니다.
주차한 후에는 대로로 나와서 왼쪽으로 꺾으면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요.
사이타마현을 대표하는 4대 제과점 중에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가게가 바로 아카시에입니다.
오렌지 색깔의 외양은 파리의 건물을 본떴다고 해요.
아카시에(Acacier)는 쉐프의 이름인 '아카시'와 제과점을 의미하는 파티세리(=Pâtisserie, 일본 발음은 파티시에)의 합성어로 지어졌어요.
세계에서 하나뿐인 아카시에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싶다는 신념을 담아서 지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쉐프는 프랑스의 3대 제과 콩쿠르인 'concours gastronomique d'arpajon'의 2003년도 쇼콜라 부문 우승경력을 자랑해요.
오전, 오후로 나오는 제품이 틀려서 각 시간마다 줄서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는 소문이 들리던데 개점 시간에 맞춰 왔는데 아무도 없더군요;
가게 내부는 인기에 비해서는 상당히 작은 규모인데 위의 사진과 아래의 사진이 보이는 공간이 전부였어요.
알록달록한 다양한 케이크들이 보입니다.
쇼콜라 부문 우승 경력때문인지 고급스러워보이는 검은 빛깔의 케이크들이 특히 눈에 띄는군요.
쿠키, 마카롱, 케이크, 몽블랑 등을 판매하는데 음료수 종류는 팔지않았습니다.
프레지에(=프랑스식 딸기 무스 케이크) 한 조각을 사서 먹어봤습니다.
가운데에는 달지않은 크림과 딸기가 채워져 있고, 위아래로 약간 딱딱한 빵이 배치되어 있는데 단맛이 강하면서 맛있었네요.
참고로 저는 평소에 빵을 즐기지않아서 엄청나게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이 가게의 바로 근처에 카페도 지어서 영업했었는데 현재는 장기 휴업 상태라고 합니다.
다음은 점심식사를 하러 인근의 우라와역에 위치한 우나기 무사시노(MAPCODE : 3 364 405*61)를 찾아갑니다.
이곳도 전용 주차장이 없어서 130 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코인 파킹 주차장을 이용해야 해요.
MAPCODE가 가리키는 코인파킹과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코인파킹 한 곳이 더 있는데 그 골목길로 100 m쯤 들어서면 가게가 보입니다.
에도시대(1603~1868년)에는 가게가 위치한 사이타마현 우라와구(浦和区)의 주변에 강과 늪지가 많아 장어 요리가 부흥했었습니다.
하지만 1920년쯤에 와서는 개발의 여파와 함께 사라져버렸지요.
우나기 무사시노는 지금도 산재해 있는 우라와의 장어 요리점중 하나로 60여년의 비교적 짧은 역사지만 맛으로 유명한 곳이에요.
그래도 우라와의 3대 장어집중 한 곳이자 프로축구팀 우라와 레즈 선수들의 단골집이라고 하네요.
장어를 잡을 수는 없지만 미야자키현 사도와라산의 고급 브랜드 양식 장어인 와쇼 우나기(和匠うなぎ)만을 사용합니다.
게다가 와쇼 우나기중에서도 신코(=新仔, 양식장에서 가장 성장이 빠른 집단의 장어)만을 이용해요.
그리고 와카야마산의 최상급 참숯인 비장탄을 사용해서 천천히 구워냅니다.
얼마나 정성스럽게 구우시는지 주문해서 25분이 지나서야 요리가 나왔습니다.
참고로 이 곳의 스이모노(=마시는 국물)는 별도 주문이에요.
살짝 윤기가 도는 장어에서 그윽한 향기가 올라옵니다.
가게 주인께서도 그냥 먹지말고 향기를 즐기면서 먹으라고 권하시더군요.
먹어보니 찹쌀같이 약간 쫀득한 것이 식감이 특이하더군요.
감칠맛도 약간 느껴지는데 수작업으로 가시를 발라내서 그런지 몇 개의 가시가 씹히는 것이 옥의 티네요.
아주 맛있다기보다는 장어 본연의 맛을 중시했고, 이 때까지 먹어보지 못했던 식감을 가진 장어요리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참고로 제 인생 최고의 장어 덮밥은 나가노현의 우나기 코바야시에요! =ㅅ=
이제 본격적인 관광을 시작해봅니다.
다음 목적지는 히카와 뇨타이 신사(MAPCODE : 3 488 020*17)입니다.
별도의 주차장이 있는 모양인데 대부분 신사의 앞에 위치한 도로변에 주차하더군요.
신사의 앞에는 작은 강이 보이는데 오래전에 존재하던 미누마(見沼)라 불리는 광대한 늪지의 흔적입니다.
과거에 미누마는 미타라시(참배자가 입과 손을 헹구는 곳)로서 이용이 되던 신역이었지만 1700년 전후의 밭 개간 계획으로 사라졌어요.
경내는 그렇게 넓지 않은데 정면으로 본전이 보이고 좌우로 건물이 몇 채씩 보입니다.
히카와뇨타이 신사는 히카와 신사와 더불어 무사시 국(현재의 도쿄, 사이타마현을 아우르던 옛나라)의 으뜸 신사로 불립니다.
히카와 신사가 스사노오라는 남신의 신사인 반면에 히카와뇨타이 신사는 남신의 부인인 쿠시나다히메를 모시는 여신의 신사에요.
그리고 두 신사의 중간쯤에 자손신을 모시는 나카야마 신사가 위치해서 지도상에 일직선을 이룬다고 하니 재밌네요.
본전에는 무사시 국의 으뜸 신사라는 의미의 '武蔵国一宮'라고 적힌 편액이 보입니다.
정확한 창건시기는 불명인데 기원전 148~30년경으로 추청된다고 하니 대단히 유서깊은 곳이네요.
본전의 오른편에는 용 신사가 위치해 있는데 과거에 있었던 미누마의 주인이었던 용을 모시는 곳입니다.
늪지가 사라진 지금도 용신제를 계속해서 지내고 있다고 하네요.
한켠에 보이는 치카라이시라는 커다란 돌이 보입니다.
에도 시대에 젊은이들이 단련과 힘겨루기의 목적으로 사용되었다고 적혀 있군요.
이 신사를 방문하려는 이유 중 하나였던 이 나무를 깜빡하고 못봐서 인터넷에서 구한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신사의 사무소 왼쪽편에는 아주 특이하게 생긴 신목 한 그루가 있는데 나무의 일부가 곰의 얼굴처럼 생겼어요!
한 때는 일본판 '세상에 이런 일이'에 출연하기도 했다네요. ㅎㅎ
사무소 오른편에는 작은 무녀 인형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신사에는 무녀 인형에게 매일 소원을 빌어서 소원이 이루어지면 인형에게 기모노를 입혀서 사례를 바치는 참배법이 있다고 해요.
그리고 무녀 인형이 존재하는 신사는 일본 전국에서도 이 곳 히카와뇨타이 신사뿐이라고 합니다.
...왜 사무소 왼편에 있는 나무는 볼 생각을 안했을까요; ㅠ
기모노를 입은 인형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이루었다는 것일까요?
참고로 소원을 이루기 전까지는 절대로 기모노를 입혀서는 안된다고 하네요.
다음은 남신의 신사에 해당하는 히카와 신사(MAPCODE : 3 571 362*45)로 향합니다.
참고로 지금 가는 사이타마시 오미야구에 위치한 히카와 신사는 총본사고, 이후에 가게 될 카와고에시의 히카와 신사는 분사입니다.
이곳은 전국에 퍼져있는 280여 히카와 신사의 총본사입니다.
신사가 위치한 오미야(大宮)라는 지명은 히카와 신사를 위대한 신이 머무는 곳(大いなる宮居)이라고 숭상했던 점에서 유래되었다고 해요.
도쿄를 아우르던 무사시 국의 대표신사였던만큼 인기도 엄청난데 연간 210만명 이상이 방문한다고 합니다. (신사 방문객 순위 전국 9위)
사진의 도리이는 3번째 도리이인데 신사의 앞쪽으로는 시내 한복판인데도 불구하고 2 Km의 느티나무 참배로가 펼쳐져 있습니다.
MAPCODE는 이 도리이 근처의 제1주차장 위치인데 절정기에는 주변에 1800여대까지 수용하는 임시주차장들을 분산 운용하기도 해요.
신사의 내부에는 신지(神池)라 불리는 연못이 펼쳐져 있고, 신교라는 붉은 다리를 건너야 본전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리고 경내에는 이나리 신사를 비롯한 여러 섭사들도 존재합니다.
다리를 건너면 붉은 색 기둥과 청록색 동판 지붕이 대비되는 멋드러진 누문이 반겨줍니다.
히카와 신사의 창건 시기는 기록에 따르면 기원전 473년이라고 하니 놀라울 정도로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신사네요.
참고로 신사 일대는 이즈모 국(현재의 시마네현) 사람들의 개척지로 히카와(氷川)라는 명칭도 시마네의 히카와(斐伊川)에서 유래되었어요.
즉, 시마네현의 이즈모 타이샤와 인연이 깊은 신사인데 히카와 신사의 제신의 자손신이 이즈모 타이샤의 제신이기도 합니다.
긴 참배로와 넓은 신사 부지에 비해서 본전 내부의 크기는 그리 넓지 않더군요.
경내에는 느티나무 신목과 함께 신에게 바치는 춤을 추는 장소인 마이도노(舞殿)가 보입니다.
배전입니다.
유명세에 비해서는 단출한 신사라는 느낌이네요.
참고로 이 날의 4일전이 도쿄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날이라서 그런지 눈이 많이 쌓여서 치운다고 분주하더군요.
이 신사에도 치카라이시가 보입니다.
커다란 돌을 짊어지고 본전을 한 바퀴 돈 사람에게만 돌에 이름을 새겨서 봉납할 자격이 있었다고 적혀져 있네요.
누문 앞에서 왼편으로 돌아 들어가면 뱀의 연못이란 장소가 나옵니다.
과거에 존재했던 늪지인 미누마와 신지의 수원중 한 곳인데 히카와 신사가 이곳에 세워지게 된 이유가 이 용수때문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이 연못은 히카와 신사의 발상지로도 불리는데 3년전까지는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었다고 합니다.
이름의 유래는 히카와 신사의 제신이 뱀 요괴를 퇴치했다는 전승에 따라서 붙여졌다고 하네요.
다음은 온천욕을 하러 가봅니다.
햐쿠칸논 온천(MAPCODE : 45 306 498*40)으로 향합니다.
햐쿠칸논 온천은 자타가 인정하는 사이타마현 최고의 천질을 자랑하는 온천시설이에요.
건물 바로 앞의 작은 주차장 외에도 사진을 찍는 방향의 뒷편으로 100여대가 주차가능한 제2주차장이 있는데 차들로 꽉 들어찼더군요;
한마디로 온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곳이에요;
이 곳은 숙박은 불가능한 일일 입욕시설입니다.
평일 800엔이지만 규모에 비하면 저렴하다고 할 수 있어요.
남녀 개별 내탕 2개소, 노천탕 5개소, 대절탕 5개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탕마다 사람들로 가득이에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인터넷에서 구한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굴착한 후에 스스로 분출된 온천수를 이용하는데 57℃의 원천이 분당 1,000 L라는 엄청난 용출량으로 뿜어집니다.
모든 욕조는 가온, 가수가 없는 원천 100%를 사용한다는데 사진의 청천 노천탕(晴天風呂) 이외에는 염소소독 냄새가 느껴졌어요.
청천 노천탕은 다른 탕들과는 틀리게 황록색 물빛과 석유 냄새같은 것이 느껴지면서 물맛이 짠 것이 독특하더군요.
아무래도 이 탕만 순수 원천을 쓰고, 다른 탕들(무색 투명에 염소 냄새밖에 안남)은 여과를 한 모양이에요.
개중에는 온천수에 이산화탄소를 인위적으로 넣은 고농도 탄산천이 있는데 인공이지만 피부가 화끈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이 좋더군요;
탄산기포도 대량 발생해서 인기가 많았어요.
아무튼 다른 탕들은 좀 아쉽지만 청천 노천탕 하나만을 봤을 때는 확실히 개성이 강한 온천이었습니다.
온천 분석표를 보면 천질은 pH 7.9의 나트륨-염화물 강염천입니다.
주요성분은 나트륨 6,560 mg, 칼슘 431.6 mg, 염소 11,050 mg, 탄산수소 119 mg, 취소 52.9 mg, 요오드 10.2 mg,
메타규산 26.3 mg, 메타붕산 177.2 mg 입니다.
확실히 사이타마현에 강염천은 몇 곳 있지만 취소, 요오드가 다량 함유된 온천은 보기 힘든 것 같아요.
다음은 메누마 쇼덴잔 칸기인(MAPCODE : 34 195 889*46)으로 향합니다.
참고로 사이타마현은 교통체증이 심하니 관광 목적으로 돌아다니실 분들은 고속도로를 최우선적으로 타는 것이 정신건강상에 좋습니다;
2일차에 이야기할 딱 한 곳을 제외하구요!
칸기인은 상당히 지명도가 높은 사원이라서 그런지 주위에 많은 무료 주차장들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MAPCODE는 사진의 육교를 지난 우측편의 무료 주차장인데 주변을 슬슬 돌아다니면 주차할 곳은 많아요.
칸기인은 도쿄의 혼류인(本龍院), 나라의 호잔지(宝山寺)와 더불어 일본의 3대 성천(聖天)중 하나로 꼽혀요.
성천은 불교의 불법수호신으로 환희천, 천존으로도 불리는데 코끼리의 머리를 한 인간상으로 묘사됩니다.
칸기인의 산호는 쇼덴잔(聖天山)인데 쿠마가야시 메누마 지구에 위치해 있어서 일반적으로 메누마 쇼덴잔(妻沼 聖天山)이라고 부릅니다.
약도를 보면 꽤나 넓은 규모의 절같지만 좌측의 본당은 조금 떨어져 있어서 절과 상점가가 섞여있다는 느낌이에요.
창건시기는 1179년으로 고야산 진언종의 사찰입니다.
칸기인으로 향하는 참도를 걸어가면 먼저 정문에 해당하는 높이 16 m의 국가지정 중요문화재 키소몬(貴惣門)이 보입니다.
정면에서는 안보입니다만 2개의 지붕 위에 하나의 지붕을 올린듯한 희귀한 형태로 지어졌는데 이런 양식은 일본에서 3곳뿐이라고 해요.
문의 오른편에는 비사문천, 왼편에는 지국천왕상이 놓여져 있습니다.
키소몬을 지나면 2번째 문인 중문이 나옵니다.
사원의 건물 대부분은 에도시대 초기의 화재로 불타서 재건하였지만, 이 중문만은 멀쩡했으니 절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 된 셈이에요.
다만 1990년에 해체수리를 하였고 지붕은 동판으로 바뀌었습니다.
중문을 지나면 참도의 종점인 인왕문이 모습을 보입니다.
붉은 피부색에 진노한듯한 이질적인 얼굴의 인왕상들이 인상적이었어요.
국보로 지정된 본전인 성천당입니다.
닛코 동조궁의 복원에 참여했던 장인들에 의해 탄생된 에도시대 후기 장식건축의 대표작으로 불린다고 해요.
그래서 그런지 동조궁과 마찬가지로 다채로운 채색의 조각과 금박을 이용화 화려한 양식이 돋보여서 작은 닛코라는 별명으로도 불립니다.
조각 하나를 둘러보자면 중국 문인의 사예를 의미하는 그림, 바둑, 금, 붓글씨에 집중한 사람들의 조각이 보입니다.
이외에도 봉황, 호랑이, 원숭이 등의 동물과 미풍양속을 그린 다채로운 조각들이 눈에 띕니다.
조각의 절정은 성천당의 안쪽인 오쿠토노(奥殿)입니다.
하지만 이 곳만 16시까지의 유료 관람으로 개방되는데 제가 도착한 시간이 16시였어요;
할 수 없이 멀리서나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만 살짝 보이는 부분도 금빛으로 번쩍거리는 것이 과연 닛코 동조궁을 연상시키더군요.
과거의 대화재로 사원이 불에 탔을 때의 재건 비용만으로도 무려 130억원이 넘었다고 전해집니다.
본전의 왼편에는 홍법 대사(=쿠카이, 空海)를 모시는 대사당도 보입니다.
칸기인의 본존이기도 하는 대성환희천(=성천)은 홍법 대사가 당나라에서 밀교와 함께 얻어오면서부터 일본에서도 모셔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사원의 대성환희천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서깊은 불상으로 알려져 있어요.
경내에 보이는 특이하게 생긴 폭포입니다.
우측편을 잘보면 불상이 새겨져 있는데 군다리명왕이라고 하네요.
별로 관광한 것도 없는데 어느새 밤이 다가왔군요;
오늘의 숙소인 치치부시에 위치한 아라키 광천 료칸(MAPCODE : 150 313 678*41)으로 향합니다.
이 료칸을 갈 때는 홈페이지에서도 신신당부하는데 도착하기 200 m 전쯤의 11번 국도에서 골목길로 들어설 때의 주의사항입니다.
세 갈래의 골목길이 있는데 네비가 안내하더라도 절대로 자동차가 가기 힘든 가운데 길로 들어가면 안된다는 것이에요.
교차로마다 료칸 방향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기때문에 보면서 이동하면 편합니다.
오후 6시도 안됐는데 어두컴컴해지다니 겨울은 해가 짧아서 너무 슬프군요;
어두워서 잘 안보이는데 료칸은 2층(+3층 다락방) 규모의 전통 목조건물이에요.
아라키 광천료칸은 1827년에 창업한 상당히 유서가 깊은 온천료칸입니다.
대부분이 목재로 지어진 건물같은데 2층 복도도 나무라서 걷기만 해도 방 밖에서 삐걱거리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에요;
방 내부는 깔끔하군요.
한켠에는 다이얼식 전화기도 보이는데 창 밖은 지붕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았어요.
이 료칸의 1인 숙박은 평일 한정으로 제일 안좋은 방(=제일 유서깊은 방)만 숙박가능하거든요;
좋은 방의 경우는 풍경도 좋고 노천탕이 붙어 있기도 합니다.
참고로 사이타마현에서 숙박가능한 온천료칸은 상당히 적은데 대부분 치치부시 근방에 위치해 있어요.
천장을 올려다보니 굵은 통나무가 그대로 보입니다.
개업 이후로 대규모 리모델링을 한 적이 한번도 없어서 에도시대 말기의 건축 양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얼음 기둥 이벤트를 보러가기위해서 서둘러 식사부터 합니다.
저녁식사는 방 내부에서 하고, 조식은 1층의 식당에서 하게 되요.
먼저 칠리 새우, 고둥, 곤약 회, 짠 맛의 미즈나 생햄 말이가 나옵니다.
무난한 맛인데 새우는 그런대로 싱싱한 편이군요.
참깨두부와 연한 간을 한 토란, 곤약, 당근 등의 조림도 나옵니다.
참치, 단새우, 오징어 회와 크림 소스로 졸인 양파 요리가 나옵니다.
회는 평범했고, 양파 요리의 소스는 부드러웠지만 양파의 식감이 너무 흐물흐물했네요.
료칸의 단골메뉴인 갓 구운 곤들메기 소금구이가 나왔군요.
약간 퍽퍽하고 껍질도 질기고 전체적으로 뿌린 소금이 균일하지않아 감점이에요.
자세한 설명은 안적혀있는데 특이하게도 우동이 나옵니다.
쫀득한 면발에 씁쓸짭짤한 국물맛이 무난했네요.
군마산 소고기 구이가 나옵니다.
냉동은 아니었지만 맛있는 부위도 아니었어요.
여담인데 치치부시는 군마현과 인접한 도시라서 그런지 군마 차량들이 꽤나 많이보이더군요.
그게 아니라도 시골인데도 불구하고 차량 통행량이 많은 편이었지만요.
치치부산 표고버섯 구이입니다.
담백한 맛이네요.
튀김으로는 새우, 가지, 호박, 고추가 나오네요.
찹쌀로 튀김옷을 만들었는지 부드러운 식감에 바삭함이 살짝만 느껴집니다.
다만 새우 신선도는 평범했어요.
밥은 니가타산의 코시히카리입니다!
역시 맛있는 코시히카리의 인기는 어딜 가든지 끊이지 않는군요.
국은 살짝 감칠맛이 도는데 바삭 구운 생선 한조각을 넣어서 고소함을 가미한 것이 마음에 드네요.
디저트는 치치부산의 시큼한 딸기와 바닐라 아이스로 마무리합니다.
저녁 식사는 큰 개성은 없는 그냥저냥이란 느낌입니다.
오늘의 메인 이벤트를 보러가기 전에 전단지를 찍어봅니다.
치치부시의 3대 얼음기둥 이벤트중 하나인 아시가쿠보의 얼음기둥은 1~2월에 진행되는 겨울 이벤트입니다.
기간 중의 금, 토, 일, 공휴일에는 일몰부터 밤 8시까지 라이트업이 펼쳐지는데 이 때가 백미지요.
서둘러서 아시가쿠보의 얼음기둥 이벤트장(MAPCODE : 91 481 794*72)으로 향합니다.
MAPCODE에 해당하는 이벤트용 주차장은 아시가쿠보 역의 바로 옆에 위치한 휴게소의 제 2주차장에 해당합니다.
휴게소의 코 앞에 위치해 있기때문에 그냥 휴게소에 주차해도 상관은 없어요. (휴게소가 밤에는 문을 닫아요;)
주변을 스윽 둘러보면 반짝거리는 조명이 밝혀진 길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길을 따라 10분 정도 걸어가면 이벤트 회장에 도착하게 되요.
그런데 워낙에 산골 도시라서 그런지 방문객 수는 그리 많지 않더군요.
일본에서 여유롭게 축제를 즐기기는 처음인 것같아요.
입구에 도착하면 300엔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갑니다.
멀리 라이트업 불빛이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다양한 색깔의 불빛이 비춰주는 환상적인 얼음기둥들이 반겨줍니다.
아시가쿠보의 얼음기둥은 강물을 끌어와서 호스나 스프링 쿨러를 이용하여 인위적으로 얼린 얼음기둥들입니다.
치치시부의 3대 얼음기둥 이벤트 중에서 유일하게 열차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편리한 교통편을 자랑해요.
어찌보면 을씨년스러울수도 있는데 일정 간격으로 색깔을 바꿔가면서 비춰주니 낭만적이네요.
약간 경사진 언덕을 올라가면 따뜻한 스토브와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서 언 몸을 녹일 수도 있고, 간단한 음료, 먹거리 등도 판매합니다.
16시까지는 감주도 무료로 나눠준다고 하더군요.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이벤트 회장의 모습이 환상적이군요.
게다가 운이 좋다면...
열차가 지나가는 장면도 포착할 수 있어요!
거의 2초만에 지나가기때문에 제대로 된 순간포착을 하긴 힘들었지만요;
고독한 사진가들과 연인들이 조용히 낭만을 즐기는 멋진 이벤트였네요.
특히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점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ㅎㅎ
료칸으로 돌아와 온천욕을 해봅니다.
온도가 낮고 용출량이 적은 온천수인 광천을 사용하는 관계로 가온+순환+염소 살균인 것은 어쩔 수 없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염소 냄새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
입욕해본 느낌은 적절 온도로 데워진 무색, 무미, 무취의 살짝 미끌거림이 느껴지는 온천수였습니다.
한켠에는 원천 욕조가 놓여져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아주 차가워서 냉수마찰을 싫어하는 저는 들어가보지 않았어요;
별도의 온천 분석표는 안보이고 이렇게 오래된 분석표만 보이네요.
홈페이지에 별도 기재된 성분표를 기준으로 보자면 천질은 pH 9.4의 단순 유황 냉광천입니다.
주요성분은 나트륨 156.1 mg, 유산 56.5 mg, 탄산수소 295.6 mg, 메타규산 45.5 mg 입니다.
유황천이라지만 유황냄새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
욕실에는 원천과 콜라겐 성분을 배합해서 60일간 숙성시킨 독자적으로 개발한 비누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온천수는 무색투명한데 검은 비누가 만들어지다니 신기하군요.
노천탕도 조그맣게 꾸며져 있습니다.
주위는 나무 울타리로 둘러쳐져 있어서 하늘 말고는 볼 수 있는 풍경이 없어요.
1인용 욕조도 있군요.
이쪽은 미지근해서 오래있기 좋았네요.
방으로 돌아오니 내일의 날씨를 알려주는 메모가 놓여 있습니다.
극도의 일본식 접대는 없는 곳이지만 꼼꼼한 배려가 돋보이네요.
이렇게 1일차 일정을 마칩니다.
(IP보기클릭)59.5.***.***
(IP보기클릭)175.204.***.***
감사합니다~ | 18.03.18 21:15 | |
(IP보기클릭)123.220.***.***
(IP보기클릭)223.62.***.***
사이타마의 여행은 치치부가 최고인 것같습니다. 교통체증에 돌아다니기는 힘들었지만 그런대로 볼만한 곳은 꽤 있었네요. | 18.04.21 10:04 | |
(IP보기클릭)182.227.***.***
(IP보기클릭)175.204.***.***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이네요. 사이타마는 외국인 관광지로는 조금 부족한 동네입니다. 계절 한정의 명소는 꽤있는데 꽃이나 단풍 구경을 가거나, 저처럼 축제를 노려보는 형태가 알맞습니다. 애니메이션 배경지로 많이 꼽히는 곳이기도 해서 성지 순례의 형태도 괜찮지요. | 18.04.22 15:1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