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이하여 겨울의 낭만을 느껴보고 싶어서 떠난 여행입니다.
대도시가 아니면서 겨울 정취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껴볼만한 곳이 없을까...해서 찾아낸 곳이 바로 나가노현이지요.
시부 온천에서는 겨울의 온천마을 풍경을 즐기고, 토가쿠시 신사 오쿠샤의 삼나무 참배길에서는 겨울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네요.
카루이자와에서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는데 최근 몇일간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서 눈은 그다지 쌓이지 않은 것이 아쉽더군요.
이번 여행의 루트 지도(구글지도 링크 클릭)입니다.
2박 3일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심플(?)하게 돌아다닌 일정은 처음입니다!
나가노현은 눈이 많이 내리는 지방이지만 토가쿠시 신사로 향하는 북쪽길을 제외하면 아주 깨끗한 도로를 달릴 수 있었습니다.
방문지는 크게 보면 사쿠, 카루이자와, 우에다, 오부세, 시부 온천, 토가쿠시, 나가노 시내가 되겠네요.
그 중에서 특히 카루이자와를 꼼꼼하게 돌아다닌 일정입니다.
도쿄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나가노현의 사쿠다이라역에 도착했습니다.
카루아자와~사쿠다이라~우에다~나가노로 이어지는 나가노현의 신칸센 정차역중 한 곳입니다만 딱히 관광적으로 유명한 곳은 없습니다;
실제로 내리는 사람들도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적은 썰렁한 분위기의 역이었어요.
이 곳에 내린 이유는 단지 일정 상에 오가기 적당한 위치라는 점과 렌트 비용이 가장 저렴했다는 것이 이유였어요. (+ETC 카드 대여가능)
렌트는 J-Net 렌트카라는 중소업체로 빌려봤습니다만...착한 가격은 마음에 드는데 네비게이션 성능이 상당히 안좋은 것이 아쉬웠네요.
사쿠다이라역을 출발해서 곧바로 카루이자와로 향합니다.
우선은 밤비행기 노숙으로 인한 피곤을 풀고, 씻기 위해서 호시노 온천 톰보노유(MAPCODE : 292 701 092)를 들리기로 합니다.
아마도 카루이자와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라도 호시노 리조트는 아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에요.
일본의 최고급 숙소 브랜드로 유명한 호시노 리조트의 시작이 바로 이 곳 호시노야 카루이자와(최초는 호시노 온천 료칸으로 개업)입니다.
그리고 별도로 운영하는 일일입욕시설이 톰보노유라는 것인데 입장료가 1,300엔으로 매우 비싼 편이에요.
다만 현지 주민과 별장 거주인, 인접지역 주민들만 무료 등록할 수 있는 회원제도가 있어서 이 분들은 평일 500엔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
즉, 관광객은 관광객 요금으로 이용하라는 소리에요~
남탕과 여탕으로 분리되는 가운데 공간에 예쁘게 조형물을 꾸며놓았습니다.
밤에는 조형물에서 은은한 불빛이 새어나와서 더욱 아름답게 바뀝니다.
아침부터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 한장만 살짝 찍어봤습니다.
가수는 없이 가온만 하는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염소 소독 냄새가 강하게 나는 점은 아쉽네요.
살짝 초록빛이 감도는 적당한 수온의 온천수는 약간 끈적한 촉감인데, 물 속에서는 검은 먼지같은 유노하나가 떠다니는 것이 보입니다.
천질은 pH 7.4의 나트륨-탄산수소염ㆍ염화물천입니다.
주요성분은 나트륨 176.1 mg, 염화물 92.7 mg, 유산 58.4 mg, 탄산수소 465.8 mg, 유리이산화탄소 31.8 mg, 메타규산 141.8 mg
입니다.
카루이자와는 온천지가 아니지만 소수의 온천시설이 존재하는데 그다지 매력적인 곳은 없었어요. (군마현 기타카루이자와는 제외)
저번 여행에서는 방문하지 못했던 돌의 교회(MAPCODE : 292 670 444)를 다시 찾아가봅니다.
평일에는 견학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하는데 이 날이 토요일이라서 그다지 기대는 하지않았어요.
운 좋게도 11시부터 예식이 시작된다고 해서 잠깐 견학이 가능했습니다.
마치 돌로 만든 원반 여러 개를 겹쳐놓은듯한 특이한 형태의 교회에요.
내부는 유감스럽게도 촬영 금지라서 인터넷에서 구한 공식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독특한 채광 설계로 인해 신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내부는 20여명 정도만 앉을 수 있는 단촐한 크기였어요.
소수의 지인들만 초대하는 일본의 결혼문화와 어울리는 느낌이네요.
1988년에 미국의 건축가 켄드릭 켈로그(Kendrick Kellogg)가 건축한 이 교회는 그가 주창한 오가닉(organic) 건축양식으로 지어졌습니다.
오가닉 건축이란 자연을 파괴한 후에 짓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의 조화와 지형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서 짓는 방식을 말합니다.
돌의 교회는 돌과 빛, 녹음과 물과 나무를 가지고 지어진 천연의 교회라는 컨셉입니다.
교회의 지하에는 우치무라 칸조(内村 鑑三)의 기념당이 들어서 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기독교 사상가로 무교회주의를 제창한 분이라는군요.
기념당을 나오니 물총새가 앉아 있는 형태의 석비가 보입니다.
우치무라 칸조의 이념이 그대로 묻어나는 문구가 적혀 있네요.
I for Japan;
Japan for the World;
The world for Christ;
And All for God.
바로 옆에 위치한 카루이자와 고원 교회도 잠시 들려봤습니다.
이 날 저녁에 펼쳐지는 크리스마스 이벤트때문에 곳곳에 장식들이 세워져 있는 것이 보이네요.
그리고 수많은 중국인들로 북적거렸습니다;
겨울의 카루이자와 고원교회는 삭막한 느낌이네요.
참고로 교회의 현판에는 호시노 유학당(星野遊学堂)이라고 적혀 있는데 2차 세계대전 이후에 개명되기 전의 명칭입니다.
당시에는 우치무로 칸조와 여러 문학인들의 모임의 장이었는데 종교, 사상에 관계없이 마음으로 교류하는 장소이고자 명명되었다네요.
다음은 점심식사를 하러 카스타니에(MAPCODE : 292 646 257)로 향합니다.
카루이자와는 1차 세계대전 이후에 외국인 피서지로 발달한 곳이다보니 나가노현 특유의 소바집 외에는 일본식 음식점이 적습니다.
심지어 서양식으로 조식만 판매하는 식당도 있을 정도에요;
그래서 식사는 빵이 아닌 밥이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진 저로서는 닭이라도 먹자!는 느낌으로 이곳을 찾아갔지요.
가게는 카루이자와역을 나와 정면의 도로를 5분만 걸어가면 도착하는 절호의 위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꽤나 유명한 가게라서 공식 홈페이지(링크 클릭)를 통한 인터넷 사전예약이 필수인 곳이에요.
과거에는 2층에서 영업했다는데 현재는 1층으로 옮겼다는 모양이에요.
1982년에 오픈한 가게라서 그런지 내부는 현대식 인테리어입니다.
저도 예약하고 방문했습니다만 예약하지않고 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같았는데 금새 만석이 되더군요.
주메뉴는 명물 로스트치킨인데 1/4조각인 S사이즈로 주문했습니다. (한마리 메뉴는 없고, L사이즈의 반마리 메뉴가 있음)
그리고 밥 or 빵, 주스의 종류를 선택하게끔 되어 있어요.
먼저 샐러드가 나오는데 계란말이 조각은 곱게 갈린 식감에 양파로 살짝 단맛을 낸 것같더군요.
주스는 나가노니까 사과 주스로 시켜봤는데 새콤한 것이 좋네요.
딱딱한 빵 2개와 함께 로스트 치킨이 나왔습니다.
1/4 조각이라 저는 닭다리 부위가 나온 반면 친구는 닭날개와 가슴살 부위더군요.
닭고기는 허브향이 향기로웠지만 짠 맛에 육질은 단단한 편이라서 그다지 맛있다는 느낌은 안들었어요;
역시...치킨에 한해서는 한국이 최고에요!
다음은 (구)미카사 호텔(MAPCODE : 292 735 553)을 방문하러 갑니다.
MAPCODE의 위치에 도착하면 별도로 마련된 무료 주차장이 있습니다.
목적지인 (구)미카사 호텔은 왔던 길을 200 m 정도 되돌아서 걸어가면 위치해 있어요.
입장료(400엔)를 내고 들어서면 마치 서양의 옛날 별장을 가져온듯한 이색적인 건물이 반겨줍니다.
일본에서 유일한 순수 서양식 목조 호텔로 국가 유형문화제로 지정되었다는군요.
그에 반해서 설계, 감독, 시공까지 모두 일본인의 손에 의해 지어졌다는 점이 특별한 건물입니다.
실내는 샹들리에와 소파, 영국제 타일을 이용한 세면대 등이 있어 서양식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실제로 1906년에 개업하여 1970년까지 영업을 했었는데 여러 문화계, 재계 인사들이 애용했다고 합니다.
1층과 2층의 대부분을 구경할 수 있는데 호텔로 지어졌다보니 좁은 복도의 좌우로 방들만 들어선 구조에요.
고풍스러운 소파와 벽난로도 보이는군요.
폐업 시점에는 준공 당시 구조물의 절반 정도만 남아있었다는데 그래서 새 것같은 부분들도 많이 보입니다.
2층으로 올라서니 따스한 햇살 아래로 4개의 의자가 놓여진 광경이 인상적이네요.
참고로 카루이자와에는 미카사 호텔 이외에 맘페이 호텔(万平ホテル)이라는 현재도 숙박할 수 있는 유서깊은 서양식 건물이 있습니다.
비틀즈의 존 레논이 묵으며 좋아했다던 호텔인데 숙박료도 비싸지만 저녁식사는 드레스 코드까지 어느 정도 맞춰야해서 부담스럽더군요;
다음은 폭포 한 곳을 들러보기로 합니다.
류가에시 폭포(MAPCODE : 292 793 324)를 보러가는데 입구의 주차장에 정차한 후에 붉은 색 루트를 따라 10여분을 걸어가게 됩니다.
류가에시 폭포는 유명한 시라이토 폭포와 마찬가지로 유료 도로 구간 내에 위치해 있습니다.
요금소를 통과하여 90 m 정도를 더 가면 사진과 같은 장소가 나오는데 가운데의 좁은 길로 들어가야 합니다.
들어서자마자 좌측편에 무료 주차공간이 있으니 주차한 후에 걸어가면 되요.
겨울이라서 가지만 앙상한 나무들 사이의 산길을 걸어갑니다.
길은 평탄한 편이라서 가벼운 차림으로 가도 좋아요.
가다보면 작은 강이 보이고 다리를 건넙니다.
건너고 나서 우측의 소로를 따라 조금만 가면 폭포가 나오게 되요.
참고로 다리 건너 좌측은 시라이토 폭포까지 가는 4.5 Km의 산길입니다.
카루이자와에 존재하는 2곳의 자연 폭포(또 하나는 센가타키(千ヶ 滝))중 하나인 류가에시 폭포에 도착했습니다.
작은 쉼터 하나만 마련되어 있는 아담한 곳이에요.
얼음이 살짝 얼어있는 폭포가 매력적이네요.
옛날에 이무기가 용처럼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려다가 거센 물결에 뒤집혀 폭포 웅덩이에 빠졌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관광거리가 적은 카루이자와에서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곳중 하나인 것같아요.
다음은 저번 여행에서도 방문했던 시라이토 폭포(MAPCODE : 292 851 763)를 들러보기로 합니다.
시라이토 폭포 근처에서는 2월에 개최 예정인 얼음 기둥 일루미네이션 준비가 한창이에요.
물을 분무기처럼 뿌려서 얼리는 모습은 처음봅니다.
산그늘에 있어서 그런지 시라이토 폭포로 향하는 유보도는 바닥이 눈으로 덮혀 있었습니다.
꽤나 미끄러서워 엉덩방아를 찧는 사람들도 보이더군요.
시라이토 폭포는 얼지않은채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강물이 떨어져 내리는 형태가 아니라 지하수가 뿜어져 나오는 형태라서 그런가봐요.
암벽을 반듯하게 깍은 인공폭포라는 점은 여전히 아쉽습니다만 겨울에 이런 폭포 구경하는 것이 어디겠어요.
폭포수가 떨어져 내린 곳에서 자라난 푸른 이끼군이 인상적이군요.
이번에는 군마현으로 살짝 넘어간 곳에 위치한 오니오시다시엔(MAPCODE : 737 064 866)으로 가봅니다.
그런데 이곳으로 가는 길은 지도의 루트인 오니오시 하이웨이라는 유료도로(통행료 270엔)와 붉은색 화살표의 무료 루트가 있습니다.
소요시간이 7분 정도 차이나는데 유료도로쪽의 경치가 아주 좋기때문에 한번쯤은 지나가는 것도 좋아요.
아주 넓은 대단위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는데 겨울이라서 그런지 인적이 뜸하더군요;
입장료는 650엔인데 홈페이지(링크 클릭)의 할인권을 보여주면 100엔 할인이 됩니다.
코스는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제가 갔을 때는 가장 먼 60분 코스쪽이 출입금지 상태였어요.
저는 40분 코스의 루트로 걸어가보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2015년도까지는 10년 넘도록 겨울철 영업은 하지않았다가 2016년부터 재개했다고 하네요.
입장료를 내고 들어서면 먼저 붉은 빛깔의 정문과 좌우로 증장천왕&지국천왕상이 보입니다.
대문에는 토에이잔 칸에이지 별원 - 아사마다케 관음당 정문이라고 적혀 있는데 안쪽편에 관음당 건물이 한 채 있어요.
참고로 역광때문에 2대 천왕상을 포함한 대문 전체풍경은 찍을 수 없었어요;
대문을 지나면 검은 빛깔의 기암 괴석들이 사방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1783년에 아사마야마라는 산의 분화에 의해 발생한 막대한 용암들이 굳은 후에 풍화작용을 받아 탄생한 풍경이라고 하네요.
오니오시다시엔(鬼押出し園)의 명칭 유래는 아사마야마의 도깨비(鬼)가 분화시켜서 용암을 밀어냈다(押出し)라는 추측에서라고 합니다.
지나가다보니 도쿠가와 가문의 테미즈야(신사 등의 입과 손을 헹구는 곳)를 흉내내어 지었다는 건물이 보입니다.
용암지대의 지하수로 마셔도 된다고 적혀있어서 마셔봤는데 별다른 맛은 없었어요.
오니오시다시엔의 가운데쯤에 위치한 관음당이 보입니다.
분화에 의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기위해 지어졌다고 하네요.
그런데...사진 좌측의 하얀 망토같은 것을 입은 여성이 보이시나요?
금발 가면까지 쓰고 무슨 코스프레를 하는 것같던데 배경도 좋으니 멋진 사진이 나올 것같네요. ㅎㅎ
종루를 배경으로 아사마야마의 설산이 보입니다.
표고 2,568 m의 활화산으로 카루이자와에서도 잘 보이는 산이에요.
기암괴석이 많다보니 이런식으로 끼워맞추기 형상 설명도 곳곳에 보입니다.
이 암석은 코끼리를 닮았군요;
한켠에 위치한 전망대에서는 광활한 풍경이 내려다보입니다.
오니오시다시엔의 위치 자체가 표고 1,325 m의 고지대이다보니 겨울에 산책하기에는 바람도 불고 매우 추웠어요;
한바퀴 둘러보고 출구쪽으로 가는데 한정품인 액막이 도깨비상을 팔고 있군요.
귀엽다기보다는 늙어보이는 외견이 재밌네요.
다시 나가노현으로 돌아가서 오늘의 숙박지인 츠루야 료칸(MAPCODE : 292 676 868)으로 향합니다.
오후 4시도 안되서 체크인한 것은 이때까지 여행하면서 처음이에요!
물론 체크인만 하고 나갈꺼지만요;
외국인 피서지로 유명해지기 훨씬 이전인 에도(=도쿄)에서 쿄(=교토)로 향하는 길의 숙박마을이던 시절부터 존재했던 츠루야 료칸입니다.
외견은 횡으로 길게 늘어진 모양새고 현대식으로 리뉴얼되어서 그다지 전통이 느껴지는 건물은 아니에요.
츠루야 료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2일차에서 하겠습니다.
내부는 현관을 제외하면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꾸며져 있어요.
카루이자와에서 최고로 꼽히는 전통료칸답게 숙박비가 비싼 편인데 9종류의 타입중 가장 저렴한 본관 T타입의 방으로 예약했습니다.
작은 방이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아늑한 분위기의 구성이네요.
참고로 츠루야 료칸은 토요일, 연휴, 연말연시, 여름철에는 6,000엔의 사전 예약금을 받는 곳이에요.
공식 외국인 예약용 사이트인 부킹닷컴에서 비싸게 예약하면 카드 정보를 기입하기때문에 필요없는 모양이지만요.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듯한 다이얼식 전화기가 보입니다.
저는 양실보다는 화실이 취향(이유는 침대가 싫어서)이지만 성탄절 토요일에 예약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운이에요;
밖으로 나와서 산책을 즐겨봅니다.
츠루야 료칸은 (구)카루이자와 긴자 거리(旧軽井沢銀座通り)라는 상점가 거리의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어서 돌아다니기 좋습니다.
에도 시대에는 카루이사와슈쿠(軽井沢宿)라 불리던 숙박거리였지만 현재는 중심 상점가라고 하기는 그렇고 명물 상점가 거리가 되었어요.
다만 지금은 카루이자와 역 옆의 초대형 아울렛인 프린스 쇼핑 플라자나 호시노야의 상점가인 하루니레 테라스에 밀린 모양새지만요.
참고로 (구)카루이자와 긴자 거리는 골든위크, 여름철, 토&일&공휴일에는 11시~18시까지 차량 통행이 금지되어 있으니 주의하세요.
오래된 사진관이 하나 보이네요.
내부에는 서양의 옛날 귀부인 드레스가 마련되어 있어서 갈아입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상점가 거리의 한 골목 건너편에는 성 파울로 카톨릭 교회라는 고풍스러운 건물이 있습니다.
체코 출신의 거장 건축가 안토닌 레이몬드가 1934년에 건조했는데 그는 일본 모더니즘 건축의 아버지라고 불린다는군요.
자연과 어우러진 형태의 목조 건축물로 지어졌는데 첨탑부분은 체코 보헤미아의 목조 교회와 흡사하다고 합니다.
내부에는 몇몇 사람들이 극도로 조용하게 관람하고 있었는데 신성한 분위기가 흐르는 기분이었어요.
저예산으로 지어졌기는 하지만 나무만으로 이렇게 근사한 건물을 지을 수 있다니 대단하네요.
가장 앞단에는 예수 탄생을 모티브로 한 작은 조형물도 보이네요.
예배당의 뒷쪽 천장에는 공간활용을 잘해서 파이프 오르간까지 갖추어져 있습니다.
참회실도 한쪽 구석에 있어서 아담하지만 있을 것은 다 갖춘 교회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시 상점가 거리로 되돌아 옵니다.
상점가의 한가운데에는 처치 스트리트라는 쇼핑몰이 위치해 있는데 이쁘게 꾸며 놓았네요.
들어가보지는 않았습니다;
상점가에는 몇 곳의 명소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미카도 커피입니다.
1948년에 도쿄 니혼바시에서 개업한 후 1952년에 카루이자와에 출점했는데 커피 젤리와 모카 소프트크림이 명물인 곳이에요.
내부는 클래식한 편인데 벽면에는 옛날 흑백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이 보이네요.
2층이 카페고, 1층에서는 커피 원두를 판매하는데 신맛이 나는 품종이 많더군요.
2층으로 올라가서 대표 메뉴인 미니 모카&커피 세트를 주문합니다.
먼저 커피 러스크와 우유 시럽을 가져다주는군요.
과자는 바삭하게 씹히네요.
모카 소프트크림과 커피가 나왔네요.
소프트크림은 단맛은 거의 없고 약간 쓴 맛이 난 것이 의외였어요.
커피는 향은 별로 안나는데 신맛이 많이 나는 편이라 이런 맛은 처음이었습니다.
제가 커피에는 문외한이다보니 마루야마 커피처럼 향이 매우 뛰어나거나 단 맛의 음식을 원했는데 기대와는 완전히 달랐네요;
맛있는 것인지 맛없는 것인지 커피를 모르는 저로서는 판단을 내리기 힘듭니다.
상점가의 또 하나의 명물은 빵집입니다.
오랜 전통의 가게가 2곳 있는데 프랑스 베이커리와 블랑제리 아사노야가 마주 보는 형태로 위치해 있어요.
전자는 제가 좋아하지않는 프랑스빵이 명물인 곳이라서 아사노야만 가보기로 했어요.
바게트, 식빵, 스프, 러스크, 바움쿠헨, 잼 등의 다양한 종류의 상품들이 있습니다.
카루이자와가 본점이다보니 이곳 한정품들도 몇 가지 보이더군요.
가장 추천하는 상품은 카루이자와 블루 베리라는군요.
말린 블루베리를 넣은 빵인데 사먹어보니 식감이 부드러운 것이 좋더군요.
다만 바깥 껍질은 너무 딱딱해서 구운 직후면 몰라도 식은 상태로 먹기는 힘들었어요.
1933년에 창업한 오래된 역사만큼 이곳에서도 흑백사진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빵집의 특이한 점은 스페인에서 제작된 30톤짜리 돌가마에 나무 땔깜을 이용해서 빵을 굽는다는 점이에요!
마감시간이 다되서 새빵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갓 구운 빵은 어떤 향이 날지 심히 궁금해지더군요.
츠루야 료칸으로 되돌아옵니다.
입구에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해서 예쁜 눈사람과 트리가 반겨주네요.
욕실에서 가볍게 목욕을 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온천수는 아니고 천연수를 중앙의 활성석이란 돌을 통해서 뿜어지게 해서 부드럽게 만든다고 하는군요.
수온이 조금 뜨거운 편이었는데 맹물같은 입욕감은 아니고 조금 부드러운 촉감이었습니다.
그리고 염소 소독 냄새가 나지않는 점은 마음에 들었네요.
내탕 하나가 전부였고, 노천탕은 없었습니다.
저녁 식사입니다.
먼저 자주복의 회가 나옵니다.
식감이 약간 쫄깃쫄깃하더군요.
새우, 완두콩, 벳코앙(=鼈甲餡, 갈분으로 만든 떡고물)에 부부아라레(작은 입자들)와 와사비를 올린 음식이 나옵니다.
쫄깃한 새우와 아삭한 콩껍질의 식감이 일품이네요.
...처음 먹어보는 요리 설명하는 것이 제일 적기힘들어요. ;ㅅ;
다음은 11종류의 허브가 들어간 스프에 표고, 새우, 닭고기, 은행 등의 건더기가 들어간 타마지무시(玉地蒸し)라는 요리입니다.
뭔가 한약재같은 향기가 나는데 갈은 감자같은 식감의 미묘한 음식이었네요.
옥돔의 사이쿄야키(흰된장 구이)와 나무열매 샐러드입니다.
생선살이 탄력이 있으면서 감칠맛이 강한데 짭짤 달달한 맛이 정말 맛있더군요.
샐러드는 카루이자와산 토마토와 어린 채소들, 호두, 잣, 캣슈넛 등에 인삼 드레싱을 곁들였어요.
남방 참다랑어 회와 말린 청어알을 올린 천연 넙치 다시마 절임, 성게알을 올린 생유바(두유 가열 시 응고막)입니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버리는 참치회는 물론이고 찐득한 식감의 넙치살에 톡톡 씹히는 말린 청어알의 식감은 독특하더군요.
나가노산 흑모 와규의 등심을 새송이, 인삼, 당근 등의 야채와 구워서 히말라야 소금, 마늘 간장, 와사비 등의 소스에 곁들여 먹습니다.
살살 녹는 소고기는 몇 점 안되서 아쉽더군요.
연근 사이에 게살을 끼운 튀김과 고구마 사이에 레몬을 끼운 튀김이 나옵니다.
고구마 레몬 튀김은 새콤한 맛이 조화를 이루어서 정말 맛있었네요.
다음은 잔멸치, 절인 야채, 신슈 코시히카리의 쌀밥과 연근조각이 들어간 두부를 넣은 맑은 국이 나옵니다.
니가타현의 코시히카리를 따라해서 만든 브랜드같은데 찰기가 적어서 별로였어요.
국의 두부는 뭔가 미끌거리는 식감이었는데 간은 싱거웠네요.
디저트는 체크인하면서 저녁시간을 지정할 때 4가지 종류중 선택하게 되어 있는데 음식의 이름이 기억나지않네요;
서양식 이름이었는데 거친 식감의 사과조각이 들어있는 부드러운 가루같은 식감의 케이크였어요.
안쪽은 싱거운데 바깥의 딱딱한 껍데기부분은 단맛이 강했습니다.
저녁 식사의 감상은 최고라는 말밖에 할말이 없네요.
무려 1시간 반동안 식사시간을 가진 것은 처음이었어요;
어느새 어두운 밤이 되었지만 본격적인 이벤트는 이제부터입니다!
다시 오전에 방문했던 카루이자와 고원 교회로 향합니다.
...그러나 행사진행으로 인해 주차통제가 이루어져서 차로 5분 정도 떨어진 별도의 주차장에 세운 후에 셔틀버스로 이동해야 했어요;
참고로 친구녀석은 가자고하니까 5초동안 고민하다가 같이 안가기로 했어요;
카루이자와에서는 매년 12월 1~24일의 금, 토, 일요일과 25일 저녁에 크리스마스 캔들 나이트라는 이벤트가 펼쳐집니다.
무수히 많은 양초 등불을 바닥에 펼쳐놓는 근사한 축제지요.
캠코더가 아닌 녹화기능이 있는 카메라로 촬영해서 상태가 좀 안좋습니다만 어떤 분위기인지만 감상해주세요;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앞에서 많은 연인들이 성탄절 분위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아마도 남자 혼자 온 사람은 저뿐일거에요. ;ㅅ;
저는 어디까지나 멋진 사진 찍으러 온 것뿐이니까요! (당당함)
유후~
황금빛으로 반짝거리는 것이 정말 아름답네요.
바닥 여기저기에 양초 등불을 펼쳐놓아서 부딪히는 일이 많더군요;
개중에는 이렇게 탑모양으로 예쁘게 쌓아놓은 등불도 보입니다.
카루이자와 고원 교회에서는 특별 예배도 펼쳐졌지만 이미 가득차서 둘러보기도 힘들었네요.
이벤트 회장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네요.
이번에는 길 건너 호시노야의 상점가인 하루니레 테라스로 걸어가봅니다.
상점가에는 사람들이 뜸했지만 이곳도 아름답게 꾸며놓았어요.
아담하지만 작은 트리도 마련되어 있군요.
밤 늦은 시간인데도 일부 상점들은 문을 열었더군요.
사람들은 거의 없었지만요;
누가 피서지아니랄까봐 구경하다가 얼어죽는줄 알았어요;
차가워진 몸을 녹이면서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명소를 찾아가봅니다.
카시야마 공업 주식회사(MAPCODE : 85 326 557)로 향합니다.
MAPCODE의 위치로 향하면 사진처럼 임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주차 후에 좌측의 어떤 일루미네이션을 감상한 후에 사진에 보이는 방향의 길을 따라 200 m 정도를 걸으면 회장이 나옵니다.
아...분명히 녹화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실수로 동영상 녹화버튼을 누르지 않았습니다;
마치 동영상처럼 일루미네이션이 순서에 따라 켜지는 방식으로 그림책을 펼쳐놓았는데 독특하더군요.
다른 분들이 찍은 동영상(링크 클릭)을 보시면 어떤 느낌인지 아실거에요.
그리고 주차장에서 200 m를 걸어가면 이렇게 일루미네이션의 트리와 조형물들이 가득 펼쳐져 있습니다.
무려 25만 구의 LED를 사용했는데 11월 중순~2월 말(2017년 기준) 동안 매일 16:30~24:00까지 펼쳐집니다.
자세한 정보는 사쿠다이라 일루미네이션 안내페이지(링크 클릭)을 참고하세요.
카시야마 공업 주식회사 앞에 펼쳐진 다양한 일루미네이션들.
이 회사는 진공 기기 제조와 사쿠 스키가든 파라다라는 스키장을 경영하는 회사인데 올해로 13회째를 맞을 정도로 매년 개최하고 있어요.
정말 정성이 대단한 회사입니다.
일루미네이션은 단순히 빛을 밝히는 것으로 그치지않고 단계적으로 켜지거나 색깔을 바꾸는 등의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대로변에 위치해서 그런지 사람들은 별로 없었지만 관광객들에게는 또 하나의 추억을 안겨주고 있네요.
이렇게 일루미네이션 감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잠을 청합니다.
(IP보기클릭)182.227.***.***
(IP보기클릭)175.204.***.***
카루이자와는 서양인 휴양지로 유명한 마을이라 일본 속의 또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 18.04.22 22:1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