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태어날 즈음에 회사에서 보내줘서 유럽 연수 다녀오신게 끝인 아버지랑
태어나서 한 번도 비행기 타고 여행 다녀오신 적 없는 어머니랑(제주도는 배타고 가셨다고..)
추석에 일본으로 5박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전부터 가고 싶었는데 아버지랑 저랑 일정이 안 맞아서 결국 추석에 가기로..
효도 여행이라 일단 돈은 다 제가 지출했는데 추석이라 그런지 표값이나 숙박비가 두배로 깨졌네요. 따흑..
하필이면 저 때 중국도 국경절이라고 일주일 정도 쉬는 휴일인데 한국의 추석과 겹처서 숙소값이 창렬해졌습니다.
전 여태까지 국내외 포함해서 숙박비를 1박에 4만원 이상 줘본 적이 없는데..(호텔 가본 적이 없네요) 이번에 큰맘먹고 썼습니다.
인천공항행 KTX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
사실 사람이 무지무지 많다는 겁을 엄청 먹고 5시간 일찍왔는데 사람이 (비교적) 없어서 널널하더라고요.
12시쯤 도착해서 5시 비행기였는데.. 이 때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다들 아침 출국해서 그 때 몰렸나봐요.
부모님 모시고 점심 떼우러 햄버거 집에 갔습니다.
효도 여행 시작이 햄버거인 이유는 어머니가 20년간 햄버거를 드셔본 적이 없다고 하셔서..
원래 버거킹을 가려했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서 웨이팅을 싫어하는 아버지 눈치보며 결국 롯데리아행..
햄버거는 저도 3년에 1번 먹을까말까 할 정도로 잘 안먹는데(전 샌드위치파) 비싼걸로 시키니 맛있네요.
시간이 생각보다 남아서 어머니 모시고 인천공항 면세점에 있는 가방 브랜드를 싹 돌았습니다.
구찌, 닥스, 페라가모, 루이비통 등등.. 마음에 드시는거 있으시면 사드릴게요.. 라는 패기를 부렸는데 가격보고 절레절레 하시네요.
어머니가 비행기를 첨 타보셔서 창쪽 좌석으로 해드렸더니 계속 창만 보고 계시더라구요.
아버지는 그 옆좌석에서 열심히 기웃기웃 창문 보고 계시구요. 돌아올 때는 아버지를 창측으로 해야겠다 생각했죠.
5시쯤에 출발해서 7시쯤 도착한 일본 간사이 공항.
아버지가 전부터 일본 라멘을 매우 기대했으므로 공항의 카무쿠라 라멘에 들어갔습니다. 좀 웨이팅이 있었네요.(5분?)
약간 된장라면? 혹은 간장라면 같은 맛이었는데 제 입맛엔 별로였습니다. 짜서.. 전 라멘은 입맛에 안 맞네요.
아버지는 꽤 맛있게 드신거 같습니다. 근데 짜시다고..
먹고 바로 교토 아라시야마로 기차타고 출발했는데 도착하니 10시가 다 되었더라고요..
다행히 아라시야마 역 코앞에 있는 호텔을 예매해둬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사가 아라시야마 역 앞에 있는 비나리오 호텔입니다.
정말 역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옆에 있다는 위치의 우수함, 잠만 자는걸 고려해 3인 방에 20만이라는 꽤 괜찮은 가격을 보고 골랐네요.
방은 역시 좁더라고요. 대신 1층에 노천욕장이 있어서 이 부분이 꽤 괜찮았습니다.
참고로 제 인생 첫 호텔 숙박이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랑 비교하니 걍 꿀잠이네요.
조식 사려고 카운터 갔는데 무료로 주시더군요. 별 기대 안 하고 갔는데 근사한 일식이 나와서 만족했습니다..
갓 지은 나무밥통을 옆에 주셔서 밥도 계속 퍼먹을 수 있고 음료수나 생계란, 장국 같은건 뷔페식 리필이 되었습니다.
역 앞에 있어서 짐 맡기고 놀러가기도 편했네요. 아라시야마 가시는 분들께 추천.
점심까지 신나게 아라시야마 구경을 갔습니다.
저도 아라시야마는 처음이었는데 조용하고 정갈한 깡촌같은 느낌?
아버지가 이런걸 매우 좋아하십니다. 풍경에 매우 만족하셨습니다.
나중에 이런 곳으로 귀촌하고 싶으시다고.
짐 찾고 이동해서 교토 가와라마치 폰토쵸 거리에 있는 스키야키 집에 들어갔습니다.
소고기! 소고기! 생계란에 찍어먹는데 비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비리지 않고 맛있었습니다.
소고기 마블링이 아름답고 두부 식감이 특이했어요.
근데 가격은 별로 안 착했습니다. 흙.
그 뒤로 청수사나 절 같은데를 여기저기 구경다니다가 백화점에 들렀는데요.
아버지가 등산가방을 사야겠다고 하셔서 잠시 아웃도어 매장에 데려다드리고 전 같은 층에 있는 포켓몬 센터에서 놀았죠.
알로라 버전 포켓몬이랑 지우 인형이 많았어요.
만원어치 가챠 뽑았는데 똑같은거 3개가 나오는 창렬한 결과가 나오더라고요. 역시 가챠는 몸에 나쁩니다.
저녁에 오사카로 이동해서 아베노 하루카스 빌딩에 있는 메리어트 미야코 호텔에 체크인했습니다.
이번에 숙박한 곳들 중 조식까지 합하면 가장 고가인 호텔이었는데요.. 60만원 정도 나왔어요. 따흑.
1박 숙박비로 제 평소 4박 일본여행비가 날아갔습니다..
평소엔 이정도까지 하는 호텔이 아닌데 추석이라 2배 정도 올랐더라고요.
대신 경치가 끝내줬습니다. 정말 끝내줍니다. 어머니가 매우 좋아하셨습니다.
여기에 숙박하면 꼭대기에 있는 하루카스 300 관람대 입장권을 인수만큼 공짜로 줍니다.
원래 인당 만오천 쯤 하니까 꽤 돈이 굳었죠.
조식값이 인당 3만 정도니까 조식값 반 할인한거나 다름없다는 정신승리를 해봅니다.
관람대 경치는 못 찍었지만 제 인생급 야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아버지랑 어머니도 감탄만.. 이번 여행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하시네요. 돈값 한 보람이 느껴집니다.
저녁식사는 하루카스 빌딩 바로 옆에 위치한 다이키 수산이라는 회전초밥집입니다.
두 분 다 전문집보단 눈으로 보고 고르는 회전초밥집을 좋아하셔서 위치와 퀄 고심 끝에 갔는데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웨이팅이 좀 있는게 흠이었네요. 30분 정도.
전 애들 입맛이라 마요네즈 범벅인거 위주로 먹게 되더군요.
근데 어머니가 제일 싼 접시만 고르시길래 비싼 접시를 골라서 반씩 나눠 먹었습니다.
호텔 바로 옆건물이라 술도 원없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좀 더 일찍왔으면 지하에 있는 백화점 식품코너 떨이를 털었을텐데 시간상 안 되서 그게 좀 아쉽네요.
메리어트 미야코 호텔의 아침조식. 기본적으로 높은 건물이라 그런가 조식 식당 경치도 끝내주네요.
여긴 조식이 무지이이이하게 비쌌습니다. 인당 3만원쯤 하더라고요. 눈물을 머금고 지출..
근데 치즈나 얇게 저민 햄 같은거 많은거 외에는 특별한게 없어서 여긴 조식뷔페 가성비가 후지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나라 계란말이는 어디든 달달하네요. 제 입맛은 아님 ㅠ
근데 진짜 위치부터 고급지단 느낌이 드는 곳이라, 비싼 호텔에서 비싼 조식 먹어봤어 라는 경험을 몇번이나 하겠나 싶고.
효도 여행이라는 특성상 기회비용 지출로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저녁에 페리를 타고 이동할 예정이라 오사카에서 계속 있어야했습니다.
원래는 나라 쪽의 동대사와 사슴공원을 가려고 했는데 걍 느긋하게 여행하자 싶어서 오사카 성으로 일정을 변경했네요.
한국의 성과는 확연하게 다르다보니 아버지가 매우 흥미로워하셨습니다.
갈 때는 꼬마 기차 같은게 있어서 편하게 타고 가고 올 때는 천천히 걸어왔네요.
그리고 아버지가 매우 기대하시던.. 오사카의 와이즈로드 매장에 들렀습니다.
아버지와 저는 로드를 타거든요. 비앙비앙한 비앙키부터 서벨로, 트렉, 피나렐로, 룩 등등 매장이 엄청 컸습니다.
울테그라 체인이랑 겨울용 장갑이랑 사드렸네요.
도톤보리 쪽으로 내려와서 뭘 먹나 고민하던차에 모토무라 규카츠 집의 웨이팅 줄이 엄청 짧은걸 발견했습니다.
항상 친구랑 두어번 왔을 때도 2시간 웨이팅이라 포기하고 갔던 곳인데 10분만에 들어갔습니다.
아버지가 돈까스 같은거 별로 안 좋아하시는 분이라 첨엔 시큰둥하시다가 한번 드셔보시더니 폭풍흡입하시더라고요.
진짜 입에서 살살 녹았어요. 어머니도 좋아하셔서 1접시 더 시켜드렸습니다.
여행 중 여기서 먹은 소고기가 제일 맛있다고 하셨습니다. 아버진 나중에 제 양배추도 뺏어드시더군요.
저는 오사카나 교토에서 다른 규카츠 집도 먹어보고 한국에서도 먹어봤는데 여기가 제일 맛있더라고요.
고기 질이 틀려요. 역시 인기있는 집은 이유가 있긴 하네요.
그 담에 들린 곳이 오사카 도톤보리 근처의 구로몬 시장입니다.
사실 교토의 니시키 시장을 전날 갈 예정이었는데 못 가서 대신 방문했습니다.
해산물 초밥이 진짜 시선강탈해서 사려고 봤더니 가격이 안 착해서 걍 패스.
대게 소포장은 가끔 대게 먹고 싶으면 괜찮은 가격같더라고요.
여기서 아버지가 관자 꼬치구이 하나 사먹었습니다.
일본은 해산물 시장이 꽤 깔끔한 분위기여서(바닥에 물기없음 등등) 두 분 다 신기해하시더군요.
페리에서 먹을 맥주와 호로요이를 사러 돈키호테에 갔는데 역시 저렴합니다.
가끔 귀국할 때 호로요이 20개 사오는 사람을 봤는데 저도 가끔 그러고 싶어져요..
아사히를 외치시는 아버지를 위해 아사히 생맥주랑 호로요이 두개 샀습니다.
참고로 아버지는 이후에도 일본의 생맥주 브랜드를 1개씩 정복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잠시 부모님을 스타벅스에 뫼시고 커피와 케이크를 하나씩 조공한 후에..
저 혼자 덴덴타운으로 30분만 덕질하러 갔습니다.
효도관광을 하러 왔지만 이전에 일본여행시 1박은 무조건 덕질쇼핑으로 채우던 제 버릇을 막을 수 없더군요.
재미있는건 그 스타벅스에 부모님 뫼셔다놓고 혼자 쇼핑간 아들딸들이 매우 많던... ㅎㅎㅎ 죄송합니다 ㅠ
이제 페리를 타러 페리터미널로 이동했습니다. 명문대양페리입니다.
크기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크더라고요. 부모님도 그렇고 저도 여태까지 타본 배 중 이게 제일 컸습니다.
물론 제가 여태까지 타 본 배라고 해봤자 섬동네 이동할 때 탄 쪼그만 배가 다였지만요.
예매할 때 스위트룸을 예약했는데 명문대양페리에서 가장 비싸고 가장 좋은 방입니다. 2실 밖에 없더군요.
그래서 재빨리 예약했죠.. 물론 비용은 안 착했습니다. 50만원쯤 하네요 ㅎㅎㅎ ㅠ
생각보다 좁긴했지만 배에서 이게 어디냐 싶을정도로 편하게 갔습니다.
배가 살짝살짝 흔들려서 그런가 다들 여태까지 잔 호텔들보다 잠이 잘 왔다고 하시네요.
특이하게 컵라면 자판기가 있더라고요. 1층에서 다들 창에 앉아서 하나씩 드시던데..
저도 저걸 먹고 싶었지만 지금 전 효도여행 중이죠. 조식석식 다 구매했습니다.
의외로 생각한 것보다 먹을건 많았다는 느낌이지만 간 때문에 반은 남긴거 같네요.
부모님께 혼났습니다.. ㅠ
그래서 조식때는 조금만 가져왔는데 조식식당이 더 먹을만한거 같더라고요. 빵이 있어서 그런가.
바다경치 보면서 식사가 가능해서 이것도 의외의 호사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페리는 저녁 7시에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다음날 아침 8시 경에 기타큐슈에 도착했습니다.
명문대양페리 셔틀버스가 1시간 정도 달려서 고쿠라 역에 데려다줍니다. 비가 좀 오더라고요.
고쿠라 역에 도착해서 북큐슈 레일패스 3일권을 3장 구매했습니다.
3일간 북큐슈에서 신칸센 빼고 다 탈 수 있는 패스입니다.
제가 여태까지 사 본 교통패스 중 가장 비쌉니다. 인당 8만원쯤 하네요.
근데 교통노선을 고려해본 결과 기차를 타면 이 패스를 타는게 더 저렴하더라고요..
버스를 탄다는 선택지도 있지만 기왕 여행온거 기차여행이 좋지, 하고 덜컥 구매해버렸습니다.
그리고 고쿠라 역엔 은하철도 999에 나오는 기장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맞추시더라고요. 아버지는 은하철도999 팬이셔서 매우 좋아하셨습니다.
기차 기다리는 시간동안 고쿠라 역의 빵집에서 쉬려고 했는데.. 보이시나요 저 샌드위치의 혜자한 가격이?
국내 파리바게트나 뚜레쥬르 빵값과 비교하면 정말 혜자한 퀄리티와 가격이더군요.
케이크도 비주얼은 호텔급이었는데 가격은 조각당 3천~4천 정도로 꽤 저렴했습니다.
페리에서 조식먹은게 어디로 갔는지 폭풍흡입했네요.
가족들이 타고 갈 JR 소닉이 도착했습니다.
저게 파란거랑 하얀거, 두가지 열차가 운용되던데 저 하얀열차는 진짜 편했습니다. 파란열차는 좀 노후된 느낌.
열차 의자 주제에 사장님 의자같은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이었습니다.
벳부까지 약 1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경치가 점점 시골스럽게 변하더군요.
해안선 따라 쭉 가기 때문에 바다 구경도 많이 했습니다.
벳부역에 도착했는데요. 진짜 시골 역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역이 작은건 아닌데 식당이 저 우동집 밖에 없고 나머진 카페나 포장마차 정도더라고요 ㅠ
결국 저 우동집에서 우동을 먹었는데 놀랍게도 메뉴에 매운 김치 우동이 있더군요.
아버지가 드시고 매우 만족하신거보니 한국인을 노린 메뉴인가? 싶더랍니다.
저랑 어머닌 새우튀김 우동을 먹었는데 걍 무난했습니다.
벳부역 앞에 스기노이 호텔의 셔틀버스가 15분 주기로 이동하기 때문에 셔틀버스를 타고 스기노이 호텔로 갑니다.
사실 벳부에서 호텔을 가장 고민했는데, 일본여행 왔으니 한 번은 료칸을 갈까 싶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스기노이가 야외온천이 매우 크고, 저녁밥과 아침밥이 매우 훌륭하고(중요), 방이 타 호텔대비 넓다는 점 땜에 걍 스기노이로 갔습니다.
예약할 때 돈을 좀 더 주고 리모델링한 방으로 신청했더니 방이 매우 넓고 깔끔했습니다.
창 밖으로 온천연기 뿜뿜 나오는 경치가 아늑하고 시골스러워서, 역시 아버지가 매우 만족하시더군요.
가격은 1박 45만 정도 지불했는데 스기노이는 이 가격에 아침밥과 저녁밥이 다 포함이라 나쁘지 않았습니다.
추석이 아니었다면 좀 더 저렴했겠지만 추석이 아니었다면 다 같이 오지 못했을테니까요 ㅠ
그리고 스기노이를 고른건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야외 온천이 매우 크고 넓어서 어머니가 아주 좋아하셨구요.
특히 저녁뷔페가 아주 훌륭했습니다. 가짓수도 많고 놀랍게도 여태까지의 일본뷔페와 다르게 간이 약합니다.
거의 한국인에 맞는 간 + 딱 먹을법한 음식만 구비해놔서 부모님이 아주 흡족해하셨습니다.
간이 안 맞아서 몇 접시 안 드시던 아버지랑 어머니가 여기서 다섯접시를 드시더라고요.
조식뷔페도 훌륭했습니다. 특히 된장국은 저도 그렇고 부모님도 극찬을 하셨네요.
부모님 모시고 벳부 갈 때 스기노이 추천이 많던데 왜 그런지 알겠더라고요.
체크아웃 후 벳부역에서 버스타고 유후인으로 넘어왔습니다.
관광버스랑 시내버스 두가지가 있었는데 가격은 별 차이 없는데 시간 땜에 시내버스를 탔는데요..
시내버스의 노후함(부모님 왈 한국 90년대 버스 같다고..)에 놀라고 유후인 넘어가는 경치에 놀랐습니다.
진짜 경치 좋더라고요. 보느라 바빠서 못 찍었는데 고원 넘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런거 좋아하시는 아버진 역시 대만족.
유후인 도착하니 사실 유후인 자체는 별로 볼건 없었고요. 긴린코 호수도 그냥 그랬습니다.
근데 한국이라면 보통 오리가 있을텐데 저긴 거위가 있더라고요. 신기..
식당이 먹을거만 잔뜩 있어서 한국 한옥마을 거리 보는 느낌이었네요.
다만 뒤로 크게 보이는 산의 웅장함과 약간 떨어진 길로 보이는 한적하고 깔끔한 시골 풍경이 좋았습니다.
유명하다는 고로케 하나 먹어봤는데 맛은 좋더라고요.
그리고 식당들이 너무 웨이팅이 길어서.. 그냥 사람 없는 식당 골라서 미역 우동이나 시켜먹었습니다.
원래는 장어 덮밥을 사드리려 했는데 부모님이 웨이팅을 싫어하시니 ㅠ
유후인에서 원래 유후인 노모리라는 관광열차를 타고 하카타 역까지 갈 생각이었는데 두달 전쯤의 폭우로 교량유실이 일어나서..
유후인 노모리를 타면 거의 5시간을 돌아가야한다고 하더군요.(원래는 2시간 반 쯤?)
그래서 유후인-오이타-하카타를 거쳐서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유후인에서 오이타까지 2량 열차를 타고 가는데 쬐끄만게 이쁘게 생겼더라고요.
가는 길목이 완전 시골풍경이라 아버지가 대만족하셨습니다. 진짜 시골풍경이었어요.
오이타까지 약 50분 정도 걸렸습니다.
오이타 역에서 기차 기다리는 동안 잠깐 옆에 있던 마트에 들렸는데.. 아니 왜 이렇게 저렴하죠?
초밥하고 먹거리 가격이 너무 혜자한 가격인겁니다.. 아버지랑 둘이서 신나게 초밥과 유부초밥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둘러보다보니 라면 코너에선 많이 보던 라면들이.. 가격도 한국이랑 큰 차이는 없네요.
오이타 역 안쪽에 에키벤 파는 곳도 많던데 에키벤 안 사고 마트에서 사가도 되겠더군요.
원래 계획은 에키벤 경험을 해보려했지만 걍 초밥과 유부초밥 사서 마트 한쪽에서 먹고서 기차를 탔습니다.
오이타에서 올 때 탔던 소닉을 다시 탑니다. 근데 이번엔 파란색이었어요. 흰색열차 의자가 무지 편했는데 좀 실망..
그리고 벳부에서 오이타는 딱 10분 거리더라고요. 생각보다 가까웠습니다.
전에 고쿠라-벳부 이렇게 갔는데 돌아올 때는 오이타-벳부-고쿠라-하카타로 종점에서 종점까지 갑니다.
하카타 역 5분 거리에 있는 서튼호텔을 잡았는데 20만원 초반의 호텔치고 꽤 훌륭한 방이라 만족했습니다.
거리도 역에서 가까웠구요. 무엇보다 침대가 3개더군요. 보조침대가 아니라 그냥 침대 3개.
여태까지 보조침대 끼워넣거나 바닥에서 잤는데 드디어 기본 침대에서 자보게 되었습니다. 근데 별 차이는 없네요 ㅎ
좀 늦었지만 저녁식사로는 사시미이이이를 외치는 아버지를 위해 후쿠오카 역 인근의 시푸도라는 해산물 술집에 갔습니다.
좀 유명한 곳이라 웨이팅이 꽤 길었는데 전 유후인에서 넘어올 때 허접한 일본어로 용기를 내서 예약을 해놔서 바로 들어갔어요.
(일본 내에서 전화로 예약한건 처음이라 용기가 많이 필요했습니다 ㅠ)
회도 무지 싱싱하고 술도 맛있고, 갈치튀김 시킨건 뼈가 어디갔는지 굉장히 부드럽더라고요.
다만 회가 한국이 쫄깃한 느낌이라면 여긴 굉장히 연한 느낌? 식감이 전혀 틀리더군요.
그래서 아버지는 회는 좀 별로라고 하셨고 대신 오징어 회랑 튀김, 갈치튀김 안주삼아 사케랑 맥주랑 엄청 드셨습니다.
저랑 어머니는 과일 들어간 술 시켰는데 복숭아가 굉장히 맛있었어요.
여기도 꽤 알려진 맛집인데 생각보단 현지인이 대부분이더군요.
그리고 서튼 호텔의 조식이 인당 만원 정도로 별 기대 안 했는데 매우 괜찮았습니다.
가성비 갑이라는건 이런걸 말하는거 같더라고요. 샐러드도 맛있고 장국 맛있고 치킨에 빵도 맛있었어요.
하카타 역 앞이라서 체크아웃 후 짐 맡기고 공항가기 직전에 찾기도 매우 편했습니다. 추천!
근처에 꽤 큰 신사가 하나 있길래 구경하러 갔는데 생각보더 더 커서 볼게 많았습니다.
여기 말고도 지나가다 도심지 사이사이에 신사나 절 같은게 많아서 부모님이 굉장히 신기해 하셨네요.
그리고 하카타역 근처의 대형 쇼핑몰 캐널시티로 이동했습니다.
진짜 너무 넓어서 길을 잃을까 걱정할 정도였네요.
아버지는 여기 노스페이스 매장에서 옷과 모자를 사셨고..
전 오덕샵이 지하1층에 포진되어있길래 부모님을 분수대 쇼에 모셔놓고 거기 위주로 돌았습니다.
점프샵도 있고 토토로샵도 있고.. 뉴에라 모자 파는 곳 가니 원피스 콜라보 모자가 있었습니다.
저 정도면 너무 오덕스럽지도 않고(제 생각에) 덕밍아웃할 정도도 아닌거 같고(제 생각에)
너무 마음에 들어서 사려고 했는데 모자가 너무 커서 사이즈가 안 맞았어요. 다른 사이즈는 없다고 ㅠ
점심은 후쿠오카에서도 야키니쿠로 꽤 유명한 대동원 본점으로 갔습니다.
한국 교포가 세운 곳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인가 메뉴가 한국스러운게 많았습니다.
웨이팅이 엄청나서 오픈시간 땡 하고 갔는데도 웨이팅이 10분 정도 있었어요.
다음에 갈 일이 있다면 꼭 예약을 하는걸로.
한국 교포가 세워서 그런가 메뉴에 냉면 같은 것도 있고, 일본에 보기드문 밑반찬이 나오는 등등 뭔가 한국스러웠습니다.
근데 고기가 정말 맛있었어요. 특히 규탄이라고 하는 소혓바닥이 진짜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밥이 굉장히 잘 지어져서 아버진 밥만 세 공기를 리필해서 드시더군요.
한국 고기집과의 차이라면 소고기에 약간 양념이 되어서 나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무튼 소고기니까 가격은 착하지 않습니다.
부모님이 제 생각해서 그러신가 많이 안 드시길래 제가 팍팍 시켰습니다.
영수증의 금액이 아름다웠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소고기님은 늘 옳죠.
비행기 시간까지 4시간 정도 남길래 다자이후 텐만궁이라는 절? 에 방문했습니다.
학업의 신을 섬긴다고 하네요. 하카타 역에서 버스타고 40분 정도 걸립니다.
교토에선 관광객이 다 청수사에 몰린 느낌이고 오사카는 도톤보리라는 느낌이었다면
후쿠오카 인근은 다 여기있나 싶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습니다.
딱히 특별한건 없었고 쇼핑몰과 간식가게가 몰린 곳을 지나 절이 나오는 부분에서 청수사랑 비슷한 느낌.
아버진 모험정신을 발휘해서 구석구석 도시다가 결국 다 같이 짧은 등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여긴 매우 더웠습니다. 다른 곳은 적당히 서늘했는데 후쿠오카는 좀 덥네요.
참고로 하카타역에서 다자이후에 가는 버스는 중간에 후쿠오카 공항을 경유하게 되어있습니다.
도심지 가운데 공항이 있어서 굉장히 신기했는데 부모님은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서 먼저 내리고
저 혼자 짐을 찾으러 하카타역에 도착, 호텔에서 캐리어 찾고 다시 공항으로 갔습니다.
가는 길에 잠깐 하카타 역의 쇼핑몰 구경을 했는데 에그 샌드위치만 전문으로 파는 곳이 있더라구요.
에그마요 성애자인 저는 홀려서 하나 사버렸습니다. 한국에 귀국하고 나서 먹었는데 맛있었어요.
그리고 도착한 후쿠오카 공항인데 실수했다 싶은게 공항에 식당이 거의 없습니다 ㅠ
라멘집 두어개, 우동집 두어개, 양식집 한 개가 전부.. 결국 또 우동집에 들어가서 우동을 먹었습니다.
이번 일본여행에서 뭔가 우동을 자주 먹게 된 기분입니다. 다행히 부모님께선 우동 좋아하셨지만..
다음에 후쿠오카 공항 올 일이 있으면 꼭 식사는 밖에서 하고 들어와야겠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안건데 제가 공항에 오기 전에 아버지가 혼자 라멘집 가셔서 라멘드시고 왔다고 하시더군요.
아버지는 이제 일본에 혼자와서도 밥과 물건 정도는 바디랭귀지로 어떻게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으신 것 같았습니다.
출국수속 마치고, 이제 한국의 지인들에게 줄 선물을 면세점에서 고르는데 도쿄 바나나가 품절이었어요..
로이스 초코렛 잔뜩 하고, 후쿠오카 왔으니까 나가사키 카스테라도 좀 사주고, 상사분 조공용 술도 구매했습니다.
면세점 규모도 간사이 공항이나 나리타보단 규모가 많이 작은 느낌이었습니다. 도쿄 바나나 품절이라니!
편의점이 하나 있었는데 호로요이와 맥주가 거덜나고 있더군요. 최후의 구매처니까요.
암튼 아무 탈 없이 한국으로 귀국하고 집에 도착하니 추석연휴는 딱 하루 남아있었고, 그 하루로 여행 후유증을 털었네요.
부모님 모시고 갈 시간대가 도저히 안 맞아서 추석에 간 덕에 숙박비 더블 크리를 먹었고 항공권도 거의 두배를 줘야했구요..
금전적인 부분에서 매우 지출이 컸지만 부모님께서 만족하셔서 가길 잘 했다라고 생각한 여행이었습니다.
특히 어머니는 고가 호텔에서 만족하셔서 역시 효도여행 갈 때 숙소에는 돈을 안 아끼는게 좋구나 싶더라고요. 당연하지만..
최대한 많이 보여드리려고 간사이로 가서 후쿠오카로 나온 것도 꽤 괜찮은 선택이었던거 같구요.
조식 뷔페의 식사가 너무 짜고 달고 한 부분이 있어서 식사 쪽으로만 스기노이 빼고 좀 불만족스러우셨던거 같습니다.
역시 한국인은 한국 요리가 최고인거 같네요.
기차도 원없이 타보고 효도여행 하면서 싼 호텔도 첨으로 묵어보고 비싼 호텔도 첨으로 묵어보고
맛있는 맛집도 실컷 가보고 저 역시 혼자 여행다닐 때 못 해본거 다 해본 느낌입니다.
아버지는 평소에 해외여행 그런거 돈만 많이 들고 별로다, 하시더니
한 번 다녀오시고 나선 어머니랑 같이 코타키나발루나 보라카이 여행 정보를 간간히 보시더군요 ㅎㅎㅎ
다음에 언제 또 어디로 효도여행 갈 일이 생길지 모르겠지만 대충 부모님 여행 가이드라인이 잡힌 느낌입니다.
추석에도 일하느라 못 데려간 동생녀석이 빠진게 좀 아쉬웠는데 담에 제주도라도 다 같이 가봐야겠습니다.
오른쪽 가버렸다! 응원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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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드립니다.. 일본 가신 사이에 무슨일이 있엇나 라는 생각을 잠시 했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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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르는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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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시네요.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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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르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개추천 | 17.11.30 14: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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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사이.. ㅋㅋㅋㅋ | 17.11.28 21: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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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참 봤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7.11.28 21: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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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나도 그생각... 간사이 .... 그 다음 내용인줄.. | 17.11.28 21: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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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도둑이 들었나 하고..... 암만 봐도 일본 여행 사진.... 아... 칸사이... (관서) 그거 말씀하시는 구나 ㅠㅠ | 17.11.29 11: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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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레알 ㅋㅋ | 17.11.30 04: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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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간사이 동생분은 혼자 일하셨다네요. 댓글 내려주세요. | 17.11.30 12: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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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가서 아쉽습니다 ㅠ 초밥먹고 나오니 10시 넘드라고요. | 17.11.29 01: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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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한 맛이 익숙해서 그런가 가족들이 다들 회는 맛있다기보단 일본회는 이렇구나 신기하넹 정도로 드시더라고요.. 초밥은 좋아하셨는데.. | 17.11.29 01: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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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우리나라의 활어회와 일본의 숙성회는 식감부터 맛까지 완전히 다르죠. 개인적으로는 활어회는 초장이, 숙성회는 와사비간장이 잘 어울리더라구요. | 17.11.30 13: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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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동감입니다. 활어회는 회 자체의 맛이 덜해서 시큼한 맛이 강한 초장이 더 어울리는것 같아요. | 17.11.30 15: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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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표는 1명당 40정도 들었구요.(근데 정확히 365일 전에 예매했습니다.. 나중에 추석에 가신 분들 후기 보니까 그나마 싸게 간 편이라고) 비행기표에 먹은거 호텔비 페리비 교통비 다 해서 450~500만원 정도 쓴거 같네요. | 17.11.29 01: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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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저도 혼자 다닐때는 새벽6시에 튀어나가서 저녁 11시쯤 들어오다보니 진짜 숙소는 잠만자는 곳이라 제일 싼곳만 다니고 그랬는데.. 최대한 덜 걸어다니면서 최대한 좋은거 보게 해드리고 최대한 좋은 숙소에 맛있는거 하다보니 일정만 짜도 굉장히 오래 걸리고 신경쓸것도 많더군요 ㅠ 그래도 부모님이 귀국하고 나서 여행프로 같은거 막 챙겨보시는거랑 호텔 좋았다고 하시는거 보고 보람이 느껴졌습니다. 저도 겸사겸사 비싼호텔 경험도 해보고. | 17.11.29 01: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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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_-* 돈이 많이 들긴했지만 얻은 것도 많은 여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17.11.29 11: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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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글 환영입니다~ | 17.11.29 11: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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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은 아버님에 비해서 젊어 보이세요~~~ㅎ) | 17.11.29 11: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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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계산해 보니까 500쯤 들어간거 같습니다. | 17.11.29 11: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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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총 몇박 몇일이셧죠? | 17.11.29 12: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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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박6일이요. | 17.11.29 12: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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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야 여행박사 같은데서 대행해주니까 일어 못해도 별 상관 없을거 같습니다. 패스 교환하는 곳은 대부분 영어할 수 있는 직원 한 두명씩 있으니까 영어로 해도 되고, 정 걱정되시면 한국 블로거들이 쓴 패스 교환하는법 이런거 숙지하고 가시면 되요 ㅎㅎ | 17.11.29 18: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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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이 들었습니다 | 17.11.29 23: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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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기노이는 바다쪽 경치 쪽이 인기가 좋아요. 리노베이션 방이 산쪽만 있어서 좀 아쉬웠는데 생각보다 산쪽 경치도 아버지 취향 저격이라서 나쁘지 않았던거 같습니다. 온천연기 뿜뿜하는게 운치있더라고요. | 17.11.30 16: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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